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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광현 취재수첩●우리 네 정(情) 담긴 보자기

황광현 대기자 | 기사입력 2018/01/22 [18:13]
민속 신앙적 의미가 큰 보자기의 만들기와 사용

황광현 취재수첩●우리 네 정(情) 담긴 보자기

민속 신앙적 의미가 큰 보자기의 만들기와 사용

황광현 대기자 | 입력 : 2018/01/22 [18:13]
색보자기: 보자기는 일상생활에 사용하는 상용보(常用褓), 혼례용보, 불교의식용보 등 용도가 매우 넓다. 음양오행설에 의해 자투리 천 조각을 잇댐은 생명을 연결하는 의미로 장수를 기원하는 조각보이다(국립민속박물관 소장).  © 황광현
화문보(花紋褓): 보자기에 음양오행 5색으로 한땀한땀 수를 놓음은 생명으로 연결하다는 의미의 수보이다(국립민속박물관 소장).     ©황광현
색동저고리: 저고리의 소매는 청•적•황•백•흑 5색의 옷감을 잇대어 지은 저고리로, 아이들 돌이나 명절에 남녀 구별 없이 어린이에게 입히고 있다(국립민속박물관 소장).         
수보(繡褓): 음양오행의 색상은 자연계의 기본색상이다. 보자기에 오색으로 수(繡)를 놓아 만든 것으로 액을 막고 복을 불러 드린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풀잎보자기: 모시 천에 오방색으로 한땀한땀 생명력을 수로 놓은 보자기이다.   

“예술적 조각보 속에 풍기는 억압된 삶을 살았던 부녀자들의 한 서린 정성”    

보자기는 예로부터 물건을 싸거나 덮기 위해 자투리 천이나 헝겊을 이용해 만든 것으로 그 형태가 다양하다. 구조로 보면 자투리 천을 잇대어 만든 조각보, 안감을 대지 않은 홑겹의 홑보, 안감과 겉감 두 겹으로 된 겹보, 솜을 넣어 만든 솜보, 일부 혹은 전체를 기름종이로 만든 식지보(食紙褓), 누벼서 만든 누비보 등이 있다. 색상으론 청보•홍보•청홍보•오색보•연두보•아청보(鴉靑褓) 등으로 구분된다. 문양에 따라 화문보(花紋褓)•수목문보(樹木紋褓)•용문보(龍紋褓)•운문보(雲紋褓) 등으로 나눠진다.    

보자기의 만들기와 사용은 민속 신앙적인 의미가 크다. 이는 조각보와 수보(繡褓)가 대표적이다. 보자기에 한땀한땀 수를 놓음은 신(神)에 대한 정성된 마음을 쏟아 붓는 행위이다. 이렇게 정성들여 만든 보자기에 물건을 싸두는 것은 복(福)을 싸두는 의미가 된다. 한편 조각보는 헝겊의 재활용도 되며, 보자리기의 한자어 보(褓)는 복(福)과 뜻이 통한다. 그래서 보자기에 싸두면 복이 간직된다는 믿음이 입으로 전해지고 있다.    

혼례 과정에서 양가가 주고받는 물품들을 주로 보자기에 싸는 경우가 많다. ‘보자기로 싼다는 것은 복을 싼다’는 의미가 있지 않은 가. 청홍보자기의 청색은 음의 기운을 지닌 여성을, 홍색은 양의 기운을 지닌 남성을 상징한다. 청홍을 같이 사용함은 음양의 조합이다. 신부쪽에서 예단을 보낼 때 청홍보자기의 청색이 겉으로 되게 싸고, 신랑쪽이 함을 보낼 때는 홍색이 겉으로 보이도록 싼다.     

아이의 돌이나 명절에 입히는 색동저고리는 청•적•황•백•흑의 오색 비단 조각을 잇대어서 음양오행설에 의해 만들어 입혀 무탈하게 자라기를 기원하는 어른들의 지혜가 담겨 있다.    

수보는 주로 혼례와 같은 길사(吉事)에 사용되어 왔는데, 이의 문양은 다산다복을 상징하는 석류와 부귀를 갖어 온다는 모란(牧丹) 문양이 가장 많으며, 학, 봉황, 공작, 원앙 등의 길조와 나비, 풀벌레 등도 쓰이고 있다.     

보자기는 물건을 싸서 보관하거나 운반하는 용구일 뿐만 아니라 자신이 가진 것을 남에게 나누어 주거나, 다른 이의 잘못을 덮어주는 우리 네의 정(情) 구실도 한다. 조각보는 헝겊 조각 하나하나를 잇는 다는 것은 생명을 잇는 것으로 장수의 큰 의미를 갖는다.     

조선시대는 유교문화 굴레에서 부녀자들의 사회활동과 문화활동이 위축됐다. 재능 있는 부녀자들이 한정된 공간과 재료 속으로 들어가 복잡한 문양의 예술품인 조각보의 공예를 창조했다. 그 예술적인 조각보 속에는 재능을 펼치지 못하고 갑갑하게 억압된 삶을 살았던 부녀자들의 한 서린 정성이 풍긴다. (황광현 매일종교신문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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