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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내 코로나19 폭증세…궁지 내몰리는 트럼프 대통령
‘경제 대통령’ 자임한 트럼프의 대선가도 빨간불…11월 재선 안심 못해
기사입력: 2020/03/23 [21:53]  최종편집: ⓒ 매일종교신문
문윤홍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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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대통령자임한 트럼프의 대선가도 빨간불11월 재선 안심 못해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환자가 급증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궁지로 내몰리는 모양새다.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야당인 민주당 인사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문제 삼아 정치공세를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 초기에 낙관적 태도를 보였던 트럼프 대통령의 언행이 되레 그의 발목을 잡기 시작했다.

 

 

민주당의 거물 정치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321(현지시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맹비난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2016년 대선 당시 민주당 후보로서 트럼프 대통령과 대결한 정적(政敵)’이다. 클린턴 전 장관은 트럼프 행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비판한 워싱턴포스트(WP) 기사를 인용한 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월에 이미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올 것이란 경고를 들었다 “그럼에도 시장에 공포감을 일으킬 수 있다는 이유로 행동하길 거부했고, 그 결과 우리는 준비할 시간을 잃었으며 이젠 되돌릴 수 없게 됐다고 적었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적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트럼프 행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맹비난하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트위터 캡처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사태 초기에 보인 지나치게 여유로운 태도 때문에 언론과 야당의 빈축을 사고 있다. 지난 225(현지시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까지 1명의 사망자도 나오지 않았고, 계속 그렇게 하자는 말로 자화자찬을 했다. 기자회견에선 취재진의 관련 질문에 독감 환자와 관련한 경험담을 늘어놓은 뒤 미소를 지으며 손을 씻으라고 수차례 강조하는 등 여유를 부렸다. 이에 주요 언론은 일제히 비판적 태도를 보였다. CNN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사안을 자기도취적 시각으로 대한다고 꼬집었다. WP와 뉴욕타임스(NYT)의 논조도 크게 다르지 않다.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등 민주당의 차기 대선후보를 노리는 대권주자들 역시 트럼프 행정부의 무능을 연일 부각시키고 나섰다. 특히 샌더스 의원의 공세가 사납다. 그는 TV 토론에 출연해 “대중을 혼란스럽게 하는,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정보를 내뱉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우리는 대통령의 입을 당장 막아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기 이전 몇 주 동안 코로나19의 위협을 축소하면서 팬데믹에 대한 우려 증폭에 기여했다고도 했다. 

 

성장률·실업률·주가 일제히 내리막트럼프, 치적 손상될까 노심초사

 

트럼프 대통령이 초조하다. 코로나19의 급속한 확산 때문이다. 자칫 코로나 사태가 그동안 쌓아온 치적을 깎아내릴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코로나19는 재선(再選)에 올인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에겐 예상 밖의 걸림돌이다. 사태 초기만 해도 여유가 있었다. “독감보다 사망자가 적다. 상황이 완전히 통제돼 위험성이 매우 낮다는 등 자신감을 보였다.

 

하지만 313(이하 현지시간) 국가비상사태 선포를 기점으로 분위기가 크게 바뀌었다.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순식간에 2만명을 넘어섰다. 존스홉킨스대학은 322일 오전 2시 기준 미국 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가 26747, 사망자가 340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미국에선 한국의 질병관리본부처럼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숫자를 발표하는 일원화된 창구가 없다. 각 주()별 의료기관이 발표한 숫자를 언론이나 연구진이 취합해 발표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기관이나 언론마다 다소 차이를 보인다. 그러나 미국 내 확진자 숫자가 하루 5000명이 넘는 속도로 늘고 있다는 점은 기정사실로 보인다. 이날 CNN도 누적 환자 숫자를 전날보다 5400명 늘어난 23649명으로 집계해 보도했다. 전날까지만 하더라도 1만명대 후반 수준이었던 확진자 수가 하루 만에 2만 명대로 늘어난 셈이다. 이렇게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자 국민의 20%에게 “외출하지 말고 집에 머물라는 조치가 내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319일 기자회견에서 결연한 표정으로 우리는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이겨야 한다고 역설했다. 코로나 사태 해결을 위해 유권자들에게 강력한 리더십을 보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앞서 그는 자신을 전시(戰時) 대통령이라고 칭하면서 전과 달리 코로나 사태의 심각성을 인정하는 동시에 국민의 협조를 요청하기도 했다. AP통신 등은 코로나19가 확산되자 백악관 내부에서 이번 사태가 트럼프 재선의 가장 큰 위협이란 인식이 커졌다공화당 인사들도 트럼프에게 코로나 대응 강화를 주문했다고 설명했다.

 

2017년 취임 이후 줄곧 '경제 대통령'을 자부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경기 둔화와 코로나19 사태가 겹치면서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이했다. 금융시장과 실물경제가 동시다발적으로 급속냉각 상태에 빠졌다. 코로나19 초기 대응에 낙관하다가 부랴부랴 긴급 부양책을 쏟아냈지만 실물경제 피해는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급기야 전시 대통령을 자처하고 나섰지만 재선에 치명적인 경제침체가 가속화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가도 역시 위태로워질 전망이다. 세계 시장을 주도하는 미국 경제침체가 글로벌 경제 악화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크다.

 

▲ 코로나19를 연일 ‘중국 바이러스’라고 불러온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필기 흔적이 한 사진 기자에 포착됐다. 미국 WP 사진기자 자빈 보츠퍼드는 3월1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기자회견문에서, 대통령이 ‘Corona’를 ‘CHINESE’(검은 글씨)라고 고친 흔적을 발견했다. /자빈 보츠퍼드 트위터 캡처  

 

트럼프 대통령 재선전략의 핵심은 경제성과. 이를 최대 업적이라고 자화자찬하면서 재선의 디딤돌로 앞세웠다. 높은 경제성장률과 낮은 실업률, 증시 호황 등이 골자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로 상황은 크게 악화되고 있다.

 

미국이 이미 경기침체(recession)에 빠져들었다는 진단도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따르면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올해 2분기에 -12%, 2020년 전체로는 -0.8%를 기록할 전망이다. 일자리는 2분기에만 350만개가 사라질 것으로 봤다. 실업률은 현재의 2배 수준인 7%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한다. 뉴욕 증시도 폭락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3년간 유지해 왔던 트럼프 랠리는 흔적조차 없다. 다우지수는 트럼프가 대통령에 취임하던 20171월의 ‘20,000’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따라서 향후 몇 주가 트럼프의 재선에 중요한 고비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 사태의 향방이 그의 재선 여부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란 얘기다.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코로나19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도를 삼켜버렸다고 진단했다. 블룸버그통신은 318일 코네티컷주의 실업급여 신청이 13일 이후 4일 동안 주간 평균치보다 10배 이상 늘었고 오하이오주와 일리노이주도 비슷한 상황이라며 58일 나오는 실업률 집계를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같은 날 JP모건을 인용해 미국의 GDP가 오는 1·4분기와 2·4분기에 각각 연간 환산 4%, 14%씩 줄어든다고 분석했다. WP는 트럼프 행정부가 16일 국민에게 4~5월에 각각 1000달러(128만원)씩 현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한 점을 두고 대통령이 재선을 앞두고 도박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경기침체는 11월 대선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AP통신 등 미 언론들은 관계자를 인용해 정부 내부와 여당에서 대통령을 상대로 코로나19에 대한 강경대응을 쏟아냈다며 트럼프 대통령 또한 지난 15일 이후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했다고 전했다.

 

민주경선, 노인층 투표 저조 땐 샌더스 유리초기 대응부실 트럼프 반전 기회’ 

 

미국 대선(大選) 경선이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으면서 대선주자들의 셈법도 달라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초기에 안일한 대응으로 지지율이 하락한 트럼프 대통령은 연일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TF)’ 언론브리핑에 얼굴을 내밀고 있다. 아울러 “8주간 50명 이상 집회를 자제하라는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권고안보다 집중적이고 강력한 “15일간 10명 이상 모이지 말라는 내용을 담은 대통령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는 등 반전을 노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대선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모두 코로나19에 취약한 70대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위기를 대선에서 기회로 최대한 활용하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320(현지시간) WP 등에 따르면 코로나19 환자가 폭증한 이후 대선 경선을 준비 중인 여러 주()들은 투표소에 나와 직접 투표하는 방식보다 우편 투표나 부재자 투표를 권고하고 있다. 코로나19에 취약한 노인층을 배려한 것인데, 다소 복잡한 절차 때문에 60대 이상 유권자의 투표율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WP는 내다봤다.

 

이와 관련, 바이든 전 부통령은 60대 이상의 지지가 확고하고, 샌더스 의원은 60대 미만을 비롯해 젊은층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노인층 투표가 저조하면 샌더스 의원에게 유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샌더스 의원이 315CDC50명 이상 집회를 자제하라고 권고한 것과 관련해 주지사들도 보건 전문가의 말을 들었으면 좋겠다. 바이러스에 걸리기 쉬운 노인들을 투표장에 모이게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강조한 것도 노인층 투표율에 따른 유·불리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아울러 그의 핵심 공약인 메디케어 포 올’(Medicare for All: 전국민건강보험)이 이번 사태에서 빛을 볼 수 있다고 미 언론은 평가했다.

 

코로나19 사태가 바이든 전 부통령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이 유세와 토론에서 2014년 에볼라 발병 위기를 다뤘던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부통령이었다는 점을 강조해온 배경이다. 두 사람은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응이 많이 부족하다고 공격해왔다. 실제 315일 발표된 NBC방송과 월스트리트저널(WSJ) 공동 여론조사 결과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응에 미국인 51%가 반대한다고 답했다.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주 정부를 믿는다는 답변은 75%에 달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을 믿는다는 응답은 48%에 불과했다. 최근 들어 트럼프 대통령이 자체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는 등 코로나19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배경으로 보인다.

 

4연승 바이든, 대의원 1111명 확보샌더스, 현장유세 못해 더 불리해져  

 

미국 민주당 대권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가 이번 대선에서 최대 복병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코로나19로 인해 경선 일정 연기 등 선거 정국의 불확실성이 커졌다.

 

바이든은 317일 플로리다·일리노이·애리조나 등 3개 주에서 열린 7차 경선에서도 승리했다. 벌써 4연승이다. CNN에 따르면 20일 현재 바이든이 확보한 대의원은 1111명이다. 매직넘버인 1991까지 880명 남았다. 반면 샌더스가 확보한 대의원은 796명이다. 바이든이 대세론을 앞세워 확실한 선두를 굳히면서 대선후보에 바짝 다가선 분위기다.

▲ 미 민주당 경선후보 조 바이든(왼쪽)과 버니 샌더스

 

코로나 사태가 샌더스의 열세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샌더스 지지자들은 주로 젊은층이어서 대규모 유세를 통해 바람몰이가 필요한데, 코로나19로 인해 오프라인 유세가 모두 취소됐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가 바이든에게 준비된 대통령 후보라는 이미지를 강화했다는 평가도 있다. 오마바 행정부에서 부통령을 지내며 신종 인플루엔자(H1N1)와 에볼라 바이러스 사태를 경험한 만큼 보건 위기에 더욱 잘 대처할 것이란 기대에서다.

 

샌더스로선 상당히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향후 거취 문제까지 거론되고 있다. 이에 대해선 다음 경선이 3주 후에나 있는 만큼 지지자들과 상의해 보겠다. 당장은 코로나 사태에 대한 정부의 대응과 취약계층을 꼼꼼히 살펴야 겠다고 밝혔다. 이런 와중에 샌더스 캠프 일각에선 코로나 사태가 샌더스의 공약인 전국민 건강보험 메디케어 포 올을 부각시킬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 하지만 선거 전문매체 파이브서티에잇(538)’의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바이든의 전국 지지율은 56.5%로 샌더스(34.4%)에 비해 20%포인트 이상 앞섰다.

 

민주당 경선의 또 다른 변수는 코로나 사태로 경선 일정을 연기하는 지역이 속출하고 있다는 점이다. 루이지애나주는 44일 예정된 경선을 620일로 미뤘다. 조지아·켄터키·메릴랜드주 경선 일정도 줄줄이 연기됐다. 샌더스가 분위기를 반전시켜 이런 일정 변경을 유리하게 활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코로나 사태로 인한 투표율 하락도 변수다. 이는 노인층 지지가 두터운 바이든에겐 불리한 대목이다.

 

이처럼 뜻밖의 코로나 사태로 인해 선거 지형은 크게 흔들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에겐 일단 불리한 전개다. 민주당 대권주자는 트럼프에게 날카로운 비난만 던지면 되지만, 트럼프는 이번 사태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트럼프는 오바마 행정부의 신종 플루 대응 부실을 지적하며 바이든을 물고 늘어지기도 했다. 당시의 행정 난맥상이 현재까지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다. 코로나 사태로 미 대선 정국이 점점 고차방정식으로 빠져들고 있다.

 

트럼프, 김정은에 또 친서외교코로나19 고리로 유화 손짓

北美관계 추동 어떤 구상 담겼을지 주목재선 상황관리 차원 시각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 확산 사태와 관련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내며 유화적 손짓을 보냈다.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한국시간 322일 새벽 담화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내 북·(北美)관계 추동 구상을 설명하고 코로나19 방역에서 협조할 의향을 전달했다고 밝힌 것이다.

 

·미 비핵화 협상이 교착상태에 처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방역을 고리로 김 위원장을 향한 신뢰를 확인하며 동시에 비핵화 협상 등 북·미 관계 진전 희망을 피력한 것으로 해석된다. 친서가 전달된 시점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북한이 3월 들어 벌써 세 번째 발사체 발사 실험을 하는 도발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 대한 친밀감을 표시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에도 김 위원장의 생일축하 친서를 보낸 바 있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보낸 친서를 알리는 AP통신의 보도    

 

미국은 그동안 경제 제재를 통해 북한을 협상장으로 끌어낸다는 최대 압박정책을 유지하면서도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한 인도적 지원에는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미 국무부는 지난 213일 코로나19와 관련해 북한 주민의 발병 취약성을 우려한다며 필요시 신속한 지원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밝혔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코로나19 인도적 지원은 제재와 별개라는 입장을 수차례 공언했다. 실제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 227일 북한의 코로나19 대처를 돕기 위해 인도적 지원에 한해 대북 경제 제재를 면제하기로 결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 역시 이런 연장선상에서 의료 수준이 열악한 것으로 알려진 북한을 적극 지원할 의향이 있다는 점을 확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북한은 코로나19 환자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발병이 이뤄졌을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들어 미국 내 코로나19 환자 급증으로 매일 언론브리핑에 직접 나설 정도로 급박한 상황에서 북한의 코로나19 상황에 관심을 가졌다는 부분은 다소 이례적인 일로도 여겨진다. 더욱이 친서에는 코로나19 문제를 넘어서는 내용이 담겼을 가능성이 있어 주목된다.

 

김 제1부부장의 담화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친서에서 북미 관계를 추동하기 위한 구상을 설명했다. 김 제1부부장이 이 구상을 공개하진 않았지만 비핵화 해법과 제제 해제를 놓고 트럼프 대통령이 진전된 생각을 내놨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향적인 입장을 밝혔다면 꽉 막혀있는 비핵화 협상의 돌파구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김 제1부부장은 "공정성과 균형이 보장되지 않고 일방적이며 과욕적인 생각을 거두지 않는다면"이라고 언급한 점에 비춰보면 북한이 수용할 만한 안()이 못될 수도 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세부적인 구상을 밝히기보다 북미 관계 개선에 관해 원론적 수준으로 언급했을 수도 있다. 김 제1부부장이 두 정상의 친분과 북미의 대립관계는 별개라는 식으로 말한 것도 친서가 북미관계 개선보다 정상 간 신뢰 확인에 좀 더 방점이 찍혀 있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는 비핵화 협상의 실질적 진전을 겨냥했다기보다 북한 변수가 오는 11월 재선 도전의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상황을 관리하려는 차원일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미국 대선 정국이 본격화한 상황에 북한이 장거리 탄도미사일이나 핵 실험을 계속할 경우 재선가도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또 최근 들어 북한이 세 차례 발사체 발사 실험에 나선 데다 410일 최고인민회의를 개최키로 한 가운데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도 신경 쓰이는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912김 위원장이 사실상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며 미 대선 개입에 대한 강한 경고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미 고위당국자는 이날 로이터에 트럼프 대통령이 친서를 보낸 사실을 확인하면서 김 위원장과 계속 소통하길 고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 국무부는 북한의 39일 초대형 방사포, 21일 단거리 탄도미사일 추정 발사체 발사에 대해 도발을 피하고 유엔 안보리 결의의 의무를 준수하며 협상에 복귀하길 촉구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북한의 행동을 도발이자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규정한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친서가 북한의 비핵화 협상에 어떤 진전이 없고 북한은 제재 해제를 위해 미국을 압박하려고 미사일 발사시험을 하는 와중에 나왔다는 점에 주목했다.

수암(守岩) 문 윤 홍<大記者/칼럼니스트> moon475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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