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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년 개띠 샤론스톤, 한비야와 내 마누라

신민형 | 기사입력 2018/01/27 [18:58]
하늘소풍길 산책

58년 개띠 샤론스톤, 한비야와 내 마누라

하늘소풍길 산책

신민형 | 입력 : 2018/01/27 [18:58]
손녀 재롱 보는 재미에 빠져있던 아내가 딸아이 출산으로 졸지에 외손녀까지 함께 보살피느라 정신없다.   

손녀들 필요한 장보고 혼비백산해 귀가하며 말했다. "엘리베이터 거울 보니 내가 폭삭 늙은 할머니 됐네요" 그러고보니 염색 못한 하얀 머리가 유난히 헝클어져보였다. 아내가 올해 환갑이란 걸 새삼 인식해서일까.     

아내는 물론 나에게도 위로와 힘이 되줄 말을 건넸다. "58년 개띠생인 한비야가 시집갔고, 샤론스톤은 젊은 애인과 연애하던데... 60은 시작하는 나이네. 그리고 당신이 한비야, 샤론스톤보다 더 강하고 예뻐요!"    

아내는 주책맞다고 했지만 난 진심을 말한 것이다. 그러나 아내에게 속맘까지는 얘기하지 않았다. 피차 낯간지럽게 하는 말이기 때문이다.     

다만 내 스스로에게 확인했다. 샤론스톤이나 한비야같은 열정은 없으나 그보다 깊고 값진 부드럽고 아름다운 연민과 배려의 정이 있지 않은가.     

두 손녀 돌보느라 주름 늘었다는 투정을 하지만 고운 흰머리 자신있게 들춰내보이는 모습이 `고생스럽지만 나 지금 호강하고 있네요!`라고 말하는 듯하다. "늙고 약해지면 이 호강도 못누리지요" 라며.    

한비야, 샤론스톤 만큼 젊고 그들보다 더 강하고 예쁘지 않은가.
(일요일 법화산 하늘소풍길 산책 중 페북에 올린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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