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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춘숙 치유의힘● 치유공동체, 힐링

이부평 기자 | 기사입력 2020/06/23 [08:40]
나를 찾아가는 여행

조춘숙 치유의힘● 치유공동체, 힐링

나를 찾아가는 여행

이부평 기자 | 입력 : 2020/06/23 [08:40]

내 마음에 드는 나

 

미국 타임(Time)’지가 정한 성공의 기준에 따르면 20세기는 남들이 부러워하는 나였다면, 21세기는 내 마음에 드는 나로 기준이 바뀌었다. 살다 보면 남들이 부러워하는 나보다 내 마음에 드는 나로 살아간다는 것이 더욱 어렵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된다. 상실의 사연에 담긴 비하인드 스토리(behind story)에는 때론 비밀(秘密)이 숨겨져 있다. 상실로 인한 고통과 아픔의 원천인 오해가 풀리면서 이해가 된다. 더 나아가 확인되고 증명되어짐으로 인해 힐링된 이들만이 21세기 성공기준에 부합하는 내 마음에 드는 나로 살아갈 수 있다.

 

현시대를 조망(眺望)해 볼 때, 사회구성원들에게 진정한 힐링(healing)이 필요하다. 특히 사회의 중심세력, 영향력 있는 리더들이 전쟁의 암흑기를 벗어나 탄생된 베이비부머(baby boomer)이다. 가부장제 문화나 남아선호사상은 그 당시 여성으로 태어난 이들에게는 특히 시대의 아픔과 함께 맺힌 ()’으로 가슴을 멍들게 했다.

 

이러한 시대적 상황은 분단의 고통으로 인한 빈곤과 돌봄을 받지 못하고 배움의 시기를 놓친 이들의 다양한 아픔에서 비롯된 통곡의 소리인 것이다. 상실의 아픔과 슬픔은 으로 남아있다. 그것이 치유되지 않았을 때 대()물림되는 것이기에 이생()에서 치유 받아 해결되어야 한다. 넘침이나 부족함은 그에 따른 많은 문제를 야기 시킨다. 베이비붐세대는 물질적 부족 뿐만 아니라 심리·정서적인 결핍에 따른 힐링이 필요하다.

 

상실로 인한 슬픔과 아픔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슬픔과 아픔은 대체로 다음과 같다. 전쟁이나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 죽음, 이혼, 배우자와의 사별, 부모 또는 자녀와의 갈등, 종교로 인한 갈등, 억울한 피해를 당한 고통, 실연으로 인한 상심(傷心), 성희롱 및 성폭력으로 인한 피해, 질병()으로 인한 고통,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 외모 콤플렉스(complex), 3자와의 인간관계에 따른 불편을 호소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갑자기 불어닥친 경제적 위기, 불의의 사고로 인한 신체부위의 상실, 수감생활로 인한 수감자와 가족이 겪는 고통, 실직으로 인한 생활고, 난임 부부가 겪는 심적 고통, 배움의 욕구에 대한 좌절, 애정결핍 등 더 나아가 시대의 상실과 아픔이 있다.

 

현재 우리가 두려워하는 가운데 생생히 겪고 있는 Covid-19 펜데믹 사태를 보면, 전세계 확진자들은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사투를 벌이다가 죽음으로 내몰린다. 급물살처럼 휘몰아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전인류의 대재앙이라는 것은 매일 매일 확산되는 죽음의 숫자가 이를 말해준다(202062001시 기준 코로나19 전세계 누적 확진자수: 8,756,688, 사망자수: 462,561, 출처: Worldometers). 그러나 아직도 끝이 보이지 않기에 조심하며 방역의 끈을 놓지 않아야 한다. 상실과 아픔을 당한 이들을 서로 위로하며 눈물을 닦아주도록 하자. 하루속히 코로나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힘써야 한다. Covid-19가 종식된 이후에는 우리 모두에게 힐링의 시간이 필요하다.

치유공동체는 이 시대의 화두(話頭)인 것이다. 상실은 슬픔이요, 아픔이고 눈에 보이지 않는 삶의 흔적이다. 치유를 위해 상실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어야 한다. 특히 공감과 지지, 격려해줄 수 있는 안전한 환경’, ‘따뜻한 마음충분한 사랑이 있는 치유공동체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모임이다.

 

치유공동체

 

상실의 아픔이 녹아있는 이야기를 듣는 공동체의 마음가짐과 태도가 더욱 중요하다. 애환이 담긴 진솔한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들어준다. 슬플 때 함께 울어주고 아파해줄 수 있어야 한다. 지금까지 진실이라고 믿었던 것의 실체가 없는 경우도 있다. 그룹의 리더(전문가)를 아니마트리스(Animatrice)라고 하는데, 치유그룹을 진행하며 구성원을 돕는 역할을 한다. 아니마트리스는 그 이면(裏面)의 것을 보고 들을 수 있는 영민함이 요구된다. 대화를 통해 오해를 풀고, 열린 마음으로 이야기를 듣고 확인, 증명 또는 재해석해 주는 것이 치유공동체가 함께 해야 할 공동작업이다.

 

아니마트리스와 함께 구성원 각자가 화자(話者)에 대한 진정한 피드백(feed back)을 해 주어야한다. 화자 역시 마음속의 이야기를 드러내놓고 관찰자의 입장에서 자신에 대해 적극적인 피드백을 해야 한다. 이러한 상호작용의 시너지(synergy)가 치유의 핵심이다. 이를테면, 한평생 을 안고 살아온 부모와의 갈등이 오해였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것은 가없는 부모의 참사랑이었음을 확인한 후, 회한(悔恨)의 눈물로 참회하게 되는데 이것이 치유과정이다.

 

치유된 상처는 비로소 기쁜 마음으로 회상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추억으로 남는다. 나를 아프게 했던 상처는 이제 와서 되돌아보니 빛나는 진주가 되었다.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은 자행성처럼 스스로 빛을 발하고 있음을 깨닫는다. 비로소 새 하늘과 새 땅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영롱한 빛깔의 진주는 나만의 가장 값진 보물인 것을 알게 되는 순간이다.

 

힐링의 증표

 

숨죽이고 억압되었던 세포 하나하나가 물을 머금고 살아나기 시작한다. 호흡을 하듯 들숨과 날숨은 달라야 한다. 나의 영()을 살리는 요소는 마음껏 들이마셔도 좋다. 그러나 나의 생명을 죽이는 요소라면 마땅히 내뿜어야 한다. 눈의 비늘이 벗겨지고 검불이 제거되는 순간 본래의 것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예전에 보았던 것이 보이지 않으며, 예전에 보지 못했던 중요한 것들이 이제야 눈에 들어온다. 이것이 바로 힐링의 증표다.

 

어두운 고통과 아픔의 긴 터널을 통과한 이들에게는 얼굴빛과 음성, 미소와 태도 속에서 밝은 기운이 감돌기 시작한다. 절박한 심정을 경험한 이들만이 새로운 전환점(turning point)을 맞이하게 된다. 삶의 주제가 바뀌고 삶의 노래가 변화되며 관심 분야가 달라진다. 이제야 비로소 애벌레가 나비가 되기 위해 허물을 벗는 고통을 스스로 이겨낸 것이다. 드디어 내 마음에 드는 나로서 자유로이 날아다니는 나비의 삶이 시작되리라.

 

당신은 힐링의 증표가 있는가?”

국헌(菊軒) 조춘숙 <상담학 박사/ 칼럼니스트> jrose1906@ 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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