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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힌두교 반목 스리랑카, 기독교엔 공통 적대감

이중목 기자 | 기사입력 2019/04/22 [18:09]
부활절 성당 테러, 스리랑카의 종교갈등 역사

불교·힌두교 반목 스리랑카, 기독교엔 공통 적대감

부활절 성당 테러, 스리랑카의 종교갈등 역사

이중목 기자 | 입력 : 2019/04/22 [18:09]

부활절 성당 테러는 식민지배 기독교에 대한 뿌리깊은 적대감이라는 분석

 

사진: 스리랑카는 불교를 믿는 신할리즈족과 힌두교도인 타밀족의 반목으로 1983년부터 2009년까지 26년간 이어진 내전으로 10만 명 이상이 숨졌다.  

 

스리랑카에서 부활절인 21(현지시간) 발생한 스리랑카 연쇄 테러가 소수 종교인 가톨릭을 조직적으로 겨냥했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극심한 종교, 민족, 언어 갈등에 시달려온 나라이지만 이번 테러는 식민지배 기독교에 대한 뿌리깊은 적대감이라는 분석이다.

 

라닐 위크레메싱게 스리랑카 총리가 수도 콜롬보 등 8곳에서 연쇄적으로 일어난 폭발로 228명이 숨지고 450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또 용의자 13명을 체포했으며, 이들 모두 스리랑카인이라고 말했다. 이중 10명은 범죄수사부에 넘겨진 상태다. 아직 정확한 범행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루완 위제와르데나 국방장관은 이번 연쇄 폭발을 종교적 극단주의자들이 저지른 테러 공격으로 규정했다.

 

스리랑카는 국민 약 2200만 명 중 74.9%를 차지하며 불교를 믿는 신할리즈족과 힌두교도인 타밀족(11.2%)의 반목으로 1983년부터 2009년까지 26년간 이어진 내전으로 10만 명 이상이 숨졌다.주민 다수인 불교도 싱할리족은 영국 식민시절 인도 남부에서 스리랑카로 강제 이주된, 힌두교를 믿는 타밀족과 갈등을 빚어 왔다. 타밀족은 타밀 엘람 해방 호랑이’(LTTE)라는 이름의 무장 반군조직을 결성해 수 십 년간 싱할리족이 주류인 주류정부에 맞서왔다.

▲ 스리랑카는 불교를 믿는 신할리즈족과 힌두교도인 타밀족의 반목으로 1983년부터 2009년까지 26년간 이어진 내전으로 10만 명 이상이 숨졌다.  

 

신할리즈족과 타밀족의 핵심 갈등 요소는 언어였다. 스리랑카 정부는 1956년 신할리즈어를 유일 공식 언어로 삼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1978년 신할리즈어와 타밀어, 두 언어를 모두 공식 언어로 지정했지만 불교 중심 국가를 추진하는 중앙정부와 이에 반발한 타밀족의 대립이 끊이지 않았다.내전은 1983년 타밀 무장단체 LTTE가 정부군 13명을 살해하면서 시작됐다. LTTE는 자살부대를 만들어 스리랑카 정치지도자 및 정부군을 공격했고 1991년 라지브 간디 전 인도 총리 암살, 1993년 라나싱헤 프레마다사 전 스리랑카 대통령 암살 등의 배후로 지목받는다. 1987년 미국은 LTTE를 테러집단으로 규정했다. 1994년 집권한 찬드리카 쿠마라퉁가 전 대통령은 평화 협상을 시도했고 2002년 노르웨이의 중재로 휴전협정이 체결됐다. LTTE가 휴전을 거부하자 정부군은 2009년 군사력을 동원해 LTTE 무장반군을 무력 진압했다. 이때 정부군이 저지른 각종 잔학 행위는 인권 침해 및 인종청소 논란을 낳았다.스리랑카의 불교도 이슬람교도 힌두교도 등은 서로 반목하는 가운데에도 기독교에 대한 공통의 적대감을 갖고 있다. 16세기부터 포르투갈 네덜란드 영국 등 서구 기독교 국가에 연이어 식민 지배를 당한 경험 때문이다. 이번 테러도 그 연장선상이리고 보고 있다.

 

한편 2015년 출범한 시리세나 정부는 소수인종과 종교를 보호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최근 소수 종교를 향한 공격이 다시 집중적으로 발생하면서 실론섬은 긴장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4월부터 20건 이상의 소수종교를 향한 공격이 보고돼 있다. 이에 중심도시 콜롬보의 외교가도 지난달 1일 긴급성명을 발표해 온전한 법집행과 소수자 권리종교 자유 보장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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