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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류 무시하고 주지선출 산중총회 강행한 법주사와 백양사
대부분 사찰 산문 폐쇄 조치 효과 빛바래…종법상 허용 불구 위계질서 훼손 후유증 예상
기사입력: 2020/03/07 [09:40]  최종편집: ⓒ 매일종교신문
문윤홍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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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사찰 산문 폐쇄 조치 효과 빛바래종법상 허용 불구 위계질서 훼손 후유증 예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선제적 행동에 나선 대한불교조계종의 두 산중총회(본사에 소속된 모든 승려들이 함께 참석하는 회의)를 둘러싸고 뒷말이 무성하다. 굳이 이렇게 위험한 상황에서 종단의 만류를 무시한 채 총회를 열어야 했느냐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논란의 대상은 32일과 3일 주지 선출을 위해 열린 대한불교조계종 제5교구본사 충북 보은 법주사와 제18교구본사 전남 장성 백양사의 산중총회이다. 법주사와 백양사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조계종 총무원의 모든 행사 등 연기와 정부의 집단행사 자제요청에도 산중총회를 강행했다. 사실상 총무원의 종무행정 지침을 거부하고 정부가 종교계 등에 집단행사 자제를 요청한 시책을 거부한 셈이다. 신천지의 코로나19 확산 문제에 조계종은 확산 방지에 선제적 대응에 나섰다. 하지만 특정 교구본사가 권력 창출에 몰두해 종단 방침과 정부 시책을 거스르면서 조계종이 내세운 코로나19 확산방지 선제적 대응이 빛이 바래게 됐다.

 

앞서 조계종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28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회의실에서 제368차 회의를 열어 법주사와 백양사 주지 후보자격 심사를 진행하고, 교구선관위의 산중총회 강행 의사에도 이를 수용해 예정대로 집단행사를 하도록 결정했다. 이에 조계종 총무원은 226일 보도자료를 내고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 우려에 따라 32, 3일 각각 예정된 법주사와 백양사 산중총회의 연기가 필요하다며 해당 교구선거관리위원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협조를 요청했다.

 

 

그러나 해당 교구선관위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추가 감염의 종단 차원의 우려에 공감한다면서도 교구본사 주지후보자 선출을 위한 산중총회를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는 강행 의사를 전달했다.

 

5교구본사 법주사는 중앙선관위가 열리기 하루 전인 227일 중앙선관위와 총무원에 보낸 공문을 통해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산중총회가 열릴 때까지 경내에 대한 방역을 실시하고 32일 산중총회 당일에도 감염 우려를 막기 위한 대책을 수립한 상태라며 산중총회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이날 중앙선관위는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해 참석자 모두 마스크를 쓴 채 회의를 진행하면서도 산중총회 연기 요청은 결정하지 않았다. 교구선관위의 강행 의사를 수용한 것이다. 이에 따라 법주사 산중총회는 32, 백양사 산중총회는 33일 각각 개최됐다.

 

중앙선관위가 산중총회 강행을 결정한 것은 종법상 교구본사후보자 선출을 위한 산중총회 개최 여부는 교구선관위가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중앙선관위는 법주사 산중총회가 열리는 당일 산문을 폐쇄해 구성원을 제외한 외부인들의 진입을 통제하고, 참석 구성원 전원을 발열체크하고, 발열환자가 확인되면 즉각 격리조치 하도록 했다. 또 산중총회 장소를 실내가 아닌 실외에서 열고, 구성원 전원이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산중총회 전날 대중들을 위한 숙박제공을 엄격히 금지하고, 당일에도 공양을 제공하는 행위는 금지하며 엄격히 감독하겠다는 것이다.

 

백양사 산중총회 역시 코로나19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산문을 폐쇄하고 최소한 인원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됐다. 또한 당초 산중총회 개최 장소인 대웅전이 아닌 일주문옆 야외 마당에서 진행됐으며, 마스크 착용 등 감염을 예방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한 채 열렸다.

 

문제는 코로나19의 확산 방지 차원에서 종단과 정부, 전문가들의 간곡한 집단행사 자제 요청에도 법주사와 백양사 측이 산중총회를 강행한 점이다. 조계종 총무원은 지난 223코로나19 추가 감염자를 막기 위해 종단 산하 모든 사찰의 법회와 대중행사를 취소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이에 따라 많은 사찰들이 산문 폐쇄 조치에 들어갔다. 사찰들이 일제히 산문을 닫기는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조계종 총무원은 226일 법주사와 백양사에 산중총회를 연기해 달라며 협조를 재차 요청했지만 교구선관위가 산중총회를 예정대로 진행키로 결정했다. 이어 총무원은 31일 세 번째 공문을 보내 다시 연기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법주사는 현 주지 스님의 임기 날짜로 인해 부득이하게 산중총회를 열 수밖에 없다며 예정대로 산중총회를 강행했다종법상 교구본사 주지 선출을 위한 산중총회 개최 여부는 교구선관위가 결정할 수 있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은 것이다종단의 위계질서를 훼손했다는 점에서 적잖은 후유증이 예상된다

 

법주사 주지에 재선된 정도 스님백양사 주지 무공 스님 선출

 

법주사는 32일 대웅전 앞마당에서 이 사찰에 승적을 둔 전국의 스님 314명 중 253명이 모인 가운데 총회를 열어 현 주지 정도(靜道)스님을 차기 주지로 재선출했다정도 스님은 총무원에서 염려하고 우려했던 것을 불식하고 무사히 잘 마쳤다. 협조해 준 스님들에게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스님은 "앞으로 문중화합과 교구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어른들을 잘 모시고 살아가겠다""불협화음도 있을 수 있지만, 선거 후에는 모든 불협화음이 일소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법주사 주지에 재선된 정도스님(왼쪽)과 백양사 주지로 선출된 무공스님  

 

법주사 주지 재선에 성공한 정도 스님은 탄성 스님을 은사로 출가해 1976년 사미계, 1979년 구족계를 받았다. 14~16대 조계종 중앙종회의원과 충주 창룡사 주지를 거쳐 20163월 법주사 32대 주지에 올랐다. 법주사 주지의 임기는 4년이다.

 

백양사는 3일 경내 일주문 옆 주차장에서 본사 주지 후보자 선출을 위한 산중총회를 열고 단독 입후보한 무공스님을 주지후보로 선출했다. 산중총회법에 따르면 교구본사 후보자가 1인이 등록한 경우 산중총회 성원 여부와 관계없이 만장일치로 후보자를 뽑는다.

 

이날 중앙선관위로부터 당선증을 전달받은 무공스님은 문도 화합은 물론 고불총림 복원을 위해 힘쓰겠다만암·서옹스님의 법맥을 이어받아 백양사가 전국 제일의 수행도량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코로나19로 온 국민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국민들이 하루 빨리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매일 축원을 올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무공스님은 지근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1979년 백양사에서 암도스님을 계사로 사미계를, 1984년 범어사에서 자운스님을 계사로 구족계를 수지했다. 백양사 승가대학과 백양사 중관유식승가대학원을 졸업했다. 백양사 재무국장, 중앙선관위원을 역임하고 백양사 선원장 소임을 맡아 왔다.

수암(守岩) 문 윤 홍<大記者/칼럼니스트> moon475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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