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守岩 칼럼
유럽·이슬람 ‘무함마드 풍자’ 갈등고조…무슬림난민, 佛교사 참수로 충격 확산
“표현의 자유” vs “신성 모독”…정치가 더 키우는 ‘문화전쟁’
기사입력: 2020/11/19 [08:47]  최종편집: ⓒ 매일종교신문
문윤홍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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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주의자 총격 테러 등에 유럽 분노표현의 자유” vs “신성 모독정치가 더 키우는 문화전쟁’ 

 

유럽대륙이 최근 잇단 무슬림 테러로 몸살을 앓고 있다. 프랑스 파리와 니스, 오스트리아 빈에서 무고한 사람들이 테러의 희생양이 됐고, 네덜란드에서도 위협 공격이 있었다. 이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에 대한 강경대응 방침을 밝혔다. 그러자 이슬람권에선 반()프랑스 시위와 프랑스 제품 불매운동 등 역풍(逆風)이 일어났다. 공격자에 대한 처벌을 넘어 이슬람 전체로 화살이 향한다는 반발이다. ‘표현의 자유신성 모독사이에서 유럽과 중동은 여전히 평화를 위한 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관용과 이해가 자랄 틈 없이 혐오와 테러로 얼룩진 문화 전쟁의 역사가 2020년에도 반복되고 있다.

 

지난 1016(현지시간) 체첸계 무슬림 난민이 중학교 교사를 참수한 사건은 프랑스 사회를 충격과 분노에 빠뜨렸다. 이번에도 사건의 중심에는 이슬람 선지자 무함마드를 풍자한 샤를리 에브도의 만평(漫評)이 있었다. 희생된 역사 교사 사뮈엘 파티는 수업시간 표현의 자유에 대한 토론을 하며 이 만평을 사례로 들었다가 변을 당했다. 시민들은 20151, 무함마드 만평을 잡지에 실었다가 17명이 목숨을 잃은 샤를리 에브도 테러를 떠올렸다. 지난 5년 동안 나아진 것이 없었다는 이야기다. 이같은 비극이 또 발생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퍼졌다.

▲ 10월18일(현지시간) 무함마드 풍자 만평을 수업에 사용했다 참수당한 교사 사뮈엘 파티의 죽음을 추모하기 위해 파리 레퓌블리크 광장에 모인 시민들이 테러에 저항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왼쪽). 11월 6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카라치에서 열린 반(反)프랑스 집회에서 무슬림 시위대가 바닥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사진을 놓고 발로 밟는 등 훼손하고 있다(오른쪽)    

 

충격적인 참수 사건이 있은 지 2()도 안 된 지난 1029일 프랑스 남부 니스의 한 성당 안팎에서 무차별 공격으로 3명이 또 목숨을 잃었다. 역시 이슬람 극단주의자의 소행이었다. 116일에는 네덜란드의 한 고등학교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풍자 만평을 교실에 수년간 걸어놓은 교사를 위협한 10대가 체포됐다. 그 전날 네덜란드의 또 다른 학교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발생해 한 교사가 집에 머물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2012년 이후 프랑스에서 이슬람 관련 테러로 사망한 사람만 260명이 넘는다. 해마다 30여명 꼴이다. 샤를리 에브도 테러가 있었던 201511월에는 프랑스 역사상 최대의 테러가 발생했다. 파리 축구장과 극장 등 6곳에서 동시 다발적 테러로 시민 130명이 사망한 사건이다.

 

풍자와 혐오의 사이

 

무고한 생명을 앗아가는 테러리즘에 유럽은 분노로 들끓었다. 한편으로는 이와 같은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해답을 찾아야 했다. 어떤 상황에서도 테러는 용납될 수 없다는 시각과 함께 표현의 자유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기 시작한 이유이다.

 

테러로 격화한 유럽-이슬람 갈등의 중심에 있는 샤를리 에브도 만평 관련 논쟁이 대표적 사례이다. 이 풍자 만화가 처음부터 표현의 자유를 상징했던 것은 아니었다. 2006년 당시 자크 시라크 대통령은 프랑스는 관용의 가치와 모든 신앙의 존중에 기초하는 나라라며 샤를리 에브도를 우회적으로 비판했고, 뉴욕타임스(NYT)한때 많은 프랑스인들이 유치하고 도발적이며 심지어 심각한 편견을 보인다고 여겼던 만화라고 평했다.

 

도마에 오른 샤를리 에브도의 만평은 무함마드를 알몸으로 그리거나 머리에 폭탄이 꽂혀있는 모습 등 도발적인 이미지로 온라인을 도배하며 무슬림(이슬람 신자)들을 자극했다. 나라 안팎에서 이슬람 단체 항의가 빗발쳤고 소송으로도 이어졌다. 이슬람에서는 그림, 동상 등 무함마드를 시각적으로 형상화하는 것 자체가 금기(禁忌)이다. 하지만 프랑스 법원은 무슬림 공동체 전체가 아니라 일부 테러리스트를 대상으로 한 그림이라 모욕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잡지 측의 손을 들어줬다. 이후 샤를리 에브도는 더욱 당당하게 벌거벗은 무함마드가 성적인 자세를 취하는 만평 등을 실어왔다.

 

프랑스 주류사회는 종교 풍자를 표현의 자유의 범주로 보지만, 많은 무슬림은 이를 신성 모독으로 간주한다. 온건한 무슬림조차 본인들이 섬기는 대상을 조롱하는 것은 불필요한 자극이라 생각한다고 알려져 있다. 게다가 프랑스 인구 10%를 차지하는 600만 명의 무슬림 대다수는 빈곤 지역에 사는 소외계층이라 이 문제는 더욱 민감하다. 사회적 약자인 이들이 믿는 종교를 모독하는 것은 강자에 대한 풍자가 아닌 약자에 대한 억압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의 쌓인 감정이 테러로 폭발하면서는 무슬림 전체로 혐오가 확산하는 이슬람공포증(이슬람포비아)까지 퍼지며 상황은 점점 악화하고 있다. 무슬림 대부분은 이슬람 극단주의를 지지하지 않음에도 세계 곳곳에서 혐오의 대상이 됐다. 불안과 공포를 틈타 사회를 분열하려는 시도가 빈번해지면서 이들의 존재 자체가 문제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경향이 나타났다. 이러한 이슬람 혐오를 정치화하려는 보수 정당의 꼼수도 보태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 길에서 참수 당한 프랑스 중학교 역사교사 사뮤엘 프티를 추모하는 꽃들이 놓여 있다.  


포퓰리즘을 연구하는 아우렐리안 몽동 영국 바스대 교수는 미국 CNN방송에서 최근 몇 년 사이 프랑스에서 유독 (소외 계층인) 이슬람을 비판하고 공격하는 풍자가 잦다이런 혐오, 모욕 발언을 프랑스의 정체성인 표현의 자유로 봐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자기 정치이용에 바쁜 정치 지도자들

 

이번 교사 참수 테러 이후 유럽과 이슬람 국가 지도자 간 논쟁은 또다시 감정적으로 격화했다. 먼저 마크롱 대통령이 무함마드에 대한 풍자가 표현의 자유라고 옹호한 데서 한 발 더 나아가 이슬람교를 겨냥해 정교(政敎)분리 원칙 강화 의지를 드러내자 이슬람 사회는 반발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 대해 정신과 치료가 필요하다고 거친 비난을 쏟아냈다.

 

유럽 국가들은 프랑스를 두둔했다.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는 프랑스어로 올린 트윗에서 마크롱 대통령을 겨냥한 에르도안 대통령의 언급은 용납될 수 없다개인적인 독설은 유럽연합(EU)이 터키와 함께 추구하고자 하는 긍정적인 논의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해결을 멀어지게 할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마크롱 대통령과 완전히 연대할 것임을 덧붙였다. 독일 정부도 에르도안 대통령의 발언을 완전히 받아들일 수 없는 명예훼손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이슬람권에서는 계속해서 프랑스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15억명 이상 무슬림의 감정을 상하게 하는 것에 대해서는 표현의 자유가 중단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엘시시 대통령은 파괴와 혼란을 막기 위해서라도 자유는 절대적인 것이 아니다표현의 자유를 내세워 다른 사람의 감정을 상하게 하는 것은 또 다른 극단주의라고 지적했다.

 

파키스탄의 임란 칸 총리도 마크롱은 테러리스트가 아닌 이슬람을 공격함으로써 이슬람 혐오를 조장하는 길을 택했다고 비난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57개국이 가입한 이슬람협력기구(OIC)도 무함마드를 그린 풍자만화들을 규탄하며 표현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신성모독을 정당화한다면 이를 계속 비판할 것이라고 밝혔다. 요르단의 야당 이슬람행동전선은 마크롱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며 프랑스 제품 불매를 촉구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쿠웨이트, 카타르 등 다른 중동 국가들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일고 있다.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등에서는 대규모 프랑스 규탄 시위가 일어났다.

 

줄곧 샤를리 에브도 만평의 표현의 자유를 옹호하던 마크롱 대통령은 이슬람권의 반발이 거세지자 한 발 물러섰다.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만평을 보고 사람들이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이해한다고 밝혔다. 만평이 불러일으키는 감정을 존중하지만 상황을 진정시키는 것이 자신의 역할임을 이해해달라고 덧붙였다.

 

유럽과 이슬람이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접점을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국가 지도자들이 문제 해결을 위해 대승적으로 나서기보다는 갈등 상황을 자기 정치에 이용하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WP터키와 프랑스 지도자 간 입씨름은 국제사회는 물론 각자 나라 안에서도 묘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며 서로의 지지층 결집을 도와주는 이상적인 적수가 됐다는 분석을 내놨다. 터키 외교관 출신의 시난 울겐은 NYT 인터뷰에서 마크롱은 극우파 지지를 회복하려 이슬람이란 의제를 끌어들였고, 에르도안은 내부 권력을 공고히 할 목적으로 국민의 눈을 해외로 돌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는 마크롱 대통령이 2022년 대선을 앞두고 외국인 혐오를 부추기는 방식까지 동원해 보수층 지지 강화를 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독교와 이슬람교의 공통점과 차이점은?

 

기독교와 이슬람교는 모두 유일신을 섬기는 종교이다. 아브라함으로부터 유래한 한 뿌리의 종교들이다. 통상 구약성서로 알고 있는 유대교의 히브리 성서가 두 종교의 근본이다. 두 종교가 믿는 신()도 같다. 모두 아브라함의 신 야훼를 창조주 유일신으로 믿고 있다. 기독교에서는 이를 여호와라고 부르고 이슬람교는 알라라 부른다.

 

기독교와 이슬람교라는 종교의 발생에는 예수와 무함마드가 있다. 이슬람교의 경전 꾸란(코란)은 예수를 위대한 선지자로 인정한다. 심지어 예수의 동정녀 탄생과 죄가 없음을 인정한다. 예수가 하나님의 말씀이라 불린 것과 메시아라 불린 것이 기록되어 있고, 세상에 사는 동안 많은 기적을 행했으며, 육신의 상태로 승천한 것까지 기록되어 있다. 기독교에서 말하는 십자가의 대속과 육체의 부활 등 예수의 신성과 삼위일체에 대해서는 완전히 부인하지만 누구와도 비견할 수 없는 위대한 선지자로서의 특성을 인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독교 문명과 이슬람 문명 간의 갈등과 충돌은 1000년 넘게 지속되어 왔고 이런 불행한 역사의 저변에는 상대에 대한 무지, 오해와 편견이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알라신이라는 용어도 그러한 사례 중 하나다. 기독교인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꾸란에 따르면 이슬람교도들은 유대교와 기독교인들이 숭배하는 유일신 하나님을 믿는다.

 

그러나 여전히 적지 않은 유럽 기독교인들은 이슬람을 유럽 문화와는 완전히 다른 동양적 종교라고 생각하고, 한국 사람의 대다수도 이슬람교가 기독교와는 완전히 다른 종교로 알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인식과는 달리 역사적으로 기독교와 이슬람교는 많은 것을 공유한다. 기독교와 마찬가지로 이슬람교도 유대교의 경전인 구약을 수용하며, 그래서 꾸란에 나오는 28명의 성인 중 21명이 기독교의 성인이기도 하다. 기독교에서 성모 마리아에게 수태를 알린 천사 가브리엘은 이슬람의 창시자인 무함마드에게 하나님의 계시를 전달한 천사이다. 그리고 두 종교 모두는 최후의 심판과 천국이라는 교리를 가지고 있으며, 한때 천국에는 하나님께서 창조한 아담과 이브(하와)가 살았다고 믿는다. 기독교에서는 이브와 아담이 뱀의 유혹에 넘어가 원죄를 짓고 낙원에서 추방되었지만, 이슬람교에서는 하나님께서 이블리스라는 천사의 유혹에 넘어간 아담과 이브를 용서하셨다. 기독교에서는 이브가 금지된 열매를 먼저 먹었다면, 이슬람에서는 아담이 먼저 맛보았다

아담과 이브에 관한 이야기에서 차이가 있지만 두 종교를 적대적으로 만든 핵심 교리상의 차이는 예수에 관한 입장이다. 기독교에서는 예수를 성부인 하나님으로 믿는다. 반면 이슬람교에서 예수는 하나님이 보낸 여러 예언자 중 한 명이며, 무함마드는 하나님께서 보낸 마지막 예언자이다. 그래서 이슬람교도들은 예수를 신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위대한 예언자로 경배한다.

 

유일신 하나님을 믿는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는 오랜 역사 동안 반목하고 때로는 전쟁을 불사했다. 사무엘 헌팅턴이 자신의 저서 문명의 충돌에서 지적한 것처럼 기독교 문명과 이슬람 문명 간의 충돌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어떻게 하면 종교 간의 평화와 공존을 이룰 수 있을까? 2014년 터키를 방문한 교황 프란치스코는 종교적 광신주의(fanaticism)와 근본주의(fundamentalism)에 맞서기 위해 종교 간의 대화를 제안, 화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수암(守岩) 문 윤 홍<大記者/칼럼니스트>moon475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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