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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와 ‘가짜뉴스’로 맞붙은 극우 기독교단체 ‘에스더’

신민형 | 기사입력 2018/09/27 [20:54]
기확탐사보도 시작하자 정치적 배후 음모론 제기 등 맞불

한겨레와 ‘가짜뉴스’로 맞붙은 극우 기독교단체 ‘에스더’

기확탐사보도 시작하자 정치적 배후 음모론 제기 등 맞불

신민형 | 입력 : 2018/09/27 [20:54]
기획탐사보도 시작하자 정치적 배후 음모론 제기 등 맞불    

모든 조간종합지가 1면 톱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관련 뉴스를 올린 27일 한겨레는 ‘가짜뉴스의 뿌리를 찾아서’라는 기획시리즈 첫회 ‘혐오 확산 진원지’를 취재해 1면 톱으로 다뤘다.     

<27일자 조간지 1면 톱 기사>
한겨레: 동성애·난민 혐오 ‘가짜뉴스 공장’의 이름, 에스더
조선: "종전선언, 미국은 손해 볼 것 없다"
중앙: 문 대통령 유엔 연설 “종전선언 기대”
동아: 김정은 “美에 속임수 쓰면 보복 감당하겠나”
한국: 11월 미 중간선거 전이냐 후냐… 북미, 2차 정상회담 ‘밀당’
경향: 문 대통령 “남·북·미 빠른 시일 내 종전선언 공감대”
서울: 文대통령 “주한미군, 통일 후에도 주둔 필요”
세계: 文 대통령 "남·북·미, 빠른 시기 종전선언 공감대"
국민: “종전선언 공감대”… 앞으로 석달, 명운 가른다    

한겨레는 “극우와 기독교가 만나는 곳에 ‘가짜뉴스 공장’이 있었다”며 가짜뉴스의 뿌리와 극우 기독교 세력의 현주소를 해부하는 탐사기획을 4회에 걸쳐 보도하기로 했다.    

한겨레는 우선 동성애·난민 혐오 등에 관한 가짜뉴스들의 발원지가 ‘에스더기도운동’(이하 에스더)이라는 종교단체의 누리집 게시판(공지사항)이었다고 밝혔다.    

탐사기획 첫회가 나가자 에스더 회원들이 단체 채팅방을 중심으로 한겨레 기사의 주소를 공유하고 비난 댓글을 작성하는 이른바 ‘좌표찍기’를 독려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겨레는 후속보도했다. 일부 극우 기독교계 인사들은 이 보도를 두고 “정치적 배후를 의심해야 한다”며 “문재인 정부에서 한국 교회를 겨냥한 전면전을 선포한 것”이란 음모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또한 에스더 채팅방에서 주소가 공유된 기사(1면 단독 톱 ‘동성애·난민 혐오 ‘가짜뉴스 공장’의 이름, 에스더’)의 댓글창에는 “가짜뉴스 공장은 한겨레와 JTBC”, “한겨레신문 가짜뉴스이니 안 믿는다”와 같이 해당 기사를 오히려 ‘가짜뉴스’로 비난하는 댓글이 가장 많은 공감을 받고 있다.    

한편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에스더는 유튜브 채널과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을 중심으로 가짜뉴스를 적극적으로 생산, 유통한 것으로 드러났다. 에스더는 이용희 대표(가천대 글로벌경제학과 교수)가 2007년 만든 기독교 우파 운동단체로 7000명 가량이 회원으로 등록돼 있다. 애초 ‘북한 인권과 통일을 위한 기도 운동’, ‘탈북자 사역’ 등을 목표로 만들어졌지만 정작 에스더의 활동은 차별금지법 반대 캠페인, 동성애 반대 활동, 인권조례 폐지운동 등 성소수자와 난민을 혐오하는 내용의 가짜뉴스를 제작, 배포하는 데 집중됐다.     

에스더는 특히 청년 수십명을 중심으로 가짜뉴스를 배포하는 등 인터넷 여론을 조성 작업에 집중했다. 이 청년들은 특정 기사에 댓글을 달고 ‘공감’, ‘추천’ 수를 높이는 등 ‘댓글부대’로 활동하는가 하면, 이용희 대표가 작성한 글을 발췌해 채팅방을 통해 퍼 나르는 방법으로 가짜뉴스를 배포했다.    

이러한 보도가 나가자 에스더 회원 등이 포함된 기독교 가짜뉴스 유통 단체 채팅방에서는 한겨레 기사를 공유하며 “에스더를 위한 보호 기도 부탁드린다”, “댓글 써주시면 감사하겠다”는 식으로 회원들의 댓글 참여를 독려하고, 한겨레를 비난하는 글을 각 단체 채팅방 공지사항으로 지정했다.     

극우성향을 띤 일부 목사들은 한겨레 기사를 두고 음모론을 펼치기도 했다고 한겨레는 보도햇다. 반동성애기독시민연대 대표인 주요셉 목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겨레 보도를 두고 “정치적 배후를 의심해야 한다”며 “문재인 정부에서 한국 교회를 겨냥 전면전을 선포한 모양새니 오히려 잘 된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 글에도 “댓글 완료. 글구(그리고) 반대나 공감표시 필수 부탁드려요”란 독려 댓글이 달렸다. 주 목사의 글은 페이스북의 ‘기독교싱크탱크’, ‘대한민국의미래’와 같은 그룹에도 공유되며 퍼지고 있다.    

개신교 신극우주의를 이끌어온 안아무개 목사도 가짜뉴스 채팅방에서 한겨레 보도에 대한 비난과 반박에 앞장선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안 목사의 주장은 이후 에스더의 가짜뉴스를 유통한 채널인 ‘지엠더블유(GMW)연합’의 블로그 게시글과 페이스북을 통해 공유됐다. 게시글은 ‘에스더가 만들어낸 가짜뉴스’로 한겨레가 지목한 사례에 대한 반박 내용이 중심이다.     

이날 ‘에스더기도운동’의 누리집 자유게시판에는 “한겨레 기사에 대한 답변을 부탁드린다”는 평신도의 글이 올라왔다. 이 글엔 “거짓은 결코 하나님의 방법이 아니다. 하나님의 일은 참이신 하나님의 방법으로 해야 한다”, “반드시 반박 기사와 정정보도 요구를 해야 할 것이다. 이놈들이 교회를 물로 보고 있는 게 분명하다”는 댓글이 달렸으나, 이용희 대표의 답변은 달리지 않았다고 한겨레는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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