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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종교단속 강화, 후이족 자치구서 '이슬람 흔적' 지우기

매일종교 뉴스2팀 | 기사입력 2018/05/14 [21:08]
새 모스크에 이슬람 양식 철거, 중국 전통양식 지침도

중국 종교단속 강화, 후이족 자치구서 '이슬람 흔적' 지우기

새 모스크에 이슬람 양식 철거, 중국 전통양식 지침도

매일종교 뉴스2팀 | 입력 : 2018/05/14 [21:08]
▲ 무슬림 후이족(回族) 여성 모습. 이슬람을 믿는 후이족이 630만 주민의 34%를 차지하는 닝샤 자치구에 최근 들어 중국 공산당과 지역 정부의 '이슬람 흔적 지우기'가 벌어지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4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중국 간쑤(甘肅) 성 닝샤(寧夏) 후이족(回族) 자치구에서는 최근 들어 수도인 닝샤 시를 비롯한 자치구 곳곳에서 중국 공산당과 지역 정부의 '이슬람 흔적 지우기'가 벌어지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집권 후 종교 단속을 강화하는 중국이 소수민족 자치구의 독자적인 문화를 억누르고 있는 것.     

닝샤 자치구는 중국 서북부 황허 중류에 있는 소수민족 자치구로, 이슬람을 믿는 후이족이 630만 주민의 34%를 차지한다. 시짱(西藏·티베트), 신장(新疆) 등 다른 자치구와 달리 중국으로부터의 독립 움직임은 거의 없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이 지역에서는 관광객 유치를 위해 이슬람 사원인 모스크 건축을 장려하기도 했으나, 최근 들어서는 사정이 정반대로 바뀌었다.    

닝샤 자치구에서는 최근 들어 기도 시간을 알리는 모스크의 스피커가 소음공해를 불러일으킨다는 이유로 철거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당국은 새 모스크를 지을 때 아랍 양식이 아닌 중국 전통양식으로 짓는 게 바람직하다는 지침도 내놓았다.    

새 모스크는 물론 기존 건축물에서도 이슬람 양식을 상징하는 초승달 장식이나 양파 모양의 돔을 철거하는 일이 빈번해졌다. 시장, 호텔, 공원 등 공공장소에서는 더는 이러한 양식을 찾아보기 힘들다.    

이슬람을 믿는 당원들은 이슬람교도의 신성한 의무인 메카 순례에 참여하지 말라는 지침을 받았다. 이는 퇴직한 당원들에게도 해당한다. 이슬람교도를 나타내는 흰 모자도 쓸 수 없다.    

이러한 이슬람 흔적 지우기는 '종교의 중국화'를 강조하는 시 주석의 지침을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시 주석은 2015년 당 간부회의에서 "우리는 중국화한 종교라는 방향을 추구해야 하며, 종교가 사회주의 사회에 적응하도록 이끌어야 한다"고 말하는 등 종교가 철저하게 당의 지도에 따를 것을 강조해 왔다. 일부 후이족은 닝샤 자치구가 신장(新疆) 웨이우얼 자치구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내놓는다.    

신장 웨이우얼 자치구 수도인 우루무치(鳥魯木齊)에서 한족 지배에 항거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진 2009년 이후 중국 정부는 이 지역에 치안병력을 대폭 강화하고, 위구르 언어와 교육, 종교활동 등을 억압하고 있다.    

이 같은 조처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의 중국내 세 확산과 분리주의 운동 등을 우려한 것이지만, 강경 일변도 정책이 반발만을 불러올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    

후이족의 한 이슬람 신자는 "기존 모스크마저 이슬람 흔적을 지우라는 당국의 지시는 도저히 따를 수 없다"며 "우리는 항상 중국을 조국으로 여기고 사랑해 왔는데 이러한 일을 우리에게 강요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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