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守岩 칼럼
정치판 닮아가는 조계종 내분
총무원장선거, 종단 이력으로 살펴본 판세는?
기사입력: 2018/09/08 [18:06]  최종편집: ⓒ 매일종교신문
문윤홍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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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무원장선거, 종단 이력으로 살펴본 판세는?    

정치와 종교는 어떤 면에서 서로 닮았을까. 권력다툼에 있어서 한 치의 양보 없이 진흙탕 싸움도 불사한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최근 대한불교 조계종 총무원장의 조기사퇴와 이와 관련된 주류(제도권)와 비주류(재야권) 세력 간의 교권(敎權)쟁탈전을 바라보면서 그러한 생각이 드는 것은 왜일까. <8월23일 守岩칼럼- ‘佛心 달래지 못한 총무원장 사퇴…조계종 앞날은’ 참조>

조계종 수장인 총무원장 설정스님의 조기사퇴로 다시 실시되는 선거가 임박하면서 두 세력 간 내분(內紛)도 심화되고 있어 향후 조계종 새 지도부가 순항(順航)해 나갈지 주목된다.

9월28일 실시되는 조계종 제36대 총무원장 선거의 후보등록이 마감됐다. 후보등록 결과 추첨 등을 통해 기호 1번에 혜총스님, 2번 원행스님, 3번 정우스님, 4번 일면스님이 총무원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4명의 스님들로 제36대 총무원장 선거가 치러진다. 당초 하마평(下馬評)은 더욱 많았지만, 대체적으로 4명 스님들의 등록은 어느 정도 예상이 됐다.

그러면 앞으로의 판세가 어떻게 될 것이며 당선이 유력한 후보는 누구일까.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는 간선제로 치러진다. 4명의 스님들 모두 종단에서 주요 요직을 거쳤고 사회 활동도 많이 하셔서 법명이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총무원장 선거는 24개 교구본사에서 1개 본사 당 10명씩 선거인단이 참여한다. 중앙종회의원 81명이 참가해서 321명의 투표로 결정된다.   
▲ 조계종 제36대 총무원장에 출마한 후보자들. 왼쪽부터 혜총, 원행, 정우, 일면 스님      


2018년에는 중앙종회의원이 3석 공석이 돼서 318명이 투표하게 된다. 후보스님 모두 각 교구에서 기본적인 표를 받아야 하고, 중앙종회 활동을 많이 해온 스님이 유리한 게 사실이다.

그렇다면 현 중앙종회의장 원행스님이 유리할까? 교계 등에서 다양한 분석이 있지만 어느 한명의 스님을 꼭 짚어서 평가하기는 쉽지 않다. 이력을 위주로 판세를 평가하자면 우선 원행스님은 11대 12대 13대 중앙종회의원을 지냈다. 최근 사퇴를 했지만 16대 중앙종회의장을 역임했다. 본사가 금산사인데 본사 주지도 역임을 했다. 특히 원행스님의 은사스님이 조계종 전 총무원장 월주스님으로, 종단활동을 많이 해서 은사스님의 영향력이 매우 큰 것도 강점이다. 

정우스님은 9대와 10대, 11대, 12대 중앙종회 의원을 역임했다. 역시 본사인 통도사 주지를 지냈다. 3대 군종특별교구장으로 활동도 했다. 과거에 또 최근에도 총무부장을 역임하는 등 종무행정 경험도 강점이다. 정우스님은 1994년 종단개혁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1998년 종단사태로 멸빈의 징계를 받았으나 2008년 사면되는 등 정치적 아픔을 겪기도 했다.

원로의원 일면스님도 종단의 여러 직책을 역임했다. 현재 원로의원인 일면스님은 9대와 10대 11대, 12대, 13대 중앙종회의원을 역임했다. 교육원장과 호계원장에 학교법인 동국대 이사장 까지 종단 안팎의 주요 소임을 거쳤다.

이력만으로 따지면 중앙종회의원 활동을 가장 많이 했다. 3권 분립의 관점에서 보면 사법부의 수장에 종립대학 이사장 까지 했는데, 많은 소임이 강점이자 이력검증에 있어서 부담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기호 1번 혜총스님은 어떨까? 혜총스님은 대한불교어린이지도자연합회 총재와 불국토 대표이사 등 다양한 포교단체의 대표로 활동했지만, 종단소임을 살펴보면 포교원장 소임이 대표적이다. 그만큼 다른 후보스님들에 비해 종단정치 활동은 적었다. 혜총스님은 이번이 3번째 도전인데 지난 35대 총무원장 선거에서는 선거 하루 전에 사퇴했다.     

개혁행동 “총무원장 입후보 4인 모두 자승세력…중앙종회 해산·선거제도 개혁 요구”    

불교개혁행동이 조계종 중앙선거관리위원장에 선출된 세영스님과 총무원장 선거에 입후보한 4명의 후보자가 모두 자승세력이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조계종 개혁을 위한 재가불자 연대체인 불교개혁행동은 총무원장 선거 후보자 등록 마지막 날인 9월6일 ‘반성 없는 자승 적폐 계승 총무원장 선거를 반대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현 중앙종회 해산과 사부대중이 참여하는 선거제도를 요구했다.

호법부장 출신 세영스님이 총무원장 선거 총괄관리자인 중앙선관위원장으로 선출된 것과 관련해 이들은 “세영스님은 쌍둥이 아빠인 용주사 전(前) 주지 성월스님을 두둔하기에 급급하고, 오히려 이 문제를 지적한 스님들을 제적 등의 징계에 회부시켜 종단으로부터 내쫓은 장본인”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불교개혁행동은 “이번 총무원장 선거에 입후보한 4명의 스님은 모두 자승 전 원장의 충실한 조력자였고, 300만 불자가 떨어져 나갔던 자승·설정 원장 시절 종단의 청정성을 위해 노력한바 전혀 없없다”고 거센 비판을 가했다.

그러면서 불교개혁행동은 “종단의 뜻있는 원로들이 즉각 원로회의를 소집해 세영스님을 중앙선관리위원장으로 선출한 현 중앙종회를 해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사부대중이 참여하는 종단비상대책기구의 수립을 통해 권승(權僧), 유사승(類似僧)을 퇴출한 후 새로운 제도로 총무원장 선거를 진행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총무원장·종회의원 선거 앞두고 제도권 계파 이합집산 벌어질듯
교권수호대회·승려대회 동시에 개최… 조계사 안팎서 큰 충돌없이 끝나


"종헌종법 질서 안에서 우리 스스로 힘으로 문제를 풀자." vs "중앙종회 해산하고 총무원장 직선제로 바꾸자."조계종 제도권(주류)과 재야권(비주류)은 8월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를 둘러싸고 '교권수호 결의대회'(결의대회)와 '전국승려결의대회'(승려대회)를 동시에 개최했다. 조계사 경내에서 열린 결의대회 측은 1만명, 조계사 밖 차도를 막고 열린 승려대회 측은 3000명이 참석했다고 각각 주장했다. 이날 대회에서 양측은 새로운 타협점 없이 기존의 주장을 반복하면서 세(勢) 대결 양상을 보였다.교구본사주지협의회 등 조계종 제도권은 '결의대회'를 일사불란하게 준비한 모습이었다. '결의대회'에 가용한 자원을 총동원했다. 이날 조계사 대웅전 앞의 맨 앞줄에는 중앙종회 의장, 총무원장 권한대행, 교육원장, 포교원장 등 주요 보직 스님들이 대거 참석했다. 또 전국 24개 교구 본사 중 15개 본사 주지가 현장에 참석하는 등 전국에서 상경(上京)한 스님과 신도들이 자리를 메웠다. 대웅전 앞 좌석에 앉은 스님만 600여명에 달했다.

전날 저녁부터 조계사로 통하는 모든 길목은 바리케이드로 차단했으며 총무원 청사 건물은 이날 하루 폐쇄했다. 결의대회 관계자는 "조계사 앞마당과 총무원 청사 주차장 등에 준비한 좌석만 5000개 정도"라며 "좌석에 앉지 않고 조계사 주변 질서 유지를 담당한 '호법단' 스님도 200명 정도"라고 했다. 
▲ 8월26일 서울 조계사 안팎은 종단 제도권과 재야 세력이 각각 주최한 2개의 군중집회로 나뉘었다. 왼쪽은 제도권이 주최한 ‘교권수호 결의대회’, 오른쪽은 조계사 앞 도로에서 재야 세력이 주최한 ‘전국승려결의대회’의 모습.    
 
조계사 길 건너 우정국로 3개 차선을 막은 공간에서 열린 '승려대회'엔 200명 가까운 스님과 재가 신도, 불교단체 회원 등이 바닥에 앉은 채 참석했다. 전국선원수좌회 등이 개최한 승려대회는 당초 얼마나 많은 스님이 참가할지가 관심사였다. 참석 스님 숫자가 승려사회의 여론을 반영한다고 봤기 때문이다. 이날 스님 참가 숫자에 대해 "예상보다는 많지만 종단 제도권을 뒤집기엔 역부족"이라는 평이 조계종 주변에서 나왔다.승려대회에선 ▲총무원장 직선제 ▲투명한 재정 관리 ▲중앙종 해산 및 비상종단 개혁위원회 구성 등을 결의했다. 반대로 교권수호결의대회에서는 ▲환골탈태 각오로 종단 혁신 ▲종단 운영 투명화 ▲외부세력으로부터 교권수호, 해종(害宗)세력에 대한 단호한 조치 등을 결의했다. 오후 4시30분쯤 승려대회 참가자들이 잠시 조계사 진입을 시도했으나 큰 마찰은 없었다. '승려대회'가 기대만큼 폭발력을 발휘하지 못함으로써 중앙종회 해산과 총무원장 직선제 등을 통한 '종단 주류 교체'를 주장했던 조계종 재야세력의 시도는 당장은 실현되기 어렵게 됐다.물리적 충돌 우려까지 제기됐던 '승려대회'와 '결의대회'가 불상사 없이 끝남에 따라 종단은 곧바로 '선거의 계절'이 시작됐다. 총무원장 선거와 입법기구인 중앙종회 의원 선거(10월 11일)가 잇따라 예정돼 있다. 먼저 차기 총무원장 선거는 속전속결로 치러진다. 조계종 중앙선관위는 8월22일 설정 전 총무원장에 대한 불신임 안건이 원로회의에서 인준되자 바로 선거일정을 확정했다. 후보등록은 9월 4~6일, 교구별 선거인단 선출은 9월13~17일로 예정됐다. 추석 연휴(9월 22~26일)가 끝나자마자 곧바로 양대 선거를 치르게 된다.

설정 전 총무원장 불신임 결의와 '교권수호 결의대회'까지는 일사불란한 모습을 보여줬던 종단 제도권이 양대 선거 과정에서 어떻게 이합집산할지 주목된다.승려대회 후유증도 예상된다. 8월26일 승려대회를 해종 행위로 규정한 중앙종회는 9월6일 해종특별위원회 임시회를 구성해 승려대회 주동자와 참가자 등에 대한 징계를 논의했다.

이번 임시회에서는 중앙선거관리위원장 등 각종 위원 선출에 대한 인사안도 처리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장에는 전 호법부장 세영 스님이 다시 추천·선출됐다. 진우‧허운 스님의 사직으로 공석이 된 재심호계위원에는 법광‧현조‧정문 스님이 추천됐고, 도현 스님 사직으로 공석이 된 초심호계위원에는 선조 스님이 단독으로 추천됐다. 또 법광 스님의 사직으로 공석이 된 법규위원에는 진성 스님이 추천됐으며, 종립학교 관리위원에는 인오·응묵 스님이 추천됐다.

중앙종회는 이번 임시회에서 해종행위조사특별위원회를 구성키로 했다. 해종행위조사특별위원회는 ▲종단 소임자에 대해 비방하거나 ▲종단의 명예를 훼손하고, 파승가적인 집회를 개최하거나 동조하고 ▲종정 교시와 중앙종회 결의에 반하는 집회에 참석해 종단의 명예와 위상을 훼손하는 행위 등을 한 스님들을 조사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특위는 총9인으로 구성되며 16대 중앙종회 임기만료까지 활동한다. 그러나 중앙종회가 임기만료가 60여일 밖에 남지 않아 활동기간이 짧고, 제36대 총무원장 선거와 제17대 중앙종회의원 선거가 예정돼 있다는 점에서 해종행위조사특별위원회가 제대로 운영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된다.
수암(守岩) 문 윤 홍<大記者/칼럼니스트> moon475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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