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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시론-‘눈물의 예레미야’ 김치선 목사의 교훈

매일종교신문 | 기사입력 2011/05/31 [10:18]

종교시론-‘눈물의 예레미야’ 김치선 목사의 교훈

매일종교신문 | 입력 : 2011/05/31 [10:18]
 강명구 종교시론


‘눈물의 예레미야’ 김치선 목사의 교훈


지난해 6월 ‘국가발전․護國을 위한 宗敎의 역할’이란 세미나를 개최한 이후 과로와 스트레스로 인한 구안와사(口眼喎斜)란 질병이 생겨 오랫동안 몸을 추스려야 했다. 최근에는 간에 이상이 생겨 병원치료를 해야 하는 등 고통을 겪었다. 외부활동에도 많은 제약이 따랐다. 답답했다. 해야 할 일은 많은데 몸이 허락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가운데 나를 버티게 한 성경 구절이 있다. 꿈에서도 들었다. 

“너는 내게 부르짖으라 내가 네게 응답하겠고 네가 알지 못하는 크고 비밀한 일을 네게 보이리라”(예레미야 33장 3절)

내가 알지도 못하는 크고 은밀한 일을 내게 예비하셨다는 믿음을 갖고 그 분 앞에 무릎 꿇었다. 내 죄를 고백하고 용서하심을 구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하면 반드시 내가 생각할 수도 없는 큰일을 보이신다 했으니 두려움도 사라졌다.

질병의 고통과 답답함이 나에겐 오히려 약이 되었다. 내 건강을 챙기게 된 계기가 됐으며 내 마음과 계획을 차분히 정리하는 기회가 됐다. 혼돈에서 질서를 찾은 느낌이다.

그리고 내가 할 일을 찾고 열심히 추진했다. 힘이 솟았다. 

오는 24일 프레스센터에서 ‘한국의 미래와 종교, 그리고 국가지도자의 역할’이란 주제로 ‘국가지도자 초청 강연 및 토론회’를 개최한다. 첫 번째 초청자로 이재오 특임장관이 등장한다. 이후 정동영 의원(8월 26일)을 비롯해 김문수 경기도 지사, 김병준 전 부총리, 손학규 민주당 대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등을 초청해 ‘종교계의 관훈토론회’를 펼칠 계획이다.

과거에는 반공 대통령, 산업화 대통령, 민주화 대통령을 비롯해 경제 대통령으로 국가를 경영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종교의 화합을 이루며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전방위 분야를 아우를 수 있는 국가지도자가 나서야 될 때이다. 본격적인 다종교․다문화사회에 접어들었고  이제 우리나라의 국가지도자도 그에 걸맞은 새로운 정치적 신념과 행동이 요구된다. 그리고 그러한 지도자를 찾아야 한다. 국가의 운명이 달렸다. 종교간 이해와 상생을 통한 사회․국가발전을 추구하는 한국종교청년협의회가 그 중요한 임무를 맡아야 된다고 생각했다. 내년에는 대선이 있다. 종청협이 그러한 여론을 확산시키고 국가지도자들을 점검하는 동시에 그들의 마음자세를 가다듬을 계기가 될 수 있다. 종청협에 내려주신 크고도 은밀한 일이 아닐 수 없다.

2009년 ‘종교-사회 과연 상생의 길은 없는가?’란 주제의 종청협 창립기념 포럼과 지난해의 6․25전쟁 60주년․경술국치 100주년 기념 ‘국가발전․護國을 위한 宗敎의 역할’이란 세미나가 원론적인 행사였다면 이번 ‘한국의 미래와 종교, 그리고 국가지도자의 역할’이란 초청강연 및 토론회는 보다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행사가 될 것이란 확신이 생겼다.

이번 행사를 준비하면서 나의 모교 설립자이신 고봉 김치선(1899∼1968) 목사님을 떠 올렸다. 내가 태어난 해에 소천하셨지만 나를 지도하신 영원한 은사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의 예레미야라고 불리며 민족을 위해 눈물로 기도하신 김치선 목사님을 5월 스승의 날에 다시 한 번 기릴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했다. 아마도 내가 병마에 시달리면서도 심신을 가다듬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기 때문일 것이다.

김 목사님은 한국교회 초기에 교회와 민족을 위해 수고한 위대한 목회자이다. 미국에서 한국인 최초로 신학박사 학위를 취득해 해방과 함께 귀국하여 구 대한신학교를 설립했으며 남대문교회와 한성교회 등에서 시무했고 청파중앙교회를 개척했다. 또 예장 대신 교단을 설립한 격동기의 선각자로 민족의 아픔을 끌어안은 ‘눈물의 예레미야’로 알려져 있다. 예레미야가 오랫동안 하느님을 배반하고 율법을 무시해 온 이스라엘인들을 향하여 죄를 회개하지 않으면 야훼의 노여움의 채찍이 가해질 것을 경고하였던 것처럼 김 목사님은 6.25 이후 민족의 위기를 바라보며 민족의 파수꾼이 되어 민족과 교회의 죄를 회개할 것을 촉구했다. 그 정신은 오늘날도 유효하며 내가 닮고 싶은 모습이기도 하다.

김 목사님은 우상숭배의 죄를 지적하며 자신의 신사참배의 죄를 세 번이나 공개 자백한 용기 있는 분이기도 하다.

한편 김 목사님은 보수교단의 대표적 인물이다. 그만큼 철저한 신앙생활을 했다는 뜻이다. 조용기 목사는 지난 2월 이영훈 순복음교회 목사가 NCCK 회장의 취임축사에서 “NCCK는 자유주의적인 신학사상에 서서 뭉친 단체”라며 “제가 신학생 시절 스승이었던 김치선 박사는 저보고 ‘NCCK 근처에도 가지 마라, 타락한 단체다”라고 했다고 회고했다.

보수, 진보가 힘을 합치는 것조차 거부하셨던 김 목사님. 내가 7대 종단의 이해와 화합을 통한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보시면 무슨 말을 하실까?

나는 당시의 시대상황으로선 김 목사님의 철저한 신앙이 옳았다고 본다. 그러나 신앙의 제자인 내가 오늘날 종청협 활동을 하는 것에 대해서도 충분히 이해하시리라 생각한다. 신사참배를 솔직히 고백하셨듯이 보수와 진보, 자신의 종교와 타종교가 화합하는 시대에선 나의 행동이 그릇되지 않다는 것을 고백해 주실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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