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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이슬람 특사 파견 등 관계 개선 검토

이광열 기자 | 기사입력 2020/11/05 [19:56]
알자지라 방송과 1시간 인터뷰에 이어 두 번째 유화 손길

마크롱, 이슬람 특사 파견 등 관계 개선 검토

알자지라 방송과 1시간 인터뷰에 이어 두 번째 유화 손길

이광열 기자 | 입력 : 2020/11/05 [19:56]

알자지라 방송과 1시간 인터뷰에 이어 두 번째 유화 손길  

참수 테러 재연, 프랑스산 제품 불매운동 등 우려 벗어나려는 출구 전략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악화할 대로 악화한 이슬람권 국가에 특사 파견을 검토하며 관계 개선에 시동을 걸고 있다.

 

지난달 표현의 자유를 가르치던 프랑스 교사가 이슬람 극단주의자에게 끔찍하게 피살된 후 마크롱 대통령은 이슬람에 대해 강경책을 펼쳤다. 이후 세계 각지 무슬림들은 마크롱 대통령을 포함한 프랑스 전체에 대해 적개심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4(현지시간) 마크롱 대통령이 이슬람 국가에 보낼 특사를 임명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마크롱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아랍권을 대표하는 알자지라 방송과 1시간에 걸친 인터뷰를 진행한 데 이은 두 번째 유화조치로 해석된다.

 

마크롱 대통령은 특사 카드를 통해 이러한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한 출구전략을 모색하는 셈이다. 갈등 상황이 장기화하면 니스에서 발생한 참수 테러가 또다시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또 세계 인구 4분의 1에 이르는 무슬림이 프랑스산 제품 불매운동을 지속하면 가뜩이나 코로나19로 힘든 경제 상황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디언은 정교분리를 지지하는 세속주의와 표현의 자유에 관한 마크롱 대통령 생각을 전달하는 것이 특사의 역할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달 31일 마크롱 대통령은 대표적인 아랍 매체인 알자지라와 1시간가량 인터뷰하면서 한발 물러선 모습을 보였다. 이슬람 국가들에 화해의 손짓을 연달아 보내는 것이다. 당시 마크롱 대통령은 이슬람교 선지자인 무함마드를 풍자 소재로 삼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충격적일 수 있다고 밝혔다.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지난 2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소르본 대학에서 열린 교사 사뮈엘 파티의 국가 추도식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한편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마크롱 대통령에게 정신과 치료가 필요하다는 등 모욕적인 발언을 퍼부을 때만 해도 강경하게 대응했다. 즉각 프랑스 정부는 터키 주재 프랑스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했다. 장이브 르드리앙 외교부 장관 명의로 에르도안 대통령을 규탄하는 성명도 발표했다. 하지만 이 같은 강경한 프랑스 정부 태도는 이슬람 세계의 분노만 촉진시켰다.

 

파키스탄, 레바논, 팔레스타인, 인도네시아 등 이슬람 국가 곳곳에서 반() 프랑스 시위가 이어졌다. 시위대들은 마크롱 대통령 사진을 불태우거나, 짓밟기도 했다. 한국에서는 주한 프랑스 대사관 벽에 `무슬림을 무시하지 말라`는 내용으로 협박 전단이 붙기도 했다. 급기야 역사교사가 희생된 지 13일 만인 지난달 29일 니스 노트르담 성당에서 또다시 참수 테러가 발생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슬람 세계와 화해를 모색하면서도 에르도안 대통령과는 신경전을 계속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4AP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정부는 자국에서 활동하는 터키 극우 민족주의 단체 `회색 늑대들`을 해산했다. 이 단체는 지난주 리옹에 있는 아르메니아인 대학살 기념관을 망가뜨린 혐의를 받고 있다.

 

아르메니아인 대학살은 1차 세계대전 중 터키 전신인 오스만 제국의 이슬람 민족주의자들이 기독교계 아르메니아인을 대상으로 진행된 집단학살 사건이다. 터키 정부는 이 사건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프랑스 정부의 `회색 늑대들` 해산 결정에 터키 외무부는 "프랑스에 있는 터키인들 표현의 자유를 보호해야 한다""가능한 한 확고한 방식으로 대응하겠다"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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