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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가 중요한가, 인간이 중요한가?

이옥용 | 기사입력 2018/01/16 [06:33]
삶의 의미를 자신에게 두라

종교가 중요한가, 인간이 중요한가?

삶의 의미를 자신에게 두라

이옥용 | 입력 : 2018/01/16 [06:33]

삶의 의미를 자신에게 두라


몇 년 전 기독교인들과 이스라엘성지를 순례하고 온 적이 있다. 예루살렘은 유일신 하나님을 믿는 3종교(유대교ㆍ기독교ㆍ이슬람교)의 성지(聖地)이다. 성지는 거룩한 땅, 거룩한 장소를 의미한다. 그러나 예루살렘은 거룩한 곳이 아니다. 종교적 유물에 대한 각 종파의 소유권 분쟁으로 반목과 대립이 끊임이지 않는 곳이다. 교조와 관련된 모든 것을 거룩하게 포장해 놓고 자신들의 종교적 욕망을 채우는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

‘예수무덤교회’의 경우 안쪽으로 통하는 출입구는 하나뿐이다. 이 문에 대한 권리는 두 무슬림 가정이 행사하고 있다. 내부의 권리를 행사하고 있는 작은 형제회나 그리스 정교회 등에는 이 문을 열고 닫을 수 있는 권리가 없다. 교회 건물에 대한 권리는 주로 그리스 정교회, 아르메니아 정교회, 가톨릭(작은형제회)이 행사하고 있다. 콥트정교회, 시리아정교회, 아비시니안(Abyssinian) 등은 소수 그룹으로서 작은 권리를 행사한다. 1832년까지 이 무덤교회에 입장하기 위해서는 입장료를 내야 했다.

유대교인과 이슬람교인이 자기 종교의 복장을 한 채 한 자리에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 모두 어색해 하며 안절부절 하였다. 보는 내가 더 불편하였다. 이들은 한 하나님을 믿는다. 조상도 한 조상이다. 하지만 한 형제가 아니다. 적대관계다. 예루살렘 주민들의 표정은 굳어 있고, 거리에는 총을 든 군인들이 감시하고 있다. 분위기가 살벌하다. 언제 테러가 일어날지 모르는 긴장감이 감돈다. 그러나 순례객들은 끊임없이 몰려든다. 이곳 순례를 일생의 소망으로 삼고 오는 사람들이다. 모두 마음이 들떠 있다.  

예루살렘 성지를 순례하는 내내 모두들 종교적 망상에 사로잡혀 교조와 종교적 유물에 의미를 부여한 채 이상행동을 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 교조의 정신이 중요하지, 종교적 유물이 무에 그리 중요할까. 누가 이들을 이렇게 만들어 놓았을까. 교조를 우상화하고, 유물을 종교적 욕망의 산물로 만들어 놓았기 때문이다.

욕심의 종교지도자에게 속지 말아야

종교가 믿는 자에게 주는 영향력은 대단하다. 종교가 삶을 지배한다. 교조와 종교를 위해 자신의 목숨도 버릴 수 있게 한다. 교조와 종교가 자신에게 복을 주고, 구원해 주고, 천국에 보내준다고 믿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신도들은 종교지도자가 교조와 경전을 이용하여 먹고 살고, 세력을 키우기 위한 방편으로 삼아도 모두 종교적인 것으로 믿고 순순히 따른다.     

교조와 경전을 팔아먹고 사는 지도자는 사기꾼이다. 교조와 경전을 믿으라고 하면서 교조의 뜻대로, 경전대로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돈을 생각하고, 세력을 키워서 자기를 나타내려고 하면 교조와 경전과 아무 상관이 없다.    

종교는 인간의 외면보다 내면을 중시한다. ‘천국도 지옥도 너의 마음에 있다’고 가르친다. 천국을 멀리서 찾지 말라는 뜻이다. 삶의 의미를 교조나 경전이나 종교적 유물에 두지 말고 자신에게 두라는 뜻이다. 그러나 자기 욕심에 놀아나는 지도자는 신도를 교조와 교단에 의존하게 만들어 이용한다.     

‘믿음으로 구원받았다’는 교리만으로는 결코 천국티켓을 보증할 수 없다. 인격을 갖추지 못한 사람이 단지, 교조와 종교를 믿었다는 조건만으로 복을 받고, 구원을 받고, 천국에 간다는 가르침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 이런 주장은 사람들로 하여금 자기 종교의 교조와 종교를 믿게 하기 위한 미끼와 같은 것이다. 기업의 상품판매를 위한 허위ㆍ과장광고나 다름없다. 사람을 끌어들이기 위한 유혹이다.     

신과 교조와 종교에 의존하여 권력과 명예를 얻고, 병고치고, 돈 벌려고 하는 것도 욕심이다. 종교인의 기도는 신과 교조에게 의존하여 높은 자리에 앉고, 돈 많이 벌어서 군림하려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모두 자기 욕심을 채워서 남보다 더 잘 되려고만 한다. 이런 현상은 종교지도자들의 부추김에 의해 더욱 심화되고 있다.     

종교지도자들이 달라져야 되는데, 입만 까졌다. 종교가 말 팔아먹고 사는 종교가 되고 있다. 말 장사하는 사업체가 되었다. 마음은 추하고 더러우면서도 입으로는 거룩하고, 좋은 말만 골라하니, 여우와 늑대와 능구렁이가 돼간다.    

바르지 못한 정신을 바른 정신으로 바꾸어야 하고, 바르지 못한 마음을 바른 마음으로 바꾸어야 하며, 올바르지 못한 생활을 올바른 생활로 바꾸어야 한다. 사람이 바꿔져야 구원받는다. 말로만 하는 것은 꽹과리소리다. 소리만 요란하다. 사람이 달라져야 세상도 달라진다. 사람을 구원해야 세상이 구원된다.    

사람은 진실 되게 살지 않으면, 영혼이 여물지 못해 결국 껍데기가 되고, 허수아비가 된다. 모양은 사람이지만 그 속에는 사람의 열매가 들어있지 않다. (매일종교신문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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