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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세 호주 과학자 스위스행 안락사 시술 논란
“진짜 슬픈 것은 죽고 싶은데도 그러지 못하는 것”
기사입력: 2018/05/01 [18:59]  최종편집: ⓒ 매일종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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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락사 지지단체 “존엄한 죽음 위해 지구 반대편 여행을 떠나야 하는 상황은 비극적”


호주의 최고령 과학자 데이비드 구달(104·사진)이 5월 중 안락사 시술을 위한 스위스 여행을 떠날 에정이어서 존엄사 논쟁이 재점화되고 있다.     

구달은 스위스 바젤의 한 지원기관에 신청해 조력자살을 시도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생을 마감하기로 결심한 것은 질병으로 인한 고통 때문이 아니라 ‘삶의 질’이 예전같지 않기 때문이다. 구달은 생태학 연구에 70년 이상을 쏟은 학계 권위자로, 에디스 코완 대학교 명예교수로 재직해왔다. 90세까지 테니스를 칠 정도로 건강한 삶을 살았다.   

구달이 이 같은 결심을 한 계기는 2016년 대학 측이 건강을 이유로 퇴임을 요구한 것이다. 102세 고령인 그가 1시간30분 거리의 사무실로 출퇴근하기 위해 버스와 지하철을 4~5번 환승해야 하는 상황이 염려스럽다는 것이다. 그러나 구달이 이를 “고령 노동자에 대한 차별”이라고 규정하면서 사안은 국제적 논쟁으로 번졌다.    

대학 측은 새 사무실을 마련해주겠다며 퇴임 권고를 철회했지만, 구달은 생을 마무리하겠다는 의지를 굳혔다. 지난달 4일 생일을 맞아 ABC 방송과 진행한 인터뷰에서는 “(당시 일은) 내가 이렇게 나이가 들지 않았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라며 “이 나이까지 살게 된 걸 매우 후회한다”고 말했다. 구달은 “죽는다는 게 특별히 슬픈 일은 아니다. 진짜 슬픈 것은 죽고 싶은데도 그러지 못하는 것”이라며 노인들이 조력자살권을 포함한 완전한 형태의 시민권을 누려야 한다고 했다.    

구달이 속한 안락사 지지단체 ‘엑시트 인터내셔널’은 “호주에서 가장 나이가 많고 저명한 시민 중 한 명인 그가 존엄한 죽음을 위해 지구 반대편으로 여행을 떠나야 하는 상황은 비극적”이라며 호주 정부에 존엄사 합법화를 요구했다. 이 단체는 구달의 여행을 위해 1만7000호주달러(약 1372만원)를 모금했다.    

존엄사는 대부분의 나라에서 불법이다. 호주도 빅토리아주를 제외한 나머지 주에서는 존엄사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내년 6월 발효 예정인 빅토리아주 존엄사법도 기대수명 6개월 미만의 불치병 환자에게만 적용된다. 스위스의 경우 의사 조력자살을 금지하고는 있지만 “이기적인 동기에 한해서만 처벌한다”는 단서 조항이 달려 있어 이번 여행이 성사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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