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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삶은 어떠했나요?…天國가기 전 떠올려보세요
'선종피정' 여는 성모노인쉼터 최성균 신부…관에 들어가보기 등 '웰다잉 교육'
기사입력: 2018/06/28 [07:26]  최종편집: ⓒ 매일종교신문
문윤홍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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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종피정' 여는 성모노인쉼터 최성균 신부…관에 들어가보기 등 '웰다잉 교육'

어느 유력 일간지가 명사들에게 ‘나 떠나는 날엔’이라는 타이틀로 기고문을 연재하고 있는데 여기에서 산악인 엄홍길은 ‘마지막 날, 인생의 정상에 오르리라’는 제목으로 이렇게 쓰고 있다.

‘오른발이 타들어가듯 매웠다. 눈 속에 처박혔던 오른발을 겨우 끄집어냈을 때 두 눈을 의심했다. 발이 180도 꺾여 다리 끝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었다. 1998년 안나푸르나 등정 4번째 시도 때의 일이다. 해발 7600m, 경사 60도 산비탈에서 미끄러져 추락하는 대원을 구하려다 같이 떨어졌다. 아연실색한 대원에게 발을 제자리로 돌려 달라고 말했다. 부러진 발을 꺾는 고통은 표현할 방법이 없다. 얼추 제 모습을 찾은 다리에 대나무를 묶어 고정했다. 살기 위해 절뚝거리며 산을 내려갔다. 입이 말라 단내가 진동했고, "살자, 살자, 살아야 한다"를 되뇌었다. 정상에서 멀어질수록 고통은 커졌다.기적적으로 살아서 한국에 돌아왔지만, 살아있는 게 아니었다. 완치돼도 겨우 걸어 다닐 수 있을 정도라는 진단을 받았다. 산악인에게 산을 오를 수 없는 삶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결국 사고 10개월 만에 다시 안나푸르나에 도전했다. 모든 사람이 "이번엔 정말 죽을 것"이라며 말렸다. 하지만 내 의지는 확고했다. 죽으러 가는 것이 아니라, 살러 가는 것이었다.

안나푸르나의 높이는 8091m다. 산악인들은 해발 8000m 이상을 '신의 영역'이라 부른다. 죽기를 각오하지 않으면 신이 등정을 허락하지 않기 때문이다. 놀라운 것은 추위에 살이 찢기고, 근육통에 온몸이 부서질 것 같은 고통 속에서도 "정상에 갈 수 있다면 죽자"고 각오하는 순간부터는 아무런 느낌이 들지 않는다. 마치 죽은 사람처럼 무감각하다. 그토록 갈망했던 산 정상에 깃발을 꽂은 뒤에도 환희는 찾아오지 않는다. 그곳엔 아무것도 없고 내 마음도 텅 비어 고요하다. 죽을 수 있기 때문에 산을 오른다. 죽음이 없다면 히말라야가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우리는 모두 인생을 오르고, 그 정상에는 죽음이 기다린다. 죽음이 있기에 산을 오르는 과정에 의미가 있다.‘ (하략)   

"잘못 뉘우치고 준비할 수 있어야" 그동안 代洗 준 어르신만 2만명

요즘 우리 사회에서도 ‘죽음’에 대한 인식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 지금까지 사는 일에만 몰두해 왔는데 죽음에 대해서도 깊이 성찰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잘 사는 것, 웰빙(well-being)도 중요하지만 잘 죽는 것, 이른바 웰다잉(well-dying)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잘 죽기 위한 준비로 유서 쓰기나 장기제공 서약, 관(棺) 체험 등을 통해 ‘죽음’을 미리 준비하고 체험함으로서 삶의 의미를 더 생각하게 된다.

서울 종로구 성모노인쉼터에서 사목(司牧)하고 있는 최성균(돈보스코) 신부는 '죽음과 함께하는 사제'다. 그는 매주 화·토요일 이곳에서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선종(善終: 별세) 피정'을 연다. '웰다잉 교육'의 가톨릭 버전이다. 참가자들은 최 신부로부터 천주교 교리로 본 죽음에 관한 강의를 듣고 첫 수업에서 관에 들어가는 체험을 한다. 최 신부는 "무섭다고 도망가는 분도 있지만 대부분은 '생각보다 참 편하네요. 나의 마지막 잠자리가…'라고 말씀하신다"고 했다.    
▲ 성모노인쉼터엔 관(棺)과 해골 모형이 비치돼 있다. 최성균 신부는 “평소 죽음을 준비하자는 뜻”이라며 “하느님 앞에 섰을 때 우리가 보여드릴 것은 기도, 극기, 자선을 얼마나 실천했는지 밖에 없다”고 했다.     

최 신부의 정식 직함은 천주교 서울대교구 노인요양시설·요양병원 전담사제다. 요양병원 200여 곳을 발로 뛰며 생의 마지막 순간 그가 조건부 세례인 '대세(代洗)'를 준 어르신이 2만명이다. 병자성사를 한 인원도 2000명에 이른다.

노인 문제를 전담하게 된 계기는 2001년 서울 종로성당 주임사제로 부임하면서부터다. 성당 인근 탑골공원과 종묘공원에 어르신이 넘쳐났다. 식사를 대접하고 용돈을 챙겨드리는 노인복지 사목을 시작했다. 서울대교구 노인대학연합회 회장, 노인복지위원장, 보건복지부 중앙노인보호전문기관 기관장도 잇달아 맡게 됐다.

2007년부터는 요양병원을 찾아나섰다. "우리 할아버지도 천국 가게 해주세요"라는 한 할머니 신자의 호소 때문이다. 요양병원 환자들은 아무런 준비 없이 죽음을 기다리고 있었다. 최 신부가 베푸는 세례식은 일반 세례식과는 다르다. 일반 성당의 세례는 가족과 교우들 축하 속에 성대히 열리지만, 최 신부의 세례는 약과 변 냄새 진동하는 병실에서 환자가 누운 채 이뤄진다. 세례를 원하는 환자를 찾아 "어르신, 이제 그동안 잘못한 것 다 뉘우치고 하느님께 진심으로 용서를 청하십시오"라고 권한다. 신자인 경우는 마지막 고해성사와 병자성사를 드리고 예수의 몸인 성체(밀가루떡)를 잘게 쪼개 입안에 넣어준다. 천국 가는 길을 예수님과 함께한다는 '노자(路資) 성체'.

최 신부가 최근 펴낸 『아직 천국을 준비할 시간이 남아 있다』(가톨릭출판사)에는 지난 10년간 요양병원을 순례하며 만났던 다양한 죽음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병실을 찾은 신부의 손바닥에 '모' '니' '카'라고 자신의 세례명을 적은 할머니, 음식을 삼킬 수 없는 상태임에도 성체를 받아 모시려고 입을 벌리는 할아버지, 대세를 받고 1분도 안 돼 임종한 경우…. 마지막 순간 자신의 삶을 반성하며 편안하게 임종하는 모습은 때로 성스럽게 느껴진다.

최 신부가 2014년 '선종 피정'을 시작한 것은 준비 없는 죽음을 막기 위해서였다. 그는 "인생에서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누구나 죽는다는 것이고, 불확실한 것은 언제인지 모른다는 것"이라며 "항상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 신부는 "피정을 통해 천국 가는 길을 준비해서인지 쉼터를 다녀가신 분들은 비교적 오래 고통 받지 않고 편안히 가시는 편"이라고 했다.     
▲ 수지침 봉사가 있는 6월20일 쉼터를 찾은 할머니 신자가 수지침을 꽂은 채 기도를 드리고 있다.     © 매일종교신문

항상 죽음과 마주하며 살고 있는 최 신부는 매일 잠들기 전 1만2000명씩 고인(故人)의 이름을 부르며 기도를 올린다. 쉼터를 다녀간 고인과 요양병원에서 대세를 받고 임종한 환자들, 종합병원에서 나온 부음(訃音) 명단 등 그가 지닌 고인의 명단은 86만명. 그는 "은퇴 후에도 노인사목을 자청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인간적 번민은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사제관엔 성모상과 그림이 10여점이나 있었다. "항상 눈을 뜨면 성모님이 보입니다. 그렇게 힘을 얻습니다."      

“하느님 나라를 준비해야 할 시간, 바로 지금입니다”
노인들을 하느님 나라로 안내해 온 한 사제의 司牧 일기
     

우리는 주변에서 당장의 이익이나 즐거움만 좇으며 삶을 살아가는 이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삶뿐만 아니라 신앙생활도 일이 바쁘다거나 자신의 상황이 어렵다며 나중으로 미루는 이들도 볼 수 있다. 이렇게 마치 지금이 영원한 것처럼 살아가며, 하느님 나라로 가기 위해 어떠한 준비를 해야 하는지 생각조차 하지 않는 이들이 많다.

이러한 이들이 삶과 신앙에 대해 숙고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책 『아직 천국을 준비할 시간이 남아 있다』(가톨릭출판사)가 출간되었다. 이 책은 20년 가까이 노인들이 마음 편히 하느님 나라로 갈 수 있도록 이끈 종로 성모노인쉼터의 최성균 신부가 사목 현장에서 직접 겪은 일들을 기록한 에세이다. 저자는 200여 곳이 넘는 요양 병원과 요양원에서 노인 수만 명을 만난 체험과 그를 통한 성찰들을 이 책에 담았다. 이 책은 신앙 안에서 살아가는 삶이 얼마나 큰 은총인지 알려 주며, 삶을 돌아보고 기도하는 가운데 통회하고 보속하며 천국을 준비하는 일이 바로 지금 해야 할 일임을 가슴 깊이 일깨워 준다.

누구나 한 번은 인생의 마지막 고통의 시간을 거쳐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신부님이 이 책에 펼쳐 놓으신 다양한 노인들의 이야기는 우리 삶의 자세를 되돌아보게 하며, 각자가 어떻게 죽음을 준비하고 마지막 시간을 맞이해야 할지를 진지하게 생각하도록 해 줍니다.
- 유경촌 주교의 ‘추천의 글’ 중에서   

◆사제가 직접 경험한 생생하고 감동적인 일화들      

2001년부터 노인 복지 사목을 하던 저자는 2007년에 한 할머니가 자신의 남편도 ‘천국에 가게 해 달라’며 조르는 바람에 한 요양 병원을 방문하게 됐다. 그런데 그곳에서 사제를 만날 수 없어서 봉성체는 물론 세례성사나 병자성사도 할 수 없는 신앙적으로 힘든 수많은 노인들을 보았고, 그때부터 요양 병원과 요양원을 찾아다니며 노인들을 천국으로 안내하는 일을 하게 되었다.

최 신부를 만난 노인 대부분은 “나는 예수님, 성모님 손 꼭 잡고 천국으로 갈 거예요.”, “이제 이 예수님 상본을 꼭 끌어안고 잘래요.” 하며 눈물을 흘리면서 기뻐하고, 하느님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이 밖에도 치매에 걸려 다른 것은 모두 잊어버렸는데도 감사의 말만은 기억해서 항상 “감사합니다.”라고 말하고 다니는 할머니의 사연, 임종 직전에 이르러서야 신자임에도 불구하고 평생 무당으로 살아온 삶을 회개한 할머니의 사연, 산사태로 공원묘지가 훼손되어 수많은 시체가 뒤엉켰지만, 돈이 없어 수의 대신 땡땡이 무늬 나일론 천으로 시체를 감싼 덕분에 어머니를 쉽게 찾은 아들의 사연, 남편을 화장한 후에 목에 걸었던 스카풀라만 타지 않은 것을 보고 남편이 천국에 갔다고 확신한 할머니의 사연 등 이 책에는 저자가 노인들의 복지와 영성을 위해 애쓰며 여러 곳을 방문하는 동안 겪은 일화들이 담겨 있다. 저자가 보고 느낀 그대로를 꾸밈없이 담은 일화들은 때로는 놀라움으로, 때로는 깊은 감동으로 다가온다. 이러한 일화들은 우리가 삶과 죽음에 관한 깊은 성찰과 묵상으로 나아가도록 이끌어 준다.  

저는 어르신들께 항상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제가 어르신들의 경제적, 신체적, 사회적, 정서적 어려움을 도와 드린다고 해서 그 문제들을 얼마나 해결해 드릴 수 있겠습니까? 저에게는 그것을 완전히 만족시켜 드릴 힘이 없습니다. 하지만 신앙적으로 천국에 가시는 길만큼은 자신 있게 알려 드릴 수 있습니다.” 제가 주님의 사제로서 노인 사목을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 최성균 신부의 ‘인사말’ 중에서    
             
◆저자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인생의 길잡이가 되는 교훈들    

이 책은 저자가 20년 가까이 사목하며 쓴 일기를 모은 것이니만큼, 각각의 에피소드마다 현장에서 저자와 함께 경험하듯 생생함을 느낄 수 있으며, 흥미롭게 이야기를 읽는 동안 저자가 전하고자 하는 교훈까지 자연스럽게 깨닫게 된다.

저자 최성균 신부는 사목 방문을 하면서 인생의 마지막에 이르러 세례를 받고 싶어도 사제를 만날 수 없거나, 봉성체나 노자 성체를 받고 싶다고 해도 가족이 들어주지 않아 답답해하는 노인들을 많이 만났다. 그러한 이야기들은 독자들이 가족과 주변을 돌아보고, 그들을 하느님 나라로 이끌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해 보도록 이끈다.

또한, 이 책에는 노인뿐만 아니라 젊은이들에 관한 이야기도 있다. 병으로 몸을 움직일 수 없어 절망하는 중년 남성이나, 젊은 여성의 묘비에 적힌 감동적인 묘비명에 관한 이야기를 읽으며, 독자들은 신자로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또 하느님 나라를 가기 위해 준비하는 일은 젊든 건강하든 결코 미뤄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그밖에도 이 책에 실린 갖가지 이야기들은 독자들이 지금 서 있는 자리에서 신자로서, 부모로서, 자녀로서, 사회의 일원으로서 무엇을 해야 할지 일깨우고, 지금 실천하도록 북돋워 준다.     

“저는 천국으로 갈 것을 확신합니다. 그래서 저는 기쁘게 갈 수 있습니다. 그러니 슬퍼하지 마세요. 오히려 제가 더 행복하니까요.” 나는 이 글을 읽는 순간 발걸음을 뗄 수가 없었다. 그리고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하면서 어떻게 이런 신앙을 품고 있었을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 우리는 하느님 안에서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지만, 천국에 갈 것을 얼마나 확신하며 살아가고 있는가? 죽음이 임박했을 때 이 자매님처럼 하느님 나라에 가는 것을 확신할 수 있는 그런 삶을 살고 있는가?
― 본문 중에서

◆본문 속으로    

어느 한 아들이 나에게 뛰어와서 눈물을 닦으며 했던 말이 지금도 가슴에 남아 있다. “신부님, 저는 어머니 유골을 찾았습니다. 형편이 너무 어려워 수의도 못해 드렸는데……. 그래서 수의壽衣 대신 ‘땡땡이’ 무늬 나일론 천으로 돌아가신 어머니를 싸서 보내 드렸는데…… 그 천이 썩지 않아 어머니를 찾았습니다.” 함께 기뻐해 줘야 할지, 가슴 아파해야 할지…… 수의도 못해 드리고 어머니를 차가운 땅에 묻었던 아들의 그 당시 심정이 어떠했겠는가? 그런데 지금은 그 덕에 모친의 유골을 찾았으니 오히려 잘된 일이라고 해야 할 것인지……? 그저 ‘땅에 묻혀 썩으면 수의도 소용이 없구나.’라는 생각뿐이었다. … 부모님을 모셔 드리고 넘치는 꽃으로 장례식장을 장식해 드리고 거창하게 장례식을 치러 드리는 것이 아닐 것이다. 이 모든 일은 이미 세상을 떠나 고인故人이 된 영혼에게는 아무런 의미도 도움도 되지 않는다. 연옥에서의 단련을 조금이라도 줄이고 천국에 들기 위해 지은 죄를 열심히 보속하고 공로를 쌓는 것이 죽음을 잘 준비하는 것이며, 돌아가신 부모님이 한 시간이라도 빨리 연옥에서의 시간을 줄일 수 있도록 미사를 자주 봉헌해 드리고 연도를 매일 바쳐 드리는 것, 그리고 나의 공로를 부모님에게 돌려 드리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이라는 것을 우리는 깨달아야 할 것이다. 나는 사제로서 우리 모두가 ‘더 늦기 전’에 이를 깨닫기를 오늘도 기도드린다.
― 69~72쪽, ‘수의 대신 ‘땡땡이’ 무늬 나일론 천으로‘ 중에서 

요즘 같은 때 우리는 모두 이런 기적을 기다린다. 어떤 희망도 보이지 않는 오늘날을 살면서 우리가 가질 수 있는 희망은 오직 하느님뿐이라는 것을 우리는 신자이기에 잘 알고 있다. 우리의 유일한 희망이신 하느님께 모든 것을 맡기고 매달린다면 그분은 절대로 우리의 손을 놓지 않으신다. 어떤 일도 하실 수 있는 전지전능하신 그분의 사랑과 은총에만 의지한다면 우리에게도 또 다른 기적들이 일어날 것이다.              
― 80~81쪽, ‘엄마, 나는 많이 줘’ 중에서     

요양 병원에 계시는 많은 어르신들은 3년 만에, 2년 만에, 1년 만에 사제를 만나시고 또 예수님을 모시면서 그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하신다. 우리들이 과연 그 3년, 2년, 1년의 기다림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을까? 우리는 날마다 미사를 봉헌할 수 있고 또 성체를 모실 수 있다는 것을 얼마나 감사하고 있는지, 또 이렇게 날마다 주님의 몸을 얼마만큼 기쁘게 모시고 있는지 반성해 본다. 오늘은 요양 병원을 나오면서 우리가 주님께 바쳐야 할 기도는 두 가지가 전부는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였다. 진심으로 ‘주님께 감사’를 드리고, 주님께서 주신 은총에 정말로 ‘기뻐하는’ 것이라고…….
― 130~131쪽, ‘우리 주님이 최고야! 성모 어머니가 최고지!’ 중에서           

연장자에 대한 애정이 노인사목의 출발점    

"노인 자살율이 해마다 급증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한국사회에서 노인은 그만큼 외롭고 고통받고 있습니다. 교회가 어떻게 이들을 외면할 수 있겠습니까?" 2005년 1월27일 서울대교구 사제인사에서 교구 노인복지위원회 초대 위원장이라는 중책을 맡았던 최성균 신부는 '노인문제의 심각성'을 말하는 것으로 소감을 대신했다. "종묘 공원에만 보더라도 하루에 3000~4000명의 노인들이 몰립니다. 이들에게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해야 합니다. 노인들이 인간다운 삶을 누리고 기도와 신앙생활 안에서 영적으로 풍요로운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최 신부는 A4 용지 5쪽 분량의 자료를 통해 어떻게 할 것인지 밝혔다. 뀬가톨릭 노인복지기관 지원 뀬노인복지 정책과 제도개선, 교육 및 연구 뀬노인 전문 봉사자 교육 및 양성 뀬노인선교복지센터 운영 뀬노인 능력은행 설치 뀬노인마을 건립 뀬노인공동주택(원룸형) 건설 뀬소양로원(그룹홈) 운영….

하나 하나가 결코 쉽지 않은 과제다. 현재 부분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노인선교복지센터 하나만 봐도 녹록치 않다. 매주 정기적으로 노인 무료급식(토 300여명, 월 150여명)을 실시하고 있으며 70여명에게 매월 생활비를 전달하고 있다. 200~400여명에게는 의류 및 식사 지원 사업도 하고 있다. 가정방문도 실시하고, 의치 및 보청기도 무료로 전하고 있다. 이ㆍ미용서비스, 노인문제 상담은 기본. 앞으로는 무료 납골묘 제공 등 선종 봉사도 구체화한다는 계획이다. "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 당장 갈 곳이 없어서 거리에서 생활하는 노인, 자녀가 있지만 실질적으로 돌봄을 받지 못하는 차상위 계층 노인, 노후에 거처할 곳을 애타게 찾고 있는 중산층 노인 등을 위한 다각적이고 체계적 지원 프로그램이 필요합니다." 최 신부는 길거리에서 생활하는 한 노인을 위해 사비를 털어 월 13만원 방을 얻어 주었다. 연장자에게 대한 애정. 노인사목의 출발점이었다. "어려운 처지에 있는 한 할머니가 노인 무료급식에 써 달라고 1000원을 들고옵니다. 불편한 몸인데도 비오는 날 지팡이에 의지해 미사에 나오는 노인도 있습니다. 이런 노인들의 순수한 마음에 많은 감동을 받습니다. 우리가 조금만 신경을 쓰면 인생을 얼마 남겨 놓지 않은 이런 분들에게 신앙의 행복과 편안한 노후를 알려드릴 수 있습니다."     
         
최성균 신부는 누구인가    

1981년 사제품을 받고 명동·신림동·응암동 보좌 신부, 일산·성수동·공릉동·독산동·종로 주임 신부로 사목했다. 2001년 종로 성당에서 종묘공원 노인들을 대상으로 노인복지 사목을 시작, 서울대교구 ‘노인대학연합회’ 회장, ‘노인복지위원회’ 위원장, 보건복지부 ‘중앙노인보호전문기관’ 기관장을 역임했다. 2007년부터 노인 요양 병원·요양원 방문 사목을 시작했고, 2008년 종묘공원 인근에 ‘성모노인쉼터’를 개소하여 현재까지 노인들의 복지와 영성을 돕고 있다. 2014년부터는 ‘선종 피정’을 통해 노인들이 마지막 순간을 잘 맞이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성체흠숭지례』(2018, 으뜸사랑)가 있다.
수암(守岩) 문윤홍 大記者/칼럼니스트, moon475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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