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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형 범종교시각
김정호의 호기심과 설레임, 희열과 열정이 만들어낸 대동여지도
하늘소풍길 단상
기사입력: 2019/08/11 [07:34]  최종편집: ⓒ 매일종교신문
신민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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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새로운 일과 생활에 대한 의욕을 부추기며  

 

고산자 김정호가 대동여지도를 정확하게 그리기 위해 방방곡곡 답사하며 더 높이 더 멀리서 바라보는 모습을 상상한다. 그리고 지리의 윤곽을 파악하게 되는 순간의 희열을 느껴본다.

 

대모산, 구룡산, 우면산에 이어 수리산 곳곳의 지리와 특징을 익혔을 때 감히 김정호의 마음과 비교했었다.

 

김정호가 항공지도와 다를 바 없는 대동여지도를 만들기까지의 고충은 그 순간적 희열과 그로인해 샘솟은 열정으로 완전 상쇄됐을 게다.

 

내 보금자리 주변의 산을 속속들이 알게된 것 역시 그런 희열과 열정이 있기에 가능했다. 이사갈 때마다 마주치는 새로운 길에 대한 설레임과 호기심이 높이 올라 멀리 보는 희열과 열정을 생기게 했던 것이다.

 

이곳 법화산에서의 생활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앞으로 새로 이사갈 주변의 산에 이런 희열과 열정을 갖기는 힘들 듯하다. 물론 호기심과 설레임은 있지만 체력과 도전의식에서 딸린다. 족저근막염 재발을 방지하는게 변화에 대한 도전보다 우선한다.

 

신체적 조건이 주변 산에 대한 호기심, 설레임과 희열, 열정을 위축시키듯 모든 일과 생활에 파급되는게 안타깝다.

 

새로운 산길 파악에 대한 도전은 못하더라도 새로운 일과 생활엔 설레임, 호기심, 희열, 열정을 가져야겠다.

 

중지에 못박힌 수십년 원고지 글쓰기에서 PC 자판에 적응했듯이, pc통신 시대에서 인터넷 시대로 옮겨와 꿈도 못꿨던 메일, 카페, 블로그, 카톡, 페이스북 등 숨가쁜 변화에 숨가쁘게 따라왔다. 호기심이 있었고 배워서 활용하려는 열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근래 비트코인, 카카오페이, 가상현실 등을 비롯한 갖가지 새로운 변화는 알아보려는 시도조차 안한다. 동영상 시대라며 내 신문과 블로그에 적용시키고 유트브와 접맥해보라는 젊은 친구들의 충고를 한쪽 귀로 흘려버린다. 변화와 도전을 꺼리는 것인데 옛것을 고수하고 존중한다는 '꼰데의식'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젖어든 것 아닌지 걱정스럽다.

 

법화산 이후 새 산길 파악에 대한 열정은 갖지 못하더라도 새로운 일과 생활에 대한 설레임, 열정은 두려움없이 찾아 나서야 할 것 같다.

 

우선 신문과 블로그에 적용할 동영상 제작과 편집부터 호기심 갖고 시도해봐야겠다. 시작이 힘들지 하다보면 별거 아니란 사실을 왜 잊었는가. 이를 시작으로 다른 새로운 일과 생활을 개척해보자.

 

새 산길에 도전하지 못하는 신체적 한계 대신에 새로운 삶의 의욕을 갖게 하기 위한 길이다. 그 도전에 설레임 갖도록 노력해보자. <5년 전 수리산 새길 답사 페북 글을 읽으며


<멀리서 보면 다 보인다>

20년 살던 대모산서 수리산으로 이사온 2주동안 수리산 곳곳을 산책하며 정을 쌓았다. 이사한 주일엔 서쪽 산중에 있는 1500년 고찰 수리사를 거쳐 대야미역으로, 다음 주일엔 임도 오거리를 맨발로 유유히 걷다가 수리봉· 태을봉을 넘어 집이 있는 수리산역 철쭉동...산으로 내려오며 수리산의 면면을 숙지했다.

 

멀리서 봐야 다보인다. 이번 주말과 주일엔 감투봉을 따라 수리산 반대쪽 산등성이을 걸으며 2주동안 헤매던 수리산 전경을 한눈에 담았다. 수리산을 일렬로 이어가는 수리봉, 태을봉, 관모봉이 한꺼번에 들어왔다. 그리고 그속에 담긴 곳곳의 정자, 쉼터, 이정표, 숲속 북카페, 수리사와 성불사 등의 사찰도 그 독특한 정취와 함께 다가오는 듯 했다.

 

새 길, 새 정취로 들어서는 설레임이 좋다. 주말과 주일엔 눈뜨는 새벽부터 오늘은 어떤 길과 정취를 발견할 수 있을까하는 기대로 즐거울 수 있다. 수리산이 군포, 산본, 안산, 반월, 시흥, 안양시를 걸치는만큼 새 길, 새 정취는 두고두고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같은 숲길을 산책하더라도 날마다, 계절마다 새로운데 그에 더한 즐거움이다. 이런 주말과 주일이 있기에 고단한 평일의 일상도 감수할 수 있다.

 

평일의 업무와 생활 역시 숲속 산책길처럼 설레임과 기대, 즐거움을 주는 신선한 나날이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게 살아왔다고 자부했는데 또 다른 일을 맡다보니 그속에서 탐욕과 시기, 갈등을 보게 된다. 사람사는 세상이 그렇다고 치부하지만 그러한 것들에 부대끼다 보면 환멸과 염증이 느껴진다.

 

그러나 멀리 생각하고 보면 다 보인다. 탐욕과 이기심, 이간질과 분쟁이 실상은 협동과 화합을 위한 과정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자기 위주의 해석과 해결방법에 따른 오해와 갈등일 뿐이다. 세상에 그 누가 설레고 즐거운 삶을 원치 않을 건가. 스스로 만드는 피해의식과 자격지심이 상대를 사리사욕만 채우는 적으로 만드는 것이지 상대는 그 누구도 원래의 적이 아니다. 피차 마찬가지이다. 다만 상대에 대한 오해가 깊어지게 되면 자신도 그 오해만큼 대응하는 탐욕스럽고 부도덕한 인간이 된다. 종교, 진영논리, 이념에서부터 조직활동, 협상, 일상에 이르는 모든 생활들에서 그런 모습을 보게 된다.

 

수리산 수리봉에서 태을봉으로 가는 길엔 칼바위가 있어 내 종아리에 찰과상을 입혔다. 사잇길 숲속엔 태풍에 넘어진 나무가 길을 막았다. 맨발로 가는 흙길에는 불쑥 삐져나온 날카로운 돌이 성가셨다. 그러나 수리편 반대편 산등성이에서 바라본 수리산의 사소한 험난함은 고즈넉한 사찰과 샘터, 편안한 벤치, 향기로운 숲향기 등과 조화를 이뤄 설레임과 즐거움을 더할 뿐이다.

 

주일 저녁, 수리산 숲속에 있는 집에 비가 내리고 있다.

출산을 앞둔 아들과 며느리에게 수리산 사진과 함께 멀리 생각하고 생활하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나한테도, 그리고 내 주변 갈등을 일으키는 친구들에게도 보내는 메시지다.

 

가람아파트가 바라보이는 대모산 기슭에 잠든 우리 가람이가 집앞 수리산 숲속에 곤히 잠들고 있는 듯하다. 이제 가람이도 따라와 수리산에 정붙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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