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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의혹' 제기 후 사망 박원순 서울시장에 엇갈린 평가 속 종교계 역할 부각

이광열 기자 | 기사입력 2020/07/10 [15:52]
조계종의 종단 개혁과 '봉은사 미래위원회' 위원장 활동 평가

'성추행 의혹' 제기 후 사망 박원순 서울시장에 엇갈린 평가 속 종교계 역할 부각

조계종의 종단 개혁과 '봉은사 미래위원회' 위원장 활동 평가

이광열 기자 | 입력 : 2020/07/10 [15:52]

조계종의 종단 개혁과 '봉은사 미래위원회' 위원장 활동 평가

 

“'코로나 19' 어려움을 겪는 작은 교회에 방역물품 지원 준비

염수정 추기경 여러번 예방, 원불교 교무들이 정책 자문도

 

'성추행 의혹' 제기 후 사망한 박원순 서울시장에 조간신문 등 정통언론들은 말을 아끼는 등 조심스런 보도를 하는 가운데 SNS 등에서는 보혁진영이 각각 애도와 칭송’, ‘성추행과 진보행태 비난을 극단적으로 부각시키고 있다. 쌍방이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는 설전이 SNS와 댓글에 넘쳐난다.

 

박 시장의 여성인권신장에 대한 업적와 성추행에 대한 비판이 동시에 내재하는 여성단체들처럼 분명하게 상반된 입장을 드러내기가 힘든 상황이다. 여성단체들은 그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애도하면서도 사후에라도 성추행 의혹을 규명하고 재발을 방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런 상황에서 종교계에선 그의 역할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지고 있다. 마치 시민사회단체에서의 그의 역할에 버금가는 모습이다.

 

연합뉴스는 10일 박원순 서울시장이 생전 종교계와 오랜 인연을 이어왔으며 주요 시정 현안을 두고는 종교계 목소리를 경청해왔다고 평가하는 보도를 했다.

 

박 시장은 여러 종단 중 불교계와 특히 인연이 깊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외면적으로는 종교 색채를 드러내지는 않았으나 고교 때부터 불법(佛法)에 관심이 컸다고 한다. 실제 인권 변호사이자 시민활동가로서 일할 때는 불교 진영의 일을 많이 도왔다.

 

대표적으로는 1994년 대한불교조계종의 종단 개혁이 거론된다. 박 시장은 종단 개혁 문제가 불거졌을 때 제도개혁안을 만드는 데 참여했다. 당시 종단 개혁에 참여했던 한 불교계 인사는 이날 전화통화에서 "박 시장이 종단 개혁 때 많은 도움을 주셨다""법률 자문을 해 주시고 한국 불교가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 논의했다"고 떠올렸다.

 

이어 "당시에는 함께 일할 사람도 소개해주셨다""조계종이 오늘날까지 오는 데 있어서 1994년 종단 개혁은 매우 중요한 일이었다"고 돌아봤다.

 

박 시장은 희망제작소 대표 시절인 2007년에는 서울 강남권 대표 사찰인 봉은사의 자문기구인 '봉은사 미래위원회' 위원장으로도 활동했다. 봉은사 미래위원회는 불교와 사회의 소통모델 개발, 봉은사 발전 방향 등에 대한 자문 역할을 했다.

 

그는 개신교 쪽과도 자주 만나 시정에 관한 의견을 나눴다고 한다. 서울시 '교회와 시청협의회(교시협)' 사무총장 황영복 목사는 이날 "박 시장은 개신교 신도가 아님에도 주일이면 여러 교회를 다니곤 했다"면서 "교회를 위해서 여러 가지를 많이 도와주셨던 분"이라고 회고했다. 이어 "교회에 관한 의견은 언제든지 얘기할 수 있었다""최근에는 '코로나 19'로 큰 어려움을 겪는 서울 시내 작은 교회에 방역물품을 지원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고 연합뉴스는 보도했다.

 

서울시 교시협은 서울시와 지역 교회 간 협의체다. 25개 자치구 별로 있던 교회와 구청 협의회가 서울시 단위로 꾸려졌고, 교계 의견을 시에 전달하는 창구 역할을 맡아왔다.

 

황 목사는 박 시장이 과거 뉴타운 문제로 고민할 때 교시협 의견을 들어 정책에 반영했던 기억도 떠올렸다.

 

그는 "서울 시내 뉴타운이 34곳이 있는데, 원주민 정착률이 고작 15%에 불과했다""교시협에서는 개발을 반대하는 주민 비율이 전체 50%가 넘으면 시에서 이를 해결해야 한다고 건의했고, 시장님이 이를 정책에 반영했다"고 기억했다.

 

박 시장은 시장 재직 동안 천주교 서울대교구도 여러 번 찾아 교구장인 염수정 추기경을 예방했다. 그는 지난 56일에는 염 추기경 등을 만나 '코로나 19' 확산 방지를 위해 감염 예방 수칙을 철저히 지켜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원불교와 관계도 오래 이어져 왔다. 박 시장 재직 동안 원불교 교무들이 정책 자문 등을 하며 협력을 유지했다. 참여연대 창립 멤버였던 박 시장은 참여연대 공동대표를 지낸 은덕문화원 이선종 교령과 친밀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말 아끼는 등 조심스런 조간지 보도...1면 톱 모두 새벽에 갈아끼웠지만 사설은 조선 뿐

 

박원순 시장의 시신이 발견된 새벽, 9개 조간지들은 일제히 1면 톱기사를 관련기사로 갈아끼웠다. 진영간 극단적 SNS 반응과는 대조적으로 말을 아꼈다.

 

다만 조선과 중앙 만이 추모 기사 속에 안희정 오거돈 등 여권 단체장 성추행과 한데 엮어 기사 비중을 높였을 뿐이다(조선 만 유일하게 관련 사설 게재)

 

다음은 박원순 시장 사망 관련 조간신문 메인기사 제목.

 

한국 1면 톱:실종 7시간 만에... 끝내 싸늘하게 돌아온 박원순

      3면 톱; 시장 오전 1044분 공관 나와 9분 뒤 와룡공원 CCTV서 사라졌다

조선 1면 톱: 박원순, 실종 13시간뒤 숨진채 발견

      2면 톱: 백두대간 내려와 정치의 길3선 서울시장, 큰꿈 꾸다 스러지다

      3면 톱: 안희정·오거돈·박원순2년새 단체장 3명 성추문으로 몰락

중앙 1면 톱: 도덕성 타격 힘들었나비극으로 끝난 최장수 서울시장 박원순

      2면 톱: 박 시장, 8일까지 정상 일정민선 5·6기 단체장들과 만찬

      3면 톱: 박원순, 안희정·오거돈 이어 여권단체장 세 번째 미투

      4면 톱: 시민운동가 거쳐 서울시장 첫 3연임, 최근 대선 광폭행보

동아 1면 톱: : 박원순 시장, 야산서 숨진채 발견그의 마지막 발걸음

       2면 톱: 정치권 박원순 사망 안 믿긴다충격

       3면 톱: 서울시청 직원들 대체 무슨 일이냐충격

경향 1면 톱: ‘성추행 의혹 피고소박원순 서울시장 사망

       3면 톱: 박 시장 마지막 행적 확인종로·성북구 773명 투입 철야 수색

한겨레 1면 톱:박원순 시장 직원 성추행 피소다음날 숨진 채 발견

         2면 톱: 서울시 직원들 당혹 너무 놀라 뭐라고

서울 1면 톱: 박원순 서울시장 숨진 채 발견

세계 1면 톱:평소와 달랐던 하루실종됐던 박원순 숨진 채 발견

국민 1면 톱: 박원순 시장, 삼청각 인근 산속서 숨진 채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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