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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여성 사상 처음 힌두교 신성시 ‘금녀의 산’ 등정

이중목 기자 | 기사입력 2019/01/17 [20:27]
대법원 판결로 도전, ‘성차별 투쟁의 승리’

인도 여성 사상 처음 힌두교 신성시 ‘금녀의 산’ 등정

대법원 판결로 도전, ‘성차별 투쟁의 승리’

이중목 기자 | 입력 : 2019/01/17 [20:27]
인도 법원의 결정에 힘입어 한 여성이 힌두교에서 신성시하는 '금녀의 산' 정상에 처음 올라 ‘성차별 투쟁의 승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16일(현지시간) BBC 방송에 따르면 38살의 여성 단야 사날은 인도 남부 케랄라 주에서 두 번째로 높은 아가스티야쿠담 산의 정상을 밟았다. 여성으로는 처음 이 산에 오른 사날은 "지형이 매우 험난해 강인한 체력을 요했다"면서도 다행히 등반 과정에서 자신을 막는 주민은 없었다고 말했다.    

1천868m 높이의 이 산은 힌두교의 독신주의 성자인 '아가스티야'와 관련돼 그간 지역 부족민들이 여성의 출입을 금해왔다.    

그러나 여성 단체의 탄원에 지난해 11월 인도 대법원은 성별 때문에 입산을 금지할 수 없으며 여성도 등정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    

당시 이 산의 고원지대에 사는 부족민들은 판결이 종교적 믿음과 배치된다며 반발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사날의 등정 소식에 탄원서를 냈던 여성 단체의 회원인 디브야 디바카란은 "케랄라 주의 성차별 종식을 위해 한 걸음 내딛었다"고 환영했다.    

현지 산림 관련 공무원은 현재 100명이 넘는 여성이 이 산을 오르기 위해 등록한 상태라고 전했다.  
▲ 지난 1일 케랄라 주에서 여성이라는 이유로 사원 출입이 가로막힌 인도 여성들이 이에 항의하며 620km 상당의 인간 띠를 만들어 시위에 나섰다.    

최근 인도 대법원은 성차별의 관습을 깨는 판결을 잇달아 내리고 있지만, 보수적인 힌두교도들이 반발하면서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대법원 허가를 받고 케랄라 주의 사바리말라 사원에 들어가려던 여성들과 이를 저지하려는 힌두교도 사이에서 충돌이 일어나 부상자가 속출하기도 했다. 이 사원은 신성한 곳이라는 이유로 10세부터 50세까지 모든 가임기 여성의 출입을 금지해왔다.    

지난 1일(현지 시각)에는 케랄라 주에서 수백만 명의 여성들이 성별에 따라 사원 출입을 막는 전통에 반대하며 620km 상당의 인간 띠 행렬을 만들어 시위에 나섰다. 이날 현장에 모인 수백만 명의 여성들은 길게 늘어서 인간 띠 행렬을 형성했다. '여성의 벽'이라 불리는 이 행렬은 약 15분간 이어졌다. 당시 시위 현장에는 케랄라주 피나라이 비자얀(Pinarayi Vijayan) 수상과 쉬랄자(Shylaja) 보건부 장관도 참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주최 측 추산에 따르면 이날 모인 여성은 약 500만 명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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