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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염불 안해도 1순위로 천국·극락 갈 법화산 사람들과 돌아온 토끼

신민형 | 기사입력 2018/11/10 [09:32]
하늘소풍길 단상

기도· 염불 안해도 1순위로 천국·극락 갈 법화산 사람들과 돌아온 토끼

하늘소풍길 단상

신민형 | 입력 : 2018/11/10 [09:32]

두달여전 법화산에 올라와 지내던 토끼 한쌍이 최근 사라졌다. 행방이 궁금해지고 걱정하는 것 이외에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그런데 바로 이튿날 팔각정 쉼터 기둥에 ‘법화산 명물 예쁜 토끼!’란 제목의 당부말씀이 붙었다.(위 왼편 사진)   

"법화산 사람들의 사랑을 받던 토끼가 갑자기 사라져 밤잠을 설쳤는데 혹 집으로 데려가 키우다가 여의치 않으면 다시 숲속에 데려다 놓아 행복하게 살아가길 염원한다"고 간곡하게 당부해놓았다.    

그 염원이 통했는지 곧 토끼가 돌아왔다. 나로선 돌아와도 겨울을 어찌 날까 하는 염려만 했는데 법화산 사람들은 걱정에 앞서 돌봄을 실천했다. 팔각정 쉼터 밑으로 겨울을 날 수 있는 토굴이 있다며 그 앞에 오이 당근 과일 등을 썰어 놓은 접시와 물통 등을 비치해 놓았다. (아래 사진)   

동물 겨울나기 지식에 밝은 이는 토끼가 야생하기위해선  야생식물을 먹어야 한다며 깊은 숲속에서 칡넝쿨을 꺾어 토끼들에게  주었다.(위 오른편 사진)   

그저 머릿속으로만 염려하고 걱정하는 사람들에 앞서 사랑 실천을 하는 그들은 지금 바로 법화산에서 천당생활을 누리고 있다고 느껴졌다. 또한 그들은 구원과 천국·극락 자체를 인정하지 않을지라도 만약 가게 된다면 1순위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쉼터서 쉴새없이 찬송가 부르며 운동만 하는 이나 염주 굴리며 끊임없이 천수경 읊조리며 산책만하는 이들은 주변을 돌보는 이들보다 더욱 더 천당행을 간구하지만 천당 들어가는 문은 바늘구멍보다 작을 것이다.     

더욱이 나처럼 말만 앞세우고  “하나님 앞에 당당하고 떳떳하다”며 '자뻑'하는 이에게는 그나마 겸손하게 기도하는 이들에게 있는 바늘구멍조차 없을 거다. ​

그런데 뭘 믿고 ‘자뻑’하는지 스스로 신기하다. 그렇게 자뻑하는 내가 대견하다고 생각도 하니 정말 구원·구제불능이다.    

천당 지옥은 그것의 존재를 믿는 사람들에게 있는 것이고 관심없는 사람에게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내 신념이 ‘자뻑’의 배경은 아닐까. 마치 예수님 부처님 열심히 경외하며 기도하고 염불외는 것만으로도 구원받아 천국·극락갈 수 있을 거란 믿음을 가진 사람과 같은 믿음이다.     

만인·만물에 사랑을 베풀긴 불가능해 한 사람만이라도 사랑하고 자기 자신처럼 위할 수 있는 삶을 산다면 그 사랑의 DNA 자체가 천국· 극락를 뛰어넘는 영원불멸의 가치란 내 신념(혹은 개똥철학)이 나를 제멋대로 살게 하는 듯 하다.     

숲에 들어서 토끼야! 하고 부르니 신기하게도 내 발 앞으로 쪼르르 달려온다. 마음이 포근하고 행복해진다. 법화산 사람들의 돌봄이 나한테도 혜택을 준다. 내 개똥철학같은 신념이라도 지키려면 법화산 사람들이 앞서 베푸는 사랑을 내 주변 가장 가까운 사람 한사람에게라도 실천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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