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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월만에 '베트남 담판' 나서는 트럼프·김정은…빅딜 성사될까
트럼프 “2월27~28일 베트남에서 2차 北美정상회담 개최” 5일 美의회 새해 국정연설서 언급
기사입력: 2019/02/07 [18:57]  최종편집: ⓒ 매일종교신문
문윤홍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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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7~28일 베트남서 2차 北美정상회담 개최” 5일 美의회 새해 국정연설서 언급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 동부시간 2월5일 오후 9시(한국 시간 6일 오전 11시) 워싱턴 미 의회 의사당에서 새해 국정연설을 했다. 집권 3년차에 접어든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달 27~28일 베트남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열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북한 비핵화와 북·미(北美) 관계개선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정연설에서 “과감한 새로운 외교로 우리가 한반도 평화에 역사적 획을 그었다. 미국의 인질들이 돌아왔고, 핵 실험이 중단됐고, 북한의 미사일은 15개월간 발사되지 않았다”고 자평했다. 이어 “만약 내가 미국 대통령으로 선출되지 않았다면, 우리는 아마도 수백만 명이 죽는 북한과의 큰 전쟁을 벌이고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김정은 위원장과의 관계는 좋은 상태”라며 “이달(2월) 27~28일 베트남에서 그를 다시 만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국정연설에 앞서 미 주요 방송사 앵커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미 정상회담 계획을 먼저 밝히며 “국정연설 때 이를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국정연설에서는 북한에 강력한 경고를 보내고 ‘최대의 압박’ 작전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모으는 데 주력한 바 있다. 트럼프 정부는 북한을 협상 테이블 앞으로 끌어낸 데는 강력한 대북 제재와 압박이 역할을 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달 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도 만날 계획”이라고 미 주요 방송사 앵커들에게 밝혔다고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전했다. 이에 따라 베트남에서 북미 정상회담과 미중(美中)정상회담이 잇따라 개최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한편, 북미 실무협상 미국 측 대표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이날 서해직항로를 이용해 평양에 도착했다. 비건 대표는 북한 측 대표인 김혁철 전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와 만날 예정이다. 2차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인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미국의 상응조치를 두고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진전이 이뤄질지 관심이 쏠린다.     

싱가포르 성명 넘어서는 '성과' 부담감…核폐기-종전선언 '+α' 맞교환 주목
정상간 직접 담판이 합의도출 '관건'…北개방 모델 베트남 '장소의 정치학' 변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월5일(현지시간) '2월27∼28일 베트남'이라는 2차 핵담판 날짜와 장소를 확정했다.     

북미 정상의 역사상 첫 대좌로, '세기의 담판'으로 불렸던 지난해 6·12 1차 정상회담이 열린 지 8개월여 만에 열리는 재회의 무대이다. 싱가포르 센토사섬에서 마주 앉아 70년 적대관계 청산의 첫발을 내디디며 비핵화의 '입구'를 연 두 사람은 1차 정상회담의 결과물인 '싱가포르 공동선언'의 토대 위에서 북한의 비핵화 실행조치와 미국의 상응 조치를 주고받는 '손에 잡히는' 성과물을 도출, 실행 로드맵을 마련해야 하는 중대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그동안 '친서외교' 등을 통해 핫라인을 이어오며 신뢰를 구축해온 북미 정상이 이번 '톱다운 담판'에서 '통 큰 합의'를 이뤄내며 다시한번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느냐에 따라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앞날도 좌우될 전망이다.     

지난해 초 '핵단추 설전'을 벌이며 전세계를 전쟁 위기론으로 몰아넣다 벼랑 끝에서 손을 잡고 180도 극적인 관계 변화를 이룬 두 사람이 '세기의 브로맨스'로 마지막 분단국가인 한반도의 평화지도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울지에 세계의 이목이 쏠린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일정표가 나옴에 따라 이제 시선은 '카운트다운 발표'에 맞춰 본무대를 앞두고 의제 조율 등에 나선 '스티븐 비건-김혁철 라인'의 '평양 담판'으로 모아진다. 앞으로 D-데이까지 남은 21일간의 '디테일 싸움'에 2차 핵 담판의 결과도 상당 부분 달린 만큼, 양측간 치열한 수 싸움이 전개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새해 국정연설에서 2월27일부터 28일까지 이틀간 베트남에서 김 위원장과 2차 북미 정상회담을 갖는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개최 도시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과거 베트남전(戰) 당시 미국과 총부리를 겨눴던 적대국 사이였지만 미군 유해송환 등을 통해 신뢰를 구축하고 이를 바탕으로 미국과 국교를 정상화, 경제성장을 이룬 베트남을 배경 무대로 북·미의 새로운 미래를 모색할 '핵 담판 2.0'의 막이 오르게 된 것이다.    

2차 정상회담의 성패를 가를 핵심 관건은 북한의 비핵화 실행조치와 미국의 상응조치 간 퍼즐 맞추기에서 어느 정도의 결실을 보느냐이다. 싱가포르 공동선언의 합의사항들 가운데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북한의 추가 조치와 이에 대한 보상 격인 '북미 간 새로운 관계 수립', '한반도의 지속적 평화체제 구축' 관련 미국의 상응조치들을 어떠한 순서와 조합으로 짜 맞추고 배열해 전체적인 '북한 비핵화-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로드맵을 그려내느냐가 관건이다.    

'포괄적 합의'를 의미하는 전체 청사진이 이번에 바로 완성될지는 미지수로 보이는 가운데 영변 핵시설 등 플루토늄·우라늄 농축시설 폐기 및 '플러스알파'(+α) 와 그에 대한 미국의 상응조치 간 주고받기가 2차 핵 담판의 주요 의제가 될 전망이다.    

특히 북미 실무협상의 미국 측 대표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지난 1월31일 스탠퍼드 대학 강연에서 김 위원장의 플루토늄·우라늄 농축시설 폐기 약속을 공개, 그 이행을 압박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을 끝낼 준비가 돼 있다"면서 북한 침공이나 체제 전복 의사가 없다고 못박으면서 '영변 등 핵시설 폐기+플러스 알파'와 종전선언을 맞바꾸는 '빅딜' 방안이 부상하고 있다.
▲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지난해 6월 싱가포르 정상회담 때의 모습  

북한이 취할 '+α'의 조치로는 핵 동결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폐기 및 해외 반출, 김 위원장이 이미 지난해 약속한 풍계리 핵실험장 및 동창리 엔진 시험장·미사일 발사장에 대한 외부 전문가들의 사찰·검증 등이 거론돼 왔다. 이에 대한 미국의 상응 조치로는 종전선언을 넘어 북미 간 연락사무소 설치와 평화협정 체결 논의, 그리고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재개 등과 맞물린 제재 완화, 대북 투자 등이 테이블에 올려질 수 있다.    

김 위원장의 '복심'인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지난 17∼19일 2차 방미(訪美)를 모멘텀으로 북미가 서로 '긍정적 신호'를 발신해오고 있어 딜 성사에 대해 기대감도 고조되고 있다. 그 연장선상에서 북미 정상 간에 직·간접 소통을 통해 큰 틀에서 교감을 이룬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도 2월3일 방송된 미 CBS 방송 인터뷰에서 2차 정상회담 전망과 관련, "합의 가능성이 크다"고 낙관론을 견지했다. 무엇보다 비건 특별대표의 '입'을 통해 전향적 대북메시지를 발신함으로써 일단 담판 성사에 대한 기대감이 그만큼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김 위원장의 플루토늄·우라늄 시설 폐기 약속을 공개하며 그 이행을 압박하면서도 '동시적·병행적'(simultaneously and in parallel) 기조를 공식화, 북한의 '단계적·동시적 이행' 기조를 일정 부분 수용하는 등 미국이 핵 동결을 입구로 하고 핵 폐기를 출구로 하는 '단계적 비핵화' 쪽으로 사실상 궤도를 수정한 것이다.    

비건 특별대표가 당시 제시한 '단계적 비핵화'의 경로는 '영변을 뛰어넘는 북한의 플루토늄 및 우라늄 농축시설 폐기' → '핵 관련 포괄적 신고 및 해외 전문가들의 사찰·검증' → '핵분열성 물질과 무기, 미사일, 발사대 및 다른 WMD(대량파괴무기)에 대한 제거 및 파괴' 등으로 이어진다. 당초 초기 선결조치로 요구해온 포괄적 핵신고를 다소 뒤로 미루는 등 '입구'의 문턱과 눈높이를 약간 낮춘 것이다.    

대북제재에 대한 해법 찾기가 '뇌관'으로 떠오른 가운데 양측이 어떤 식으로 절충점을 찾을지가 최대 쟁점으로 꼽힌다. 비건 특별대표가 '북한이 모든 걸 다 할 때까지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고 말하지 않았다'고 언급, 한층 유연함을 보이긴 했지만 제재 완화를 견인할 북한의 조치 수준을 놓고는 여전히 양측간 간극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미(韓美)가 진통 끝에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잠정 타결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미가 일단 2차 북미 정상회담에 앞서 동맹의 균열요소에 대한 '급한 불'은 껐지만, 미국 조야 일각 등에서는 1차 때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 카드를 불쑥 꺼내 들었던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에는 주한미군 감축 문제를 건드리는 돌발상황을 배제할 수 없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결국 북미가 남은 기간 '비건-김혁철 라인'의 실무협상에서 어느 정도 이견을 해소하며 접점을 찾아가느냐가 2차 핵 담판의 성패를 좌우할 '1차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에 따라 '빅딜'이냐 '스몰 딜'이냐도 판가름 나게 될 전망이다.     

다만 미국이 단계적 비핵화 쪽으로 선회한 것을 두고 미 조야 일각에서는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북한의 비핵화'(FFVD)에서 한발 후퇴한 게 아니냐는 회의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만약 실무협상에서 디테일 조율을 마무리하지 못할 경우 결국 '공'은 북미 정상의 직접 담판으로 넘어가게 된다. 일각에서는 두 정상의 예측불허 승부사적 스타일을 감안할 때 서로에 대한 공개 칭찬을 이어온 두 사람의 각별한 '케미'가 '깜짝 성과'를 낼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도 있지만, 시간 제약 등을 고려하면 두 정상이 미리 조율된 문안 이상으로 움직일 '공간'은 많지 않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2차 핵담판은 1차 때 못지않게 북미 정상 모두에게 또 하나의 '도박'과 같은 승부수이기도 하다. 1차 때에는 사상 첫 북미 정상 간 대좌라는데 전 세계의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며 만남 자체에 큰 의미가 부여됐지만, 이번에는 실질적 성과를 내야 한다는 부담이 적지 않다.    

'거래의 달인', '최고의 해결사'를 자처, 김 위원장 설득을 자신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경우 본인의 호언장담대로 의미있는 성과물을 받아낸다면 '러시아 스캔들' 특검 수사 등 자신을 옥죄는 안팎의 악재를 딛고 재집권의 탄탄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가뜩이나 미 조야에서 북한의 비핵화 진정성에 대해 의구심을 갖는 상황에서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빈손 핵 담판'이라는 거센 역풍에 직면할 수 있다.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운신의 폭이 더 좁아질 수 있다.    

미국의 제재압박 지속시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 있다고 압박했던 김 위원장으로서도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할 경우 셈법이 복잡해질 수 있다. 중국의 개입 강화 등 자칫 북미 간 긴장이 재연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그만큼 두 사람 모두 이번 2차 정상회담의 '리스크'를 인식하고 있다는 점에서 어떤 식으로든 접점을 도출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번 '베트남 2차 핵 담판'에서 어떠한 장면이 연출될지 다시 한번 전세계의 시선이 쏠리는 이유이다.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국, ‘베트남’ 최종 결정 이유는
경호·접근·상징성 고려…北·베트남 우호관계·이동 거리도 고려


드럼프 미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국정연설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2차 정상회담 일정(2월 27~28일)을 발표하면서 베트남이 개최국으로 최종 결정된 이유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6월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북미정상회담에 이어 연속으로 아시아권 국가가 선택됐다. 이번에도 몽골과 베트남, 인도네시아, 판문점 등이 거론된 바 있다. 북미는 2차 정상회담 개최국을 베트남으로 정했지만 개최 장소는 확정해 발표하지는 않았다. 양측은 수도인 하노이와 주요 관광도시인 다낭 등을 두고 그동안 계속 논의해왔다. 

한반도 문제를 담당하는 마크 램버트 미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 대행은 지난해 12월초 베트남과 몽골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진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도 이에 앞서 지난해 11월 베트남을 방문했다. 

베트남은 싱가포르와 마찬가지로 북미 양국이 모두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나라다. 이런 중립적 위치를 비롯해 김 위원장의 이동거리와 경호·치안 등이 전체적으로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과거 베트남 전쟁 때 북베트남을 지원하며 서로를 형제국으로 불러왔다. 1986년 베트남이 채택한 개혁개방 방식은 북한에게 참고가 될 만한 부분도 있어 싱가포르와 유사하다. 

미국에게 베트남은 중국 견제를 위한 아시아·태평양 전략의 주요 파트너국 중 하나다. 베트남 역시 1995년 7월 국교 정상화 이후 미국이 핵심 무역 교역국이다. 개최장소로는 상징성 측면에서 우선 하노이가 거론된다. 평양-하노이 직선거리는 약 2760km로 김 위원장의 전용기 ‘참매’(항속거리 약 5000km)로 충분히 갈 수 있어 동선면에서 효율적이다. 

김 위원장은 1차 정상회담 당시 중국 측 항공기를 이용해 싱가포르(평양과 직선거리 약 4700km)로 이동했지만 이번에는 다소 짧기 때문에 전용기를 이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하노이는 북미 양국 대사관이 모두 설치돼 있어 정상회담 실무 준비에도 용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6년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등 주요 행사가 열리기도 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2016년 5월 하노이를 방문한 바 있는데, 베트남과 수교 이후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세 번째 방문이었기 때문에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논의과정에서 복잡한 수도의 특성상 경호 문제가 어렵다는 문제도 나왔다. 양측이 모두 경호에 민감한 만큼 베트남 당국의 경호 수준과 상관없이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다른 유력 후보지인 휴양지 다낭은 수도에 비해 인프라가 덜 복잡해 경호가 쉽다. 1차 북미회담도 이 부분이 고려돼 싱가포르 내 휴양지 센토사섬에서 열렸다. 평양과의 직선거리도 3060km다. 

다낭 역시 하노이처럼 국제행사를 치른 경험이 있다. 2017년 11월에는 APEC 정상회의를 개최했는데 한국과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등 주요국 정상들이 다낭을 방문했다. 다낭은 미국과 베트남이 중국의 남중국해 진출을 막기 위한 협력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미국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관련해 중국과 갈등 중인 베트남과의 관계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만 이로 인해 다낭이 최종 회담 장소로 낙점되기는 어려울 거라는 관측도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회담도 예정돼 있어 굳이 중국을 자극할 필요가 없다는 이유다.
     
북한은 하노이, 미국은 다낭?…개최도시 밝히지 않은 이유
2차회담, 하노이 '메리어트'와 다낭 '페닌슐라'로 압축?…1차 때와 달리 1박2일
    

북한과 미국이 2차 정상회담 개최장소를 둘러싸고 사실상 베트남 수도 하노이의 ‘JW메리어트 호텔’과 다낭 ‘인터컨티넨탈 다낭 썬 페닌슐라 리조트’ 사이에서 막판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하노이를 선호하는 북한의 요구가 받아들여질 경우 ‘JW 메리어트 호텔’이 미국이 북한에서 양보를 얻어낸다면 다낭의 대표적 리조트가 역사적 회담의 장소가 될 것이라는 얘기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새해 국정연설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두 번째 회담을 오는 27~28일 베트남에서 개최한다고 밝히면서도 구체적인 장소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는 북한 지도자로서는 54년 만에 베트남을 찾는 기회를 활용해 하노이에서 베트남 정권의 수뇌부와 연쇄 회담을 하길 원하는 김 위원장과 다낭을 선호하는 트럼프 대통령 사이의 밀고 당기기(밀당)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노이 외교가 관계자는 “경호와 신변안전을 최우선시 하는 북한은 다낭을 오가는 것보다는 하노이에 여는 것을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월남전 당시 다낭 인근 깜란항에 군사기지를 뒀던 미국은 지리에 익숙한 다낭을 선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북미정상 회담이 다낭에서 열릴 경우 유력한 장소로 꼽히는 인터컨티넨탈 다낭 썬 페닌슐라 리조트’의 ‘씨(바다)레벨’의 한 빌라에서 본 호텔 전경. 앞에 보이는 해변은 산책 코스로 이용될 가능성이 높다.    

개최도시가 결정되면 구체적인 정상회담 장소는 훨씬 손쉽게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다낭이 낙점된다면 여러 호텔 중에서도 ‘인터컨티넨탈 다낭 썬 페닌슐라 리조트’가 유력하게 꼽힌다. 해변을 끼고 있는 다른 고급호텔들과 달리 험준한 산을 등진 채 앞으로는 만(몽키 베이) 하나를 통째로 끼고 있어 ‘요새’ 같은 호텔이다. 출입로가 차단되면 헬기나 배를 띄워야 접근할 수 있을 정도이다. 특히 호텔을 둘러싼 산에는 군부대가 주둔하고 있어 경호에 더 없이 유리하다. 인터컨티넨탈호텔은 규모가 워낙 커 지난해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북미정상회담 당시 회담장으로 이용된 센토사섬의 카펠라 호텔의 기능은 물론, 두 정상의 숙소로도 이용될 수 있다. 현지 호텔 관계자는 “정상들이 묵을 수 있는 숙소가 있다”며 “현재 보수공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상회담만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열고, 숙소를 따로 쓴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다낭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당시 묵었던 ‘하얏트 리젠시 다낭’ 호텔을 다시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 여느 호텔과 달리 높은 2중 벽을 갖춰 경호에 유리하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 일행은 C동을 통째로 숙소로 이용했다. 이 경우 김 위원장은 회담장에서 비슷한 거리에 떨어진 ‘크라운 플라자 다낭’ 호텔을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 자본이 개발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다낭 APEC 당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머물렀기 때문이다. 1차 북미회담 당시 중국은 김 위원장이 싱가포르까지 타고 갈 비행기를 북한에 빌려준 바 있다.    

하노이에서 열리게 된다면 ‘JW메리어트 하노이’호텔이 가장 유력하다. 호수와 넓은 공터를 낀 국립 컨벤션센터와 인접해 있어 경호에 최적 조건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2년 현대건설이 지은 건물로 2018년 3월에는 베트남을 국빈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묵은 바 있다. 게다가 2월20일부터 3월1일까지 객실 예약을 전혀 받지 않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호텔 예약팀 관계자는 “‘대형행사’(big event)로 (해당 기간) 방이 모두 다 팔렸다”고 말했다. ‘대형행사’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 이 직원은 “프라이버시라 밝힐 수 없다”고만 밝혔다. 이에 따라 JW메리어트 호텔은 어떤 식으로든 2월말 세계가 지켜볼 ‘이벤트’의 배경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하노이 외교가 소식통은 “북미 정상회담과 맞물려 열릴 김 위원장의 국빈 방문 준비에 베트남 정부가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2018년 6월 싱가포르 1차 정상회담 때에는 두 정상이 센토사섬 카펠라 호텔에서 약 5시간동안 만나 대화를 나눈 뒤 헤어졌지만, 이번에는 회담 기간이 이틀로 늘어났다. 일정이 늘어난 만큼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회담 뿐만 아니라 식사를 함께 하면서 깊이 있는 대화를 이어나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없다.     

베트남서 南北美中 ‘4자 종전선언’ 여부도 관심…靑 “북미회담 확정 환영”    

제2차 북미 정상회담 시기·장소가 2월6일 ‘27~28일 베트남’으로 공식화하자 청와대가 즉각 환영한다는 논평을 내놨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열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의 날짜와 장소를 확정한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그는 “두 정상은 이미 싱가포르에서 70년 적대의 역사를 씻어내는 첫발을 뗀 바 있다”며 “이제 베트남에서는 보다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진전의 발걸음을 내디뎌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회담 장소인 베트남에 대해 김 대변인은 “베트남은 미국과 총칼을 겨눴던 사이지만 이제는 친구가 됐다”며 “북한과 미국이 새로운 역사를 써나가기에 베트남은 더 없이 좋은 배경이 돼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느 도시에서 회담이 열리느냐는 질문에는 북미 쪽에서 발표가 있을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외신 등에 따르면 북한은 자국 대사관이 있는 하노이를, 미국은 다낭을 각각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설 연휴를 보내고 전날 복귀한 문재인 대통령도 중재자 역할에 전력을 다할 계획이다. 문 대통령은 4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통해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전한 미국의 입장을 듣고, 우리 정부가 생각하는 현 단계의 상황 평가 등을 미국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어느 정도 성과가 도출될 경우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빨라질 수 있으리라는 게 청와대의 기대다.     

문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해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당시에도 문 대통령 방문 가능성이 거론되다 결국 무산된 바 있는데 이번에는 상황이 다를 수 있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외신 등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2월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다. 1차 회담보다 진전된 내용의 결과가 나올 경우 남ㆍ북ㆍ미 또는 남ㆍ북ㆍ미ㆍ중이 참여하는 ‘종전선언’ 이벤트가 성사될 수도 있다는 게 외교가 일각에서 제기되는 관측이다. 

하지만 현재로선 문 대통령의 베트남행(行)이 이뤄지기는 어려워 보인다.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미국의 상응 조치를 둘러싼 양국의 실무 협상이 회담을 불과 3주 앞둔 이날 시작된 상황에서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 이벤트까지 협의하기에는 시간적 한계가 뚜렷하다는 게 중론이다. 김 대변인 역시 “북미 사이에 협상이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따라 달려있지만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북미정상회담 열리는 베트남 국민들 “더 놀라운 결과 나올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 2차 정상회담을 2월27∼28일 베트남에서 열겠다고 공식 발표하자 베트남이 들썩이고 있다. 최대 명절 ‘뗏’(설) 연휴에도 불구, 베트남 정부가 물밑에서 행사준비에 본격 착수한 가운데, 일반 베트남 국민들도 역사적 회담의 개최국이 된 것을 크게 반기고 있다.    

레 티 투 항 베트남 외교부 대변인은 6일 “2차 북미회담 베트남 개최 소식을 들었다”며 “빠른 시간 내 베트남 정부의 공식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하노이 외교가의 한 관계자는 “북미 2차회담에 공을 들여온 베트남 정부가 차질 없는 개최를 위해 이미 물밑에서 대강의 준비 작업을 마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 입장이 나오지 않았는데도 사실상 반관영으로 운영되는 현지 언론은 관련 소식을 신속히 보도했다. 베트남뉴스통신(VNA)은 6일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연설 직후 “미국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을 베트남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VN익스프레스는 미국 CNN 방송을 링크해 국정연설을 생중계한 뒤 “트럼프 대통령이 27∼28일 베트남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2차 정상회담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일간 뚜오이쩨와 온라인 매체 ‘징’도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2차 정상회담을 베트남에서 개최할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는 외신 보도를 신속하게 인용했다. 다만 2차 북미 정상 회담 개최에 대한 의미 부여는 자제했다.    

‘뗏’ 연휴를 보내고 있는 일반 국민들도 큰 기대감을 표시했다. 현지 언론의 한 기자는 “굉장하다(amazing)”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베트남에 와서 많은 이야기를 하고 갔지만 베트남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이번 회담을 통해 베트남과 북한에 더 큰 변화가 생기길 바란다”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또 하노이에 거주하며 외신 업무를 보고 있는 우웬씨도 “세계 역사를 바꿀 수도 있는 기념비적인 회담이 베트남에서 열린다는 사실에 놀랍다”며 “이번 회담에서 세계가 더 놀랄 결과가 도출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한편, 베트남이 북미 2차 정상회담 개최지로 거론될 때마다 레 티 투 항 대변인은 “베트남은 국제 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경험이 있어 그런 행사를 개최할 능력이 있다고 자신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베트남은 2017년 다낭에서 APEC 정상회의를 개최했고, 지난해 9월에는 수도 하노이에서 세계경제포럼(WEF)도 개최했다. 2월2일 시작된 ‘뗏’ 연휴는 10일까지 이어지며, 공식적인 회담 준비는 곧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수암(守岩) 문 윤 홍 大記者/칼럼니스트, moon475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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