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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과학자, 죽은지 4시간 된 돼지 뇌세포 되살려

이중목 기자 | 기사입력 2019/04/18 [18:56]
뇌 질환 치료에 획기적 변화, ‘몸과 분리된 뇌’ 윤리적 논란도

미 과학자, 죽은지 4시간 된 돼지 뇌세포 되살려

뇌 질환 치료에 획기적 변화, ‘몸과 분리된 뇌’ 윤리적 논란도

이중목 기자 | 입력 : 2019/04/18 [18:56]

 

▲ 죽은 돼지 뇌 해마 부위를 형광물질로 관찰한 사진. 죽은 지 10시간이 지난 돼지의 뇌(왼쪽)과 ‘브레인엑스’로 일부 뇌세포 기능을 회복시킨 뇌. 사진=네이처    

미국 과학자들이 죽은 지 4시간이 지난 돼지의 뇌를 일부 되살리는 데 성공했다. 학계는 지금까지 뇌는 4분 이상 혈액 공급이 멈추면 바로 뇌사 상태에 들어가며 뇌세포는 되살릴 수 없다고 믿어왔다.

 

이 같은 통설을 뒤집은 이번 성공은 뇌 손상·질환 관련 치료법 개발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전망과 함께 몸과 분리된 뇌등 윤리적인 논란도 일고 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미국 예일대 의대의 네나드 세스탄 교수 연구진은 죽은 돼지의 뇌에 인공 혈액을 넣는 방식으로 돼지 내 일부 세포 기능을 일정 시간 재가동시키는데 성공했다고 18일 밝혔다.

 

연구진에 따르면 사후 4시간이 지난 32마리의 돼지의 사체에서 뇌를 분리한 뒤, '브레인EX'라는 시스템으로 동맥에 보존제·안정제, 산소 등이 포함된 혈액 같은 특수용액을 집어넣었다.

 

그 결과, 돼지의 뇌 일부 신경·혈관세포 기능이 정상화되는 등 정상 구조를 되찾았다. 또 뇌 세포를 파괴하는 염증 반응이 줄어드는 한편 신경세포끼리 신호를 주고 받는 시냅스 반응도 감지됐다. 이런 과정은 6시간 동안 지속됐다.

 

하지만 인식 및 지각 같은 고차원적인 뇌 기능은 재활성화 되지 못했다는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게재됐다.

 

네나드 세스탄 교수는 이번 연구로 향후 뇌졸중 등 뇌 손상·질환에 의해 정지된 뇌 기능을 회복시키는 치료법 개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선 이번 연구에 대한 윤리적 문제를 제기한다. 몸과 분리됐지만 살아 있는 뇌를 인격체로 보아야 하는지, 이런 연구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어떻게 설정해야 하는지 등 논란거리들을 남겼다는 것이다. 현인수 미국 케이스웨스턴리저브대 교수는 이날 논평에서 "인간의 뇌도 복원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뇌사자의 장기 기증이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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