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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의 기술' 보여준 트럼프…상대가 누가 됐든 윈윈
北美 ‘비핵화 로드맵’ 막판 간극 좁히기…‘트럼프-김영철 회동’ 반영 세부조율
기사입력: 2018/06/05 [22:10]  최종편집: ⓒ 매일종교신문
문윤홍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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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美 ‘비핵화 로드맵’ 막판 간극 좁히기…‘트럼프-김영철 회동’ 반영 세부조율

북·미(北美) 싱가포르 핵 담판을 눈앞에 두고 이뤄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의 김영철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백악관 면담 이후 양국 실무협상팀은 판문점에서 비핵화의 조건과 일정 등을 놓고 막판 조율을 벌였다.

성 김 필리핀 주재 미국대사가 이끄는 미국 협상단은 6월4일 오전 8시30분쯤 숙소인 서울 시내 호텔을 나서 통일대교를 지나 9시30분쯤 판문점 북측 지역인 통일각에 도착했다. 양국 협상팀은 오전 10시쯤부터 1시간30분 정도 북·미 정상회담 준비를 앞두고 쟁점에 대한 이견 절충을 시도했다.양측은 미국이 협상 초기부터 일관되게 요구해온 북한의 기존 핵무기·핵물질·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의 국외 반출 및 비핵화 일정과 미국이 북한에 제공하는 반대급부를 놓고 밀고 당기기를 한 것으로 보인다. 한 외교소식통은 “북한이 미국의 기존 핵무기 반출 요구에 대해 아직 확답을 주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신속한 북핵 폐기를 바라는 미국 입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영철 부위원장의 면담이 이뤄진 만큼 이에 대한 북한의 진정성 있는 행동이 뒤따라주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 6월12일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각각 독특한 성격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회담장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위원장이 5월27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며 함박웃음을 짓고 있는 모습(왼쪽 사진)과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일(현지시간) 워싱턴 해안 경비대 본부에서 열린 사령부 교대식에 참석해 미소 짓고 있는 모습.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대형 친서를 전달하고 90분 동안 밀담을 나눈 김 부위원장이 평양에 돌아간 이후 북한이 어떠한 메시지를 내놓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김 부위원장은 이날 중국 베이징(北京) 서우두(首都) 공항에서 최강일 외무성 북아메리카국 국장대행 등 일행과 함께 평양행 고려항공에 탑승했다. 5월30일부터 3박4일간 뉴욕·워싱턴을 방문한 뒤 지난 3일 저녁 중간 경유지인 베이징에 도착한 김 부위원장이 평양행 비행기 탑승 전 중국 측 인사와 접촉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김영철이 타기로 한 12시 출발 예정의 고려항공편은 세 차례 출발이 연기된 끝에 예정시간보다 1시간20여분 지나 이륙했다”고 전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이날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전화 통화를 하고 김 부위원장의 방미 결과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외교부는 “한·미 간 긴밀한 협의를 통해 완전한 비핵화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한 방안을 지속해서 모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비비안 발라크리쉬난 싱가포르 외교장관과도 전화통화를 갖고 북·미 정상회담 준비 동향을 공유했다.

한편, 싱가포르가 샹그릴라 호텔 주변 지역을 오는 10일부터 14일까지 ‘특별행사구역’으로 지정하면서 이 호텔이 6·12 북·미 정상회담 장소로 유력해졌다.    

외교부 "終戰선언, 북·미정상회담과 연동…관련국과 협의해 추진"    

정부는 6월5일 “종전(終戰)선언 문제는 북·미정상회담의 상황을 지켜보면서 북한 및 관련국들과의 긴밀한 협의 하에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노규덕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한반도) 종전 선언이 지금 어떤 식으로 논의가 되고 있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노 대변인은 ‘종전선언과 관련해 중국과도 협의하고 있느냐’는 질문엔 “‘관련국들’이라고 말한 게 그런(중국같은) 관련국들이라고 이해해 달라”면서 “그런 해당 국가들과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서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고 다시 말씀드린다”고 했다.종전 선언 가능성을 두고 외신 등에서 주한미군 철수가 잠재적 협상카드로 다뤄지고 있다고 보도한 것에 대해선 “그 문제는 미국의 국방장관이 두 차례 이상 말씀을 하신 걸로 보도가 나왔다”면서 “이(주한미군 철수) 문제는 (북미정상회담의)협상의제가 아니다. 철저히 한미동맹 차원에서 다뤄질 문제”라고 강조했다.노 대변인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싱가포르 방문 여부와 관련해선 “아직 정해진 바가 전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싱가포르 현지에서의 긴밀한 소통과 협의를 위해서 외교부는 한반도평화교섭본부를 중심으로 소관 대표단을 파견하는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비핵화 비용을 부담할 국가로 한·중·일 3국을 거론한 데 대해선 “비용 문제와 관련해서는 앞으로 북미 회담이 개최되고 이어지는 협의 과정에서 적절히 협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답했다.       

폭스뉴스 “김영철에 특별의전…존중표시 부동산개발업자 출신의 방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영철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당 통일전선부장)을 파격 예우한 것은 부동산개발업자 출신으로서의 ‘거래의 기술’을 보여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폭스뉴스의 시사프로그램인 더파이브는 6월1일(이하 현지시간) “대통령이 직접 백악관 밖 김영철 차량이 있는 곳까지 배웅한 것은 엄청난 존중을 표시한 것”이라며 “영화사 소니픽처스 해킹 주범이자 (북한 주민에게) 잔혹한 일을 저지른 인물을 백악관에서 만나는 데 대해 비판적 목소리도 있지만, 트럼프의 이러한 행동은 (뉴욕)퀸스의 부동산개발업자 출신의 거래 방식”이라고 말했다. 방송패널들은 “트럼프는 퀸스의 재개발업자 시절 (김영철보다) 더 나쁜 사람도 많이 다뤄봤다”며 “상대가 누가 됐든 (팔고자 하는) 집 안으로 일단 고객을 유인해 서로 원하는 것을 얻는 윈윈(win-win)의 거래 방식”이라고 풀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 백악관을 방문한 김 부위원장이 떠나는 길을 배웅했으며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김성혜 당 통일전선부 통일전선책략실장, 최강일 외무성 북아메리카국장 대행과 함께 기념촬영까지 했다. 미국의 독자제재 대상인 김 부위원장의 백악관 입성과 트럼프 대통령과의 90분 면담 자체가 엄격한 제재 준수를 강조해온 미국으로선 굉장한 유연성을 발휘한 것이다.     
▲ 6월1일 오후(현지시간) 백악관을 방문한 김영철(왼쪽) 북한 노동당 대남담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을 접견한,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면담을 마친 뒤 집무동 밖에서 김 부위원장과 대화하고 있다.    

NBC뉴스는 “김 부위원장에게 우방국 최고위급 외교관에게 주어지는 의전이 제공됐다”며 “백악관이 거의 모든 면에서 전례 없는 수준으로 김 부위원장을 환영했다”고 평가했다.김 부위원장은 앞서 지난 5월30일 미국 뉴욕공항에 도착했을 때부터 입국절차를 거치지 않고 미국이 제공한 차량의 에스코트를 받아 공항을 빠져나오는 특급의전을 받았다.인민군 대장 출신인 김 부위원장은 2000년 당시 조명록 국방위 제1부위원장이 군복을 착용하고 백악관을 방문했던 것과는 달리 양복을 입고 트럼프 대통령과 만났다. 인민군 차수였던 조명록과는 달리 김 부위원장은 현재 군직(軍職)을 맡고 있지 않아 정장 차림이 오히려 자연스러운 모습일 수 있다. 웬디 셔먼 전 국무부 차관은 “김 부위원장의 양복 착용은 군이 아닌 당이 국가운용을 책임지고 있다는 북한 당국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내에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싱가포르 체류비용 문제가 관심이다. 워싱턴 외교소식통은 3일 “당초 제재 때문에 북한의 정상회담 비용지원이 어렵다는 게 미국 정부의 판단이었으나 최근 김정은의 호텔비를 포함, 체류비용을 미국 정부가 지원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북한이 아직 미국이 원하는 문제에 대한 확답을 주지는 않았으나 회담비용 대납은 북핵 폐기를 끌어내기 위한 수단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미국 폭스뉴스채널의 ‘폭스뉴스와 친구들’은 2일 북한이 김 위원장 숙소로 특별 귀빈실 1박 투숙비가 6000달러(약 645만원)에 달하는 풀러턴호텔을 선호한다는 내용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억류됐던 미국인 3명 석방에 “1달러도 들지 않았다”고 자랑한 점을 거론하며 미국 정부의 대납(代納) 가능성 및 비용 부담을 둘러싼 설왕설래를 전했다.싱가포르가 내는 방안도 거론된다. 응엥헨 싱가포르 국방부 장관은 2일(현지시간) 제17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가 열린 싱가포르 샹그릴라호텔에서 기자들을 만나 “싱가포르는 (북·미 정상회담의) 좋은 개최국이 되도록 맡은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싱가포르가 보안과 숙박·이동 등을 위한 비용을 지불할 수 있느냐는 물음에 “확실히 그렇다”며 “그것은 이번 역사적 회담 과정에서 작은 역할을 하기 위한 비용”이라고 말했다.지난해 노벨평화상과 상금 900만 크로나(약 11억원)을 받은 핵무기폐기국제운동(ICAN)도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핵무기 금지 및 제거를 위한 노력에 공헌하는 차원에서 싱가포르 정상회담의 호텔비를 지불하겠다”고 김 위원장 체류비 부담을 제안했다.    

'반전 또 반전' 판을 장악한 '트럼프식 거래의 기술'
‘북한의 벼랑 끝 전술' '중국 역할론' 무력화… 중재자 남한 역시 지렛대로
    

사업가 시절에 단련된 트럼프 대통령의 '거래의 기술'이 위력을 발휘했다. 260자 취소통보 서한은 북한의 '벼랑 끝 전술'을 무력화(無力化)했다. 북한이 "아무 때나 어떤 방식으로든 마주 앉겠다"고 저자세로 나오게 했고, 트럼프 대통령의 '시진핑(習近平)배후설‘은 '중국역할론'까지 무력화했다. 중재자를 표방한 남한조차 자신의 의지를 관철하기 위한 '지렛대'로 삼고 있다.

북미(北美)정상회담 과정에서 유감없이 발휘된 트럼프 대통령의 '거래의 기술'은 그의 자서전 『거래의 기술(The Art of the Deal)』에 잘 나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서전에서 기술한 거래의 테크닉을 북미정상회담 국면마다 적용했다.예를 들어 "크게 생각하라"는 대목. 트럼프 대통령은 자서전에서 "사람들은 '성사'에 두려움을 갖고 결정을 내릴 때 규모를 축소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에게 (정상회담에 대한) 북한의 의사를 전달받고 '통 크게' 45분만에 수락했다. 당장 4월에 만나겠다는 것을 정 실장의 만류로 5월로 미루기까지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악의 경우를 생각하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 정상을 만날 때도 북한 얘기만 하는 등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지만, 항상 말미엔 "정상회담이 열리지 않을 수도 있다"는 메시지를 잊지 않았다.

"신념을 위해 저항하라"는 대목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을 보름 앞두고 취소를 선언했다. 외교적으로 미국의 신뢰가 추락할 것이라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파기를 선언했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월24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경제성장, 규제완화, 소비자보호 관련 법안에 서명한 뒤 연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서한을 보내 6월12일 개최하기로 예정됐던 북미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했다.      

그밖에도 "지렛대를 사용하라"는 거래의 기술은 트럼프 대통령이 남한을 협상의 지렛대로 삼은 것에서 확인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보다 더한 '벼랑끝 전술'로 나가면 남한이 북한 설득에 나설 것이란 계산이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사업을 재밌는 게임으로 만들어라"고 조언했던 대로 정상회담 협상과정에서 수차례 "모두가 게임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협박과 회유'의 부동산거래 협상을 그대로 사용했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거래 기술이 가장 극적으로 드러난 것이 바로 김 위원장 앞으로 보낸 공개서한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의 것이(핵이) 매우 엄청나고 막강하기 때문에 절대 사용되지 않기를 신(神)에게 기도 드린다"며 ‘협박’을 하다가, "북한이 평화와 번영의 기회를 잃어버린 것이 진실로 역사상 슬픈 순간"이라며 '회유'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마음을 바꾸게 된다면 주저 말고 전화하거나 편지해 달라"며 ‘여지’를 남겼다. 이런 거래의 기술을 통해 판을 뒤집어버리고 다시 주도권을 잡았다. 하지만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트럼프 대통령은 '(외교) 관계의 기술'을 마스터하기 위해선 '거래의 기술'을 넘어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보여준 거래의 기술이 한번은 성공할지 몰라도 결국 외교에선 치명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美 IBD "김정은, 트럼프의 ‘거래의 기술’에 첫 희생양?“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 정상회담 취소 공개서한은 역설적으로 김정은이 미국이 기뻐할 수 있는 조건을 들고서 싱가포르 정상회담에 나올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트럼프 특유의 테크닉 중 하나였다는 분석이 미국 조야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5월24일(현지시간) ‘미국 서부의 월스트리트저널’이라고 불리는 투자전문 유력지 ‘인베스터스 비즈니스 데일리(Investor's business Daily, 이하 IBD)'는 ’북한 김정은, 트럼프의 ‘거래의 기술’을 맛보다(North Korea's Kim Just Met 'Art of The Deal)' 제하의 사설을 내보내 그런 미국 조야의 분석 일단(一端)을 내비췄다.   

◆“이것이 바로 트럼프식 외교 스타일(Trump-style)”    

“북미정상회담 취소가 외교적 참사라고? 천만에, 이것이 바로 트럼프식 외교 스타일(Trump-style)이다”. 지난 5월24일 트럼프 대통령의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취소 결정사건과 관련 IBD 사설의 첫 문장이다.

IBD는 이번 사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보여준 과감한 협상 전술을 통해 전세계는 김정은의 본질을 다시 한번 꿰뚫어 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마련됐다고 밝혔다.

IBD는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여러 사안들에 대한 견해를 트윗으로 표출해왔던 것과 달리, 이번에 북미 정상회담 취소 소식만큼은 이례적으로 공개서한이라는 방식으로 작성됐다는 사실을 전하면서, 트럼프의 공개서한에는 놀라울 정도의 ‘깊은 외교적 당위(deft diplomatic reasoning)’가 담겨있다고 평가했다. 공개서한은 사려 깊은 외교적 수사를 통해서 정상회담 취소 배경을 아래와 같이 소개했다.

“귀측(북한)의 가장 최근 발언에 나타난 엄청난 분노와 공개적 적대감으로 볼 때, 현 시점에서 장기간 준비해온 회담을 진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느껴집니다. 따라서 국제 사회에는 해악이 되겠으나, 우리 회담 당사국들을 위해 싱가포르 정상회담이 개최되지 않을 것임을 이 서한을 통해 알리고자 합니다.”

IBD는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서한이 최선희 북한 외무부상이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에 대해서 ‘무지하고 멍청하다(ignorant and stupid)’라는 날 선 비판을 가한 이후에 작성된 것이라고 보도했다. 사실, 북한 외무부상 최선희의 격한 반응은 펜스 부통령의 “북한이 미국과 비핵화 협상을 거부하면 리비아 전철을 밟을 것이다”라는 발언 이후에 나온 것이다. 이에 대해 IBD는 펜스 부통령의 발언은 독재자 무아마르 가다피가 이끌던 리비아 정권의 붕괴 사태를 암시한 것으로, 사실상 북한 수뇌부에 대한 강력한 경고의 성격이 담겨있었던 것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식 외교 참사? 천만에, 전혀 사실무근이다”    

IBD는 “김정은 위원장이 그의 할아버지 김일성과 그의 아버지 김정일과 마찬가지로 정상회담을 선결조건으로서 많은 양보(pre-summit concessions)를 얻어내기 위한 방편으로 여기는지, 아니면 정말로 진정성 있는 비핵화 화해의 첫걸음(nuclear rapprochement)으로 여기는지 확인하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고 지적했다.

공개서한에서 언급한대로 트럼프 대통령이 경계를 늦추지 않는 것은 천만다행이었다. 최근 김정은은 수개월 가량 지속된 ‘미소공세(charm-offensive)’에서 전통적인 ‘위협 공세(just plain offensive)’로 태도를 전환한 경우가 여러 건 있었다. 이에 대해 IBD는 “북한은 한미 연례 합동 군사훈련을 빌미로 갑작스럽게 남북 고위급 회담을 취소했다”면서 “이는 정상회담의 애초 취지가 어디까지나 비핵화였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북미 정상회담에서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 의제를 배제하기 위해 꼼수를 부린 것이다”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IBD는 계속해서 “북한의 갑작스런 태도 전환과 추가적 양보 요구에 대해서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회담 취소 이외에는 별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런 와중에 김정은은 핵시설 폭파 ‘쇼‘까지 했다. 이는 한국과 미국에 비핵화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제스처라고 하지만, 북한은 정작 전문가들은 배제하고 핵 문제에 과문한 외신 기자만 참관을 허용했다. 이와 관련, IBD는 “전문가들의 참관 부재로 어떤 시설이 파괴되었는지, 혹은 어떤 시설이 평양의 핵무기 프로그램과 관련 있는 시설이었는지 조차도 가늠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의 “거래의 기술” VS 3대째 전승된 김씨 왕조의 “사기 협잡술”    

IBD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적 행보를 개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서한에는 세심하게 미국인 납북자 3명의 귀환 조치와 관련, 김정은에 대한 감사 표시를 빠뜨리지 않았다. 이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아름다운 제스처(beautiful gesture)’라고 한껏 치켜세우며, 칭찬까지 마다하지 않았다. 이어 IBD는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일말의 가능성은 열어두는 신의 한 수를 뒀다. 그러면서 다시 공을 북한 김정은에게 전략적으로 넘겼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대해 ‘영리한 한 수(Smart Move)'라고 평가했다.    
▲ 강자와의 거래에서는 이득을 보기가 힘들다. 더구나 강자이면서 거래기술자로부터는 이득을 보기는 더더욱 힘들다.     

미국기업연구소(AEI: American Enterprise Institute)의 북한 전문연구원인 니콜라스 에버스타드(Nicholas Eberstadt)는 북한의 전술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개괄했다.

“이러한 북한의 행보는 ‘전형적인 협상흔들기 기술(standard shakedown techniques)’이다. 이러한 협상 기법은 김씨 왕조 3대에 걸쳐 극강의 완성도를 자랑하고 있다. 김정은의 협상 전술은 성대한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른바 ‘선제적 양보(pre-emptive concessions)’를 받아내기 위한 잔기술이다. 이러한 북한의 협상 방식은 과거에 많은 성과를 가져왔던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북한의 협잡술 덕분에 북한은 사실상 핵무기 고도화를 마친 비공식 핵보유국이 됐다.”

IBD는 “이러한 북한의 속내를 간파한 트럼프 대통령이 김씨의 ‘허세(bluff)’를 콕 집어낸 것이다. 과거 199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면 클린턴 대통령이 북한과의 비핵화 협정을 맺었으나, 은둔 김씨 왕조는 수많은 협정 파기를 반복해 왔으며, 사실상 미국에게 밥 먹듯이 사기를 쳐 왔다”고 지적했다.

북한은 협정에 서명한 후 경제적 이득을 챙기고 더 이상 실익이 없다고 판단되면 곧바로 협정을 휴지 조각으로 만들어 버리는 일이 부지기수였다. IBD는 “북한은 역대 모든 미국 행정부에게 물을 먹여왔다”면서, “초정파적으로 공화, 민주 양당에게 아주 평등하게 (사기 협잡술을) 적용해왔다(And, no, this is not a partisan issue: They've done it with Democratic presidents and Republican ones alike)”고 꼬집었다.    

◆“이란 핵 협정 파기” 와 “북한 비핵화”는 이란성 쌍둥이 이슈    

IBD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핵협정을 과감하게 폐기한 것도 바로 북한과의 그동안 잘못된 핵 협정의 연장선에서 바라봐야한다고 설명했다. 

이란 핵 협정은 협정내용을 제대로 준수하지 않는 이란 측의 행위에 대해선 별다른 제재 규정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 이란 핵 협정은 그저 이란에 대한 미국의 경제 지원책만 담겨있을 뿐이었다. IBD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핵협정 폐기 결단은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을 포함한 많은 백악관 참모들의 공통된 의견이었으며, 미국측은 먼저 협정을 파기하는 일에 별다른 부담을 느끼지 못했다”고 전했다.

허드슨연구소(Hudson Institute)의 선임 연구원인 타드 린드버그는 “김정은이 (오바마 행정부의) 이란 핵 협정보다도 못한 비핵화 조건에 왜 합의해주겠는가? 나쁜 협정을 방치하면 또 다른 나쁜 협정에 대한 선례(precedent)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IBD는 거칠고 예측 불가능한 초대형 부동산 비즈니스 영역의 개발 사업가로 잔뼈가 굵은 트럼프 대통령은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서 때로는 협상 테이블을 박차고 나와야 한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고 소개했다.

거래를 할 때에는 오히려 상대에게 ‘역제안(counter-offer)’을 던지는 것도 중요하다. 또 이후에도 협상이 지리멸렬해진다면, 아예 거래를 깨끗이 접는 것이 훨씬 더 낫다. IBD는 이런 원칙을 지키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를 높게 평가했다.    

◆“김정은, 이제 당신이 수를 둘 차례다(Your move, Mr. Kim)”    

IBD는 최소한 김정은과 북미정상회담 취소 사태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직감(instinct)’은 적중했다고 평가했다. IBD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핵폐기 원칙을 어떠한 조건에서도 타협 없이 지속적으로 관철할 것”이라며 “오히려 북미간 협상이 결렬될 경우에 (북한이) 치러야 할 대가가 만만치 않을 것”라고 시사했다.

IBD는 공은 이제 북한으로 넘어갔다면서, 북한의 북미정상회담 복귀가 그래도 신상에 이로울 것이라는 진단을 내리고서 사설을 마무리 했다. 

IBD의 사설 이후에 북한은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초강수에 꼬리를 내렸다.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서한이 전달된 지 7시간여 만인 5월25일 오전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 다음과 같은 담화문을 발표했다. “우리는 항상 대범하고 열린 마음으로 미국 측에 시간과 기회를 줄 용의가 있다 ... 아무 때나 어떤 방식으로든 마주앉아 문제를 풀어나갈 용의가 있다”

자존심에 죽고 산다는 북한으로선 이례적인 굴욕적 대미(對美) 대화의지 표명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거래의 기술'은 역시 힘에 굴종하는 상대에게는 최적화된 기법인 모양이다.
<문윤홍·시사칼럼니스트·moon475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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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 종교의 진정성을 두루 살펴 보고 이해함으로써 각 종교와 사회의 화평과 상생, 조화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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