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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만 내고 고액진료 혜택 ‘건보먹튀’ 외국인들…가난한 이주민들만 골탕
재외국민·외국인 싼값에 지역건보 가입해 고가 진료…가난한 외국인 노동자 등에 불똥
기사입력: 2019/11/07 [18:43]  최종편집: ⓒ 매일종교신문
문윤홍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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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국민·외국인 싼값에 지역건보 가입해 고가 진료가난한 외국인 노동자 등에 불똥

 

암 환자들에게 희망을 준다는 취지로 미국에서의 직장암 4기투병기를 유튜브에 소개한 여성 유튜버 A씨가 최근 건강보험료(건보료) 먹튀(제역할을 하지 않은 채 혜택만 받고 떠난다는 의미)’ 논란으로 온라인상에서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미국 텍사스주에 사는 A씨가 5년 전 암 치료를 위해 한국에 다녀갔다는 설명이 담긴 영상이 지난 1026일부터 각종 커뮤니티에 공유된 게 발단이었다. 영상에 따르면 임신상태로 암 진단을 받은 A씨는 미국에서 출산한 뒤 두 아이를 놓고 (치료를 위해) 한국행()을 결정했다며 곧바로 한국에 들어와서 암치료를 받았고 이후 다시 미국으로 돌아갔다. 이를 본 네티즌들 사이에서 A씨가 저렴한 비용으로 고액의 암치료를 받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며 건보료 먹튀라는 쓴소리가 나왔다. 해당 유튜브에는 한국 와서 건보 혜택만 쏙 받고 그 돈 아껴 여행 다니나 보다”, “당신 나라(미국)에서 치료받아라라는 등의 비난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또다른 사례로서 지난해 ‘C형 간염약이 국내에서 큰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중국 동포와 중국인이 고가의 C형 간염약을 한국에서 집중적으로 처방받는 문제 때문이었다. C형 간염약은 한 알에 25~30만원에 이른다. 하지만 건강보험 적용을 받으면 약값의 30% 정도만 내고 처방받을 수 있다. 약은 12주를 사용하면 환자에 따라 완치율이 최대 97%에 이를 정도로 효과가 높다. 이 약들은 20165월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됐다.

 

중국 동포사회 등을 중심으로 이런 이점이 알려지면서 건강보험 지역가입자 자격을 얻을 수 있는 최소 기간인 3개월 정도만 국내에 체류해 집중적으로 약을 타가는 행태가 나타났다. 실제로 중국인 266명은 2016년 국내 의료기관에서 본인부담금 128472만원만 내고 308960만원의 C형 간염약 보험 혜택을 받았다. 20181~9월에는 274명이 132504만원을 내고 317877만원어치의 건보 혜택을 받았다.

 

B(15)군은 중국에서 치료가 어렵게 되자 20154월 한국으로 넘어와 3개월을 체류한 뒤 건강보험 지역가입자 자격을 얻었다. 그는 올해까지 3년간 국내 병원에서 치료했는데 병원비가 47500만원이나 나왔다. 이 가운데 건보 부담금은 42700만원이었다. 본인부담금 4800만원 중 1800만원은 본인부담 초과액으로 결정돼 환자 가족에게 돌려주기까지 했다. B군의 부모가 납부한 건보료는 고작 260만원에 그쳤다. B군과 같은 건보 진료비 상위 외국인 환자 100명을 분석한 결과, 지난 5년 동안 2248000만원을 건강보험에서 타간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이들이 부담한 건보료는 4억원에 그쳤다. 고액 치료를 받는 사례는 해외 동포가 38명으로 가장 많았다. 국내 건강보험제도의 허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외국인이 건강보험료 일부만 부담하고 고액의 혜택을 받은 뒤 출국하는 이른바 건강보험 먹튀사례가 늘고 있다.

 

케어 도입 때부터 건보료 먹튀 우려 더욱 커져건보재정 적자 급증

 

재외국민과 외국인이 단기간 국내에 체류하며 지역 건강보험에 가입해 싼값으로 고가의 진료를 받는 일명 건보료먹튀사례는 그동안 여러 차례 보고돼 왔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한 외국인은 30만원의 보험료를 내고 25000만원의 보험혜택을 받았고, 또 다른 외국인은 5년간 300만원의 보험료를 내고 6억원 가량의 혜택을 누렸다. 외국인 및 재외국민 지역가입자 건강보험 재정수지 적자액도 2013987억원에서 20172051억원으로 급증했다. 국내 건보 보장률(진료비에서 건강보험이 차지하는 비율)201867.2%로 문재인 대통령이 보장률을 70%까지 높인다고 공약하면서 외국인의 고가 진료 먹튀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졌다.

 

건강보험제도 개정 후 외국인 건보 가입자는 지난 9월 기준 1252000명을 돌파했다. 지난 석 달간 증가한 외국인 건강보험 가입자가 285000명에 달한다. 특히 외국인 지역건강보험 가입자는 2018(299688) 대비 지난 7월 기준 1.6(491323) 증가했다

 

얌체족 막으려고 먹튀 방지턱높이자 가난한 외국인 노동자 등 불똥

 

일부 얌체 재외국민과 외국인의 건보재정 악화 행위를 막기 위해 건보제도가 바뀐 후 한국에 거주하는 가난한 외국인 노동자 등의 시름은 깊어졌다. 직장건보 가입이 힘든 일용직 종사자 등 최저임금 수준의 급여를 받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나 마땅한 수입이 없는 외국인들은 국내 가입자 평균 이상인 지역 건보료를 부담하는 게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특히 외국인 세대주의 경우 배우자와 미성년자 자녀까지만 건강보험을 적용받게 돼 이외의 가족 구성원은 건보료를 각자 부담해야 하는 실정이다.

 

국내 제조업체에서 일하다 최근 직장을 잃은 동생(29)과 역시 무직인 어머니(51)와 함께 살고 있는 중국동포 B(32)씨의 집에는 매달 건보료 고지서 3개가 날아온다. 건설 일용직인 B씨의 월수입은 200만원 정도인데 이 가운데 30만원이 넘는 돈이 건보료로 나가는 셈이다. 한국에서 딸과 손녀를 데리고 사는 고려인 김모(63)씨 가정도 공장에서 일하는 딸이 최저임금 수준으로 받는 급여가 전부이지만 법 개정 이후 매달 226100원의 건보료를 부담하고 있다.

 

이는 당사자들에게 건보 가입을 꺼리게 만들고 합법 체류자들을 불법 체류자로 만들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외국인 건보 의무화에 따라 가입비를 체납하면 체류자격 자체를 잃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이 건강보험공단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건강보험 개정 이후 보험료 부과 대상은 271369가구가 추가됐지만 81840가구(30%)는 보험료를 체납하고 있었다. 외국인 지역건보 가입자들의 체류자격은 주로 재외동포(31.8%), 방문취업(23.6%), 영주(12.1%), 방문동거(10.5%) 등으로 상당수가 국내 평균 보험료 이상 부담 대상이다.

 

한국이주노동재단 안대환 목사는 농어축산업에 종사하는 외국인노동자들은 직장 건강보험 가입이 여의치 않은 데다 월 170~200만원 수준의 임금을 받아 지역 건강보험 가입에 부담을 느낀다건강보험을 개정할 때 설계를 치밀하게 하지 않은 탓이라고 꼬집었다.    

 

복지부, 현장 모니터링, 연구용역 등 대책마련에 나서

 

비판이 거세지자 정부가 대책을 마련했다. 복지부는 지난 10월 외국인이 국내에서 건강보험 혜택을 받기 위한 최소 체류 기간을 3개월에서 6개월로 연장하는 내용 등을 담은 장기체류 재외국민 및 외국인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기준 고시 개정안을 행정 예고했다. 현재 3개월만 체류하면 지역가입자 자격을 얻지만 2020년부터 최소 체류기간이 6개월로 늘어난다. 만약 30일을 초과해 해외에 체류하면 재입국일이 최초 입국일로 다시 산정된다. 외국인 지역가입자는 건강보험료를 내국인과 동일하게 소득과 재산에 따라 부과하되 전년도 건강보험 가입자의 평균 보험료 이상을 내게 했다.

 

그러나 이 방법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마지막 방법은 외국인 건강보험 의무가입이다. 직장가입자가 아닌 외국인은 임의가입이 가능해 고액 치료를 목적으로 입국해 체류하다 보험료를 일시불로 내고 지역가입자가 된 뒤 출국하는 사례가 많다. 소득과 재산을 파악하기 어려워 체납 보험료 부과나 부당이득금 환수도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0월 일정 요건을 갖춘 외국인은 지역가입자로 당연 가입하도록 하고 보험료를 체납하면 완납할 때까지 보험 급여를 받지 못하도록 하는 건강보험법 개정안을 냈다. 사실상 외국인 건강보험 먹튀 논란의 종지부를 찍을 수 있는 방안이지만 아직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했다. 일부 시민단체는 가난한 외국인의 보험료 부담이 늘어난다며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복지부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우리가 시도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며 정치권이 합심해 힘을 보탰으면 한다고 말했다.

 

건강보험 대여·도용 문제 해결도 시급하다. 국내에 가족이나 지인이 있는 해외 동포가 건강보험증을 빌리거나 주민등록번호를 외운 뒤 보험 혜택을 받는 사례가 빈번하기 때문이다.

 

복지부와 건보공단은 전자건강보험증과 지문인식 등 다양한 대책을 내부적으로 검토했지만 비용 대비 낮은 효과 탓에 지난해를 끝으로 도입 논의를 중단했다. 전자건강보험증과 지문인식시스템 도입에는 2000~6000억원의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됐다. 이미 무인 민원발급기에서도 지문을 활용해 건강보험 관련 증명서를 발급받을 수 있지만, 비용 부담을 우려하는 의료계의 반발과 정보 유출 우려를 제기한 시민단체 반대로 논의에 진전이 없다.

 

그러나 문제를 마냥 방치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2013년부터 지난 9월 말까지 외국인 324794명이 건강보험증을 대여·도용하거나 자격 상실 후 건강보험 급여를 받았다. 적발한 부정수급액이 지난 5년간 280억원에 이른다. 부정수급액은 2013338300만원에서 지난해 684600만원으로 급증했다. 당국이 적발하지 못한 금액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독일은 1993년 건강보험 대여와 도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자건강보험증을 도입했고, 프랑스와 대만도 각각 2001년과 2004년 이 제도를 도입했다.

 

하지만 일부 이주민 관련 단체들은 이주민 건강보험 차별 폐지를 위한 공동행동을 구성해 더불어민주당 귀환중국동포권익특별위원회와 함께 10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토론회를 열어 문제 제기에 나섰다. ‘이주와 인권연구소김사강 연구위원은 국세청은 외국인에 대해 소득재산을 파악해서 세금을 매기는데 복지부는 외국인의 소득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높은 건강보험료를 측정하고 있다공정성과 형평성에 부합해야 하는 사회보장제도이지만 소득이 없거나 최저임금을 받는 분들에게 건강보험은 혜택이 아니라 징벌이라고 지적했다

 

 

중국동포지원센터 박옥선 대표도 지난 7월 기준 국내 86만명의 중국국적의 동포가 있는데 이들은 여러 체류자격이 혼합된 경우가 많다의료급여 감면혜택을 받을 수 있는 대상을 난민, 결혼이민자 중 일부로 제한하고 사고, 질병, 장애 등으로 경제활동을 할 수 없는 이주민들에게 고액의 지역건보료를 부과하는 것은 너무 가혹한 처사라고 말했다. 공익법률지원을 하는 재단법인 동천은 외국인의 소득수준을 고려하지 않고 헌법이 보장한 기본권을 제한했다1018일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한 상태다.

 

복지부는 보험료 부담을 호소하는 외국인들의 민원이 잇따르자 외국인 보험료 부과, 징수 및 급여현황에 대한 모니터링에 나섰다. 복지부는 이를 토대로 외국인 보험료 부과 기준의 적정성, 소득, 재산 조사방안 등에 대한 연구용역을 낸 상태다. 건보공단 관계자도 외국인은 개인별로 외국인등록을 하기 때문에 내국인과 달리 주민등록의 세대 개념 적용이 곤란한 점을 고려해 동일세대 인정범위를 배우자와 19세 미만 자녀로 한정하게 됐다모니터링과 연구용역을 통해 나온 문제점 등에 대한 추가 제도개선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했다.

수암(守岩) 문 윤 홍<大記者/칼럼니스트> moon475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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