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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골퍼 최경주 간증-“내가 PGA에 살아 있는 것은 하나님의 은혜 때문"

매일종교신문 | 기사입력 2011/05/31 [09:54]

프로골퍼 최경주 간증-“내가 PGA에 살아 있는 것은 하나님의 은혜 때문"

매일종교신문 | 입력 : 2011/05/31 [09:54]

프로골퍼 최경주 간증


“내가 PGA에 살아 있는 것은 하나님의 은혜 때문"


내가 체육훈장 청룡장을 받은 것은 그동안 PGA투어에서의 활약상을 정부에서 인정해준 것이고, 이는 하나님의 은혜이다. 이제 더욱 공부하고 훈련하여 향상하라는 뜻이라 여기며, 내가 도약할 수 있는 엔진을 달았다고 생각한다.

사단법인 ‘최경주재단’을 만든 것은 골프에 대한 이미지쇄신과 발전을 바란 것이지만, 궁극적인 목적은 젊은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기 위해서다. 할 일이 있으니 힘이 생기고, 비전이 있어 운동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앞으로 골프에 관련된 사업을 추진하여 재단을 운영해 나가겠다. 이 재단설립의 효시는 나의 아내다. 아내가 1993년부터 불우한 학생들을 돕는 ‘부스러기사랑나눔’을 시작했고, 이를 근간으로 하여 재단을 설립하게 되었다. 도움 받은 학생들이 성장해서 잘 돼 가는 것을 보니 보람이 크다.

내가 신앙을 갖게 된 것도 아내 때문이다. 나는 단순히 연애목적으로 아내를 따라 교회를 다녔다. 아내와의 데이트 장소가 교회였다. 나는 종교가 없었기 때문에 전혀 부담이 없었고, 시간이 지나면서 가랑비 옷 젖듯 신앙을 배우게 됐다. 처음엔 하나님과의 만남과 예수님을 통해 성령을 받는다 이런 것이 아니라, 단순히 아내를 위해 따라 다녔다. 아내는 나를 향한 마음이 있다. 하나님이 정해주신 것 같다. 내 눈에는 예뻤고, 나보다 지적이라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1993년부터 온누리교회를 다녔다. 온누리교회의 크리스마스 특별부흥집회에서 이동원 목사님의 ‘초대잔치’라는 말씀을 코스 다니며 거의 외우다시피 많이 들었는데 감동이 있었다. 교회에 가는 발걸음이 가벼워졌고, 마음이 열렸다. 주일날 교회에는 나갔으나 시간이 없어 교육은 받지 못했다. 아내가 성만찬주일에 세례를 받지 않았다고 성만찬을 못 먹게 했다. 그때 세례가 소중하다는 것을 알고 세례를 받기 위한 노력 끝에 3년 만인 1999년 4월 세례를 받고 외국시합을 나가게 되었다.

1998년 나는 한국에서 랭킹 1위를 3번, 최우수선수상을 4번 수상했고, 신인상도 수상했지만 아시아투어는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다. ‘3관왕 MVP에 랭킹 1위지만 최경주는 한국산이다’고 별 이야기를 했다. 하나님의 역사는 그때부터 시작되었다. 세례를 받고 마카오시합을 가서 상위입상을 하고, 일본 기린오픈에 초대를 받아 갔는데 우승하여 역사가 이루어졌다. 일본에서 우승하면 상금 랭킹 10위 3명에게 미 PGA 큐스쿨 자격을 주고, 일본투어를 할 수 있는 자격을 2년 동안 준다. 그 후 2주 후에 또 우승하여 2승으로 상금랭킹 10위 안에 들어가 미 PGA투어에 갈 수 있는 발판을 만들었다.

아내는 신앙에 부담을 주지 않았고, 한 번도 강요하지 않았다. 처음에 아내가 성경 한 소절을 읽으면 졸음이 왔고 3소절을 읽으면 잔소리로 들렸다. 아내는 그동안 내게 그 때 그 때 맞는 말씀을 한 소절씩만 읽어줬다. 내가 잠자리에 들면 안마 해주며, 내 발을 붙들고 기도하며 편하게 자라고 했다. 처음엔 누워 있다가 다음에는 목을 들었고, 다음에는 상체를, 그 후에는 앉아 있다가 종내는 무릎을 꿇게 되었다. 그렇게 인도하신 것 같다. 아내는 나의 좋은 친구이자 부인이고, 좋은 엄마다. 내가 복을 많이 받았다.

그동안 우리 부부는 하나님을 억지로 끌어당겨 붙잡고 ‘이렇게 해 주시면 이렇게 하겠습니다.’ 이런 식의 신앙을 했다. 어느 날 아내가 ‘이제는 우리가 하나님을 붙잡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쓰시기 위해 우리를 여기에 놨다. 어느 누구도 터치를 못한다. 우리는 편하게 열심히 하면 된다.’고 말했다. 나는 10년이 넘도록 하나님을 어떻게든 붙잡아서 내 갈급함을 이루려고 생각했는데, 하나님이 나를 쓰시고 계신다는 것이다. 시합에 집중하다 보면 머리가 텅 빈 것처럼 말씀을 다 까먹을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말씀을 생각하면 시합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말씀에 집중하게 되어 딴 생각이 안 난다.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을 주시기 때문에 밀어붙이는 힘이 생긴다.

시합 당일 아침 아내가 오늘은 이런 말씀이 좋겠다고 적어준 말씀을 보고 기도한다. 지금은 말씀을 종이에 적어서 코스를 걸을 때 읽으면 근심걱정이 없어진다. 어차피 들어가느냐 안 들어가느냐의 차이인데 억지로 넣자고 에너지를 쏟아 부으면 내 손해다. 들어가면 좋고. 하나님이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다고 확신을 가지니 편안하다. 비가 올 때는 종이가 젖어서 읽을 수 없지만 형태만 보아도 좋다고 생각한다.


“시합 때 말씀을 생각하면 마음이 편안해져

PGA 6승은 나의 창조 아닌 하나님의 창조”


선수는 어디가 내 종착역이냐가 중요하다. 나는 프로가 되기 전인 1993년 한국에서 최고가 되겠다고 마음먹었다. 그걸 이루었을 때 한국선수가 세계로 나갈 수 있는 길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 1999년 초 아임즈라는 메니저멘트그룹 회사와 유럽 편 투어를 10개 이상 뛸 수 있도록 협상하여 호주시합도 갔고, 유럽 투어를 하다가 아시아투어 자격으로 기린오픈에 초대받아 우승하여 일본투어에 전념하다가 PGA에 가겠다고 계획했다.

1997년 한국대표로 월드컵에 참여하기 위해 미국에 갔는데 골프장이 파란 카펫을 깔아놓은 것 같았다. 골퍼의 천국이었다. 그때 PGA투어에 가기로 다짐했다. 5년 계획을 세웠는데 3년 만에 이루어졌다. 이런 과정을 보면 내가 한 것은 하나도 없다. 막차 타고 두 번이나 큐 스쿨에 들어간 내가 탑10 월드랭킹에 있을 수 있겠는가. 하나님의 역사가 아니면 이룰 수 없는 것들이다. 이것을 내 힘으로 했다면 방탕한 생활을 했을 것이다. 하나님이 특별히 나에게 주신 달란트는 실력이 아니라 시간을 단축시키는 그런 것을 주신 것 같다. 마음이 초조하거나 불안하지 않고, 항상 잔잔한 마음으로 운동도 충실히 할 수 있고,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모습을 유지할 수 있다.

금년이 나의 인생에서 하이라이트인데 염려나 걱정이 없다. 100퍼센트 노력과 정성과 인내를 가지면 하나님이 부어주실 것이다. 그 모습이 아름다워서. 나는 그런 마음이 있다. 항상 믿음의 생활을 잘 한다기보다는 잘 하려고 노력하고, 모든 과정을 하나님께 맡기고 나가면 다 이루진다. PGA 6승은 하나님의 창조지 나의 창조가 아니다.

미국에 가서 말도 못하고 골프도 못 치니, 내 힘으로 안 되니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한참 후 마음에 와 닿은 것은 ‘내가 너에게 다 해 줄 텐데 뭘 걱정 근심을 하느냐. 담대하게 가라. 싸워 승리하라.’는 말씀이었다. 내가 붙잡을 수 있는 것은 말씀 밖에 없다는 것을 그때 알았다. 그 전에는 오로지 투어 안에서 어떻게 하면 이겨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밖에 없었다. 헛생각을 많이 했다. 그런 과정을 거쳐 오다 말씀을 붙잡으니 그때부터 영어에도 자신이 붙었다. ‘내가 하는 말은 뜻이다. 당신들이 풀어야 한다. 못 알아들으면 너희들 문제다.’고 생각하고 대하니 기자들도 통역을 통해 기사를 작성했다. 처음에는 주눅이 들었는데 지금은 오히려 기자가 당신이 편한 말을 하라 우리가 알아서 쓰겠다고 한다. 그때 만약 말씀을 안 붙잡았다면 골프만 붙들고 있다가 보따리 싸 가지고 왔을 것이다. 그 상황을 하나님이 이기게 해주셨기 때문에 내가 PGA에 살아 있는 거다.

이제는 어떤 상황에서도 예배중심, 하나님중심이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예배시간대가 맞지 않는다. 수요예배는 빠지지 않고자 마음에 와 닿은 교회 이름을 골라 찾아간다. 한 번은 도심 밖 큰 교회에 갔다가 달랑 우리 식구 세 명만 예배를 봤다. 사모님이 반주하고 목사님이 설교했다. 그렇게나마 예배를 꼭 드리면서 하나님을 향한 마음이 이 정도니 봐 주십시오 하고 하나님께 매달리니 하나님이 붙잡아 주시는 것 같다.

2000년 미국으로 갔을 때가 가장 힘들었다. 사람들은 힘 좋은 사람 사이에서 감당 못하고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때 5라운드를 끝냈는데 52위였다. 35위 안에 들어가지 않으면 탈락한다. 간절히 기도했다. ‘여기서 짐을 싸면 안 됩니다. 하나님이 해주시면 제가 힘닿는 대로 하나님을 증거 하겠습니다’고 마음의 약조를 했다. 결국 극적으로 33위로 통과했다. 마지막 퍼팅을 앞두고 기도하는 중 호미로 홈을 그려놓은 것 같은 하얀 선이 보였다. 그 긴장상태를 말로 표현할 수 없다. 마음이 편안해져서 그 선을 기억하고 쳤는데 들어갔다. 이런 것은 체험하지 않으면 말할 수 없다. 성공한 순간 내 관계자들이 모두 울고 있었다. 그때 하나님을 붙잡으면 어디로든 갈 수 있다는 확신이 섰다. 이게 내 골프인생에서 가장 잊을 수 없는 순간이다.

미국 PGA 역사상 6승 이상자가 20여 명이다. 그들과도 편한 관계를 맺고 있다. 그들이 다가온 것이 아니라 내가 다가섰다. 비웃음을 많이 받았던 시절이었지만 나는 코리안이고, K.J choi다고 소개하면 모두 기억했다. 초반에는 항상 우승자에게 축하한다고 다가갔다. 그 다음 내가 승리하면 그들이 와서 축하해줬다. 내가 자존심을 세웠다면 그런 관계유지가 유지되지 않았을 것이다.

나의 궁극적인 목표는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하는 것인데 선수층도 두껍고, 코스도 어렵다. 신만이 안다고 할 정도로 어렵다. 그 자리에 온 사람은 누구나 인정하는 최고들이다. 아주 미세한 차이로 우승하는데 하나님이 부어주시면 된다. 어떤 생각을 하고 사느냐가 중요하다. 정말 미안해서 주시게끔 준비하고 있다.

운동선수는 단순하고 순진해야 한다. 후배들에게 예수를 믿음으로써 너의 친구의 친구도 복을 받는다고 말해주곤 한다. 코스에서 공을 칠 때 하나님과의 만남의 시간을 가지면 헛생각이 안 든다.(정리: 최금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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