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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지리아 이슬람 기숙학교서 노예상태 수백명 남성 잇따라 구출

이중목 기자 | 기사입력 2019/10/15 [16:55]
재활 시설 부족, 비공식 이슬람 학교에 1천 만명 묵거나 다녀

나이지리아 이슬람 기숙학교서 노예상태 수백명 남성 잇따라 구출

재활 시설 부족, 비공식 이슬람 학교에 1천 만명 묵거나 다녀

이중목 기자 | 입력 : 2019/10/15 [16:55]

나이지리아의 한 이슬람 기숙학교에서 최저 7살 소년을 포함해 300여명의 남성이 마치 노예처럼 갇혀있다가 구출됐다. 지난 9월 다른 이슬람 학교에서 500여명이 비슷한 상태로 갇혀 지내다가 구출된 지 약 20일만이다.

 

나이지리아 경찰은 14(현지시간) 북서부 카치나주() 다우라 지역의 한 이슬람 기숙학교로 알려진 곳을 급습해 이들을 구해냈다. 경찰은 이 학교 학생 일부가 전날 숙소를 탈출해 학교의 비인간적 대우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인 것을 계기로 구출에 나섰다고 전했다.

 

사누시 부바 현지 경찰 대변인은 "구출된 이들의 나이는 7살부터 40살까지"라며 "이들 대부분 쇠사슬이나 수갑에 묶이고 고문받는 등 잔혹한 환경에 있었으며, 일부는 성적으로 학대당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피해자들을 가족과 다시 만나게 하는 중이며, 현재까지 학교 운영 관련자 8명을 체포했다고 나이지리아 일간지 P.M.뉴스가 전했다.

 

문제의 학교 인근에 거주하는 라와이 무사는 이 학교가 학생들의 행동을 바로잡아주며 이슬람 교리를 가르쳐줄 거라 믿고 사람들이 남자 가족들을 보낸다고 로이터에 설명했다.

 

그는 "이들이 받는 대우는 전혀 이슬람적이지 않다. 오히려 불법"이라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 지난 9월 이슬람교 기숙학교에서 구출된 남학생들.    


무슬림 인구가 대부분인 나이지리아 북부에는 '알마지리'라 불리는 이같은 비공식 이슬람 학교가 흔하다. 마약을 흡입하는 사람이 많지만, 재활 시설이 부족해 부모들이 교정을 위해 자녀를 알마지리에 보내는 실정이다.

 

현지 단체인 '무슬림 인권에 대한 우려'(MURIC)에 따르면 나이지리아에서 약 1천만 명이 이런 시설에 묵거나 다닌다.

 

지난달 26일 경찰은 인근 카두나주()의 한 알마지리를 습격해 비슷한 처지에 있던 남성과 소년 약 500명을 구출했다. 당시 무함마두 부하리 나이지리아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아이들을 학대하는 바람직하지 않은 관습을 정부에 신고해달라"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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