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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중 북한 들어가 인도적 지원 재개하는 스티븐 윤
평양의대서 의료활동해온 한국계 미국인들 4월초 평양복귀, 인도적 활동재개
기사입력: 2018/04/10 [08:52]  최종편집: ⓒ 매일종교신문
문윤홍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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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남북정상회담과 5월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반도가 해빙기를 맞으면서 북한 평양의학대학에서 의료 활동을 해 왔던 한국계 미국인들이 4월초 평양으로 복귀, 인도적 활동을 재개한다. 2007년부터 부인 조이씨와 평양의학대학에서 뇌성마비 등 장애아동을 치료해 온 의사 스티븐 윤(46·사진) 박사는 지난 3월20일 “미국 정부로부터 재입국 승인을 받아 아내와 함께 4월12일쯤 평양으로 복귀할 것이라는 신고를 마쳤다”고 밝혔다.오토 웜비어 사망 사건 이후 미국 정부가 내린 자국민의 북한 방문 금지 조치에 따라 2017년 8월 평양을 떠나온 지 8개월여 만이다. 통일부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북한의 결핵 치료를 지원해 온 유진벨재단이 방북한 이후 현재까지 다른 방북 미국인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 4월중 평양으로 돌아가는 한국계 미국인 의사 스티븐 윤 박사    

김정은 노동당위원장 체제가 들어선 뒤 긴장과 불안이 고조되는 와중에도 북한 현지에서 인도적 활동을 펼쳐온 이들이 있다. 2007년부터 북한 평양의학대학에서 뇌성마비 등 장애아동을 치료해 온 한국계 미국인 스티븐 윤 박사가 대표적이다. 윤 박사는 한국에서 대학을 마친 뒤 뒤늦게 미국에서 척추신경의학으로 학위를 받았다. 미국인 아내 조이 윤씨와 결혼한 뒤 북한에서 함께 의료 활동을 시작했다.

2012년 10월 선천성 뇌성마비로 사지마비 증세를 보이던 10세 소녀 우인이를 만난 것이 큰 전환의 계기가 됐다. 윤 박사는 “당시 우인이를 아끼던 소학교 선생님이 업어 학교에 데려 가고, 의자에 제대로 앉지 못해 밧줄로 의자에 묶어 공부를 가르쳤다”며 “꿈이 무엇이냐고 묻자 걸어서 동무들과 학교에 가는 것이라고 말하던 모습을 잊을 수 없다”고 전했다. 그때부터 굳어버린 인대를 늘리기 위한 수술과 힘든 재활치료 끝에 우인이는 혼자 걸을 수 있게 됐다. 북한 관영매체가 이 사실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윤 박사는 “북한에선 장애아동에 대한 치료에 매우 소극적이어서, 성한 사람도 살기 힘든데 고생시키지 말고 그냥 돌려보내라는 이들이 많았다”며 “하지만 우인이가 걷는 걸 보게 된 뒤 평양의학대학의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말했다. 그때부터 전국 각지에서 부모들이 뇌성마비 등 각종 장애를 앓고 있는 자녀를 데리고 평양의학대학으로 찾아오기 시작했다.하지만 6.6㎡(2평) 남짓한 진료실과 턱없이 부족한 재활기구 때문에 아이들을 다 치료하지 못하고 집으로 돌려보내야 했다. 2012년 손가락 하나 움직이지 못하던 4세 여자아이 복신이도 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호전 속도는 빨랐지만 시설 미비 등으로 3개월 만에 집으로 돌려보냈고, 몇 달 지나 아이가 숨졌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 일을 계기로 윤 박사는 북한에 뇌성마비 아동들의 재활치료를 위해 필요한 시설을 짓기로 결단한다. 윤 박사는 “그때까지 북한엔 시각장애인과 청각장애인 외에 다른 장애인을 위한 시설은 많지 않았다”며 “의학대학 안에 소아장애를 다루는 분야가 아예 없었다”고 말했다.결국 국제 비정부기구(NGO) 사단법인 선양하나의 아시아대표를 맡고 있던 윤 박사는 북한 측과 협약서를 체결하고 2013년 4월 척추재활센터 건축을 시작했다. 입원환자 40명, 외래환자 최대 45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지하 1층, 지상 5층 건물 규모의 재활센터다.
▲ 북한 평양의학대학에서 스티븐 윤 박사가 현지 의료진과 함께 뇌성마비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선양하나 제공

윤 박사는 4월12일 아내와 함께 8개월여 만에 평양으로 돌아간다. 미국 정부가 자녀들에 대한 비자는 허가해주지 않아 일단 부부만 들어가기로 했다. 무엇보다 척추재활센터 완공이 시급하다. 병원 외관은 지어진 상태에서 내부 설비 및 관련 의료장비 등을 채우는 일이 남아있다. 지금까지 미국에서 기증받은 매칭펀드와 해외 후원금, 또 일부 한국 후원금을 조달해 198만 달러를 모았다. 앞으로 완공까지 86만 달러, 장비 등 40만 달러의 추가 예산이 필요하다.그는 “장애아동들을 치료하고 시스템을 만드는 것은 지금이든 통일된 이후든 언젠가는 꼭 해야 할 일”이라며 “병원이 완공되면 장애아동들에게 필요한 치료 시설을 제공할 뿐 아니라 의사들을 훈련하고, 이들이 다시 전국 단위 병원에 나가서 진단과 치료를 하는 새로운 시스템의 전환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그동안 북한에서 생활하는 것이 힘들진 않았을까. 윤 박사는 “북한 사람들과의 크고 작은 갈등은 그래도 참을 만했다”며 “오히려 한국이나 미국에서 만난 사람들이 왜 북한 사람을 돕느냐며 종북주의자라거나 귀순한 것 아니냐고 몰아붙일 때 마음이 더 힘들었다”고 했다. 그는 “주님이 극히 작은 아이에게 한 것이 나에게 한 것이라 말씀하셨는데, 그 말씀을 따라 가장 연약한 북한의 장애아동들을 돌볼 때 사랑과 생명의 가치를 전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윤 박사는 기독교계 국제 봉사단체 ‘이그니스 커뮤니티’에 속해 있고 의료, 교육 분야 등 북한 어린이들의 건강한 성장을 돕는 국제 NGO ㈔선양하나의 아시아 대표를 맡고 있다. 2012년 10월 평양의학대학과 합의서를 체결하고 행동발달장애 아동들을 위해 ‘척추재활센터’ 건립을 진행 중이다. 윤 박사는 “지난해 10월 미 재무부로부터 재활센터 건설 재개도 승인받았다”며 “하루 빨리 재활센터가 완공돼 장애 아동들을 위한 진단과 치료, 의학 교육이 함께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북한 어린이 재활병원 건립‘에 한국교회 적극 참여      

‘북녘 어린이 재활병원 건축을 위한 후원의 밤’ 행사가 4월3일 서울 강남구 라움 갤러리홀에서 열렸다. 북한의 뇌성마비 등 장애아동 치료를 위한 평양의학대학 척추재활센터를 짓고 있는 사단법인 선양하나가 사단법인 국제푸른나무와 손잡고 준비한 행사다. 200석이 채워질까 걱정했지만 230여명이 홀을 가득 채웠다.2007년부터 평양의학대학에서 아이들을 치료해 온 한국계 미국인 스티븐 윤 박사는 고마움을 감추지 못했다. 윤 박사는 “한국의 분위기와 정서상 아직은 북한을 도울 때가 아니라고 했지만, 많은 분이 좁은 길을 함께 걸어주셨다”며 “북녘의 소아마비 등 아픈 아이들과 부모를 대신해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윤 박사는 2012년 부족한 병동 때문에 치료받지 못하고 숨진 복신이 사건을 계기로 예산 33억원 규모의 척추재활센터 건설을 시작했다. 미국 등 해외 후원으로 21억원을 모았지만 한국에선 후원받기가 쉽지 않았다.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등으로 한반도에 긴장이 이어지면서 “아직 때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윤 박사는 “제때 치료받지 못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생명을 살리는 일에 바른 때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고 한다.올해 초 국제푸른나무 곽수광 대표가 후원의 밤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국민일보의 보도(2018년 3월21일)로 사역이 알려지면서 2억원이 모였다. 병원 건물 외관 공사는 마무리됐고, 앞으로 10억원을 모아 내부 공사와 함께 의료 자재와 설비를 갖추면 치료를 시작할 수 있다.이날 현장에는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꿈꿔온 교회의 목사와 성도들, 여러 단체 활동가 등이 참석했다. 박종순 충신교회 원로목사는 축사에서 “나는 북한(정권)을 너무나 싫어하는 사람이지만 북한 사람들, 치료가 필요한 아이들을 미워해선 안 되지 않겠느냐”며 “이 일을 하는 것은 하나님이 명령하고 계시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평양의학대학 척추재활센터를 짓고 있는 스티븐 윤 박사가 4월3일 서울 라움 갤러리홀에서 제때 치료받지 못해 숨진 복신이 이야기 등 북한 현지 사역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선양하나 제공    

윤영관 전 외교통상부 장관은 “지난 40년간 서울대에서 외교에 대해 연구하면서 외교를 통해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등 한반도를 둘러싼 원심력만 줄이면 통일이 될 줄 알았는데 아님을 깨달았다”며 “원심력만큼이나 남북의 사람들이 서로 끌어당기는 구심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작은 마음이 전달돼서 센터가 완공되고, 전문의 수련과정까지 완성돼 북한 전역에 재활센터가 만들어져서 복신이 같은 아이가 없을 때 선물처럼 통일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예수원 대표인 벤 토레이 신부는 “북한에서 병원에 가야 할 어린아이들이야말로 가장 낮은 자”라며 “가장 낮은 자에게 하는 것이 예수님에게 하는 것이라고 했던 말씀대로, 아직은 작은 걸음이지만 함께 이어가자”고 말했다. 이들은 송정미 CCM 아티스트와 함께 ‘우리의 소원은 통일’ ‘샬롬’을 불렀다. 윤 박사와 아내 조이 사모는 조만간 중국을 거쳐 평양으로 돌아가 치료를 재개할 예정이다.         

평양 척추재활센터 완공, 한국교회가 돕는다
‘대북장애인지원단체협의회’ 구성해 공동펀드 조성키로

한반도 평화 분위기가 무르익으면서 북한 장애인을 지원해온 기독교인 사역자들이 힘을 모으기로 했다. ㈔선양하나의 양창석 한국대표와 (주)국제푸른나무 곽수광 대표는 “북한의 장애인을 전문적으로 돕는 한국과 해외 디아스포라 단체들이 대북장애인지원단체협의회(International Disability Fund·IDF)를 구성키로 했다”며 “공동으로 펀드를 조성, 어느 한 단체에 긴급 지원이 필요하면 함께 도울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기로 했다”고 밝혔다.          
▲ 사단법인 선양하나가 평양에 짓고 있는 척추재활센터 외관 /선양하나 제공     

‘새로운 한국(New Korea)’을 위해 청년세대와 디아스포라 한민족이 힘을 합쳐 장애인과 어린이를 돕는 단체 국제푸른나무와 북한 어린이들의 건강한 성장을 돕는 국제 NGO 선양하나, 호주 국적의 한인들로 구성된 ‘호주밀알선교(The World Milal Australia Inc)’, ‘글로벌 블레싱’ 등이 주축이 됐다. 이들은 2017년 8월 미국 하와이 코나에서 열린 ‘코나 통일 포럼’에서 처음 모임을 가진 뒤 한 달 후부터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이 일을 추진해 왔다.첫번째 사업으로 북한 평양의학대학 척추재활센터 완공을 목표로 삼고, 4월3일 척추재활센터 건축을 위한 후원의 밤을 열었다. 곽 대표는 “북한을 위해 활동하는 단체가 많은데 내 단체, 네 단체 구별할 게 아니라 힘을 합쳐서 하나라도 해내자고 생각해 척추재활센터 완공을 지원키로 했다”고 말했다.후원의 밤에선 윤 박사가 척추재활센터에 대한 소개를 하고, 박종순 충신교회 원로목사와 윤영관 전 외교통상부 장관 등이 축사를 했다. 좌석당 100만원씩 후원을 약정할 교회나 단체, 개인 등 200명을 초청했다.선양하나의 양 대표는 “2013년부터 척추재활센터 건축을 위해 후원을 받았는데 35%가 미국 후원금 등으로 해외 후원 비중이 높았다”면서 “이번 후원의 밤이 한국교회와 기독교인들이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윤홍·시사칼럼니스트·moon475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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