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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전역서 애도 물결…'에어포스 원'으로 운구, 증시까지 휴장
향년 94세로 지난달 30일 타계한 HW 부시 前대통령 12월5일 장례식… 美 11년만에 國葬
기사입력: 2018/12/03 [20:23]  최종편집: ⓒ 매일종교신문
문윤홍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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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년 94세로 30일 타계한 HW 부시 前대통령 12월5일 장례식… 美 11년만에 國葬

미국 제41대 대통령을 지낸 '아버지 부시' 조지 허버트 워커(HW) 부시 전 대통령이 지난달30일(이하 현지시간) 타계했다. 향년 94세. 이날 부시 전 대통령의 대변인 짐 맥그라스는 "부시 전 대통령이 미국 동부시간 기준으로 30일 밤 10시 10분 텍사스주 휴스턴 자택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부시 전 대통령은 파킨슨병 증세로 수년간 휠체어와 전동 스쿠터에 의지해서 생활해 왔다. 2017년 1월엔 폐렴으로 인한 호흡곤란 증세로 휴스턴 감리교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가 퇴원했다. 지난 4월 아내 바버라 여사가 사망한 이후 급속도로 상태가 나빠져 7개월 만에 아내 곁으로 갔다. 부시 전 대통령과 오래 알고 지내던 러셀 J 레빈슨 목사는 "그는 바버라 여사와 (1953년 세 살 나이에 백혈병으로 사망한) 딸 로빈을 다시 만나기를 고대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텍사스A&M 대학교 조지 HW 부시 기념관 부지에 묻힌 바버라 여사 옆에 안장된다.
▲ 30일 타계한 조지 허버트 워커(HW) 부시 전 미국 대통령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부시 대통령과 마지막으로 대화를 나눈 사람은 장남인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43대)이었다. 아들은 전화통화로 아버지에게 당신이 얼마나 멋진 아버지였는지 말하며 "사랑한다"고 했고, 아버지는 "나도 사랑한다"고 답했다. 아버지 부시가 세상에서 남긴 마지막 말이 됐다. 임종은 그의 가족 외에 그의 대통령 시절 국무장관이었던 제임스 베이커(88)가 지켰다. 이날 아침 베이커에게 부시는 "베이커, 우리가 어디 가는 거지?"라고 물었고, 베이커가 "천국"이라고 하자 부시는 "내가 가고 싶은 곳이네"라고 응답했다고 NYT는 전했다.

12월1일 워싱턴포스트(WP) 보도에 따르면 조지 H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장례식은 5일에 국가가 주관하는 국장(國葬)으로 열릴 예정이다. 미국에서 국장이 열린 것은 2007년 제럴드 포드 전 대통령 장례식 이후 11년 만이다.    
▲ 12월1일(현지 시간) 미국 텍사스주(州) 칼리지스테이션에 있는 조지 HW 부시 대통령 도서관 인근에서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별세한 부시 전 대통령을 추모하고 있다.    

아르헨티나에서 열리고 있는 주요 20국(G20) 정상회의에 참석 중이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2월1일 "부시 전 대통령은 건강한 판단과 상식, 흔들림 없는 리더십으로 우리나라와 세계를 이끌어 냉전을 평화로운 승리로 종식했다"며 "장례가 치러지는 5일을 '국가 애도의 날'로 지정했고, 워싱턴DC 대성당에서 열리는 장례식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부시 전 대통령 운구를 위해 텍사스로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 원을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대국민 포고문을 발표해 조의(弔意)를 표하고 백악관을 비롯한 연방정부 건물과 군 기지, 해외 주재 외교공관 등에서 30일간 조기를 게양하도록 지시했다.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 원이 유해 운구에 투입된다.

WP는 "부시 전 대통령의 유해는 텍사스 자택에서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를 거쳐 3일 워싱턴DC에 도착해 이날 의회 중앙홀에 안치될 예정"이라고 했다. 3일 오후 7시 30분부터 5일 오전 7시까지 일반 국민 조문(弔問)을 받은 뒤, 장례식은 부시 전 대통령의 고향인 텍사스와 워싱턴DC에서 각각 진행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방정부를 셧다운(일시적 업무 정지)하는 문제도 미룰 것"이라고 밝혔다. 대선 최대 공약인 멕시코 국경 장벽 설치를 위한 예산을 받기 위해 의회와 승강이를 벌이는 트럼프는 지난 11월 "의회에서 예산을 받아내지 못하면 연방정부 셧다운에 들어가겠다"고 위협한 바 있다.

부시 대통령을 추모하는 뜻에서 뉴욕증권거래소(NYSE)는 장례식 당일인 5일 개장하지 않기로 했다. 나스닥과 세계 최대 선물 옵션 거래소인 시카고상품거래소(CME)도 장례식 당일 거래를 중단하기로 했다.
        
탈냉전·동서화합 새 장 열고…'아버지 부시'의 경이로운 94년
고르바초프와 美·蘇 정상회담…1991년 걸프戰 승리로 이끌어…文대통령, 애도 표해
    
    
탈냉전과 동서화합을 선언하고 걸프전 승리를 이끌었던 조지 H W 부시 전 미국 41대 대통령(1989~1993년)이 타계했다.

AP통신 등은 부시 전 대통령이 11월30일(현지시간) 밤 10시10분 텍사스주 휴스턴의 자택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부시 가족의 대변인 짐 맥그래스의 성명을 인용해 보도했다. 아들 조지 W 부시 전 미 대통령은 트위터 성명에서 “젭과 닐, 마빈, 도로와 나는 사랑하는 아버지가 경이로운 94년을 보낸 뒤 돌아가셨음을 슬픈 마음으로 발표한다”며 “그는 아들·딸이 생각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아버지이자 최고의 인물이었다”고 강조했다. 파킨슨병으로 투병해온 부시 전 대통령은 지난 4월17일 부인 바버라 여사가 92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뒤 입원을 반복하며 치료를 받아오다가 7개월여 만에 그 곁으로 갔다.  
▲ 12월1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칼리지스테이션에 있는 조지 H W 부시 대통령 도서관을 찾은 방문객들이 조문한 뒤 방명록에 서명하고 있다.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은 역대 미국 대통령 가운데 최장수 기록을 세웠다. 1966년 텍사스주 하원의원에 당선되면서 정계에 입문, 유엔 주재 미국 대사와 국무부 베이징연락사무소장, 중앙정보국(CIA) 국장 등을 지낸 그는 1988년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 이듬해 대통령에 취임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1989년 12월 미하일 고르바초프 당시 소련 공산당 서기장과 미·소(美蘇) 정상회담을 열고 40여년에 걸친 냉전의 종식과 동서화합을 선언했다. 이라크에 침략당한 쿠웨이트를 해방한다는 명분으로 시작한 1991년 ‘걸프 전쟁’에서 약 43만명의 대군을 파병해 승리를 거둔 것은 부시 전 대통령의 치적으로 거론된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1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조지 H W 부시 전 대통령의 서거에 심심한 조의를 표한다”고 애도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와 한·미 동맹의 발전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신 것은 우리 국민들의 마음속에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2차 세계대전 영웅' 발판 삼아 백악관 입성
美해군 최연소 조종사로 활약…정계서 탁월한 외교력 선보여
   
    
조지 H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은 2차 세계대전 참전을 발판 삼아 정계에 입문해 대통령까지 올랐다.

1924년 6월12일생인 부시 전 대통령은 18세가 되는 생일에 군에 입대, 해군 최연소 조종사로 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 그는 태평양 상공에서 뇌격기를 조종하다 일본군에 격추돼 추락했으나 미군 잠수함에 구조됐다. 58회의 전투에 참여한 공을 인정받아 수훈비행십자훈장 등 무공훈장 3개를 받으며 2차 대전 영웅으로 불렸다.

부시 전 대통령은 1966년 텍사스주 하원의원으로 정계에 입문, 유엔 주재 미국대사와 국무부 베이징연락사무소 소장 등을 지내며 외교력을 인정받았다. 이어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에게 낙점돼 1981년부터 8년간 부통령을 지내다가 ‘좀 더 부드럽고 점잖은 미국’(a kinder and gentler nation)을 표방하며 1989년 백악관의 주인이 됐다.

비록 연임은 못했지만 부시 전 대통령이 재임 기간 세계사에 남긴 족적(足跡)은 작지 않다.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과의 몰타 정상회담으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40년 동안 지속된 냉전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후 세계정세는 급변했다. 1989년 독일 베를린 장벽이 붕괴되고 이듬해 동서독이 통일됐다. 1991년엔 옛 소련이 붕괴됐다. 그와 발걸음을 맞췄던 고르바초프 옛소련 대통령은 “냉전과 핵 경쟁을 끝내는데 기여한 진정한 파트너였다”며 애도했다.

1990년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했을 때에는 6일 만에 파병을 선언, 34개국의 다국적군 12만명이 투입된 공습을 주도하기도 했다. 쿠웨이트 해방을 위한 ‘걸프전’으로, 부시 전 대통령의 리더십은 국제연합군의 압승을 이끌어냈다. 한국도 미국 지상군이 처음 투입된 ‘사막의 폭풍’ 작전에 참여했다. 그는 75세 생일을 비롯해 5년마다 생일을 기념해 스카이다이빙을 하며 노익장을 과시했다. 2012년 파킨슨병 투병을 공개한 이후 2014년 9월 구순을 자축하는 스카이다이빙을 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         

73년간 해로…"조지-바버라 부시, 진정한 러브스토리"
부시 "동화 같은 만남", 바버라 "그는 나의 영웅"…"우린 가장 운좋은 사람"
    

조지 H.W.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 지난 4월 먼저 하늘나라로 떠난 부인 바버라 여사의 생전 '러브 스토리'가 울림을 주고 있다.    

부시 전 대통령과 바버라 여사는 1945년 1월 백년가약을 맺은 후 2018년에 나란히 삶을 마감할 때까지 73년을 해로(偕老)했다. 미국 역사에서 가장 오랜 기간 결혼 생활을 이어온 대통령 부부라는 기록을 남겼으며 남다른 금슬을 보여준 것으로도 잘 알려졌다.    

12월2일 AP통신 보도에 따르면 부시 전 대통령과 바버라 여사는 각각 18세, 17세 때인 1942년 크리스마스 파티에서 처음 인연을 맺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초록색과 붉은색 파티 드레스를 입고 등장한 바버라 여사를 보자마자 한눈에 반할 정도로 강한 인상을 받았다. 그는 파티에 참석한 다른 친구에게 부탁해 바버라 여사와 첫 대면을 했다.    

두 사람은 모두 명문가 출신이었다. 부시 전 대통령은 매사추세츠 밀턴에서 주(州) 상원의원 출신 은행가인 프레스콧 부시와 도러시 사이에서 태어났다. 1942년 명문 필립스 고교를 졸업한 부시 전 대통령은 동부 아이비리그 명문인 예일대학교의 입학허가를 받았다.    
▲ 크리스마스 파티에서 첫눈에 반해 결혼한 부시 전 대통령과 부인 바버라 여사    
 
바버라 여사는 뉴욕의 거부(巨富)로 꼽혔던 '맥콜스(McCalls) 매거진' 발행인의 딸로 당시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학교에 다니고 있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자서전에서 "나는 사람들이 무엇을 입는지를 잘 기억하지 못하지만 그 특별한 날은 내 기억 속에 두드러진다"면서 "얘기를 나누면서 서로를 알게 됐고, 그것은 동화 같은 만남이었다"고 회고했다.    

두 사람은 이듬해인 1943년 8월 약혼하고, 1945년 1월 백년가약(百年佳約)을 맺었다. 당시 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가 자신이 몰던 전투기가 격추돼 생사의 고비를 넘긴 지 4개월이 지난 시점이었다.    

부시 전 대통령은 18세 때에 미 해군 최연소 전투기 조종사가 됐고, 1944년 태평양에서 자신의 어뢰 폭격기가 일본 방공포에 맞아 격추되자 낙하산으로 탈출, 바다에 표류하다가 잠수함에 구조됐다. 부시 전 대통령은 자신이 몰던 뇌격기(Grumman Avenger torpedo bomber)에 '바버라'라는 이름을 붙이기도 했다.     

바버라 여사는 생전에 "부시는 내 기분이 어떤지 안다"면서 "그는 나의 영웅"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바버라 여사는 또 1994년 회고록에서 부시 전 대통령과 자신을 "세계에서 가장 운이 좋은 두 사람"이라고도 했다. 이어 "모든 먼지가 가라앉고 구름이 몰려가면 중요한 것은 신앙(믿음)과 가족, 친구"라면서 "우리는 과도한 축복을 받아왔고, 우리는 그것을 안다"고 말하기도 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바버라 여사에게 보낸 편지에서 "당신은 남성들이 거의 알지 못하는 기쁨을 내게 줬다"면서 "나는 아마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정상)에 올랐지만 그것은 '바버라의 남편이 되는 것'과는 비교도 안 되는 것"이라고 극찬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또 바버라 여사를 늘 자녀들의 곁을 지킨 '버팀목'이라고 표현해왔다. 부시 대통령 부부는 슬하에 4남 2녀를 두었으나, 둘째이자 첫 딸이었던 로빈을 만 세 살 때 백혈병으로 잃는 아픔을 겪었다.     

바버라 여사는 로빈을 잃고 심한 우울증을 앓기도 했다. 바버라 여사는 밤마다 부시 전 대통령의 팔에 안겨 울면서 아픔을 토로했다면서 "그(부시 전 대통령)가 왜 나를 떠나지 않았는지 거의 의아스럽다"고 말하기도 했다.    

AP통신은 조지-바버라 부시 부부의 관계는 손녀이자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딸인 제나 부시도 "놀랄만하다"고 묘사한 "진정한 러브 스토리"라고 평가했다.    

‘아버지 부시’에 바치는 미국 전현직 대통령들의 추모사    

“부시 대통령은 건강한 판단력과 상식, 흔들림 없는 리더십으로 미국과 세계를 평화로운 승리의 길로 이끌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부)

“조지 H.W. 부시의 삶은 공직이 고귀하고 즐거운 부름이라는 관념에 대한 명백한 증거다.”(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부부)

“조지 H.W. 부시는 고매한 인격의 소유자였으며 아들딸이 요구할 수 있는 최고의 아버지였다.”(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

“공복으로서 그의 삶은 냉전 이후 세계가 보다 큰 통합과 평화, 자유로 나아가도록 노력한 나날이었다.”(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부부)

조지 H.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부음(訃音) 소식이 전해진 1일(현지시간) 전현직 미 대통령들은 잇따라 추모논평을 내고 그의 삶을 기렸다.    

트럼프 대통령 부부는 트위터 등을 통해 “부시 전 대통령은 필수적인 진정성과 무장 해제시키는 위트, 그리고 신념과 가족, 조국을 위한 흔들림 없는 헌신을 통해 후임자들에게 미국의 위대함, 희망, 기회를 밝히도록 고취시켰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 부부는 또 “그의 모범적인 삶과 의지는 앞으로 미국인들이 좀더 위대한 대의(大義)를 추구하도록 영감을 제공할 것”이라며 “그의 부재에 우리의 마음은 찢어질 듯 아프다. 하지만 모든 미국인들과 함께 41대 대통령의 (위대한) 삶과 유산을 기릴 것”이라고 애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몇 시간 뒤 다시 올린 트윗에서도 고인에 대한 정중한 추모의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부시 전 대통령은 성공적이고 아름다운 인생을 이끌었다. 그와 있을 때마다 난 그에게서 인생에 대한 절대적인 기쁨과 가족에 대한 진정한 자부심을 볼 수 있었다"며 "그가 이룬 성취는 처음부터 끝까지 대단했다. 그는 진정 놀라운 사람이었다. 모두가 그를 그리워할 것"이라고 적었다.    

오바마 전 대통령도 부부 명의 논평을 내고 “미국은 조지 허버트 워커 부시라는 애국자 겸 겸손한 종복을 잃었다”며 “우리의 마음은 무겁지만 감사함으로 가득차 있기도 하다”고 추모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부시 전 대통령은 미국의 약속을 새로운 이민자들과 장애를 가진 사람에게까지 확장했다”며 “핵무기를 줄이고 독재자를 쿠웨이트로부터 쫓아내기 위해 광범위한 국제적 연합체를 세웠다”고 고인을 떠올렸다.    

이어 조국을 더 위대하게 만드는 자질과 다른 사람에 대한 희생과 헌사 등이 미국을 좀더 건국의 이상(理想)에 가깝게 끌어올렸다고 평가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는 “우리의 이같은 생각이 오늘밤 부시 전 대통령 유족과 부시 전 대통령 부부의 사례로부터 감흥을 받은 모든 사람과 함께 하길 바란다”고 애도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의 전임자이자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의 장남인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도 추모 성명을 냈다. 미국 43대 대통령은 이날 “우리의 친애하는 아버지께서 94세를 일기로 운명하셨음을 알리게 돼 슬프다”며 “조지 H.W. 부시는 고매한 인격의 소유자였고, 더할 나위 없는 최고의 아버지였다”고 애도했다.

1992년 대선에서 부시 전 대통령에게 승리한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는 “그와 쌓아온 우정에 영원히 감사할 것”이라며 “우리는 그의 타고난, 진심 어린 품위와 부인 바버라 등 가족에 대한 헌신에 늘 감동을 받아왔다”고 전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부시의 공직을 열거하면서 “군, 의회, 유엔, 중국, CIA, 부통령, 대통령으로 이어진 공공 봉사 기록은 매우 드문 것”이라며 “그의 놀랄 만한 리더십과 위대한 심장은 그가 공직을 관둔 뒤에도 늘 빛났다”고 애도했다.

"겸손과 품위의 지도자 잃었다" 부시 별세에 정쟁 멈춘 미국…'초당파적' 애도 표시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이 세상을 떠난 지 하루 뒤인 12월1일(현지시간)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고인을 추모하는 메시지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주말을 맞아 부시 전 대통령의 자택이 있는 텍사스주를 비롯한 미국 전역은 곳곳에 조기가 게양되는 등 엄숙한 추모 분위기에 휩싸였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도 부시 전 대통령의 별세 소식이 날아들면서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 막을 내렸다.

세계 각국 정상들과 미국 정치인들은 정파를 초월해 "보기 드문 겸손과 품위를 갖춘 위대한 지도자를 잃었다"며 한목소리로 고인을 기렸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극단적인 대립과 정쟁의 소용돌이를 겪고 있는 미국 사회는 모처럼 한뜻으로 위대한 정치인의 타계를 애도하고 있다고 미국 언론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 G20 정상회의에서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부시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그는 엄청난(teriffic) 사람, 품격 높은 사람이었다. 충실하고 모범적인 삶을 살았다"며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다. AFP통신은 트럼프와 부시 두 사람은 모든 면에서 반대의 기질을 지녔고, 부시 전 대통령은 한때 트럼프 대통령을 '허풍쟁이'라고 깎아내리기도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고인에게 매우 정중한 추모의 메시지를 보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예우 차원에서 당초 예정된 G20 기자회견도 취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 4월 별세한 부시 전 대통령의 부인 바버라 여사 장례식과 지난 9월 공화당 거물 존 매케인 전 상원의원 장례식에는 참석하지 않아 뒷말을 낳았었다.

트럼프 정부 인사들도 애도 행렬에 동참했다.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은 "겸손과 진실함, 애국심으로 국가를 섬겼고 세계를 더 평화롭고 번영하고 안전하게 만들었다"고 애도했다.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부시 전 대통령이 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던 것을 거론하며 "그의 경험을 미국의 군통수권자로서 더 나은 세계 건설에 썼다"면서 "그의 모범은 우리 육해공군과 해병대에 후회 없는 삶을 사는 법을 오랫동안 알려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 지난 4월21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성(聖)마틴 교회에서 열린 바바라 부시 여사의 장례식에서 남편 조지 허버트 부시 전 대통령이 휠체어를 타고 추모객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바바라 여사의 장남인 조지 워커 부시 전 대통령이 휠체어를 밀고 있으며 그의 아내인 로라 부시 전 퍼스트레이디가 함께 걷고 있다.    
 
◆고르바초프 "그는 냉전 종식의 진정한 파트너"…푸틴 대통령도 추모 조전 보내


1989년 12월 지중해 몰타에서 부시 전 대통령과 역사적인 미·소 정상회담을 개최해 냉전 종식을 선언했던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은 1일 인테르팍스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부시의 가족과 모든 미국인에게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거대한 변화의 시기에 함께 일했다. 모두에게 큰 책임감을 요구한 드라마틱한 시기였다"며 "그 결과 냉전과 핵 경쟁이 끝났다"고 회고했다. 이어 "이런 역사적 성취에 대한 부시의 기여를 합당하게 평가하고 싶다. 그는 진정한 파트너였다"고 강조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유족인 아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에게 보낸 조전(弔電)에서 "고인은 세계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 가운데 미국을 이끌면서 정치적 지혜와 혜안을 보였고, 몹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균형 잡힌 결정을 내리려 노력했다"고 평가했다.

◆시진핑, 아베, 푸틴, 메르켈 등 각국 지도자들 애도

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메르켈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추모 서한에서 "미국은 위대한 애국자이자 정치인을 잃었다"고 추모했다.

메르켈 총리는 베를린 장벽 붕괴 이후 독일 통일에 기여한 부시 전 대통령의 노력을 상기시키며 "그의 노력이 없었다면 나는 아마도 지금 이 자리에 서 있지 못했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부시 전 대통령은 위대한 정치인이었고 영국의 진정한 친구였다"며 "그는 냉전의 평화로운 종식을 유도해 세계를 미래의 세대에게 좀 더 안전한 곳으로 만들었다"고 추모했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도 부시 전 대통령을 "영국의 위대한 친구이자 동맹"이라 칭하면서 "2차 대전과 공직에서 명예와 탁월함으로 봉사한 애국자"라고 치켜세웠다.

부시 전 대통령과 임기가 겹쳤던 존 메이저 전 영국 총리는 부시 전 대통령을 "세계에 대한 미국의 임무를 잘 알고 그것을 존중했던 분"이라고 추모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도 "부시 전 대통령은 중국 인민의 오랜 친구"라고 애도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부시 전 대통령은 국제 사회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함으로써 역사적이며 위대한 업적을 달성했다"며 고인을 기렸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의 장클로드 융커 위원장은 성명에서 "베를린 장벽과 철의 장막 붕괴 이후 유럽을 더 안전하고 단합하게 했던 그의 역할을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추모 서한에서 "이스라엘은 중동 평화를 이루기 위한 그의 노력을 늘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과 남다른 인연 '아버지 부시'…국회서 2번 연설한 유일한 美대통령    

미국 제41대 대통령을 지낸 조지 H·W 부시 전(前) 대통령. 우리에겐 ‘아버지 부시’로 친숙한 그가 11월30일(현지시간) 미국 휴스턴 자택에서 94년의 생을 마감했다. 아내 바바라 부시 여사가 지난 4월 92세의 일기로 별세한지 7개월여 만이다.

부시 전 대통령은 퇴임 후에도 두 차례나 한국을 찾았을 정도로 우리나라와는 남다른 인연을 갖고 있다. 대한민국 국회에서 두 차례 연설을 가진 유일한 미국 대통령이다. 또 기업인 출신으로 한국 재계와도 오랜기간 친분을 유지했다.

◆재임기간 중 국회에서 2번 연설한 美대통령

부시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인 1989년 2월, 1992년 1월 방한(訪韓)해 국회에서 연설을 했다. 현재까지 우리나라 국회에서 두 차례나 연설한 미국 대통령은 그가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2017년 11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993년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이후 24년 만에 한국 국회에서 연설했다. 그 전엔 부시 전 대통령을 포함해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린든 존슨,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한국 국회에서 연설한 바 있다. 1989년 첫 연설은 부시 전 대통령 스스로 “해외에서 처음으로 하는 중요한 연설”이라고 했을 만큼 그에게도 의미있는 일이었다.

◆국내 재계와 ‘뿌리 깊은 인연’…류진·이웅열·정몽구 회장 등과 두터운 친분   

기업인 출신이어서 삼성, 현대자동차, 한화, 풍산 등 한국 재계와도 친분이 깊다. 일부 그룹 총수들은 최근까지도 부시가(家)와 연락을 주고받으며 인연을 유지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부시 전 대통령 집안과 가까운 국내 그룹 총수로는 풍산 류진 회장이 가장 먼저 꼽힌다. 류 회장은 선친인 류찬우 회장이 방위산업을 통해 미국 군부 및 공화당 인사들과 각별한 인연을 맺은 것을 시작으로 오랜 기간 부시 가문과 잦은 교류를 가져왔다. 부시 전 대통령의 방한을 여러 차례 주선한 것은 물론 수시로 연락하면서 미국 방문 때는 골프 회동도 꾸준히 이어갔으며, 특히 류 회장의 부인이자 노신영 전 국무총리의 딸인 노혜경씨도 부인 바버라 여사와 친분이 있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지난 2005년 11월 방한했을 때 풍산고등학교를 찾아 양가 친분을 과시하기도 했다.

한미교류협회 초대 회장으로 미국 정계 인사들과 폭넓은 교류를 가져온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은 2001년 ‘아들 부시’인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취임식에도 직접 참석했다.

최근 전격적으로 경영 일선 퇴진을 선언한 코오롱 이웅열 회장은 과거 방미(訪美) 때 부시 전 대통령과 골프 회동을 하는가 하면 크리스마스 선물이나 이메일을 주고받을 정도로 두터운 관계를 유지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은 텍사스 오스틴 공장 준공식 등을 계기로 부시 전 대통령과 몇차례 만나 개인적인 친분을 쌓았으며, 특히 1992년 2월 재임 중이던 부시 전 대통령을 로스앤젤레스의 한 호텔에서 40분간 단독 면담을 하고 미국 내 투자 방안 등을 논의했다.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도 부시 전 대통령과 오랜 인연을 맺었다. 부시 전 대통령은 2001년 11월 현대차 아산 공장을 직접 방문한 데 이어 2005년 6월에는 현대차 앨라배마 준공식에도 직접 참석했고, 같은 해 11월에는 정 회장의 초청으로 우리나라를 방문했다.

SK그룹 최태원 회장과 아들 부시 전 대통령은 2017년 미국 비영리단체 ‘코리아소사이어티’로부터 한·미 우호증진에 기여한 공로로 ‘밴플리트상’을 받았는데, 모두 2대에 걸친 수상이었다. 과거 한미재계회의 위원장을 맡았던 효성 조석래 명예회장도 부시 전 대통령과 여러 차례 만났으며, 고(故) 정인영 한라그룹 명예회장도 1999년 방한한 부시 전 대통령을 만났다.
수암(守岩) 문 윤 홍<大記者/칼럼니스트> moon475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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