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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왕세자, ‘잔혹한 군주’ 평가 벗어나기 위해 종교성 과시

매일종교 뉴스2팀 | 기사입력 2018/11/13 [20:33]
유서깊은 모스크 130곳 복원 지시

사우디 왕세자, ‘잔혹한 군주’ 평가 벗어나기 위해 종교성 과시

유서깊은 모스크 130곳 복원 지시

매일종교 뉴스2팀 | 입력 : 2018/11/13 [20:33]

무함마드 빈 살만(사진)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카슈끄지 사건의 배후의 의심을 사는 등 ‘잔혹한 군주’ 라는 평가를 벗어나기 위한 듯한 종교성을 과시하고 있다.     

국영 SPA통신이 13일(현지시간) 보도한 바에 따르면 무함마드 왕세자는 관광·유산위원회와 종교지도부에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모스크 130곳을 복원하고 낡은 시설을 수리하는 사업을 시작하라고 지시했다. 이 사업은 그의 이름을 따서 '역사적 모스크 발전을 위한 무함마드 빈 살만 계획'이라고 명명됐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사업의 1단계로 10개 주(州)에 있는 30개 모스크의 복원·수리에 1천300만 달러(약 150억원)를 지원할 예정이다.    

사우디 정부는 1998년부터 모스크를 보호, 관리하는 사업을 해왔으나 이번에는 유독 무함마드 왕세자의 의지를 부각했다.     

사우디 국영신문 아랍뉴스는 "무함마드 왕세자는 모스크가 이슬람에서 중요할 뿐 아니라 역사 유산이자 문화적 풍부함을 상징한다는 믿음으로 이 사업을 지원했다"며 "규모나 지원금 면에서 이번 지원은 사우디 역사상 가장 자비로운 선행으로 여겨진다"고 보도했다.    

평소 같으면 이슬람 종주국 사우디의 왕세자가 종교 시설에 기부하는 일상적 자선으로 여겨지겠지만, 최근 그가 처한 상황을 고려하면 그의 종교성을 과시해 평판을 높이려는 의도를 내포한 것으로 보인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지난달 2일 주이스탄불 사우디 총영사관에서 사우디 정보요원들에게 피살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사건의 배후라는 의심을 받고 있다.    

이 사건으로 중동의 젊은 개혁가로 칭송되던 그는 순식간에 인권과 표현의 자유를 무시하는 잔혹한 군주라는 상반된 평가를 받게 됐다.    

아랍의 권력자들은 정치적 위기에 몰리면 종교성을 부각하는 방식으로 자신의 권위와 정당성을 회복하려 했다. 대표적인 예로 이라크의 독재자 사담 후세인을 들 수 있다.    

후세인은 1990∼91년 걸프 전쟁에서 미국 등 서방에 대패해 통제력이 약해지고 민심이 동요하자 기존 이라크 국기에 자필로 '알라후 아크바르'(알라는 위대하시다)라는 문구를 적어 넣어 국기를 변경했다. 또 금요일마다 평소 즐겨 입던 군복 대신 성직자 복장으로 모스크에서 예배하는 독실한 종교인의 모습을 연출해 국영방송을 통해 내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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