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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신임 주교들에 "학대·사제 우선주의에 맞서야" 당부
“보혁 분열 부추긴 비가노 대주교를 겨냥한 것” 해석
기사입력: 2018/09/09 [18:53]  최종편집: ⓒ 매일종교신문
매일종교 뉴스2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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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사제의 아동 성학대를 은폐하는데 프란치스코 교황이 연루됐다는 주장이 제기되며 교황청이 위기에 빠진 가운데, 프란치스코 교황이 신임 주교들에게 모든 형태의 학대에 맞서 싸우고, 성직자 우선주의 문화를 배척하라고 주문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8일(현지시간)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지난 2년 간 아프리카, 아시아 등 선교 지역에서 새로 임명된 34개국, 74명의 신임 주교와 공동 미사를 집전한 뒤 이들에게 “모든 형태의 학대에 맞서 싸우고, 성직자 우선주의 문화를 배척하라”고 주문했다.

가톨릭 사제의 아동 성학대를 은폐하는데 프란치스코 교황이 연루됐다는 주장이 제기되며 교황청이 위기에 빠진 가운데 강조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교황은 이 자리에서 "형제들이여, 성직자 우선주의를 거부하십시오. 모든 종류의 학대에 '노'라고 말하세요"라며 이를 위해서는 성직자를 떠받드는 것이 당연시 여겨지는 문화를 거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성직자 우선주의가 최근 가톨릭 교회를 뒤흔들고 있는 아동 성 학대와 은폐 논란을 초래한 직접적인 요인이라는 인식을 피력해 왔다.

교황은 이어 신임 주교들에게 신자들을 섬기고, 단독으로 무대에 선 배우처럼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교회와 교감하며 일을 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교황은 "주교는 모든 재주를 다 가질 수는 없다. 일부 주교가 이렇게 생각하는 것은 딱한 일"이라며 "교회는 합창단을 이탈해 그들 자신만의 싸움을 수행하는 단독 배우가 아니라 주교들의 일치가 있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교황의 이 같은 발언은 수 세기에 걸쳐 내려온 교황청의 불문율을 깨고 직무 중 접한 기밀을 누설함으로써 가톨릭 진보와 보수 사이의 분열을 부추긴 카를로 마리아 비가노 대주교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 주재 교황청 대사를 지낸 비가노 대주교는 지난달 26일 가톨릭 보수 매체들에 보낸 11쪽 편지에서 교황이 취임 직후부터 시어도어 매캐릭 전 추기경의 성 학대 의혹을 알고도, 이를 은폐하는 데 가담했다며 교황의 퇴위를 촉구했다.

미국 진보 가톨릭계의 거두인 매캐릭 전 추기경은 10대 소년을 포함해 낮은 직급의 성직자와 신학생들을 성적으로 학대했다는 의혹이 거세지자 지난 7월 말 사직서를 냈고 교황이 이를 수리했다.

교황은 이날 논란이 되는 성학대 은폐 의혹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신임 주교들에게 일부 교회 고위 성직자들의 행태를 염두에 둔 듯 "왕자처럼 행동하고자 하는 유혹에 굴복하지 말라"고도 충고했다.

교황은 아울러 "악마는 당신의 주머니를 통해 들어온다"며 물질주의의 해악에 대해서도 경고했다.

한편, 이날 교황과의 공동 미사와 면담에는 한국 주교단의 김선태 주교(전주교구장), 문창우 주교(제주교구 부교구장), 구요비 주교(서울대교구 보좌주교)도 자리를 함께했다.

이들은 다른 신임 주교들과 함께 오는 15일까지 로마에 머물며 주교들의 삶과 직무를 주제로 교황청이 마련한 강의를 듣고, 토론하는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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