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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계의 ‘미투(metoo) 사태', 이번에도 유야무야 되나?
한만삼 신부 주임 성당 메시지 “곧 잠잠해질 것” 논란
기사입력: 2018/02/26 [19:21]  최종편집: ⓒ 매일종교신문
매일종교 뉴스1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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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 거론 때마다의 표현 ‘교주처럼 군림해온 이들 행각’- ‘미투’의 시작임을 대변
종교 권위와 철저한 은폐로 흐지부지...이번엔 ‘미투의 끝’이 될까? 귀추 주목
     

▲ 여성 신도가 KBS 9뉴스와의 인터뷰에서 2011년 아프리카 남수단 선교 봉사활동 당시 신부로부터 성폭행을 당할 뻔한 피해를 봤다고 주장함으로써 미투 운동이 종교계로까지 번지고 있는 가운데 그 여파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은 KBS뉴스 화면 캡쳐.

검찰로부터 시작해 문화예술계에 이어 한국에서의 ‘미투(metoo)' 사태가 종교계에도 불을 붙이는 역할을 한 수원교구 신부의 성폭행 시도 사건에 대한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실상 종교계의 성폭행· 성추행 의혹 역사는 깊다. 미투의 시작은 오래전 종교계부터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래서 각계의 성폭행 문제를 다룰 때는 ‘종교집단 교주처럼 군림해온 이들의 행각’이란 표현을 쓰곤 했다. 그러나 종교계 특성상 그 권위와 철저한 은폐. 위장 등으로 인해 그 폭로의 여파는 흐지부지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이번 미투 운동의 확산이 어느 정도 종교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26일 수원교구 한만삼 신부의 여성 신도 성추문과 관련해 '속인주의'를 적용하고 수사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속인주의는 외국에서 자국민이 범죄의 가해자나 피해자가 되면 국내 형법이 적용된다. 외국에서 성폭행 시도가 있었더라도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 우리나라 사람일 경우 수사뿐 아니라 처벌도 가능하다.     

수사에 앞서 경찰은 한 신부와 피해 여성 신도의 소재파악에 나섰으나 경찰은 이날 수원교구를 찾아 한 신부와 신도의 소재를 물었지만, 수원교구는 "어디 있는지 잘 모른다"라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신부는 지난 2011년 아프리카 남수단 선교 봉사활동에서 한 신부로부터 수차례 성폭행을 당할 뻔했다는 여성 신도의 폭로가 나온 이틀 뒤인 이달 25일 수원교구로부터 주임신부 정직처분을 받았다. 현재 정직처분에 따라 한 신부는 내부 규정에 따라 모처에서 회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 신부에 징계에 대해 '정직'으로 결정된 것을 두고 '솜방망이 징계'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또 한 신부가 주임신부로 있던 수원시 소재 광교1성당은 ‘2월 25일부터 3월 2일까지 미사는 없습니다’라는 안내문을 붙이고 임시 폐쇄된 상태다. 그런데 해당 성당 신자들에게는 “사흘 정도만 보도거리가 없으면 잠잠해진다”는 문자가 보내진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커지고 있다.     

KBS의 보도에 따르면 신자들이 받은 문자 메시지에는 “3일 정도만 보도거리가 없으면 자연스럽게 이슈가 사라져 잠잠해진다니 따라주셨으면 한다”며 “언론의 왜곡 및 증폭 보도를 막기 위한 결정이다. 언론에서는 어떻게든 영상을 찍고 인터뷰를 하려 혈안이 되어있고 어느 한 방송사에서만이라도 영상이나 인터뷰를 따 가면 확대, 왜곡, 증폭 보도가 가능하므로 이를 방지하기 위함”이라는 내용이 담겨있다.    

한편 한 신부가 활동했던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하 사제단)은 25일 발표한 사과문에서 “한 모 신부가 7년 전 남수단에서 행한 비참한 일에 대해 깊이 참회한다”며 “인간의 영혼을 어둡고 슬프게 만든 그의 폭력은 저희 사제단이 함께 매 맞고 벌 받을 일임을 인정하고, 기나긴 세월 남모르는 고통을 겪으신 피해여성께 삼가 용서를 청한다”고 밝혔다. 사제단은 이어 “한 모 신부는 엄연히 사제단의 일원이며 형제이기에 그의 죄는 고스란히 우리의 죄”라며 “소식을 접하던 당시 정확한 사실과 피해자의 심정을 미처 다 헤아리지 못한 점도 반성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한 신부는 사제단을 자진탈퇴한 상태다.    

26일 종교계 등에 따르면 한 신부는 쌍용차 사태와 세월호 참사 등 주요 사회 이슈마다 정의와 양심을 내세우며 진보 진영을 대변하는 취지의 주장을 펼쳐왔다. 한 신부는 지난해 12월에도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과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을 비롯한 양심수들을 성탄절 특사로 석방하라”고 주장했다.    

이에 다음달 5일 열리는 천주교주교회의 봄철 총회에서 한 신부 사건과 성직자의 자정을 위한 입장 표명이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각 교구들의 협의기구인 주교회의는 봄과 가을에 교구장 주교들이 참석하는 총회를 개최하고 있다.     

현재 수원교구는 정직이 내려진 한 모 신부에 대한 면직(免職·사제직 박탈) 등 추가 징계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원칙적으로 사제에 대한 인사와 징계 등은 해당 교구 절차에 따라 진행되는 교구장의 권한이다.     

주교회의의 한 관계자는 “한 신부에 대한 조치는 수원교구 차원에서 진행될 것”이라면서도 “이번 사건의 파장이 너무 크기 때문에 이번 총회에서 성추문에 관한 입장과 대책도 나오지 않겠냐”라고 말했다.     

한편 전 세계에서 가톨릭 신부들의 성추행, 성폭행 관련 의혹은 오래전부터 제기되기 왔으며 근래에는 신부들의 아동성폭행 문제가 큰 이슈가 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신부들의 성추행 의혹을 비롯 종교계의 성추문이 잊을만하면 제기되었으나 곧 잊혀지거나 묻혀가는 일이 반복되곤 했다. 이번 미투 운동의 확산이 종교계엔 어떤 파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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