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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수정 추기경, 조문 정국 ‘분열’ 속 故 박원순 시장과 백선엽 장군 조문

이광열 기자 | 기사입력 2020/07/13 [15:38]
백장군, 꽃동네 설립자인 오웅진 신부에게 세례명 '요셉'으로 세례

염수정 추기경, 조문 정국 ‘분열’ 속 故 박원순 시장과 백선엽 장군 조문

백장군, 꽃동네 설립자인 오웅진 신부에게 세례명 '요셉'으로 세례

이광열 기자 | 입력 : 2020/07/13 [15:38]

 


백 장군
, 꽃동네 설립자인 오웅진 신부에게 세례명 '요셉'으로 세례  

가톨릭교회 자살 반대 입장 분명...하지만 자살한 이들을 위해서도 기도

 

여야의 편가르는 박원순ㆍ백선엽 조문 정치에 국민 갈등과 분열이 심화되는 가운데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인 염수정 추기경이 지난 11일 오전과 오후에 걸쳐 고 박원순 서울시장과 백선엽 장군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13일 천주교 서울대교구에 따르면 염수정 추기경은 1일 오후 2시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백선엽 장군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며 "6·25전쟁 때 풍전등화였던 우리나라를 목숨걸고 지켜낸 분"이라고 칭하며 "하느님께서 그분의 영혼을 받아주시길 기도드렸다"고 밝혔다.

 

백 장군은 생전 충북 음성군에 있는 사회복지시설 꽃동네 설립자인 오웅진 신부에게 세례명 '요셉'으로 세례를 받은 바 있다. 이날 염 추기경의 조문에는 서울대교구 홍보위원회 부위원장인 허영엽 신부가 함께했다.

 

앞서 백 장군은 지난 10일 오후 114분쯤 숙환으로 향년 100세에 별세했다. 백 장군은 6.25 전쟁이 한창일 때 낙동강 전투와 38선 돌파 작전 등 결정적인 전투를 지휘한 공로를 인정받아 1953년 불과 33살의 나이로 한국군 최초로 대장으로 진급했다. 1960년 대장으로 전역한 뒤 주중 한국대사와 교통부 장관 등을 지냈다. 장관 재직 시절 서울 지하철 1호선 건설을 주도했다. 하지만 일제 만주군 간도특설대에 복무한 탓에 지난 2009년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가 발표한 친일반민족행위 명단에 이름이 오르기도 했다.

 

염추기경은 11일 오전에는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진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염 추기경은 박 시장님이 갑자기 세상을 떠나 참 안타깝다유족에게 위로하고 고인을 위해 기도했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 시장님으로 서울시를 돌보니까 서울시가 잘되도록 서로 기도하고 또 같이 도왔다며 박 시장과의 인연을 추억했다. 박 시장은 시장 재직 동안 천주교 서울대교구를 찾아 여러 번 염 추기경을 예방했다

 

염 추기경의 박 시장 조문에 시선이 쏠린 것은 천주교가 자살을 엄격히 금지하는데 염 추기경의 조문이 천주교 교리와 배치되지 않느냐는 의문 때문.

 

이에 허영업 신부는 가톨릭교회는 자살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하지만 자살한 이들을 위해서도 기도를 한다. 그들이야말로 위로와 기도가 필요한 이들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내에서도 박 시장에 대한 조문이 적당한지에 대한 논의가 있었으나 위로한 기도가 필요한 이라는 점이 감안돼 염 추기경의 조문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교회는 자살한 사람을 위해 장례식을 행하지 않는다사람이 목표를 향해 계속 걷지 않고, 혹은 자기 삶의 고난을 극복하지 못하고 스스로 삶을 포기했기 때문이라며 자살에 대해 반대입장을 분명히 한 바 있다. 그러나 교황도 그러나 나는 그들을 부인하고 싶지 않다. 오로지 그 문제는 하느님의 손에 맡길 수 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말한 바 있다.

 

요약하면, 가톨릭 교회 교리는 자살 자체는 반대하고 금하지만 자살한 사람에 대해서는 기도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교리에 근거해 지난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결식엔 당시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추기경이 불교, 개신교, 원불교 지도자와 함께 참석하기도 했다. 노 전 대통령은 유스토란 이름으로 세례 받은 천주교 신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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