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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정부, 시위 88일 만에 ‘송환법 철회’
시민에 일단 굴복한 정부… 시위가 진정될지는 미지수
기사입력: 2019/09/10 [06:18]  최종편집: ⓒ 매일종교신문
문윤홍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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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에 일단 굴복한 정부시위가 진정될지는 미지수    

 

홍콩 정부가 대규모 시위를 촉발한 범죄인 인도법 개정안’(일명 송환법)의 완전 폐지를 94일 선언했다. 홍콩 정부 수반인 캐리 람(林鄭月娥) 행정장관은 이날 오후 6TV를 통해 정부는 시민의 우려를 완전히 불식시키기 위해 송환법을 공식적으로 철회하겠다고 발표했다. 람 장관은 앞으로 홍콩 시민들을 만나 불만이 무엇인지 듣고 홍콩 사회 갈등의 뿌리 깊은 원인이 무엇인지 조사하겠다고 덧붙였다.

 

송환법의 완전 폐지는 홍콩 시민들이 석 달간 시위를 벌이며 요구해온 다섯 가지 사항 중 하나다. 하지만 홍콩 정부는 시위대 폭도규정 철회 체포된 시위대원의 조건 없는 석방 및 불기소 경찰의 강경 진압에 대한 독립적 조사 행정장관 직선제 시행 등 나머지 네 가지 요구 사항은 수용하지 않기로 했다. 이 때문에 향후 홍콩 시위가 수그러들지는 미지수라고 홍콩 언론들은 보도했다. 특히 젊은이들이 주로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홍콩 정부의 대책이 미흡하다며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 케리 람 행정장관은 9월4일 ‘범죄인 인도법 개정안’(일명 송환법)의 완전 폐지를 발표했다.  

 

"송환법 완전 폐지" 홍콩 시민들 승리대규모 시위 멈출지는 미지수

한발 물러선 홍콩정부캐리 람, 행정장관 직선제 등 시위대 요구 4가지는 수용 거부

 

홍콩 정부 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이 4범죄인 인도법 개정안’(일명 송환법)을 완전 철회하겠다고 선언함으로써 홍콩 시민이 일단 승리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람 장관은 홍콩 시민들이 대규모 시위로 분노를 표시한 이후 송환법은 죽었다고 했지만 그간 공식 철회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홍콩 시위가 진정 국면으로 갈지는 미지수라는 게 홍콩 언론들의 분석이다. 시민들이 요구해온 다섯 가지 중 하나만 홍콩 정부가 수용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날 정부 발표에 불만을 표출하는 홍콩 시민도 많았다. <827守岩칼럼-홍콩사태 악화정부 개입하나 참조>

 

시민에 일단 굴복한 홍콩 정부

 

송환법은 홍콩과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중국 등에도 범죄자를 인도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홍콩의 한 청년이 대만에서 여자 친구를 살해한 뒤 관련 법률이 없어 처벌을 제대로 받지 않자 홍콩 정부가 지난 3월 말 송환법을 입법예고했다.

 

하지만 홍콩 시민들은 중국 정부가 이 법을 악용해 홍콩의 반중(反中) 인사나 인권운동가를 중국 본토로 소환할 우려가 크다고 판단했다. 반중 인사가 홍콩 거리에서 대낮에 사라지는 경우가 꽤 있었기 때문이다. 홍콩 정부가 송환법을 강행하자 시민들은 6월부터 대규모 시위로 맞섰다. 750만 홍콩 시민 중 200만 명이 시위에 참여하고, 시위 기간도 2014우산혁명79일을 넘어 88일에 이르자 홍콩 정부가 일단 백기를 들었다. 시위가 반중 양상으로 흐르며 학생들의 동맹휴학(罷課), 노동자들의 총파업(罷工), 상거래 중단(罷市) 등 이른바 삼파 운동으로 번진 것도 큰 영향을 미쳤다.

 

여기엔 중국 정부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중국군이 개입해 무력 진압에 나설 가능성에 대해 전 세계가 우려를 표시하자 중국 정부는 시위가 일단 마무리되길 원했다. 중국 정부가 지난 3일 시위대와 대화를 제의하고 이날 홍콩 정부를 통해 송환법 폐기를 발표한 것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중국 정부가 명분을 쌓는 것으로 보기도 한다. 시위대에 양보했는데도 시위를 계속한다면 중국군을 투입할 수밖에 없다는 신호를 보냈다는 얘기다.

 

시위 진정될지는 미지수

 

이번 조치가 시위를 잠재울지는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송환법 폐기는 시위대가 제시해온 다섯 가지 요구 사항 중 하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시위를 주도해온 재야단체연합 민간인권전선은 송환법 폐지 외에도 시위대 폭도규정 철회 체포된 시위대원의 조건 없는 석방 및 불기소 경찰의 강경 진압에 대한 독립적인 조사 행정장관 직선제 시행 등을 내걸고 요구수준을 높여 왔다.

 

우산혁명의 주역 중 한 명이자 송환법 반대 시위를 주도해온 조슈아 웡 데모시스토당 비서장은 이날 정부 발표가 예고되자 트위터에 람 장관의 발표는 7명이 죽고 1200여 명이 체포된 이후 나온 것이라며 너무 부족하고 너무 늦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난 몇 주 동안 경찰의 강력해진 잔혹성은 홍콩 사회 전체에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고 했다. 젊은 층이 주로 이용하는 온라인 포럼인 LHKG에서도 홍콩 정부가 나머지 네 가지 요구 사항을 수용하지 않아 시위를 계속 이어가야 한다는 주장이 상당수 나왔다. 다만 젊은 층과 달리 중장년층과 경제계에선 홍콩 정부가 물러선 만큼 시위를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계속해서 시위를 이어가고 특히 경찰과 충돌하는 폭력시위가 발생하면 중국군이 투입되는 명분만 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금융시장 안정될까

 

송환법 반대 시위가 장기화하면서 홍콩 금융시장은 크게 흔들렸다. 홍콩 경찰의 시위대 강경 진압으로 양측의 충돌이 본격화한 지난 7월 이후 주가는 크게 떨어졌고 미국 달러에 연동돼 있는 홍콩달러 가치도 출렁였다.

 

2019년 들어 회복세를 보이던 홍콩증시는 시위가 격렬해진 7월부터 가파르게 떨어지기 시작했다. 지난 3일까지 홍콩 항셍지수는 6월 말 대비 10.56% 하락했다. 같은 기간 중국 상하이지수 하락폭(1.64%)은 물론 미국 다우지수(1.81%), 일본 닛케이225지수(3.06%), 유로 스톡스50지수(1.52%), 한국 코스피지수(7.75%) 낙폭을 크게 웃돌았다.

 

홍콩 경제의 안전성을 뒷받침해온 페그제도 위협받았다. 페그제는 홍콩달러 가치를 미국 달러에 고정한 것이다. 홍콩은 1983년부터 미국 달러당 7.75~7.85홍콩달러 범위에서 환율을 유지하고 있다. 페그제 상단과 하단이 뚫릴 움직임을 보이면 중앙은행 격인 홍콩금융관리국(HKMA)이 보유한 홍콩달러를 사고파는 방법으로 페그제를 지탱한다.

 

6월말까지 달러당 7.81홍콩달러 수준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던 홍콩달러 가치는 7월 초부터 급락했다. 홍콩달러 환율은 지난 3일 달러당 7.84홍콩달러까지 치솟으며 페그제 상단에 바짝 다가섰다. 환율이 올랐다는 건 그만큼 가치가 떨어졌다는 뜻이다. 송환법 폐지 소식에 홍콩 대표 주가지수인 항셍지수는 이날 4% 가까이 급등했다. 미 달러 대비 홍콩달러 가치도 최근 크게 하락했다가 이날 소폭 회복했다. 시장에선 향후 시위가 어떤 양상을 보이느냐에 따라 증시와 환율 흐름이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피치, 홍콩 신용등급 'AA'1단계 하향반환후 처음  

 

국제신용평가회사 피치가 96일 홍콩의 장기신용등급(IDR)‘AA+’에서 ‘AA’로 한 계단 내렸다. 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매겼다. 홍콩의 신용등급이 떨어진 것은 영국에서 중국으로 반환된 1997년 이후 처음이다.

 

피치는 홍콩의 국가 신용등급을 강등하면서 홍콩의 통치체계인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가 느슨해져 중국과의 차별성이 약화됐다고 밝혔다. 이어 일국양제가 유지는 되겠지만 중국과 경제·금융·사회정치적으로 연계되면서 중국 통치체계에 계속 흡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즉 홍콩과 중국의 국가 신용등급 격차가 계속 줄어들 것이란 얘기다. 홍콩의 종전 신용등급은 두 번째로 높은 ‘AA+’였다. 중국은 이보다 세 계단 낮은 ‘A+’를 유지하고 있다. 피치는 시위 장기화로 홍콩의 통치체계와 법치 수준, 효율성에 대한 인식이 나빠지고 있다기업 환경의 안정성과 역동성에도 의문이 생겼다고 했다.

 

피치는 올해 홍콩의 경제성장률을 0%로 전망했다. 올 하반기 홍콩의 국내총생산(GDP)은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 무역전쟁과 시위로 인한 혼란까지 겹치면서 경제 여건이 악화된 것을 이유로 꼽았다. 다만 홍콩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올해보단 개선된 1.2%로 전망했다.  

 

홍콩 시위대 "캐리 람, 가짜 양보계속 싸울 것"

"5대 요구 모두 수용하라시진핑 "홍콩이 공산당 위협"  

 

홍콩 정부 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이 지난 4범죄인 인도법 개정안’(일명 송환법) 철회를 공식 발표했지만 홍콩 시민들의 저항은 계속되고 있다. 시위대는 다섯 가지 요구사항을 빠짐없이 수용할 것을 촉구하며 시위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5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시위대는 지난 3개월 동안 홍콩 사회는 심각한 피해를 봤다홍콩 정부의 대응은 너무 부족하고 늦었으며 거짓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송환법 폐지와 함께 시위대 폭동규제 철회 체포된 시위대원의 조건 없는 석방과 불기소 경찰의 강경 진압에 대한 독립적 조사 행정장관 직선제 시행 등 나머지 네 가지를 모두 받아들일 것을 요구했다.

 

시위를 주도해온 재야단체연합 민간인권전선은 성명을 통해 람 장관은 시위대의 5대 요구 조건 중 나머지는 무시하고 송환법만 철회해도 시위를 잠재울 수 있을 것으로 오판했다“5대 요구 조건을 모두 받아들일 때까지 시위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치와이 홍콩 민주당 대표도 람 장관의 결정을 가짜 양보라고 비판하면서 시위를 이어갈 경우 이번 양보를 핑계 삼아 비상법과 같은 더 강경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2014년 홍콩 민주화 운동인 우산혁명의 주역이자 송환법 반대 시위를 이끌어온 조슈아 웡 데모시스토당 비서장도 홍콩 시민들의 시위는 101(중화인민공화국 건국 기념일)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SCMP는 람 장관의 송환법 깜짝 철회는 시위를 끝낼 것이란 희망보다는 회의론을 불러일으켰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홍콩 위기가 끝났다고 믿는다면 후회할 수 있다송환법은 시위의 근본 원인이 아니었고 그것의 철회는 시위종료를 보장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송환법 철회에도 홍콩 시민들이 대규모 시위를 지속하고 폭력 사태로 번지면 시진핑(習近平) 중국 주석으로선 무력 투입을 통한 진압을 선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시 주석은 93일 공산당 고위 간부를 양성하는 교육기관인 중앙당교에서 한 연설에서 홍콩과 마카오, 대만이 중국 공산당의 중대 위협이 되고 있다“3개 지역의 도전에 맞설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88일 투쟁, 정부 양보 끌어내'2의 우산혁명' 결실

실패했던 '우산혁명' 79일 기록 넘어서1천명 넘게 체포돼

 

홍콩 행정 수반인 캐리 람(林鄭月娥) 행정장관이 4'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공식 철회를 발표하면서 홍콩 시민들의 지난했던 투쟁이 결실을 보게 됐다.

 

4일 로이터통신,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캐리 람 행정장관은 이날 오후 입법회 의원, 전국인민대표대회 대표 등 친중파 진영과 회동한 자리에서 송환법을 공식적으로 철회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이날 오후 6시 미리 녹화된 TV 연설을 통해 시위대의 첫 번째 요구 조건을 받아들여 송환법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지난 주말 시위대와 경찰의 격렬한 충돌로 159명이 체포됐던 것을 생각하면 사태의 급반전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6월 초부터 922일까지 홍콩 경찰에 체포된 시위대의 수는 무려 1183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송환법 공식 철회를 끌어낸 주역은 다름 아닌 88일의 지난(至難)한 투쟁을 벌여온 홍콩 시민들이다. 지난 2014년 행정장관 직선제를 요구하며 79일간 벌인 대규모 민주화 시위인 '우산 혁명'이 실패로 돌아갔지만, 홍콩 시민은 이에 굴하지 않고 우산 혁명 때보다 더 긴 88일의 투쟁을 이어갔다.

 

송환법 반대 시위는 지난 69일 주최 측 추산 103만 명의 홍콩 시민이 모여 "송환법 철폐"를 외친 빅토리아 공원 집회를 시발점으로 본다. 이는 홍콩이 1997년 중국으로 반환된 뒤 일어난 최대 규모의 시위였다. 1주일 후인 16일에는 홍콩 정부가 시위를 '폭동'으로 규정한 데 분노해 주최 측 추산으로 무려 200만 명이 모인 시위가 벌어졌다.

 

예상 밖으로 거센 민심의 분노에 놀란 캐리 람 장관은 615일 송환법 추진을 "보류한다"고 밝힌 데 이어 79일 송환법이 "사망했다"고 밝혔지만, 성난 민심을 달래기에는 충분치 않았다. 시위대는 송환법이 사망했다고 하면서도 법안의 공식적인 철회는 거부하는 캐리 람 행정장관의 태도에 진정성이 부족하다면서 5대 요구 조건을 내걸고 정부의 수용을 촉구했다.

 

홍콩 시위대의 5대 요구 사항은 송환법 공식 철회 경찰의 강경 진압에 관한 독립적 조사 시위대 '폭도' 규정 철회 체포된 시위대의 조건 없는 석방 및 불기소 행정장관 직선제 실시 등이다. 대부분의 시위대는 평화로운 집회나 행진을 벌였지만, 지난 7월부터는 공식 집회가 끝난 후 일부 시위대가 남아 경찰과 격렬한 충돌을 빚는 일이 반복되면서 시위가 점차 폭력적 양상으로 바뀌었다.

 

지난 72일에는 일부 시위대가 홍콩 의회인 입법회 청사에 난입해 기물을 파손했고, 14일 사틴 지역에서 벌어진 시위에서는 경찰과 시위대의 격렬한 충돌로 시위 참여자, 경찰, 현장 취재 기자 등 28명이 다쳤다. 721일에는 일부 시위대가 중앙정부 홍콩 주재 연락사무실 앞까지 가서 중국 국가 휘장에 검은 페인트를 뿌리고 날계란을 던지는 등 강한 반중국 정서를 드러냈다.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五星紅旗)를 바다에 버리거나 불에 태우는 일도 수차례 벌어졌다. 지난 812일부터 이틀 동안은 시위 참여 여성이 경찰의 빈백건(bean bag gun·알갱이가 든 주머니탄)에 맞아 실명 위기에 처하자 시위대가 홍콩국제공항을 점거했고, 이에 1천 편에 가까운 여객기가 결항하는 '항공대란'이 벌어졌다.

▲ 홍콩 시민들이 4일 캐리 람 행정장관의 대국민 연설 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람 장관은 3개월 가까이 격렬한 반대시위를 촉발시키며 홍콩을 마비시킨 '범죄인인도법(송환법)'을 공식 철회한다고 말했다. 철회 발표가 예고되자 이날 홍콩 증시는 4% 가까이 급등했다.  


극심한 충돌에 대한 비난 목소리가 커지자 지난 818170만 명이 참여한 송환법 반대 시위가 평화롭게 끝나는 등 평화시위 기조가 정착하는 듯싶었지만, 불과 열흘 만에 시위대와 경찰의 격렬한 충돌은 재연됐다. 92일부터는 총파업(罷工), 동맹휴학(罷課), 철시(罷市) '3() 투쟁'이 전개돼 홍콩의 중고등학생과 대학생, 노동계마저 송환법 반대투쟁에 동참했다.

 

동맹휴학에 참가한 학생들만 수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충돌이 격화하고 시위의 반중국 성격이 갈수록 짙어지자 중국 중앙정부는 무력개입 위협을 서슴지 않았다.

 

홍콩과 이웃한 선전(深圳)에선 인민해방군 산하 무장경찰이 대규모 시위 진압 훈련을 하는 모습이 수차례 목격됐고, 중국 관영 매체는 '폭력 시위'에 대한 강력한 대응을 거듭 주문했다.

 

홍콩 정부가 행정장관에게 비상대권을 부여하는 사실상의 계엄령인 '긴급정황규례조례'(긴급법)를 적용하려 한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고, 홍콩 정국은 극심한 갈등과 충돌 속에서 해법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이날 캐리 람 행정장관의 송환법 공식 철회 선언으로 송환법 반대 시위를 둘러싼 갈등은 상당폭 완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홍콩 시민들로서는 지난 2013년 국가보안법 반대 투쟁에 이어 두 번째의 승리를 맛보게 된 셈이다.

 

지난 2003년 퉁치화(董建華) 당시 홍콩 행정장관은 홍콩 헌법인 기본법 23조에 근거해 국가보안법 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으나, 같은 해 7150만명의 홍콩 시민이 도심으로 쏟아져나온 반대 시위는 이를 좌절시켰다. 퉁 전 장관은 같은 해 77일 성명을 내고 국가보안법 심의를 연기한다고 밝혔으며, 두 달 후인 95일에는 국가보안법 초안 자체를 철회했다.

 

이번 범죄인 인도 법안도 당시와 같은 전철을 밟으면서 철회돼 2014'우산 혁명'의 실패 이후 실의에 빠졌던 홍콩 시민들은 이제 '2의 우산 혁명'의 승리로 민주주의의 진전을 위한 작지 않은 희망을 품게 됐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시위 사태로 노골적인 반()중국 정서와 함께 일국양제(1국가 2체제)의 불안정성이 드러났다는 점은 중국 중앙정부와 홍콩특구 정부에 장기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또한, 홍콩 시위사태 격화의 배경에 중국 본토 출신 젊은이들과 일자리 경쟁을 하며 집값 폭등과 경제상황 악화를 감수해야 하는 홍콩 젊은이들의 좌절이 깔려있다는 분석이 무거운 숙제로 던져졌다.

수암(守岩) 문 윤 홍<大記者/칼럼니스트> moon475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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