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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여성운전 허용, 거리로 나온 여성들

매일종교 뉴스2팀 | 기사입력 2018/06/24 [19:22]
여전히 곱지 않은 내부 시선, 운전 교습비 남성의 6배

사우디 여성운전 허용, 거리로 나온 여성들

여전히 곱지 않은 내부 시선, 운전 교습비 남성의 6배

매일종교 뉴스2팀 | 입력 : 2018/06/24 [19:22]

지구촌 마지막 여성운전 금지국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 24일(현지시간) 0시부터 여성도 차량을 직접 운전할 수 있게 되자 수도인 리야드에는 자정이 지나자마자 차량과 오토바이를 몰고 도로로 쏟아져 나온 사우디 여성들로 가득찼다.     

사우디 경찰은 전날부터 전국 도로 곳곳에 경찰력을 배치했다. 경험이 없는 여성 운전자들을 보호하고 사고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여성 운전자의 교통 사고를 전담하는 인력과 전용 유치장도 마련했다. 여성이 운전하는 차량을 뒤쫓으며 위협하거나 성희롱을 하는 등의 행위도 집중 단속했다. 자동차 업체들 역시 여성 전용 구매 상담전화를 설치하거나 여성 직원만 배치된 대리점 등을 속속 선보였다.

그동안 사우디 여성은 차량에 탑승하더라도 남성이 운전하는 차의 뒷좌석에 앉아야 했다. 이에 반발한 사우디 여성 40명은 지난 1990년 항의 운전을 시작으로 약 30년 동안 여성운전 금지 정책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여 왔다. 하지만 작년 9월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다른 개혁 정책들과 더불어 여성운전을 허용하겠다는 내용의 칙령을 발표했다. 빈 살만 왕세자가 야심차게 추진 중인 ‘비전 2030’ 정책에 따른 것이다. 국가 경제에서 석유 의존도를 줄이겠다는 청사진을 그린 비전 2030 정책은 여성의 사회 참여 기회를 대폭 늘리겠다는 내용도 담고 있다.


이에 사우디 교통당국은 지난 4일 여성들을 대상으로 운전면허 발급을 시작했고, 이날부터 도로도 개방했다. 자정이 넘은 시각 리야드는 여성 운전자가 모는 차량들로 북적였으며, 이런 모습은 외신 및 현지언론들을 통해 전 세계에 퍼졌다. 외신들은 대부분의 여성 운전자들이 설레임과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고 전했다. 국영 사우디 현지언론들은 이날을 사우디 여성의 권한을 크게 높인 ‘역사적인 날’, ‘기념비적인 날’로 기록했다. 그러면서 과감한 결정을 내린 살만 국왕과 빈살만 왕세자를 칭송했다.한편 여성운전이 허용됐음에도 사우디 내부에선 여전히 곱지 않은 시선이 적지 않다. 보수적인 남성들은 문화적 금기를 깼다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꾸준히 비난과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여성을 대상으로 한 운전 교습비가 남성의 6배에 달하는 등 인프라가 정책을 따라가지 못하는 현실도 문제점으로 꼽혔다.    

또한 운전 허용에도 불구하고 사우디 여성들은 여전히 여행이나 결혼, 이혼이 자유롭지 못하며 복역 후 석방도 남자 친척의 승인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비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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