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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왕’ 조용필, 평양관객도 반한 폭발적 에너지 ‘압도적’
어제와 다른 오늘 위해 끊임없이 변화추구…평양공연의 감흥 정치쇼로 끝나지 말아야
기사입력: 2018/04/07 [19:26]  최종편집: ⓒ 매일종교신문
문윤홍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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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와 다른 오늘 위해 끊임없이 변화추구…평양공연의 감흥 정치쇼로 끝나지 말아야    

“노래를 더 잘 하지 못해서 조금 아쉽습니다." '가왕(歌王)' 조용필은 4월3일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열린 남북합동공연에 앞서 가진 리허설에서 '컨디션이 좋지 않은데 몸은 괜찮으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2005년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단독 콘서트를 가진 이후 13년 만에 같은 무대에 오른 조용필은 리허설 때 공연장에 들어서더니 감회에 젖은 듯 둘러봤다. 그는 "2005년 단독 공연 때와 달리 무대 위치가 바뀌었고, 객석 끝까지 객석이 다 찼다"고 했다. 그러면서 4월1일 가진 남측 단독 공연에 대해 "처음에는 서먹했는데 중반 이후 들어서는 잘 된 것 같다"며 "준비 과정이 촉박해서 준비를 못한 것도 많은데, 가수들이 잘 준비를 해서 잘 된 것 같다"고도 했다.조용필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이날 공연에 온 것에 대해서는 "몰랐고 깜짝 놀랐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공연의 대미는 조용필이 장식했다. 그는 이날 단독공연에서 고(故)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애창곡으로 알려진 '그 겨울의 찻집'을 비롯해 '꿈', '단발머리', '여행을 떠나요' 등을 메들리로 선보였다. 첫 번째 노래 '그 겨울의 찻집'을 무대를 끝낸 조용필은 "13년 전인 2005년도에 평양에 와서 공연을 했다”며 “그때 많은 분들과 저의 음악을 통해 마음을 나누고 교감했다. 오늘은 더 즐겁고 신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인사했다.

3일 합동공연과 관련해선 "음악의 장르가 다르고, 남북 음악 사이에 차이점이 있지만 언어가 같고 동질성이 있다"며 "공연 제목 '우리는 하나'처럼 음악을 통해 교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합동공연에서는 '친구여' '모나리자' 등을 열창했다.

조용필은 “감기가 심하게 걸렸는데 죄송하다. 앞서 현송월 씨도 남한 방문 때 감기라고 들었는데 저도 그렇다"고 했다. '가왕'의 겸손이었다. 공연 내내 특유의 폭발적 에너지를 뽐내며 공연의 클라이맥스를 장식했다. 공연 내내 경직된 표정을 유지하던 평양 관객들도 조용필의 무대에서는 무장해제 된 듯 신나게 공연을 즐겼다.  

조용필은 또 평양 공연이 가장 기대되는 가수 1위로 꼽혔다. 한반도의 평화를 알리는 남측 예술단의 단독공연이 '봄이 온다'는 제목으로 1일 평양 동평양대극장에서 열렸다. 가수 조용필, 이선희, 윤도현, 레드벨벳 등 총 11팀으로, 라인업만으로도 큰 기대감을 불러일으키는 가운데 이들 중 북한/남한 국민들이 가장 기대하고 있는 가수는 누구일까.온라인 조사회사 피앰아이(PMI)가 No.1 설문조사 플랫폼, 틸리언을 통해 20~50대 남녀 2,414명에게 평양공연에서 북한 주민들이 가장 좋아했을 가수와 가장 기대되는 가수를 조사한 결과, 1위 조용필, 2위 이선희, 3위 레드벨벳 순이었다.  

13년 전 평양에서 단독 콘서트를 열어 가왕의 면모를 보여준 조용필은 이날 공연에서도 이름값을 했다. 후두염 등으로 끊임없이 항생제를 복용하는 등 최악의 컨디션이었지만 북측 주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특히 4~50대에서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 사진=MBC ‘봄이 온다’ 방송화면 캡처      
 
2위로 뽑힌 이선희는 단독공연에 이어 열린 합동공연에서 대표곡 'J에게'를 북한 삼지연 관현악단의 가수 김옥주와 한 소절씩 주고받으며 함께 불렀다. 노래하는 내내 맞잡은 두 가수의 손이 감동을 더했다. 3위에는 예술단 내 유일한 아이돌 그룹이었던 레드벨벳이 꼽혔는데, 개성 강한 퍼포먼스와 화려한 댄스로 '빨간 맛'과 '배드보이'를 불러 주목을 받았다. 그밖에도 북한 주민들이 가장 좋아했을 것 같은 가수로는 사회까지 본 서현(6.7%)이 다음을 차지했으며, ‘총 맞은 것처럼’을 부른 백지영(6.0%), 북한을 가장 많이 방문한 가수 최진희(6.0%)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남한 국민이 기대하는 가수로는 윤도현(10.0%)이 4위를 차지했으며, 백지영(8.1%), 서현(5.1%)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조용필 50년 콘서트’ 4만석 10분만에 매진    

역시 조용필이다. 조용필 50주년추진위원회는 조용필 50주년 기념 투어 '땡스 투 유(Thanks to you)' 서울 공연 티켓 4만석이 10분 만에 모두 팔려나갔다고 3월21일 밝혔다. 조용필은 오는 5월12일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콘서트를 연다. 이 콘서트의 티켓이 오픈되자 인터파크 온라인 집계 기준 15만 명이 예매 사이트에 동시 접속 '가왕'다운 티켓 파워를 보여줬다. 국내 가수들의 꿈의 무대로 통하는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조용필이 단독공연을 여는 것은 이번이 7번째다. 그는 2003년 35주년 기념 공연을 시작으로 2005년 전국투어 '필 &피스' 서울 공연, 2008년 데뷔 40주년 공연, 2009년 국제평화마라톤 기념 '평화기원 희망콘서트', 2010년 소아암 어린이 돕기로 2회 열린 '러브 인 러브' 공연까지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 '가왕' 조용필의 데뷔 50주년 기념 공연 4만석이 10분 만에 매진됐다.  

조용필 50주년 추진위원회는 "뜨거운 성원에 힘입어 3월22일 오후 2시 인터파크 티켓을 통해 미입금 및 예매 취소 등으로 발생할 잔여석과 일부 판매 유보석 등이 포함된 추가 티켓 오픈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올해로 데뷔 50주년을 맞은 조용필은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5월19일 대구 월드컵경기장, 6월2일 광주 월드컵경기장 등지에서 '땡스 투 유' 투어를 펼친다.              

남북관계 복원도 ‘가왕 50년’ 조용필처럼…    

‘인간’ 조용필(68)은 재미가 덜하다. 마치 모범답안지를 보는 듯하다. 그와 노래방에 가면 줄곧 자기 노래만 부른다고 한다. 조용필에겐 노래방도 훈련장이다. 다른 가수의 곡을 고르는 것은 가뭄에 콩나기. 10년전 데뷔 40년을 축하하는 자리에서 기자가 물었다. “본인 노래만 반복하면 물리지 않나요.” 대답도 그답다. “아니요. 매일 매일이 연습이죠. 잠시라도 쉬면 표가 납니다.”

이해가 될 만하다. 히트곡이 부지기수니 그것만 불러도 한두 시간이 모자랄 것이다. ‘생활인’ 조용필은 조용하다. 자신을 잘 드러내지 않는다. 오래전 택시를 탔는데, 운전기사가 조카 자랑을 했다. 조용필 장학금을 받았다는 얘기다. 조용필 장학금? 기획사에 문의해보니 “사실은 맞지만 알리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 “수혜를 받은 분들께 부담이 되고 싶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조용필은 2003년 심장병으로 숨진 아내가 남긴 재산을 심장병 어린이 돕기에 내놓았다. 10년전 이맘때 그가 노래방에서 부른 유일한 남의 노래도 아내가 좋아한 가곡 ‘떠나가는 배’였다. 그는 2009년 장학재단을 설립, 어려운 중·고생들을 돕고 있다.

반면 ‘연습생’ 조용필은 집요하다. 외곬 기질이 있다. 그는 승용차 안에서도 AFN(미군방송) 라디오만 듣는다고 했다. 데뷔 시절부터 몸에 붙은 버릇이란다. 외국 최신 음악 경향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다. 대중의 기호를 먹고 사는 가수로서 시시각각 변하는 트렌드를 따라잡으려는 의무감마저 느껴졌다. 이를테면 부단한 자기갱신이다. 그 덕분에 ‘가왕’ 조용필은 늘 달라져 왔다. 민요부터 댄스곡까지, 발라드부터 록까지 변주를 거듭해왔다. 어제의 조용필과 오늘의 조용필이 같지 않았다. 노래라는 뿌리를 단단하게 내리되 그 가지는 다양하게 뻗어왔다. 남녀·세대를 뛰어넘는 인기를 누려온 밑바탕에는 이런 일관성과 유연성이 깔렸다. ‘영원한 오빠’는 하루아침에 이뤄진 게 아니다.

조용필이 또 달라질 준비를 하고 있다. 5월에 데뷔 50주년 기념무대를 꾸미며 새 노래를 발표할 예정이다. 그는 지난 3월 팬클럽 연합모임 행사에서 “한국적인 노래를 많이 쓰려고 노력하고 있다. 나머지는 EDM(일렉트로닉 댄스 뮤직)을 시도해보고 다른 것도 해보고 방황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용필이 내놓을 EDM, 5년 전 19집 앨범에 실린 ‘바운스(Bounce)’의 통통 튀는 리듬에 다시 빠져들 수 있을지 기다려진다.

‘외교관’ 조용필이 13년 만에 평양 공연을 다녀왔다. 데뷔 50돌 콘서트 준비로 후두염에 걸려 고열·통증에 시달리면서도 열창을 했다는 후문이다. 남북정상회담을 앞둔 정치 이벤트이긴 하지만 그의 노래가 남북을 다시 잇는 디딤돌이 됐으면 하는 마음이다. 이번 공연의 부제 ‘봄이 온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화답 ‘가을이 왔다’처럼 2018년 한반도에 화기(花期)가 쭉 이어질지 초미의 관심사다. 섣부른 기대는 금물이다. 노래와 정치는 다르다. 한 마리 제비가 왔다고 봄이 오진 않는다. 언제든지 겨울로 돌변할 수 있다. 하지만 한 마리 제비가 와야 봄이 시작되고, 둘 셋 계속 늘어나야 봄이 완성된다. 지난 반세기 조용필의 발걸음이 그랬다. 천천히, 꾸준히 보폭을 넓혀왔다. 끊어진 남북관계를 복원하는 방편도 그와 다르지 않을 것 같다. 조용필이 평양에서 부른 ‘친구여’의 한 대목이다. ‘슬픔도 기쁨도 외로움도 함께했지. 부푼 꿈을 안고 내일을 다짐하던 우리 굳센 약속 어디에’로 끝나선 안 될 일이다. 김 위원장의 신청곡 ‘뒤늦은 후회’는 더더욱 아니다. 완전한 비핵화라는 북한의 결단만 남았다.
<문윤홍·시사칼럼니스트·moon475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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