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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선 ‘생활의 발견’●모래성의 말로

박현선 | 기사입력 2020/10/08 [19:45]
욕심이 부른 몰락

박현선 ‘생활의 발견’●모래성의 말로

욕심이 부른 몰락

박현선 | 입력 : 2020/10/08 [19:45]

욕심이 부른 몰락 

 

희대의 사기꾼으로 불렸던 주수도, 조희팔 사건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그 시대 신문 지면과 방송을 통해 잘 알고 있는 인물이다. 2조 원대 다단계 사기 사건으로 35만여 명의 피해자가 발생한 다단계의 왕으로 불리던 일명 낙원동 주 선생의 배후로부터 나의 지인 이숙희도 환차익 금융 다단계에 빠져 패가망신을 당했다.

 

그녀는 봉천동에 있는 꽤 큰 규모의 H교회에서 선교사로 활동하며 지적이면서도 수려한 외모를 지녔다. 2007년경 금융 네트워크 회사에 입사했는데 환차익에 투자하면 수입이 짭짤하다 면서 한 달 투자 금액 8%의 수익이 보장된다는 말로 투자를 권유하였다.

 

미심쩍어 알아보니 대표이사는 30대 초반으로 미국 영주권자로 입국했고, 미국에서 금융업에 근무했다고 했으나 사실이 아니었다. 그 무렵 이 회사가 워커힐 호텔에서 창립 세미나를 개최하여 가보았다. 교회 총회장 목사님이 연단에서 축사를 하고 있었다. 교단 총회장 목사님이 투자를 유도한다면 수많은 교인의 투자로 이어질 것이라 그 피해는 막대함이 불 보듯 했다. 그녀에 의하여 H교회에 많은 금액의 헌금이 들어왔다는 소문이 돌았다.

 

교인 수십 명이 투자했고, 투자 유치를 잘하자 단숨에 다단계 회사의 전무이사로 승진이 되었다. 1년 정도 지났을 무렵, 자신이 살고 있던 한남동 주택이 강제 경매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근심을 싸안고 찾아왔다. 그녀는 모집한 투자자로부터 다단계 회사에 8억 원을 투자시켰다. 월 이율 8% 5%는 투자자 몫이고 3%는 그녀가 받는 조건이었다. 투자금이 회수 불능이 되면 책임을 진다는 명목으로 백지에 도장을 찍고 인감증명서를 첨부해주었다고 한다.

 

하지만 투자자와 다단계 회사와의 약속대로 입금이 안 되었다. 투자자는 백지에 그녀에게 돈을 빌려주었다고 가필을 하여 소송을 하였고, 승소 판결 후 한남동 주택의 경매를 진행하였 다. 13억 원에 낙찰되었으나 이자까지 합산 청구를 하여 한 푼도 건지지 못하고 수십억 원의 주택은 날아갔다. 더욱이 도장만 찍어준 백지에 포괄 근저당 담보로 가필되어 있어 분당에 있던 30평의 오피스텔까지 넘어가고 말았다.

 

그녀는 부유하게 살다가 다단계 회사의 유혹에 발을 잘못 들여놔 하루아침에 빈털터리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다. 매월 8% 수익이면 12개월 현금 대비 96%의 수익으로 1년이면 원금이 회 수된다는 엄청난 수익 구도라 생각한 것이다. 사업이란 투자 대비 수익 창출 구조를 확인하면 답()이 보인다. 환차익이란 달러를 낮은 가격일 때 매입했다가 가격이 오를 때 되팔아 얻는 수익이다.

 

매월 8%씩 내리고 오르지 않는다. 달러, 엔화, 유로화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만 있어도 알 수 있었다. 다단계의 위험이 보이지만 내 욕심이 몰락을 부른 것이다. 그녀는 어려움 속에서 일어 서려고 안간힘을 다해 살아가고 있지만 무너지기는 쉬워도 다시 일어나기는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기만큼 어렵다박현선(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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