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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방역과 경제의 제로섬게임의 해법
감염증과 경제 상관관계 선명…한쪽에 방점 두면 다른 한쪽 소홀…정부, 담대·세밀한 행보 필요
기사입력: 2020/04/04 [22:21]  최종편집: ⓒ 매일종교신문
문윤홍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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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증과 경제 상관관계 선명한쪽에 방점 두면 다른 한쪽 소홀정부, 담대·세밀한 행보 필요

 

개인사와 마찬가지로 국가와 세계의 역사에는 결정적 변곡점이 있다. 한국 현대사에서 8·15해방과 남북분단 등이 그랬듯이 어쩌면 세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창궐을 21세기 전반기의 변곡점으로 해석할지도 모른다.

 

요즘 일어나는 현상이 이를 설명한다. 정보통신기술(ICT)이 발전한 현대사회이기에 특정 현상의 영향력은 지대하다. 코로나19 감염증은 일상사와 국정현안, 국제경제, 외교까지 거의 모든 주제를 집어삼키고 있다. 331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최근 코로나19 감염증 확산으로 산업생산·소비·설비투자가 모두 감소했다. 기업의 체감경기는 역대 가장 큰 폭으로 꺾인 것으로 확인됐다. 4월초에 공개되는 미국의 3월 비농업부문 고용자 수 변동이나 3월 실업률 수치를 접하게 되면 충격이 배가될 수도 있다. 미국도 홀로 독야청청하기 힘든 상황이다. 오히려 미국의 모습은 안타깝기 하다. 확진자와 사망자 숫자가 늘고 있는 유일 초강대국의 모습은 어떤 면에서는 초라하다. 9·11테러 이후에 이런 시선은 없었다.

 

국민의 안전을 지켜내야 하는 한국 정부의 고민은 여느 때보다 클 수밖에 없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미끄러질 수 있고, 그렇다고 우리 내부로만 수렴해 들어갈 수도 없는 곤혹스런 처지다. 코로나19는 파급력만큼 독특한 면을 지녔다. 무엇보다 감염증 방역과 경제의 상관관계가 선명하다. 이 둘은 한쪽에 방점을 두면 다른 한쪽이 소홀해지는 트레이드 오프’(trade off: 두 개의 정책목표 가운데 하나를 달성하려고 하면 다른 목표의 달성이 늦어지거나 희생되는 경우의 양자 간 관계)에 노출돼 있다. 경제이론에서 완전고용과 물가의 상관관계처럼 말이다. 방역에 주력할수록 경제적 충격은 커진다. 정부도 이를 고민했을 것이다. 단적으로 국내 확산세가 강하지 않았을 당시인 2월 중순 정부는 예정된 대규모 행사를 치르라며 경제 동력에 우선순위를 뒀다. 이후엔 사회적 거리두기개학 연기등을 통해 경제보다는 감염 진압에 방점을 둔 모습이다.

해답은 정해져 있는데, 그 풀이과정이 복잡다기한 게 우리가 직면한 상황이다. 강력한 방역 조치가 이행될수록 경제 구성원들은 위축된다. 국민 다수의 안전을 위해 이동제한을 하면 그 지역의 경제는 무너진다. 그렇다고 경제를 위해 이를 완화하면 바이러스는 자유를 얻게 된다. 그 불행한 상황은 초기 대응에 실패한 미국과 일본의 사례가 말해준다.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언론이 이런 어려움을 설명했다. 두 변수의 긴장도를 고려하면서 정책 방향을 결정해야 했지만, ·(美日) 최고권력층은 잠시 이를 애써 망각한 듯하다. 일본은 도쿄올림픽을, 미국은 대선을 고려했을 행보로 보는 게 합리적 의심일 수 있다.

 

우리의 경우 여러 비판에도 그간 정부의 행보는 일정 점수 이상 줄 만하다. 구성원이라면 정치적 성향은 뒤로하고 평가할 점은 분명히 해야 한다. 여전히 정부의 담대하면서도 세밀한 행보가 필요하다.

 

경제 리스크관리와 예방의료 시스템에 대한 전반적 확충 및 개선 중요해

 

코로나19 위기의 원인은 무엇인가. 사람들이 외출을 자제하는 것이 위기의 원인인가. 그것은 위기의 원인이 아니라 현상이다. 공장이 멈춘 것도 원인이 아니라 현상이다. 적어도 경기 흐름과 관련해서 지금과 같은 상황을 야기할 만한 원인은 지난해 12월이나 올해 1월에는 없었다. 그때 우리 경제는 바닥을 다지며 반등의 조짐을 보이고 있었다. 너무나 당연하지만, 코로나19가 가져온 경제 위기는 말 그대로 코로나19 바이러스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

 

우리나라는 위기를 겪으면서 교훈을 얻었다.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당시에는 평상시 같으면 할 수 없었던 구조조정을 할 수 있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건전한 금융시스템을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었다. 코로나19 위기의 교훈은 무엇일까. ‘손을 열심히 씻자인가. 이것만 얻고 끝난다면, 정말 이번 위기는 시간 낭비로 날려 보낸 채 큰 실수만 남는다. 코로나19 위기의 교훈은 무엇인가.

 

먼저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이다. 지금 거대한 지구촌 경제는 눈에 보이지도 않는 미세한 바이러스 때문에 멈췄다. 경제 시스템에 결정적 결함이 없어도 외부 요인으로 인해 내부 시스템이 순식간에 멈출 수 있고, 그것을 예측하기는 너무 어렵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경제에 있어 양적인 성장과 질적인 발전 모두 중요하다. 그런데 굳이 거창하게 리스크 관리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잘나갈 때 위기에 대비해야 한다. 조직 내에 리스크 관리 담당을 마련하고, 전문 인력을 더 확보하여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해야 한다. 금리와 환율 등 경제 변수에 대한 모니터링은 물론 전염병, 날씨 등의 비경제적인 변수까지 체크해야 할 리스트가 너무 많아졌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조직의 의사결정권자는 예전보다 더 주의 깊게 리스크 담당 의견을 경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은 예방의료 시스템에 대한 전반적인 확충 및 개선이다. 경제 리스크 요인이 되어버린 바이러스 자체를 통제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코로나19의 진원지인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빠르게 대규모 확산이 나타났다. 그러나 확산에 대응하는 대처법은 중국처럼 도시 폐쇄가 아닌, 빠르고 광범위한 검사였다. 효과는 있었다. 자부해도 좋을 만큼 높은 국민 의식과 의료진의 희생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언제까지 우리는 문제 해결을 사람의 힘과 희생, 사명감에 기대야 할까. 선진국이라면 시스템과 인프라로 승부해야 한다. 메르스를 겪으면서 방역 컨트롤시스템이 개선되기는 했지만, 아직도 지자체 차원의 감염병 대응체계는 약하다. 전국 각 지역 보건소에 감염병 관리 분야의 전문성을 지닌 인력과 장비가 충원되어야 한다. 장비 충원은 예산 지원이 뒷받침되면 가능할 것이다.

 

문제는 감염관리 분야의 인력 충원 및 양성이 잘 이뤄질까 하는 점이다. 열악한 근무 환경 및 적절치 못한 보상 등으로 감염관리 분야 인력이 이직하는 현상은 막아야 한다. 감염관리를 위한 비용 보전을 현실화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감염관리 전담 인력이 정규직인지 계약직인지 모르는 경우가 있다면 바로잡아야 한다. 보상 체계, 커리어 관리, 해외 현장 경험 등의 분야에서 미션과 비전이 명확하게 제시된다면 유능한 인력이 감염관리를 비롯해 기초의학 분야에 많이 진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렇다면 이런 변화에 노출될 개인과 기업은 어떻게 해야 할까. 위기상황일수록 연대와 자신감이 중요하다. 자밀 자키 미국 스탠퍼드대 심리학과 교수는 코로나19가 우리 모두에게 미약하고 취약한 존재라는 사실을 깨닫게 했다고 설명한다. 이런 때에는 공감과 소통이 더욱 가치를 발휘한다. 당장 세계여행은 당분간 과거의 일이 될 것이지만, 가족애와 직장 사랑은 각별해질 것이다. 생명 공동체로서 지구촌의 국제적 연대 필요성은 더욱 절실하다.

 

정부·의료진·일반인의 총체적 협력을 바탕으로 코로나19 이후도 준비해야 한다. 이미 많은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창궐 이후의 사회적 변화를 이야기하고 있다. 전망은 차고 넘친다. 의료 붕괴 현실화 속에 원격진료체제 논의가 심화된다. 온라인 교육과 재택근무가 뿌리를 내린다. 국제관계는 국수주의 확산 속에 글로벌 협력 논의가 진전된다.

 

우리 모두 코로나19가 하루빨리 종식되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바이러스가 휩쓸고 간 자리에는 여전히 불안감이 있을 것이다. 어쩌면 종식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우리는 코로나19 바이러스와 함께 살게 될지도 모른다. 변종 바이러스 또한 계속 생길 것이다. 마스크는 필수품이 되었다. 그러나 마스크를 챙기세요라고만 한다면, 이렇게 찬란한 문명을 이룬 인류 입장에서 좀 궁색하다. 리스크 관리, 의료 시스템과 인프라 확충, 감염관리 분야 인력양성 등이 계속 필요한 이유다.

 

세계사는 위기에 대응하는 국가와 구성원들을 기억한다. 위기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적극적으로 미래에 대비했던 이들은 그 이후를 선도했다. 위기는 새로운 것을 발견할 기회이기도 하다. 개인이나 기업이나 스스로 믿고, 준비한 사람에게 기회가 오는 법이다. ‘공포에 사라는 말은 주식시장이나 재테크의 용어만이 아닐 것이다.

 

코로나19 펜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백년 전의 스페인 독감처럼 세계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스페인 독감은 1차 셰계대전이 끝나던 1918년 세계를 강타해 당시 전세계 18억 인구의 2%가 넘는 4000만명 이상을 죽음에 이르게 했다. 지금은 100년 전보다 사망률이 크게 줄었듯이 이번 펜데믹의 경제 충격도 최소화할 수 있다. 국가마다 최고의 두뇌와 경험을 가진 전문가들이 최선의 정책을 세워 글로벌 경제위기에 대응해야 할 것이다. 고통스럽고 힘든 싸움이 곧 끝나고 세계와 한국 경제가 빠르게 회복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수암(守岩) 문 윤 홍<大記者/칼럼니스트> moon475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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