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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세계불교55●인도불교<1>

이치란 | 기사입력 2018/04/02 [08:37]
싯다르타 고오타마의 깨달음

현대세계불교55●인도불교<1>

싯다르타 고오타마의 깨달음

이치란 | 입력 : 2018/04/02 [08:37]
▲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록된 인도 비하르 주 보드가야 소재 마하보디 사원(大覺寺).     

현대세계불교를 연재하면서 동남아시아 불교를 먼저 소개했다. 순서대로 한다면 인도불교를 먼저 다뤄야 하겠지만, 현재 인도불교의 원형은 인도에 존재하지 않는다. 인도불교의 원형은 동남아시아로 이동했다. 스리랑카 태국 미얀마 캄보디아 라오스 등지에 인도불교의 원형이 그대로 살아있다. 미얀마 태국 스리랑카 캄보디아 라오스 베트남 방글라데시 네팔 순서로 소개했다. 주로 상좌부권의 현대불교를 커버했다. 인도불교의 원형은 이들 나라에서 생생하게 살아서 종교로서의 기능을 발휘하고 있다. 다만 베트남은 대승과 상좌부 불교가 공존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에도 상좌부 불교가 존재하지만, 극히 미미할 뿐이다. 인도불교를 다루고 나서, 이들 나라들에 대해서 소개하기로 하고 이제 본격적으로 인도의 현대불교를 소개해 보기로 하겠다.     

인도불교는 싯다르타 고오타마의 큰 깨달음으로부터 시작됐다. 여기서 큰 깨달음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깨달음의 내용은 잠시 접어두고 큰 깨달음을 성취한 싯다르타 고오타마에 대해서 잠깐 일별해 보자. 싯다르타 고오타마(Siddhārtha Gautama 기원전 563〜483)는 지금의 네팔 땅인 룸비니 정원에서 탄생했다. 당시 인도의 풍습에 따라서 마야부인(싯다르타 고오타마의 어머니)이 친정으로 출산하러 가던 중에 탄생했다. 싯다르타 고오타마는 석가 족으로서 석가 국의 태자로서, 29세 때 까지 이 나라 수도인 카필라와스투(Kapilavastu)에서 성장했다. 이 당시 중북부 인도에는 16개 정도의 나라가 있었는데 석가 족의 나라는 공국(公國) 정도의 수준이었다. 19세까지 왕궁에서 私 교육을 받고 결혼하여 10년 정도 가정생활을 하였으며, 29세 무렵에 출가하게 되는데 이때 부인이 아들을 낳았다. 아들을 낳았다는 말을 듣는 순간 한숨을 쉬면서 ‘라훌라(Rāhula 534 BCE)’라고 외쳤다고 한다. 라훌라란 말은 ‘장애물(障礙物)’이란 뜻을 갖는다. 상상하건데 아마도 출가를 결심하고 성을 떠날 채비를 하고 있던 중에 아들이 탄생된 것 같다. 부인이었던 야소다라(Yaśodharā)와 라훌라에게는 불행이 시작되는 순간이기도 했다. 인간의 운명이란 이렇게 상대적이다. 한 인간의 행은 다른 인간에게 불행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관용과 포용 그리고 평화가 필요하며 희생이라는 봉사가 요청되는데 이런 역할을 종교가 하는 것이다.   

싯다르타 고오타마는 당시 은둔 수행자들이 많이 몰려 있는 마가다 지방으로 가서, 두 군데의 수행단체에 들어가서 수행경험을 쌓고 나서 독자적인 고행수도(苦行修道)를 하게 된다. 지금의 보드 가야(Bodh Gaya)의 근교 산록인 전정각산(前正覺山)에서 거의 6년의 세월을 보낸다. 대개 은둔 수행자들의 생활방식에 따라서 고행(苦行)을 한 것이다. 이 기간에는 성도(成道)를 하지 못했지만, 깊은 선정(禪定:명상)에 들기도 하고 마음을 닦는데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된다. 하지만 이렇다 할 성과가 없자, 하산하여 네란자라 강을 건너서 보드가야의 강둑 근처의 보리수 아래에 터전을 마련하고 깊은 명상에 들어 간지 며칠이 안 되어서 무상정등각(無上正等覺‎ Anuttarā-samyak-saṃbodhi)을 성취한다. ‘완전한 깨달음’ 정도의 의미를 갖는다. 더 이상의 깨달음은 없다는 뜻일 것이다.     
▲ 전 세계에서 참배 온 승려와 불자 그리고 일반인들이 줄을 서서 대탑 사원 안으로 들어가려고 기다리고 있다.    

싯다르타 고오타마는 더 없는 큰 깨달음을 성취하고 나서는 붇다(Buddha=覺者)가 되고, 붇다로 불러지게 된다. 붇다로 불러지게 되기까지는 약간의 시간이 필요했고, 먼저 처리해야 할 현안이 있었다. 붇다가 된 싯다르타 고오타마는 무명번뇌(無明煩惱)를 탈각하고 조용히 침묵 속에서 관을 하면서 49일간 보리수 근처의 공간을 벗어나지 않고 머무르면서 법락(法樂)을 만끽하고 있었다. 혼자만의 즐거움이냐 아니면 세상에 깨달음을 사회화 할 것이냐를 고민했다. 천신(天神)의 권청(勸請)을 받아들여서 무상정등각이란 큰 깨달음을 일체 중생들에게 나눠주고 공유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불교의 역사는 비로소 시작하게 되었다. 싯다르타 고오타마가 큰 깨달음을 성취했다고 할지라도 혼자만의 즐거움으로 끝났다면 불교란 종교는 탄생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고오타마 붇다는 얼마 전까지 함께 고행 수도했던 도반(道伴)들을 찾아 나섰다. 이 이야기는 다음 회에서 상론하기로 하고 보드가야에 이야기를 더 집중해 보자. 

보드 가야는 지명이다. ‘보드’는 각(覺)의 의미이고 ‘가야’는 신(身)의 뜻을 갖고 있다. 각신(覺身)의 의미인데, 이 말은 바로 싯다르타 고오타마가 무상대도(無上大道)를 성취한 것을 상징하는 것인데, 깨달은 분의 몸이 항상 상주(常住)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 보드가야는 세계의 불자들에게 성지로서 가장 인기 있는 곳이다. 불교성지마다 노점들이 많지만, 보드가야에는 상가는 물론 노점들 또한 구경거리이다. 보드가야 대탑사원 담 벽 노점에 가득 걸려 있는 각종 염주들이 주렁주렁 달려 있다.  

보드가야는 10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인산인해를 이룬다. 계절적으로도 날씨가 온화해서 세계 각 국의 불교도들과 일반인들이 찾는다. 2018년 1월에는 티베트 불교의 칼라차크라(時輪) 법회가 열려서 히말라야 산록의 라마들과 티베트 부탄 라다크 시킴 등 티베트 불교권 신도들이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여기에다 동남아 대만 일본 중국 한국에서 불자들이 방문해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대탑사원은 초만원을 이루고 있었다. 필자가 보드 가야를 처음 찾았을 때가 어언 40여 년 전이다. 이후 수십 차례 방문했지만, 보드 가야를 찾을 때마다 느낌이 새롭다.   

성도지인 보드 가야는 왜 전 세계불자들에게 인기가 있는가? 싯다르타 고오타마가 이곳에서 깨달음을 성취한 영장(靈場)이기에 세계 각 국의 출가자나 재가자나 다 이곳 보드가야의 보리수 아래 금강보좌를 찾아와서 부처님의 숨결을 듣고 일조무우(一朝無憂:하루아침에 근심을 해결)의 깨닫는 자가 되려고 먼 길을 마다하자 않고 불편을 감수하면서 찾아오는 것이다.
▲ 한국 티베트 사원 대표 남카스님과 가야공항에서.         

보검 이치란 박사·해동세계불교연구원장(www.haedongacademy.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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