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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스탄티노플 총대주교, 우크라이나 정교회 자치독립 인정

매일종교 뉴스2팀 | 기사입력 2018/10/12 [20:19]
정교회 가운데 최대 계파 러시아 정교회 반발

콘스탄티노플 총대주교, 우크라이나 정교회 자치독립 인정

정교회 가운데 최대 계파 러시아 정교회 반발

매일종교 뉴스2팀 | 입력 : 2018/10/12 [20:19]
▲ 바르톨로메오스 1세(오른쪽) 콘스탄티노플 총대주교가 7일 터키 이스탄불 성 게오르기오스 성당 앞에서 카메라를 사용해 한 어린이의 사진을 찍고 있다.  

“1,000년전 동ㆍ서 교회 대분열에 버금가는 대규모 종교 분열”
    

동방정교회의 영적 지도자인 콘스탄티노플 총대주교가 기존 러시아 정교회와 분리된 우크라이나 정교회의 독립을 공식 인정했다. 이에 정교회 가운데 최대 계파인 러시아 정교회가 강하게 반발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정치 대립이 이제는 1,000년전 동ㆍ서 교회 대분열에 버금가는 대규모 종교 분열까지 이루어지는 셈이다.    

정교회 콘스탄티노플 총대주교구 주교회의(시노드)는 우크라이나 교회의 자치독립을 인정했다고 11일(현지시간) 밝혔다.    

바르톨로메오스 1세 총대주교가 주재한 주교회의는 러시아정교회가 앞서 파문한 우크라이나정교회 수장 등 사제 2명의 직위를 회복시켰다.     

우크라이나정교회는 1990년대에 러시아정교회로부터 분리됐으나, 정교회 교회법에 따른 자치권(autocephaly)이 부여되지는 않았다.     

가톨릭의 구조가 교황을 정점으로 하는 피라미드형 위계조직이라면, 정교회는 그와 달리 자치권을 가진 각 교회의 조합 구조다. 자치교회의 수장은 모두 동등하되, 콘스탄티노플 총대주교가 동등한 교회 지도자 중에 '첫째'로 자리매김한다.     

콘스탄티노플 총대주교구의 이날 결정으로 우크라이나정교회는 종전의 러시아정교회로부터 교회법적으로 독립해 자치권을 누리게 됐다.     

콘스탄티노플 총대주교구 시노드는 러시아정교회의 거센 반대에도 이러한 결정을 내렸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날 콘스탄티노플 총대주교구의 결정을 환영했다.     

러시아 일각에서도 바르톨로메오스 1세를 ‘서방과 바티칸의 첩자’로 취급하는 악성 선전이 나오기 시작했다.러시아 정교회가 우크라이나 교회를 산하에 두려는 데는 정치적 목적이 더 크다는 게 우크라이나 쪽 시각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러시아 민족주의를 고양하기 위해 정교회를 적극 끌어들였다. 키릴 총대주교는 푸틴 대통령의 대표적 정치 동맹이자 서방을 향한 대화 창구 중 하나다. 현재 러시아 정교회는 우크라이나를 포함해 구소련 소속 국가 내 정교회 대부분을 관할하고 있다.물론 기존에도 러시아 정교회로부터 독립된 정교회가 2개 있었지만 세력이 약했다. 우크라이나인 대부분은 러시아 정교회와 독립 정교회를 딱히 구분하지 않았다. 하지만 크림 반도가 러시아로 병합되고 내전이 심화하면서, 우크라이나 교회 독립에 대한 열망도 커졌다.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2019년 3월 대선을 앞두고 교회 독립 지원 활동을 적극 펼쳤다. 미국 국제공화연구소(IRI)가 발표한 6월 여론조사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인 가운데 정교회 독립을 찬성하는 응답자는 39%로 반대 29%를 앞섰다. 러시아 정교회 소속이지만 비판적 성향이 강한 성직자 안드레이 쿠라예프는 도이체벨레에 “우크라이나 특정 정치인이나 교인뿐 아니라 전 국민이 대체로 교회 독립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콘스탄티노플 총대주교구의 결정 직후 포로셴코 대통령은 TV로 방송된 연설에서 우크라이나정교회 독립은 '선이 악을, 빛이 어둠을 이긴 승리'이자, 우크라이나가 330년 이상 기다린 '역사적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종전 14개 정교회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고 강력한 러시아정교회는 이날 결정을 '재앙'으로 부르며 반발했다.     

앞서 러시아정교회의 키릴 총대주교가 이스탄불을 직접 찾아 바르톨로메오스 총대주교를 설득했으나 우크라이나정교회 독립을 저지하는 데 실패했다.     

러시아정교회는 콘스탄티노플 총대주교구가 러시아정교회 자치권을 침해했다며 콘스탄티노플 총대주교구와 단절을 선언했다. 러시아정교회에서 국제관계를 담당하는 힐라리온 주교는 이날 카자흐스탄에서 열린 행사에서 "신도들이 거리로 나가 성스러운 공간을 수호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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