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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감사…국민과 평화통일 위해 기도하겠다”
이희호 여사 유언 남기고 ‘동지’ DJ 곁으로…6월14일 발인 국립현충원 안장
기사입력: 2019/06/13 [21:02]  최종편집: ⓒ 매일종교신문
문윤홍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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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호 여사 유언 남기고 동지’ DJ 곁으로614일 발인 국립현충원 안장 

 

하늘나라에 가서 우리 국민을 위해, 민족의 평화통일을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610일 밤 향년 97세로 소천(召天·타계)한 이희호 여사는 병원에 입원하기 전에 삶을 마무리하는 시간을 갖고 이같은 국민의 안녕과 평화통일에 대한 기원을 유언(遺言)으로 남겼다.

김대중평화센터 김성재 상임이사는 11일 고인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여사가 지난해 변호사가 입회한 가운데 세 아들의 동의를 받아 이같은 내용의 유언장을 작성했다고 밝혔다.

▲ 6월10일밤 소천한 고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

 

이 여사는 남편 김대중 전 대통령과 제게 많은 사랑을 베풀어 주신 것에 대해 감사하다우리 국민들이 서로 사랑하고 화합해서 행복한 삶을 사시기를 바란다는 말도 남겼다. 그러면서 동교동 사저를 대통령 사저 기념관(가칭)’으로 사용하도록 하고 노벨평화상 상금은 대통령 기념사업을 위한 기금을 사용하라고 전했다. 이 여사는 유언 집행에 대한 책임을 김 상임이사에게 맡긴 뒤 민주주의와 평화통일을 위한 김대중평화센터 사업을 잘 이어갈 것을 당부했다.

 

이 여사 장례의 공식 명칭은 여성지도자 영부인 이희호여사 사회장이다. 장례위원회 공동위원장에는 이낙연 국무총리와 장상 전 국무총리서리, 민주평화당 권노갑 고문이 맡는다고 김대중평화센터는 밝혔다. 장례위 고문은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자유한국당 황교안, 바른미래당 손학규, 민주평화당 정동영, 정의당 이정미 대표 5당 대표가 맡았다. 발인은 14일이며 오전 7시 이 여사가 장로를 지냈던 신촌 창천교회에서 장례예배를 끝낸 뒤 장지인 국립현충원에 안장된다. 이 여사는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평안하게 임종(臨終)을 맞았다고 김대중평화센터 박한수 기획실장이 설명했다.

 

"이희호 여사, 의식 잃지않고 찬송 따라부르며 편안히 소천

 

()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는 610일 병상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편안한 모습으로 임종을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대통령의 '영원한 동지'로서 민주화운동의 최전선에서 온갖 고난을 겪으면서도 강인한 의지를 굽히지 않은 고인은 소천(召天)하는 순간까지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이 여사가 임종하는 순간에는 유족들을 비롯해 김대중평화센터 윤철구 사무총장과 박한수 대변인 등이 병실을 지킨 것으로 전해졌다.

 

장례집행위원장을 맡은 김성재 김대중평화센터 상임이사는 "돌아가실 때 의식이 깨어있었다""한 번도 의식을 잃어본 적이 없지만, 기력이 쇠해서 눈은 감고 계셨다"고 전했다. 김 상임이사는 "우리가 함께 모여 성경을 읽어드리고 찬송도 불러드리고 기도를 했다""그때 여사님이 눈을 뜨고 입을 달싹달싹하면서 찬송을 따라 해서 유족들이 슬픔 속에서도 매우 감사해했다"고 말했다.

 

그는 "편안히 소천하셨고, 이내 얼굴도 밝아지셨다"고 덧붙였다. 이 여사가 임종하는 순간에는 유족들을 비롯해 김대중평화센터 윤철구 사무총장과 박한수 대변인 등이 병실을 지킨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여사님께서 가족들의 찬송가를 따라 부르려고 입을 움직이시면서 편안하게 하늘나라로 가셨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오후 1137분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소천하셨고, 병원 영안실에 안치했다"고 말했다.  

 

격변의 현대사 온몸으로 이겨낸 이희호 여사 97년의 생애

미국 유학한 1세대 여성운동가40DJ 만나 운명적 결혼  

 

이희호 여사는 남편 고()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함께 격변의 현대사를 가냘픈 몸으로 부딪히며 이겨낸 인물이다. 일제 치하에 태어나 해방과 분단,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젊은 시절을 보내고, 한국 여성운동의 선구자로 활약했다. 정치인 아내가 된 후 수차례 죽음의 문턱을 넘나든 남편과 함께 험로를 걸었지만 대통령 영부인의 자리에도 올랐다.

 

이 여사는 김 전 대통령의 내조자를 넘어 김 전 대통령이 옥고를 치를 때는 동지로, 야당 총재 시절에는 조언자로 곁을 지켜 정치적 동역자(同役者)’라는 평을 받았다. 자택에 걸려 있던 김대중 이희호문패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지만 이 여사는 인동초김 전 대통령과의 동행을 다시 시작하게 됐다.

 

여성운동가에서 정치인의 아내로 

 

이희호 여사는 1922년 의사였던 아버지 이용기씨와 어머니 이순이씨 사이의 62녀 중 장녀로 태어났다. 이화고등여학교(이화여고 전신)와 이화여자전문학교(이화여대 전신)를 다니고 1950년 서울대 사범대를 졸업한 뒤에는 미국 램버스대와 스카렛대에서 유학했다

▲ 이희호 여사(오른쪽)의 이화여고 재학시절 시절의 모습.  

 

1958년 귀국한 그는 대한YWCA 총무를 맡아 여성운동의 길에 들어섰다. 가부장적인 사회에서 여성문제연구회 회장을 맡아 남녀차별적 법 조항을 고치기 위한 활동에 힘썼고 여러 여성단체가 모여 출범한 여성단체협의회조직화에도 앞장섰다

▲ 1962년 5월10일 이 여사의 외삼촌 이원순씨 댁에서 치뤄진 김대중 대통령과 이희호 여사의 결혼식.    

 

여성운동에 매진하던 이 여사는 1962년 만 40세의 나이로 김 전 대통령과 운명적 결혼을 하면서 정치인 아내의 길에 들어섰다. 김 전 대통령은 1945년 차용애씨와 결혼해 홍일, 홍업씨를 얻었지만 차씨는 1959년 세상을 떠났다. 주변에서는 정치 낭인에 불과한 김 전 대통령과의 결혼을 강하게 반대했지만 이 여사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이 여사는 후일 꿈이 큰 남자의 밑거름이 되자고 결심하고 선택한 결혼”, “남녀 간의 뜨거운 사랑보다는 서로가 공유한 꿈에 대한 신뢰가 그와 나를 동여맨 끈이 됐다고 밝혔다. 19633남 홍걸씨를 낳았다.

 

민주화운동의 동지이자 버팀목으로 

▲ 1979년 12월 8일 긴급조치해제에 따른 구속자석방과 아울러 당국의 '보호'에서 풀려난 김 전 대통령이 부인 이희호 여사와 함께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1962년 결혼 열흘 만에 김 전 대통령이 반혁명 혐의로 체포되는 등 민주화 운동가의 아내이 여사의 시련은 시작됐다. 김 전 대통령은 1971년 의문의 교통사고를 당한 후 미국 망명(1972), 납치사건(1973), 가택연금과 투옥(19731979), 내란음모 사건과 수감(1980), 미국 망명과 귀국 후 가택연금(19821987) 등 군사정권 내내 감시와 탄압에 시달렸다. 그런 와중에도 옥중의 김 전 대통령에게 600권이 넘는 책을 보내 공부를 돕는가 하면 청와대 안가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과 독대해 남편의 석방을 당당히 요구했다. 남편의 수감 시절 면회시간이 한 달에 20분밖에 되지 않자 이 여사는 편지로 소식을 주고받았다. 가족이 보낸 900여통의 편지와 김 전 대통령의 옥중서신이 각각 출판됐다

▲ 김대중 대통령 취임식 당시의 모습    

 

김 전 대통령은 1997년 네번째 도전 끝에 대통령 당선의 꿈을 이뤘다. 청와대 안주인이 된 이 여사는 아동과 여성 인권에 관심을 두며 활발한 활동을 벌였다. 김대중정부에서 여성부가 신설되고 여성의 공직 진출이 확대되자 국민의 정부 여성 정책 뒤에는 이희호가 있다는 말까지 나왔다. 이 여사는 2000년 남북정상회담과 남편의 노벨평화상 수상을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라고 기억했다. 이 여사도 2000년 펄 벅 인터내셔널이 주는 올해의 여성상을 수상했다

▲ 2018년 8월18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현충관에서 열린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9주기 추도식에서 이희호 여사가 문희상 국회의장의 추도사를 경청하고 있다.  

 

이 여사는 20098월 김 전 대통령의 서거로 47년 동안 함께했던 동지와 작별했다. 이 여사는 김 전 대통령 서거 후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으로 동교동계의 구심점이자 재야인사들의 정신적 지주역할을 했다. 2011년 말 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이 사망했을 때 조문단 자격으로 방북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그는 자서전 동행에서 참으로 먼 길을 걸어왔다. 문득 돌아보니 극한적 고통과 환희의 양극단을 극적으로 체험한 삶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회고했다. 

 

김대중을 만든 것은 이희호민주화 길 가도록 채찍질"

이희호 여사 빈소에 각계 조문 박지원 등 민평당이 '상주' 역할

 

지난 10일 별세한 이희호 여사의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빈소엔 11일 정·관계 인사들의 조문이 이어졌다. 여야(與野) 정치권은 이 여사가 김대중 전 대통령과 인고(忍苦)의 세월을 함께한 정치적 동지이자 1세대 여성 운동가였다며 명복을 빌었다.

 

북유럽 순방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1일 오전 빈소에 화환을 보냈다. 또 이낙연 국무총리에게 권노갑 민주평화당 고문, 장상 전 국무총리 서리와 공동으로 장례위원장을 맡으라고 지시했다. 이 총리는 이날 오후 3시쯤 빈소에 조문한 뒤 "이 여사는 어머니처럼 따뜻하지만 내면은 쇠처럼 강인한 분이었다""김대중 대통령께서 수많은 고난을 흔들림 없이 이겨내신 데에는 여사님의 강인함이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눈물을 흘리며 "하늘나라에서 김 대통령을 다시 만나 슬픔도 아픔도 없는 눈부신 세월을 지내시길 기도한다"고 했다. 김 전 대통령의 핵심 지지세력인 동교동계의 더불어민주당 설훈 의원과 DJ의 마지막 비서관 출신인 민주평화당 최경환 의원 등은 오전 9시쯤 빈소를 찾아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켰다. 김 전 대통령의 2남 김홍업 전 의원과 3남인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상임의장 등 유가족들도 일찌감치 빈소에 나와 조문객 맞을 채비에 분주했다. 뒤이어 문희상 국회의장과 이낙연 국무총리, 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 지도부를 비롯한 여야 정치권 인사들의 추모 발길이 이어졌고 빈소는 예정보다 2시간여 일찍 추모객들을 맞았다.

▲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이희호 여사 빈소    

 

정부에선 유은혜 사회부총리,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김연철 통일부·진영 행정안전부·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박원순 서울시장, 피우진 국가보훈처장,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 문무일 검찰총장, 민갑룡 경찰청장,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조문했다. 박 시장은 "이 여사는 위대한 여성 운동가이시면서 대한민국에 민주주의와 평화를 만들어오신 분"이라고 했다. 청와대에선 노영민 비서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김수현 정책실장과 조국 민정수석 등 대통령 보좌진이 단체로 빈소를 찾았다. 노 실장은 "이 여사는 민주주의와 평화를 위해 한 생을 헌신하신 우리 시대의 큰 어른"이라며 "여성 운동의 선구자이시고 분단을 타파하실 뜻이 있었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이인영 원내대표, 정세균 전 국회의장, 김한길·추미애 전 대표, 이석현·박병석·김부겸·설훈·안민석·김상희·백재현·우원식·유승희·홍영표 의원 등이 빈소를 찾았다. 이해찬 대표는 "이 여사님은 제 정치적 스승인 김대중 대통령님의 정치적 동지"라고 했다.

 

자유한국당에선 황교안 대표와 이주영 국회부의장, 나경원 원내대표, 정갑윤·김세연·김재원·윤상현 의원 등이 조문했다. 황 대표는 "그동안 우리나라 민주주의와 여성 인권을 위해 남기신 유지들을 잘 받들겠다"고 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 여사께서 평소에 그리던 대통령님 곁에 가셔서 편히 쉬시길 바란다"고 했다. 황 대표 측은 장례위 고문을 맡아 달라는 장례위 측 요청을 수락했다. 이에 따라 여야 5당 대표가 모두 장례위 고문으로 장례에 참여하게 됐다.

▲ 11일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고인의 차남 김홍업 전 의원(앞쪽)과 삼남 김홍걸 민화협 상임의장(뒷쪽)이 헌화하고 있다  


민주평화당은 박지원·최경환 의원을 비롯한 당 관계자들이 '()상주' 역할을 하면서 조문객들을 맞았다. 정동영 대표는 "제가 정치를 시작하고 처음으로 지구당 개편 대회를 하는 날 일부러 전주에 오셔서 카랑카랑한 음성으로 축사해주시고 제 손에 봉투를 쥐여주시던 모습이 선하다"고 했다. 박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대중은 이희호로부터 태어났다' 할 정도"라며 "대통령님이 옳은 길, 민주화의 길을 갈 수 있게 채찍질하신 분"이라고 했다. 한광옥 전 새천년민주당 대표는 "김대중 대통령님이 국민 통합을 위해 정치하실 수 있도록 뒤에서 지원해 주신 분이 바로 이희호 여사님"이라고 했다.

 

바른미래당에선 손학규 대표와 주승용 국회부의장, 박주선·유승민 전 공동대표, 오신환 원내대표 등이, 정의당에선 이정미 대표, 윤소하 원내대표, 심상정 의원 등이 조문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역사는 고 김대중 대통령님과 함께 어두웠던 시대의 맨 앞에 서서 민주주의 등불을 밝혀주신 여사님의 용기를 기록할 것'이라는 내용의 조의문을 보내왔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 한명숙·김황식 전 총리, 권순일 대법관, 정세현·손숙·정현백 전 장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 김용학 연세대 총장, 김희중 대주교, 법륜 스님, 가수 하춘화씨도 빈소를 찾았다. 이 여사가 몸담았던 한국YWCA연합회에서는 한영수 회장, 이행자·이명혜 전 회장이 왔다.

 

전두환·노태우·이명박 전 대통령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조화를 보냈다.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도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함께 빈소를 찾았다. 이날 박한수 김대중평화센터 기획실장의 설명에 따르면 전날 이 여사를 문병한 권 여사가 이 여사에게 여사님 좋으시겠다. 대통령 곁에 가실 수 있어서라고 하자 이틀 정도 눈을 감고 있었던 이 여사가 갑자기 눈을 뜨는 등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미 국무부는 11(현지 시각) 애도 성명을 내고 "이 여사는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그녀의 삶을 바쳤으며, 남북 간 대화를 촉진했다"고 밝혔다.

 

장례는 14일 사회장으로 치른다. 12~13일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조문받는다. 민주당·평화당은 일부 시·도당 사무실에 분향소를 설치하고 조문객을 맞이하기로 했다. 장례위는 오는 14일 오전 7시 서울 서대문구 창천감리교회에서 장례 예배를 한 다음 동교동 자택을 들렀다가 국립현충원에 이 여사를 안장할 예정이다

 

대통령 이희호 여사 별세 애도 성명 우리 시대 대표적 신앙인이자 민주주의자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의 별세 소식에 애도의 뜻을 전했다. 핀란드를 국빈방문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장문의 글을 적었다. 다음은 문 대통령의 애도 성명 전문이다.

 

오늘 이희호 여사님께서 김대중 대통령님을 만나러 가셨습니다. 조금만 더 미뤄도 좋았을텐데, 그리움이 깊으셨나봅니다. 평생 동지로 살아오신 두 분 사이의 그리움은 우리와는 차원이 다르지 않을까 생각해보았습니다. 여사님 저는 지금 헬싱키에 있습니다. 부디 영면하시고, 계신분 들께서 정성을 다해 모셔주시기 바랍니다.

 

여사님은 정치인 김대중 대통령의 배우자, 영부인이기 이전에 대한민국 1세대 여성운동가입니다. 대한여자청년단, 여성문제연구원 등을 창설해 활동하셨고, YWCA 총무로 여성운동에 헌신하셨습니다. 민주화운동에 함께 하셨을 뿐만 아니라 김대중 정부의 여성부 설치에도 많은 역할을 하셨습니다.

 

우리는 오늘 여성을 위해 평생을 살아오신 한명의 위인을 보내드리고 있습니다. 여사님은 "남편이 대통령이 돼 독재를 하면 제가 앞장서서 타도하겠다" 하실 정도로 늘 시민 편이셨고, 정치인 김대중을 '행동하는 양심'으로 만들고 지켜주신 우리시대의 대표적 신앙인, 민주주의자였습니다.

 

지난해 평양 방문에 여사님의 건강이 여의치 않아 모시고 가지 못해 안타까웠습니다. 평화의 소식을 가장 먼저 알려드리고 싶었는데 벌써 여사님의 빈자리가 느껴집니다. 두 분 만나셔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계시겠지요. 순방을 마치고 바로 뵙겠습니다. 하늘 나라에서 우리의 평화를 위해 두 분께서 늘 응원해주시리라 믿습니다

 

김여정 통해 조의문·조화 전달한 김정은 이희호여사 평화 위한 헌신 잊지 않을 것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희호 여사 별세와 관련해 조문단을 보내는 대신 조의문(弔意文)과 조화(弔花)12일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을 통해 전달했다. 북측은 남북 관계 발전이 필요하다는 뜻을 밝혔지만, 남북 정상 간 친서 교환은 없었다.

▲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12일 오후 경기도 판문점 북측 지역인 통일각에서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으로부터 고 이희호 여사 조화를 전달 받고 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호 통일부 차관, 장례위원회를 대표하는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은 이날 오후 5시쯤부터 판문점 북측 지역 통일각에서 김 제1부부장을 만나 조의문과 조화를 전달받았다.

 

리희호 녀사의 유가족들에게라는 제목의 조의문에서 김 위원장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리희호 녀사가 서거하였다는 슬픈 소식에 접하여 유가족들에게 심심한 애도와 위로의 뜻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리희호 녀사가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함께 온갖 고난과 풍파를 겪으며 민족의 화해와 단합, 나라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기울인 헌신과 노력은 자주통일과 번영의 길로 나아가고 있는 현 북남관계의 흐름에 소중한 밑거름이 되고 있으며 온 겨레는 그에 대하여 영원히 잊지 않을 것이라며 애도의 뜻을 전했다.

▲ 12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이희호 여사 빈소에 김정은 북한국무위원장이 보낸 조의문이 놓여 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호 통일부 차관, 장례위원회를 대표하는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은 이날 오후 5시쯤부터 판문점 북측 지역 통일각에서 김 제1부부장을 만나 조의문과 조화를 전달받았다.

 

 

북측의 조문단 파견 여부는 정체상태인 남북 관계에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다. 북측은 김 위원장의 최측근인 김 제1부부장을 판문점으로 보내 예의와 형식은 갖추면서도 남북 관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판문점에서 전달하는 방식으로 수위를 조절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북한 매체들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고 이희호 여사의 유가족에게 조의문과 조화를 전달했다는 소식을 신속히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과 조선중앙TV12일 오후 9시 반쯤 일제히 조의문 전문을 공개했다.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이 판문점 통일각에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 남측 관계자들을 만나 조전을 전달하고 헤어진 지 4시간여 만이다.

 

북한 매체들이 통상 김 위원장의 동정 등 민감한 사안을 최소 반나절 이상 시차를 두고 보도해온 것을 고려하면 이례적으로 빠른 보도라는 분석이다.

 

'여성지도자 영부인 이희호여사 사회장'--각계 인사·시민 2000여명 참석

 

고 이희호 여사의 장례가 14일 국립현충원에서 각계 지도자와 2000여명의 시민들이 참석하는 사회장으로 치러진다. 고 이희호 여사 장례위원회는 13일 보도자료를 통해 “‘여성지도자 영부인 이희호 여사 사회장 추모식14일 오전 930분 국립현충원 현충관에서 이낙연 국무총리를 비롯한 정부인사, 문희상 국회의장 및 제 정당 대표, 여성·재야단체, 주한외교사절,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엄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장례위원회는 사회장 추모식은 평생을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 여성의 권익, 민주주의와 인권, 평화통일을 위해 헌신하신 고인의 공적을 국민 여러분과 함께 기리기 위해 거행된다고 설명했다.

 

14일 고인의 운구 행렬은 아침 7시 고인이 생전 출석했던 신촌 창천교회에서 영결 예배를 드리고, 동교동 자택을 거쳐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으로 이동한다. 국립서울현충원 현충관에서 치러지는 고인의 사회장에서 이낙연 국무총리가 조사를 한다. 문희상 국회의장과 이해찬 민주당·황교안 자유한국당·정동영 민주평화당·손학규 바른미래당·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국회·정당을 대표해서, 장하진 전 여성부장관이 여성계를 대표해서, KBS 이사장인 김상근 목사가 재야민주단체를 대표해서 추도사를 낭독한다. 사회장이 마무리되면 고인은 장지로 이동해 평생의 동반자인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옆에서 영면에 들게 된다. 고인의 삼남인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은 이날 서울 신촌 세브란스 장례식장 앞에서 고인의 사회장 관련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번 사회장 장례절차는 과거에 어머니와 함께 인권·여성·민주화 운동과 불우아동 돕기 등 여러가지 사회활동과 뜻을 같이했던 많은 분들이 함께 장례를 치르는 것이라며 특정 정당이나 단체가 주도하는 행사가 아니라 많은 분들이 사회 각계각층에서 참여해 만들어지는 행사로 이해해주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또 김 의장은 전날 북한에서 조의문과 조화를 통해 고인에 대해 조의를 표한 데 대해 감사의 뜻을 밝혔다. 김 의장은 유족들이 북측에서 조문단이 오기를 바랐던 건 단순히 조문의 의미가 아니고, 조문단이 오게 되면 막혔던 남북관계를 풀 수 있는 대화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했던 것이다. 그렇게 되면 돌아가신 어머니가 주시는 마지막 선물이지 되지 않을까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북에서도 정치·외교적으로 고려할 게 있었을 것이고 저희가 그것을 십분 이해한다어제 김정은 위원장이 김여정 부부장을 통해서 좋은 내용의 조의문과 조화를 보내주셔서 그분들이 최대한의 예우를 갖춘 것으로 생각하고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수암(守岩) 문 윤 홍<大記者/칼럼니스트> moon4758@naver.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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