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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버블'만 부추기고 발 뺀 금융위
가상통화 정부대책에 규제의 핵심 빠져…규제법안 만들 의지도 없어
기사입력: 2018/01/05 [07:32]  최종편집: ⓒ 매일종교신문
문윤홍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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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금융권에 가상화폐 투기금지령이 내려졌다.  정부가 가상화폐 투기근절 대책을 내놓자 대형 은행 중심으로 행원의 투기를 막기 위한 자체 단속에 나섰다. 일부 행원이 막대한 시세차익을 노리고 투자에 나서는 등 도덕적 해이가 우려되자 이를 차단하기 위한 긴급 조치다. 특히 돈을 다루는 은행원이 가상화폐 투자에 너도나도 뛰어들고 있어 우려가 커지던 상황이다. 

1월2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이 전국 지점에 가상화폐 투기를 금지하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우리은행은 12월 중순 공문을 통해 “직원은 개인적 손실 및 사고 개연성이 높은 투기행위를 금지해 주시고 소속장께서는 직원의 가상화폐 등을 대상으로 한 무분별한 투기로 인한 금융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감독과 교육을 강화해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을 전국에 전달했다. 우리은행의 가상화폐 투기금지 방침이 내려지면서 타은행도 비슷한 조치를 검토 중이다. 

KB국민은행도 2차에 걸쳐 가상화폐 투기 관련 당부 지침을 내리고 정부의 대책에 적극 대응해달라고 주문했다. 국민은행은 공문을 통해 “가상화폐 시장은 아직 완전하지 않고, 시세조작 방지 등을 위한 규율이 적용되지 않으며 투기적 요소가 강해 국내시장 이용자가 막대한 손실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어 “각 부점장께서는 직원의 무분별한 가상화폐 투자는 자칫 금융사고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으므로 소속 직원에 대한 지도 및 교육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최근 가상화폐 거래량 증가에 따라 외국환 거래법 등 관련 법령을 위반한 소지가 있는 해외 송금 사례가 발생하고 있어 '당발송금 유의사항'도 지침을 통해 전파했다. 하나은행도 2017년 초 가상화폐(비트코인 등) 매매자금 송금 시 유의사항을 각 지점에 전달하고 금융 사고 대비에 나섰다.  최근 하나은행은 천안 모 지점 직원이 은행 자금 13억원을 횡령한 사실을 내부 감사를 통해 적발하고 이 사안을 경찰에 고발했다. 해당 직원이 가상화폐 투자를 위해 횡령을 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내부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가상화폐 투자에 대해 회사가 이를 규제하는 것은 재산권 침해 소지가 있다는 여론도 있다. 그럼에도 돈을 취급하는 은행 직원이 시세차익을 위해 가상화폐에 투자하는 것은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일부 은행이 직원 대상으로 가상화폐 투자를 제한하는 지침이 내려오자 다른 은행도 자체규율 마련 등 여러 규제안을 검토 중”이라며 “공무원 뿐 아니라 금융권, 학생에 이르기까지 다단계 등 금융 피해를 당할 가능성이 많아 돈 취급자의 윤리의식이 무엇보다 중요할 때”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가상통화 시장 신규진입 중단…실명확인 절차 도입 후 재개

1월1일부터 가상통화 거래시장 신규 진입이 사실상 차단됐다. 가상통화 거래 기반인 가상계좌 신규발급이 전면 금지된 가운데 실명확인 입출금 시스템이 시중은행에 도입되는 데에는 한달 남짓한 기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신규거래는 빠르면 1월20일께 새로운 시스템의 도입과 함께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12월28일 금융감독원과 시중은행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가상통화 관련 금융권 점검회의를 열고 후속조치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금융위는 이 자리에서 가상통화거래소에 대한 은행의 가상계좌 신규 발급과 가상계좌 취급업자의 신규 회원에 대한 가상계좌 제공을 우선 중단해달라고 요청했다. 가상계좌 발급이 중지됨에 따라 가상통화거래소 회원 신규가입은 지속될 수 있지만 신규거래는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현재 가상통화 거래를 위해선 시중은행의 가상계좌 발급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다만, 1월1일 이전에 가상계좌를 발급받은 사람들은 이전처럼 가상통화 거래가 가능하다. 

금융당국은 이날 이후 가상통화를 처음 거래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실명확인 입출금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했다. 본인이 확인된 거래자의 계좌와 가상통화 취급업자의 동일은행 계좌만 입출금을 허용하는 것이다.

이 시스템이 도입되면 다시 가상통화 신규거래가 가능해지게 되지만, 은행들이 이 시스템을 도입하는 데에는 짧으면 2주, 길게는 1개월 남짓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은행권의 통일된 세부기준 마련이 우선돼야 하고, 전산시스템에 도입하는 데 물리적으로 걸리는 시간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상통화 신규 거래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발생함에 따라 금융당국은 금감원, 시중은행 등이 참여하는 실무 태스크포스(TF)를 1월초 발족시켜 실명확인 입출금 서비스 도입 시점을 최대한 앞당긴다는 방침이다.   

“가상통화 규제는 기본권 침해” 변호사가 헌법소원     

정부가 비트코인 등 가상통화 관련 시장의 과열양상에 꺼내든 규제안이 헌법재판소(헌재) 심판대에 올랐다. 정희찬 안국법률사무소 변호사(46·사법연수원30기)는 12월30일 헌재에 ‘정부의 가상통화 관련 긴급대책 등 위헌확인’ 헌법소원심판을 냈다고 1월2일 밝혔다.     

정 변호사는 “정부의 특별대책 발표로 가상통화를 이용한 사업모델을 검토하던 기업 다수가 차질을 빚게 됐다”면서 “법률에 의하지 않은 공권력 행사가 일반 국민의 경제적 자유를 침해한 사안으로 보고 헌법소원을 냈다”고 말했다.
▲ 비트코인 가상 이미지 /블룸버그 제공    

정부는 12월28일 국무조정실 주재로 범부처 차관회의를 열고 가상통화 거래실명제 도입을 내용으로 하는 특별대책을 발표했다. 금융당국이 대응 시스템을 마련할 때까지 가상계좌 추가 개설이 중단됐다. 대책 범위에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까지 거론되면서 발표 당일 주요 가상화폐가 급락을 겪는 등 시장이 출렁였다.

정 변호사는 “시장 과열에 적절한 대응책을 내놓는 것은 국가의 당연한 책무이지만,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국가에서는 사회적 합의 아래 규제를 도입하는 것이 옳다”면서 “IT(정보기술) 인프라를 갖춘 한국의 이점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릴 기회를 해치지 않도록 가상통화나 블록체인 기술의 본질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미 청와대에 가상화폐 관련 청원만 1만명이 넘어선 것으로 안다”면서 “가상통화 관련 커뮤니티 회원들을 중심으로 청구인단을 확대해 사건을 수차례 병합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정 변호사 본인도 가상통화 투자경험을 통해 피해자 지위(청구인 적격)를 갖췄다.
 
헌재는 청구내용이 헌법소원 심리로 이어지기에 적법한 지 검토할 방침이다. 헌법소원은 다른 법률에 구제절차가 있으면 그 절차를 거친 후에라야 청구할 수 있다. 이와 관련, 정 변호사는 “민사·행정 재판을 통해 사안을 다툴 경우 쟁점이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려 피해 확산을 막을 수 없다”면서 “사안의 본질은 공권력 행사에 따른 재산권, 행복추구권 침해”라고 강조했다.

비트코인 자체보다 가상통화거래소 믿을 수 없다는 불만 커     

2017년초 80만원에 머물던 비트코인 가격이 현재 1800만원(1만7000달러)을 넘어 20배 이상 급등하면서 버블 논란이 뜨겁다. 2017년 3000~5000달러 수준까지 오를 것이라 예상했던 해외 전문가들조차 지나치게 높은 가격에 혀를 내두르고 있다.

비트코인 '버블' 현상은 단순히 개인들의 투기과열 때문만은 아니다. 금융당국이 지금껏 규제에 나서겠다는 시그널은 냈지만 정작 의심이 가는 거래내역 조사조차 하지 않아 시장 혼란에 한몫을 했다.

그동안 금융위원회는 여러 차례에 걸쳐 비트코인을 규제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2017년 1월 금융위원회는 업무보고를 통해 “상반기 중에 규율 근거와 거래 투명성 확보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했다. 9월에는 2차례에 걸쳐 ‘가상통화 관계기관 합동 TF’를 개최하고 “법 제도를 정비하고 가상통화 취급업자를 대상으로 현장점검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공표했다.
 
하지만 12월에 개최된 ‘가상통화 관계기관 합동TF’에서 ‘법무부’가 주관부처가 돼 규제책을 마련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비트코인을 마치 핀테크의 하나처럼 여기면서 규제하겠다던 금융당국이 비트코인 시장이 혼탁해지자 금융이 아니라며 한발 뒤로 물러난 모양새다. 너무 무책임한 결정이 아닐 수 없다. 12월13일에는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관계부처 차관회의를 개최해 ‘가상통화 관련 긴급대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여전히 비트코인을 불법으로 규정하지 않으면서 제도권내로 편입하기도 싫은 태도가 역력하다. 정작 많은 의혹의 진원지인 가상통화거래소의 거래내역 실태조사는 빠져있고, 비트코인 규제 법안을 만들겠다는 의지도 없다. 가상통화거래소를 통신판매업자로 놔둔 채 오히려 기존 거래소에 진입장벽만 만들어 준 꼴이다. 한마디로 헛다리만 짚은 규제에 불과했다.
 
이렇게 허술한 대책을 발표하니 12월15일 ‘한국블록체인협회 준비위원회’와 가상통화거래소들이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자율규제안을 발표하는 촌극이 벌어졌다. 사고만 터지면 금융업체가 아니라 통신판매업체로 꽁무니를 빼더니 이럴 때는 슬쩍 블록체인으로 탈바꿈해 세상을 어리둥절케 하고 있다.

그동안 비트코인 거래자들 사이에서는 투기세력들이 정부의 규제안이 나오기 전에 시세조작을 하고 먹튀했다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정부 규제가 나올 것이란 시점에는 어김없이 국내 시세가 해외시세보다 급등락하거나 사건·사고가 많았기 때문이다.     

5월 금융위원회의 규제안이 나온다던 시점이 다가오자 국내 비트코인 시세는 해외(350만원)보다 무려 120만원 이상 높게 형성됐다가 급락했다. 신용거래로 인한 폐해도 만만치 않았다. 6월에는 빗썸의 ‘리플’ 가상통화 상장시 거래소 서버가 정지된 와중에 누군가는 거래를 했고 서버정지가 풀리자 가격이 반토막 나는 사건이 발생했다. 또한 빗썸에서 정보유출로 인한 해킹과 피싱으로 수많은 피해자가 생겼고 소송까지 이르렀다.

또다시 규제의 목소리가 커진 12월초 국내 비트코인 시세는 2500만원까지 치솟으면서 해외시세보다 무려 500~600만원 비싸게 거래됐다가 급락했다. 하반기 빗썸의 일일 거래량이 1조원 이상을 기록해 세계 거래량 1위를 차지하면서 지금은 오히려 국내 시세가 해외시세를 선도하고 있는 지경이다.
 
현재 비트코인은 시세조작을 목적으로 스스로 사고 파는 '자전거래'에 대한 규제가 없다. 또한 국내 시세는 해외시세보다 높게 형성되거나 역주행하는 경우가 많다. 거품 가격이 있는 국내 시세가 가상통화거래소간 실시간 똑같은 것도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이다. 이러다보니 비트코인 자체보다 가상통화거래소를 믿을 수 없다는 말이 나오는 실정이다. 
 
하지만 이런 의혹들이 제대로 밝혀진 것은 하나도 없다. 개인들은 아무리 의혹이 있어도 컴퓨터 프로그램화된 거래내역을 밝혀내기가 불가능하다. 비트코인 성격조차 규정이 없다보니 비트코인의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을 인정해 형사책임을 묻거나 민사상 손해배상액을 산정하는데도 어려움이 있다. 이는 비트코인 범죄자들이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비트코인이 사회·경제적으로 해악을 미친다면 거래를 전면 금지하는 것이 옳다. 그런데도 일정 부분 거래를 허용하겠다면 최소한 비트코인에 대한 정의라도 규정하고 주기적으로 의심가는 거래 실태를 조사해야 한다.

비트코인을 굳이 화폐로 인정하지 않더라도 얼마든지 법률·행정명령 제정이나 규제가 가능하다. 그런데도 지금과 같은 법무부 중심의 감독체계나 어정쩡한 규제안만 내놓다가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같은 국내발 경제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

가상통화에 대한 정부대책과 자율규제안의 문제점들    

가상통화 버블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12월13일 정부에서 ‘가상통화 관련 긴급대책’을 내놓았다. 연이어 15일에는 ‘한국블록체인협회 준비위원회’와 가상통화거래소들이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자율규제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정부의 긴급대책과 가상통화거래소의 자율규제안은 여전히 거래의 안전성·투명성 확보와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정부대책이 가상통화거래소와 시장에선 규제가 아니라 호재로 작용했다. 가상통화거래소는 자본금 20억 이상을 가지지 않으면 협회 회원 가입을 막겠다며 진입장벽을 높이는데 이용했다. 정부의 긴급대책 발표 1주일 만에 국내 비트코인 가격은 1850만원에서 2100만원으로 상승했고 해외보다 200~300만원이나 높게 형성됐다. 가상통화 규제를 위한 정부대책과 자율규제안의 문제는 무엇일까.                      

◆가상통화거래소가 블록체인 또는 핀테크 업체?    

지난 10월 사단법인 한국블록체인협회(가칭)에는 가상통화거래소들, 데일리 금융그룹, 더루프 등 블록체인 기술업체, 지자체인 대전시·금천구 등이 참여했다.

하지만 가상통화거래소는 가상통화를 거래하는 곳이지 블록체인 기술 업체가 아니다. 가상통화 거래를 못하면 마치 블록체인 기술발전이 뒤처지는 것처럼 호들갑을 떨 필요는 없다. 2017년 중국은 가상통화의 폐해로 온라인 가상통화거래소를 폐쇄했지만, 경제혼란이 생기거나 블록체인 기술을 망쳤다는 얘기가 나오지 않는다.

또한 가상통화거래소는 실정법상 금융업체가 아니라 거래를 중개하는 통신판매업체에 불과하다. 정부도 전혀 금융업체로 인정할 생각이 없다. 실제 가상통화를 결제·송금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은 등락폭이 너무 커서 안전성이 떨어진다. 그래서 거래보다는 투자나 자금은닉 수단으로 더 많이 이용하는 실정이다. 가상통화가 널리 쓰이면 국가의 통화 거버넌스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가상통화거래소는 회색지대에 방치되면서 법적 제재를 받지 않는 반사이익을 누렸다. 때에 따라 블록체인이나 핀테크(FinTech: 기술을 기반으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금융을 뜻하는 '파이낸셜Financial'과 '기술Technique'의 합성어) 업체인양 활동하다가 막상 해킹·횡령 등이 발생하면 통신판매업체로 도망갈 뒷문을 열어뒀다.    

◆오프라인 ‘콜드 스토리지’에 보관하면 안전할까     

자율규제안에 따르면 금전은 전액 금융기관에 예치하고 가상통화는 70% 이상 오프라인 방식인 콜드 스토리지(하드디스크)에 보관하겠다는 것이다.

전혀 새로운 내용이 아니다. 그동안에도 원화는 거래소 통장을 통해 입금돼 왔고 가상통화는 거래용을 제외하고는 따로 오프라인 하드디스크에 분산 보관했었다. 그런데도 6월 빗썸에서 대규모 정보유출에 따른 해킹, 도난 사건 등이 발생했다. 피해 대부분은 가상통화의 분실이었다. 12월19일 유빗(구 야피존)도 가상통화를 80% 이상 콜드 스토리지에 보관했으나 전체 자산의 17%, 170억원 가량 손실을 입었다며 파산신청을 했다. 이미 유빗은 지난 4월 해킹을 당해 전체 자산의 37%, 55억원 정도를 도난당한 적이 있다. 현재 위탁 자산의 75%를 돌려준다고 하지만 손실에 대해 누가 민·형사 책임을 질지조차 불분명하다.  

가상통화의 콜드 스토리지 저장이 안전성에 도움이 된다고 하지만 여전히 30%의 가상통화로도 파산이 가능하다. 더군다나 내부자 횡령이나 절도에는 오히려 취약하다.    

◆자율적인 불공정거래 규제를 통한 투명성 확보는 가능할까     

자율규제안에는 거래소 임직원의 미공개 중요정보 이용행위, 시세조종, 부정거래 행위 등을 금지한다고 했지만 투자자들은 실효성에 의문을 가지고 있다.

각종 사건·사고의 중심에 가상통화거래소가 있었기 때문에 그동안 가상통화 거래자들은 세력에 의한 시세조작 의혹을 강하게 제기했었다. 6월 빗썸의 정보유출 사건은 비상임이사가 개인 PC에 거래자들의 정보를 가지고 있다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내부 유출인지 외부 해킹인지조차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또한 가상통화 거래의 실시간 시세차트를 보면 주식이라면 당장 시세조작으로 의심받을 만한 정황이 많다.

매도·매수 호가 사이가 떨어져 있는 구멍뚫기, 위아래 물량 벽쌓기 등이 수시로 발생한다. 국내 시세는 해외 시세보다 높게 형성되거나 역주행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거품 가격을 포함한 국내 시세가 거래소간 똑같이 움직이는 것도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이다. 하지만 시세조작을 목적으로 스스로 사고 파는 자전거래에 대한 규제가 없다. 거래의 상당 부분은 ‘자동봇’이라고 하는 컴퓨터 프로그램에 의해 한밤중에도 끊임없이 이뤄지지만 프로그램을 좌지우지하는 세력이 있는지조차 알 수 없는 실정이다. 아직까지 이런 의혹들이 제대로 밝혀진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안전성·투명성을 위한 필수장치도 없는 허울뿐인 대책과 자율규제     

정부는 가상통화 문제를 해킹이나 일반인의 투기과열이라는 외부 문제로만 인식하고 있다. 또한 가상통화거래소는 자율규제안을 내세우면서 제도권내로 합법화하고 진입장벽을 만드는 데 열중하고 있다.

정작 정부대책이나 거래소 자율규제안 어디에도 거래의 안전성·투명성을 확보하는데 가장 필요한 장치는 없다. 가상통화 거래 안전성의 최대 문제는 증권시장의 클리어링 하우스(Clearing House) 같은 시스템이 없다는 점이다.     

주식거래는 한국거래소에서 거래가 체결되고 증권·예탁금은 한국예탁결제원에서 관리한다. 증권회사는 단지 거래를 중개할 뿐이다. 반면 가상통화거래소는 한국거래소·한국예탁결제원·증권회사의 3가지 업무를 수행하고 있어 해킹이나 내부자 횡령·절도에 취약한 구조다.     

게다가 투자자들이 거래소의 고의적 서버다운, 시세조작 세력 등을 의심하는 상황인데도 거래내역 실태조사는 쏙 빠져있다. 지금같이 가상통화 거래의 안전성·투명성을 확보하지 못한 어설픈 규제로는 불법의 합법화 기회를 제공해 시장 혼란만 가중시킬 뿐이다.
<문윤홍·시사칼럼니스트·moon475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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