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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인권운동 킹 목사 50주기 추모, 트럼프 비판 커져

매일종교 뉴스2팀 | 기사입력 2018/01/16 [19:26]
'거지소굴‘ 발언에 역대 대통령 전통깨고 골프장 찾아

흑인인권운동 킹 목사 50주기 추모, 트럼프 비판 커져

'거지소굴‘ 발언에 역대 대통령 전통깨고 골프장 찾아

매일종교 뉴스2팀 | 입력 : 2018/01/16 [19:26]

흑인해방운동가 마틴루터 킹 목사의 업적을 기리는 33회 ‘마틴루터 킹덤데이 퍼레이드’가 15일(현지시각) 미국 전역에서 펼쳐진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른바 '거지소굴'(shithole) 발언으로 촉발된 인종주의 논란과 맞물려 트럼프 대통령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높았다.    

킹 목사는 1968년 암살로 39세의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하기 전까지 인종차별 철폐 및 평등을 위한 비폭력 투쟁을 이끌어 온 흑인 지도자로, 연방정부는 매년 1월 셋째 주 월요일을 공휴일로 지정해 그의 업적을 기리고 있다. 올해는 킹 목사가 암살당한 지 50주년이기도 하다.    

킹 목사가 생전에 평소 설교했던 고향 애틀랜타의 에벤에셀 침례교회에서는 수많은 신도가 모인 가운데 공식 기념행사가 진행됐다. 딸인 버니스 킹 목사는 "모든 문명과 인류는 아프리카의 땅에서 비롯됐다"면서 "우리는 모두 하나의 민족, 하나의 국적, 하나의 핏줄, 하나의 운명체"라고 말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이어 "아버지의 유산을 반영하지 않으려는 그 한사람보다는 우리 모두의 목소리가 더 커야 한다"며 우회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했다. 버니스 킹은 자신의 트위터에 "아름다웠던 순간"이라며 킹 목사 생전의 가족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에벤에셀 교회의 라파엘 월녹 목사도 '침묵은 곧 배반을 의미한다'는 킹 목사의 발언을 상기시키면서 인종주의에 대항하는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시대가 킹 목사의 유산을 공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킹 목사의 아들 마틴 루서 킹 3세는 수도 워싱턴D.C.의 기념행사에 참석해 "사악한 시대"라며 "우리의 대통령이 권력을 갖고 인종주의를 실천하고 부추기고 있다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킹 3세는 "위험한 권력이고, 위험한 자리이며, 우리는 그것을 참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킹 목사의 뜻을 기리는 추모행진도 미국 각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됐다. 특히 텍사스 주 샌안토니오에서는 2만~3만 명의 시민들이 2.75마일(4.4km) 구간을 행진했다. CNN방송은 "가장 큰 규모의 행진"이라고 전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별도의 기념행사 없이 자신의 골프장을 찾아 흑인 인권 운동가의 삶을 기리는 활동을 했던 역대 대통령들과는 다른 행보를 보였다. 이에 전국에서 열린 기념식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지난 12일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개인 별장 마라라고를 찾은 트럼프 대통령은 연휴 3일 연속 팜비치의 본인 소유 골프장인 트럼프 인터네셔널 골프클럽을 찾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트위터에 킹 목사를 기리는 자신의 주간연설 동영상을 올렸다. 그는 지난 9일에는 킹 목사의 조지아주 애틀랜타 출생지를 국립역사공원으로 지정했고, 12일에는 킹 목사의 조카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마틴 루터 킹 목사의 날’을 선포했다.     

하지만 킹 목사를 기리기 위한 연방 공휴일을 골프장에서 보낸 데 대한 비판 여론도 적지 않았다. 특히 아이티와 아프리카 국가들을 향해 ‘거지소굴(shithole)’이라고 한 트럼프 대통령의 인종차별적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시선은 더 따가웠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은 암살당한 흑민 인권 운동가의 추모행사에 참석하는 대신 자신은 인종주의자가 아니라고 외친 뒤 다른 연휴 때와 마찬가지로 골프장에 갔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거지소굴 발언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자 전날 기자들에게 “나는 인종주의자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ABC와 CNN은 역대 대통령들의 킹 목사를 기리기 위한 활동을 소개하며 트럼프 대통령을 간접 비판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워싱턴 근교 노인센터 수리 및 페인트칠 봉사활동을 했고,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허리케인 카트리나 피해자들에게 엽서 보내기 자원봉사에 참여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무료 급식소 봉사, 벽화 그리기 등의 활동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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