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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터키, 시리아내 쿠르드족 공격시 경제 파괴하겠다"

이중목 기자 | 기사입력 2019/01/14 [20:07]
시리아 미군철수로 IS 격퇴전 수행한 쿠르드에 대한 터키 박해 우려

트럼프, “터키, 시리아내 쿠르드족 공격시 경제 파괴하겠다"

시리아 미군철수로 IS 격퇴전 수행한 쿠르드에 대한 터키 박해 우려

이중목 기자 | 입력 : 2019/01/14 [20:07]
▲ 미군의 지원을 받아 IS 격퇴전의 선봉에서 맹활약했던 쿠르드족이 조직한 민병대 인민수비대(YPG)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시리아 주둔 미군의 철군 결정을 발표하면서 미국과 함께 이슬람국가(IS) 격퇴전을 수행한 쿠르드족에 대한 터키의 박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트럼프가 터키에 경고하고 나섰다.     

13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터키가 쿠르드족을 공격한다면 터키의 경제를 완전히 파괴하겠다(devastate)"며 "20마일(32㎢) 크기의 안전지대를 만들라"고 전했다. 이어 "쿠르드족이 터키를 도발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쿠르드족이 조직한 민병대 인민수비대(YPG)는 IS 격퇴전을 수행한 미국의 동맹이다. 그러나 터키는 YPG가 자국에서 테러단체로 규정한 분리·독립 성향의 쿠르드노동당(PKK)와 연관이 있다고 보고 척결을 공언해왔다.     

이에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도 지난달 "동맹을 중시해야한다"며 시리아 철군 결정에 반발해 사퇴하기도 했다.     

이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미국이 나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지난 7일 "터키는 미국의 협력자인 쿠르드 대원들의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며 "터키가 미국의 동의 없이 군사적 행동을 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미군 철수 조건으로 쿠르드족의 안전을 내걸기도 했다. 현재 중동을 순방 중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지난 12일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무장관과의 전화통화 후 "시리아의 쿠르드족 보호를 놓고 터키와 합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터키 측은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다. 이브라임 칼린 대통령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과 관련, "미국은 터키와의 동맹을 존중해야한다"고 밝혔다. 그는 "PKK는 미국 테러리스트 목록에도 올라와 있는 테러단체"라며 "PKK의 시리아 지부인 YPG를 쿠르드족과 동일시하는 것은 미국의 중대한 실수"라고 강조했다. 앞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지난주 볼턴 보좌관의 철군 발언을 놓고 "볼턴 보좌관의 큰 실수"라면서 "(쿠르드족과 관련해) 협상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시리아 주둔 미군 철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오래 전에 했어야 하는 시리아 철군을 시작하고 있다"면서 "동시에 조금 남은 IS 영토를 다방면에서 강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만일 (IS가) 재결성되면 근처 기지에서 또 공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제 우리 군대를 고향으로 돌려보낼 때가 됐다. 끝없는 전쟁을 멈추라"고 덧붙였다.    

쿠르드족은 아리안계 인종으로 3000만~4000만 명의 단일 민족이 고유 문화·언어·사회구조를 유지하고 있음에도 국가 없이 중동 산악지대에 흩어져 살고 있다.     

현재 쿠르드족은 터키(1470만 명)와 이란(810만 명), 이라크(550만 명), 시리아(170만 명) 등지에 흩어져 살고 있다. '중동의 집시', '세계 최대의 유랑 민족'이라고 불린다. 종교는 대부분 이슬람교 수니파이며 '쿠르만주어'와 '키루다시어'라는 독자 언어를 쓰는 인도유럽어계 민족이다.     

쿠르드족은 터키, 이라크, 이란 3개국을 중심으로 독립운동을 전개했다. 이란 쿠르드족의 경우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자치정부를 수립하기도 했지만 소련군의 철수로 무산됐다. 터키 남동부에 대한 자치권을 주장하고 있는 쿠르드노동자당(PKK)은 1984년 이후 이라크 북부 산악지대에 본거지를 두고 터키를 상대로 무장투쟁을 벌이고 있다. 이라크의 쿠르드족은 1991년 걸프전 당시 이라크의 민족말살정책으로 가혹한 박해를 받았으나, 이라크의 새로운 헌법 제정 이후 대폭적인 자치권 확대를 요구하는 움직임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라크는 물론 터키, 이란, 시리아 등 중동 국가 대부분이 쿠르드족의 독립 움직임에 반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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