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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랑카 정부의 부르카·니캅 금지는 이슬람 탄압 시작”

이중목 기자 | 기사입력 2019/04/30 [20:08]
부활절 폭탄 테러법은 남자들, 테러 예방 명분으로 탄압 나서

“스리랑카 정부의 부르카·니캅 금지는 이슬람 탄압 시작”

부활절 폭탄 테러법은 남자들, 테러 예방 명분으로 탄압 나서

이중목 기자 | 입력 : 2019/04/30 [20:08]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조직으로부터 사상 최악의 테러를 당한 스리랑카 정부가 무슬림 여성들의 얼굴을 가리는 전통의상인 부르카와 니캅 착용을 금지했다. 테러를 예방하려는 조치라지만 이슬람을 본격적으로 탄압하기 시작한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마이트리팔라 시리세나 대통령은 28일 성명을 통해 어떤 형태로든 공공장소에서 얼굴을 가리는 것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시리세나 대통령은 이번 금지 조치는 국가안보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며 누구도 얼굴을 가려서 신원을 알아보기 어렵게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스리랑카 정부의 조치는 사실상 이슬람 여성들이 착용하는 베일을 겨냥했다. 스리랑카 내 무슬림 여성들은 머리와 목을 가리고 얼굴은 드러내는 히잡과 차도르는 계속 입을 수 있지만, 눈만 내놓는 니캅과 눈까지 그물로 완전히 가린 부르카는 착용할 수 없게 됐다.

 

하지만 정작 부활절인 연쇄 폭탄 테러를 주도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조직 내셔널타우힛자맛(NTJ) 조직원들은 대부분 남성이었다. 이들의 테러 계획을 다 알고도 막지 못한 스리랑카 정부가 애꿎은 소수 여성들의 옷차림을 문제 삼은 것이다. 사실상 이슬람 문화권에 대한 스리랑카 사회의 분노가 이번 조치를 끌어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스리랑카 이슬람 지도자들은 이슬람교도가 보복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며 여성 신도에게 얼굴을 가리지 말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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