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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가톨릭 신도, 동성애. 여성성직자 등 논의 요구

매일종교 뉴스1팀 | 기사입력 2018/03/27 [08:00]
바티칸 주최 콘퍼런스 참석, 16쪽짜리 보고서 전달

청년 가톨릭 신도, 동성애. 여성성직자 등 논의 요구

바티칸 주최 콘퍼런스 참석, 16쪽짜리 보고서 전달

매일종교 뉴스1팀 | 입력 : 2018/03/27 [08:00]
▲ 프란치스코 교황이 25일 성지주일 미사가 열린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의 10만 인파 앞에서 미사를 집전하면서, 즉석 설교를 하고 있다.     

성지주일(부활절 한 주 전 일요일) 미사가 열린 바티칸에 모인 청년 가톨릭 청년들이 동성애나 여성성직자 문제 등 기존 교리와는 배치되는, 그러나 사회 변화와 함께 더 이상 과거의 잣대로만 판단할 수 없게 된 현안들에 대해 교회가 이제는 침묵을 깨고 본격적인 논의와 발언을 해야 한다는 요구를 하고 나섰다.     

성지주일을 하루 앞둔 지난 24일(현지시간), 바티칸에 모인 수백 명의 청년 가톨릭 신도들이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이러한 요구를 담은 16쪽짜리 보고서를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전달했다.    

가톨릭 교계가 애써 외면했거나 따라잡지 못했던 현실을 정면으로 직시한 뒤, 젊은 세대와의 적극적 소통을 위해 어떤 식으로든 변신을 꾀해야 한다고 촉구한 것이다.     

25일 워싱턴포스트(WP) 보도에 따르면 이 보고서는 세계 각국의 천주교주교회의와 대학, 종교 단체 등의 추천을 받아 바티칸 주최 콘퍼런스에 참석한 300명의 청년 신도들이 1주일간의 토론을 거쳐 작성했다. 1만5,000여명의 젊은이가 온라인으로 제출한 의견들도 보고서에 반영됐다고 WP는 전했다.   

직접적으로 ‘개혁’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보고서 내용 하나하나를 뜯어 보면 가톨릭의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한 대목이 적지 않았다. “여성들도 가톨릭 지도부에 더 완전하게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 부분이 대표적이다. ‘성직자(priest)’는 남성들만 될 수 있고, 여성들에겐 오로지 ‘수녀’의 길만 허용하는 지금의 장벽을 제거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일부 젊은 여성은 자신의 재능을 (사제가 되어) 교회에 바치고 싶어 하지만 그럴 수 없어 결과적으로 소외감을 느낀다”며 “교회 내에는 여성의 ‘역할 모델’도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변화하는 첨단 기술에 맞춘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내용도 담겼다. 보고서는 “젊은이들의 ‘삶의 방식’으로서 기술 발전을 받아들여야 한다”며 “(기술 발전을) 비난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게 아니라, 온라인 중독과 싸우고 책임감 있게 기술을 사용하도록 이끌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교회에 대한 무관심이나 비판, 거부 성향을 보이는 젊은이들과의 소통 방안 모색 ▶최근 성직자 성추행 스캔들 등에 대한 솔직한 인정 등도 시급한 과제로 제시됐다.    

향후 가톨릭이 취해야 할 개혁 노선이 명확하게 제시되진 않았다. 예컨대 현재 가톨릭에서 원칙적으로 금지된 인위적 피임이나 낙태, 혼전 동거 등과 관련, 참석자들 간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WP는 “도달 불가능한 도덕적 기준만이 신실한 가톨릭적 삶을 살아가는 유일한 방식으로 여겨져선 안 되며, 교회는 더 많은 ‘유연성’을 가져야 한다는 게 젊은 신도들의 주장”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보고서는 칠레 후안 바로스 주교의 아동 성추행 묵인 의혹, 이에 대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비호 발언 논란 등 최근 가톨릭 교계에 대한 비판이 잇따르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은 25일 바티칸의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성지주일 미사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예루살렘 입성을 기뻐하는 환호성 속에는 이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숨어 있다고 꼬집었다. 다름 아닌 스스로 의롭고 율법에 충실하다고 여기는 이들, 자신의 힘만 믿으며 남들 위에 군림하려는 이들이라는 것이다.     

또한 세계 청년의 날이기도 한 이날 미사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예수 그리스도의 예루살렘 입성을 기뻐하는 환호성 속에는 이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숨어 있다고 꼬집었다. 다름 아닌 스스로 의롭고 율법에 충실하다고 여기는 이들, 자신의 힘만 믿으며 남들 위에 군림하려는 이들이라는 것이다. 교황은 "젊은이들을 침묵하게 하려는 유혹은 언제나 있어왔다"며 "조용하게 하고 보이지 않게 할 많은 방법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 유혹에 굴복해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외칠지, 아니면 ‘호산나’를 외칠지는 젊은이들에게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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