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守岩 칼럼
김정은, 적극적 비핵화 의지…美, 호응 가능성 높아져
남북정상회담 4월말 판문점서 개최…김정은 "비핵화 北美대화 가능"
기사입력: 2018/03/08 [13:39]  최종편집: ⓒ 매일종교신문
문윤홍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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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평창동계올림픽 폐막에 즈음하여 본 <守岩(수암)칼럼>에서 ‘‘평창’ 이후 남북관게와 북미대화의 향방‘(2월26일)이라는 제목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특사를 3월안에 파견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래서 대북특사가 남북정상회담은 물론 북미대화도 성사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그런데 예상보다 빨리 대북특사가 파견되고 남북정상 회담이 4월에 열기로 함으로써 급진전되고 있다.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이 평양을 방문한 문 대통령의 대북특사단과 만나 4월 제3차 남북정상회담을 판문점 남측 지역인 ‘평화의 집’에서 열기로 합의했다. 합의대로 이뤄진다면 남북 분단 최초로 북한 최고지도자가 남측 지역을 방문하게 된다. 김 위원장은 또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북한에 대한 군사적 위협이 해소되고 북한의 체제안전이 보장된다면 핵을 보유할 이유가 없다는 점을 명백히 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또 비핵화와 북·미관계 정상화를 위해 미국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용의를 표명했다. 

이와 함께 대화가 지속되는 동안 북측은 추가 핵실험 및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등 전략도발을 재개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대북특사단장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3월6일 귀환, 문 대통령에게 보고한 후 가진 평양 방문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전했다. 이로써 남북관계 발전은 물론 비핵화, 나아가 한반도 평화정착의 전기가 마련될지 기대된다.     
▲ 대북 특별사절단 수석특사로 방북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앞줄 왼쪽)이 지난 5일 평양조선노동당 청사에서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김 위원장의 왼손에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가 들려 있다. /청와대 제공

김 위원장이 대북특사단을 통해 전한 6가지 내용은 하나같이 한반도 정세를 뒤흔들어온 난제들을 풀 열쇠나 다름없다. 그것도 북한으로서는 체제안전과 직결되는 중대 사안으로 간주해온 핵심 문제들이다.

외부세계가 예측한 범위를 넘어 크게 양보한 김 위원장의 파격과 결단은 한반도 평화정착과 남북관계 발전에 대한 의지로 읽힌다. 향후 북측의 행보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일단 김 위원장이 표명한 내용으로만 평가하면 전례 없는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최고지도자의 안전 문제를 국가의 최고 목표로 삼는다. 지금까지 두 차례의 남북정상회담이 모두 평양에서 열린 것은 바로 이런 이유에서였다. 이 때문에 남한과 미국의 보수세력은 ‘조공 정상회담’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되면 남북관계 발전과 교류협력이 다시는 현상 변경되는 일이 없도록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 남북이 정상 간 핫라인을 개설하자고 합의한 것도 환영할 일이다. 정상 차원의 소통을 통해 한반도 현안을 수시로 논의하면서 남북관계 발전을 도모하고 우발적 군사충돌을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이 “비핵화 목표는 선대의 유훈(遺訓)”이라며 비핵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은 한반도 정세의 최대 관건인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대북 군사적 위협이 해소되고 체제안전이 보장된다면 핵을 보유할 이유가 없다는 김 위원장의 발언은 북핵이 체제안전용이라고 밝힌 것이다. 국제사회에서 우려하는 것과 달리 남한과 미국에 대한 공격이나 협박용이 아니라는 선언인 셈이다. 이는 김 위원장이 비핵화 문제 협의 및 북미관계 정상화를 위해 미국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용의를 표명한 것과 연결된다.    
▲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과 남측 대북특사 일행 /청와대 제공     

물론 김 위원장의 발언을 액면 그대로 믿을 수 있을지는 두고 볼 대목이다. 김 위원장의 비핵화 발언은 미국이 적대시정책을 폐기해야 북핵을 폐기할 수 있다는 기존 논리와 맥이 닿아있기 때문이다. 대화가 지속되는 동안 북측이 핵실험·탄도미사일 발사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김 위원장의 언명은 북한의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것이지만, 최고지도자의 육성을 통해 확인했다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김 위원장이 북핵 문제를 둘러싼 여러 장애물들을 제거함으로써 이제 공은 미국으로 넘어갔다. 미국은 비핵화를 전제로 하는 대화에만 응할 수 있다는 입장에 맞는 환경이 조성된 만큼 북한과의 대화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정부는 대북특사단을 곧바로 미국으로 보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 위원장의 비핵화 및 북미대화 의지를 전하고 가급적 빠른 시일 안에 북미대화가 열릴 수 있도록 설득할 필요가 있다. 미국만이 아니라 중국, 러시아, 일본 등에도 특사를 보내 남북 접촉 결과를 설명하고 남북관계의 안정적 발전과 북핵 대화에 대한 지지와 협력을 얻는 노력을 벌여야 한다. 

美 "북핵 문제 새 단계 진입"…특사단 방미 이후 전략 고심    

미국은 한국의 대북 특사단 방북(訪北) 직후 남북 정상회담이 추진되는 것과 관련, 북한 핵·미사일 위협 문제가 새로운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김정은 위원장이 북·미 대화 중재 등의 목적으로 방북한 특사단에 “미국과 비핵화를 논의할 수 있다”고 밝힌 사실이 공개된 때문이다.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3월6일(현지시간) ‘김정은이 정권 출범 이후 처음으로 한국의 특사를 맞았다’는 내용 등을 담은 드러지리포트 기사를 리트윗(재전송)하면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이는 북한의 국면전환 시도를 예의주시하겠다는 의지 표명이라는 분석이다. 북·미 직접 대화의 전제 조건으로 비핵화 문제가 의제로 다뤄져야 한다고 강조한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도 긍정적 변화로 볼 수 있다.

4월 초로 예정된 한·미연합군사훈련에 대해서 김정은 위원장이 예년수준으로 이해한다고 밝혔다는 점에서는 이제껏 북·미 직접 대화를 가로막고 있던 장애물들이 상당수 제거됐다는 평가까지 나온다.트럼프 정부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서훈 국정원장 등 특사단이 곧 미국을 방문해 브리핑하는 내용을 토대로 대북 정책을 전반적으로 재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트럼프 정부는 북한과의 비핵화 회담을 추진하면서도 비핵화를 위한 가시적인 조처가 단행될 때까지는 대북 제재와 압박 수위를 계속 높여가겠다는 방침을 수차례 밝혔다.

워싱턴포스트(WP) 등 미 언론은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표명한 데 대해 “김정은 위원장 스스로가 명백히 보증한 그 제안은 미 본토를 사거리에 두었던 수년간의 핵실험과 미사일 기술의 진전 이후 중대한 반전”이라고 평가했다. WP는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이 비핵화에 동의한다면 북한과 대화를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며 북·미 대화에 대한 기대감을 표했다.뉴욕타임스(NYT)도 “그동안 핵무기는 협상 대상이 아니라고 밝혀온 북한이 미국으로부터 체제 안전보장을 전제로 핵무기 포기를 논의할 의향이 있다고 밝힌 것은 처음”이라고 평가했다.CNN방송은 “북한이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미국을 쓸어버리겠다고 선언한 것을 고려하면 놀랄만한 발표”라며 “이는 평창동계올림픽을 북한과의 관계 해빙을 추동하는 계기로 삼은 문 대통령의 의미있는 외교적 성과를 뜻한다”고 밝혔다.워싱턴의 한 외교 소식통은 “트럼프 정부는 앞으로 북한이 실제로 어떻게 나오는지 지켜보면서 전략을 수정해나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남북정상회담, 北·美대화 가능성에 中·日 엇갈린 반응    

한국 정부의 6일 대북 특별사절 대표단 방북 결과 발표에 대해 중국과 일본은 예상을 뛰어넘는 북한의 반응에 주목하면서도 각각 상반된 입장을 유지했다.

중국 정부와 언론은 환영 의사와 함께 미국 측에 거듭 북한과의 대화를 촉구했다. 일본에서는 북미(北美)대화로 이어질 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급변하는 한반도 정세에서 ‘재팬 패싱(Japan Passing)’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감지됐다. 이날 저녁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한국 대통령 특사 대표단 방북 결과’에 대한 담화에서 “중국은 한국 대통령 특사 대표단의 방북이 긍정적인 결과를 거둔 점을 주목했다”며 환영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중국 외교부가 자정 무렵에 대변인 담화를 내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신화통신은 한국 언론 보도를 인용해 남북 간 정상회담 개최 합의 사실을 신속히 보도하면서 “한반도 비핵화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중대한 계기가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논평기사를 통해서도 “한반도 정세 안정을 위한 남북의 전향적인 노력을 환영한다”면서 “이른 시일 내에 북핵 문제 해결의 일차 당사자인 북미 간 직접 대화가 성사되기를 기대한다”고 주문했다.

관영 환구시보는 평양발 기사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한국의 특사단을 접견해 자신의 정상회담 제안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의견을 전달받았으며 만족스러운 공통 인식을 달성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중국 외교부는 “한국의 대북 특사 파견을 환영하면서 특사단 방북이 북·미 대화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경계하는 모습이다.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방위장관은 이날 “북한이 핵ㆍ미사일 정책을 바꾸는 것이 확인되지 않는 한 압력을 약화할 필요가 없다”며 “한국 측의 설명을 들은 뒤에 일본 정부의 대응 방향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도(共同)통신은 “정부관계자들 사이에서 당혹감과 놀라워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는 주한 일본대사관 등을 통해 정보 수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본으로선 비핵화가 전제되지 않은 대화는 무의미하다며 트럼프 미국 정부가 대북 유화정책으로 흐를 가능성을 경계해온 처지여서, 미국측을 향한 치열한 물밑소통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한국 정부 발표 이전부터 한국과 미국측에 신중한 대북 접근을 촉구했다.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남북정상회담 발표가 나오기 전 정례브리핑에서 대북 특사단의 움직임에 대해 “현시점에선 (한국측으로부터) 특별한 설명을 받지 않았다. 외무장관이나 국장 등 다양한 레벨에서 확실히 설명을 듣고 싶다”며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 방법으로 핵ㆍ미사일 계획을 포기한다고 동의하고 구체적 행동을 보이도록 요청해 가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견제했다. 또 “북한과의 과거 대화가 비핵화로 연결되지 않았다는 교훈에 충분히 입각해 대응해야 한다”며 “대화를 위한 대화는 지금까지 전혀 의미가 없었다”고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문윤홍·시사칼럼니스트·moon475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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