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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란의 종교가 산책●인도의 종교와 불교 이야기-⓽

보검 이치란 스님 | 기사입력 2020/03/11 [20:40]
자이나교의 무집착(無執着)사상

이치란의 종교가 산책●인도의 종교와 불교 이야기-⓽

자이나교의 무집착(無執着)사상

보검 이치란 스님 | 입력 : 2020/03/11 [20:40]

 

▲ 인도 라자스탄 사드리에 있는 라낙뿌르 자이나교 사원    

 

자이나교의 무집착(無執着)사상

 

자이나교에서의 5대 서원은 아힌사(ahiṃsā非暴力不害), 삿챠(satya真実語),아스체야(asteya不盗), 브라마차랴(brahmacarya不淫) 그리고 아빠리그라하(aparigraha無所有/無執着)이다. 자이나교의 계율은 불교와 별 차이가 없다. 자이나교에서는 아힌사와 아빠리그라하(무집착 무소유)를 무엇보다도 중요한 사상으로 여긴다. 특히 출가 수행자인 자이나교 승려들에게는 비폭력은 말할 것도 없지만, 무집착(무소유) 정신은 반드시 지켜야할 덕목이다. 무집착에는 두 종류가 있다. 내적 집착과 외적 집착이 그것이다. 내적 집착으로서의 까사야(접착제 성질)는 업의 원인이 되는데, 성냄, 자만, 속임, 탐욕이다. 이런 접착제와 같은 네 가지 집착에서 벗어나야 해탈에 이를 수 있다는 신념이다. 이것은 자이나교의 금욕주의와 연계되어 있다. 이런 금욕주의는 고행자들에게는 필수적인 윤리사항이다.

 

금욕주의는 역사적으로 불교, 자이나교, 힌두교, 기독교, 유대교를 포함한 많은 종교 전통에서 지켜져 왔으며 21세기 현대사회에 까지도 종교적 전통으로 계승되고 있다. 그 어떤 종교보다도 자이나교에서의 이런 금욕주의는 원칙대로 지켜지고 있다고 본다. 이런 무집착의 금욕주의는 자이나교에서는 채식주의와 절식으로 실천되고 있다.

▲ 바후발리 상의 발(足)에 기도하고 있는 자이나교도들. 바후발리는 자이나교의 개조(開祖)인 티르탕카라 리샤바나타의 아들이다.    

 

자이나교의 채식주의는 유제품 채식주의이다. 계란이나 고기를 제외한 우유 치즈 요구르트 버터 기(정제버터 인도 등지) 크림 케피르(소젖이나 염소젖 또는 양젖을 발효시켜 만든 알코올 발효 유제품이다. 캅카스에서 처음 만들어졌으며, 러시아를 비롯한 동유럽, 중앙아시아 등에서 즐겨 먹는다.) 등을 야채나 과일 등과 함께 먹는다. 자이나교 승려들은 당근과 같은 뿌리는 먹지 않는다.

 

채식주의자이지만 매우 까다로운 음식습관이라고 하겠으며, 음식도 해탈을 위한 금욕의 차원에서 섭생을 한다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 모든 종교가 현대에 와서는 먹는 것에 대한 변화가 많았다고 하겠지만, 자이나교 승려들은 현대에 이르러서도 섭생에는 매우 까다로운 원칙을 지키고 있다.   

 

▲ 유제품 채식주의자들이 먹는 식단.  

 

▲ 당근

 

자이나교에서의 무집착. 무소유 사상은 결국 해탈을 향한 금욕이다. 음식을 절제하고 채식을 하면서 육체적 탐욕을 억제하면서 명상을 통하여 해탈에 이르고자 하는 것이다. 과식이나 탐식은 수행자들에게는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최소한의 음식은 수행자로서 몸을 유지하고 정신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이지 먹는 것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절식이나 채식은 비단 자이나교의 승려들에게만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다. 수행자들이 음식 가지고 타령하는 것은 결코 옳은 일이 아니라고 보며, 절제를 잃은 탐식이나 과식 폭식은 절대 없어야 한다고 본다.

 

▲ 기원전 5세기 마하비라의 명상 포즈     

 

▲ 자이나교 스베탐바라 파 종정 아차리야 시리 마하프라갸(1920〜2010).     

 

자이나교는 불교와 닮은 점이 너무 많다고 해야 하겠다. 특히 상좌부(테라와다) 불교 전통과 유사하다. 불교는 인도 밖으로 전파된 반면, 자이나교는 인도 안에서만 금욕주의적인 고행을 고수해 왔다. 21세기에 이르러서 인도 안에서만 존재하던 자이나교는 그 영역을 넓히고 있다. 명상 요가를 위주로 한 무소유 정신을 전파하고 있다. 물질문명에 찌들고 잡식성이란 무절제한 음식 문화로 인한 몸과 마음의 불균형으로 비만 질병 등으로 고통 받는 현대인들에게 금욕주의적인 채식과 절식으로 생기를 불어 넣고 있다. 자이나교는 서구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데, 서구인들은 자이나교의 금욕주의 생활방식에 매력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꼭 수행자적인 고행을 찬탄한다기보다는 자이나교의 채식이나 절식의 정신에 공감하는 차원인 것이다.

 

명상 역시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자이나교 전통은 현대 서구인들에게 참고한다면 플러스되는 부분이 너무 많아서 매력과 흥미를 갖는 것이다. 어떤 한 종교가 꼭 교리적으로나 사상적으로 영향을 미치지 않더라도 이런 채식주의나 절식을 통해서 은연중 무집착이나 무소유의 정신을 은연중 암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 자이나교 ‘무소유 정신’ 강연에 모여든 서구인들(미국 로스앤젤레스).    

 

자이나교는 교조(敎祖)의 출신과 인간형성, 지리적·문화사적 배경, 교단 성립의 경위도 불교와 유사한 점이 많다. 인도에서 하나의 종교로 성립된 이후 불교·힌두교와 더불어 커다란 영향을 미쳐왔으므로, 인도의 전통적 문화와 그 유형무형의 유산에 관해서 자이나교를 무시하고는 이야기할 수 없다. 불교와 교단간의 밀접한 교섭은 양종교의 원시 경전에서도 여실히 엿볼 수 있다

 

▲ 인도불교 비구승가회 스님들과 함께한 보검스님. 

보검<세계불교네트워크 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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