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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 무슬림 공동체 “코로나19 백신도 할랄 인증 받아야”

이광열 기자 | 기사입력 2020/12/10 [21:12]
“돼지 DNA 포함됐을 경우 맞을 수 없다“ 논란

말레이 무슬림 공동체 “코로나19 백신도 할랄 인증 받아야”

“돼지 DNA 포함됐을 경우 맞을 수 없다“ 논란

이광열 기자 | 입력 : 2020/12/10 [21:12]

돼지 DNA 포함됐을 경우 맞을 수 없다논란    

당국자 "할랄 인증 받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런 상황이 아니다”   

 

이슬람 국가인 말레이시아에서 코로나19 백신도 할랄 인증을 받아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 말레이시아 JAKIM인증 할랄마크    

 

할랄은 무슬림이 먹거나 사용할 수 있도록 이슬람 율법에 따라 도살·처리·가공된 식품에만 부여된 인증 마크다. 원칙대로라면 무슬림은 돼지 DNA 등이 포함됐을 경우, 백신을 맞을 수 없다.

 

뉴스1이 싱가포르의 스트레이츠타임스(ST) 등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현지 무슬림 공동체 내에서 '코로나19 백신이 이슬람교가 금지한 물질을 함유했을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구체적인 백신 원료가 공개되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가 됐다.

 

이에 무슬림 종교 당국이 직접 나서, 대안이 없는 경우 엄격한 할랄 인증을 받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으나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앞서 말레이시아는 지난달 말 화이자와 계약을 맺고, 인구 20%(640만명)에게 투여할 수 있는 백신 1280만회분을 확보했다. 코백스와도 공급 계약을 맺고, 중국산 백신도 구매하기로 했다.

 

이후 이슬람교도들도 코로나19 백신을 맞을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됐다. 지난 3일에는 이슬람 지도자들이 한 데 모여 해당 문제를 논의했다. ST"말레이시아에서 할랄 문제는 민감한 사안이며 때로 인종간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누르 히셈 압둘라 말레이시아 보건부 국장은 ST"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는 코로나19 백신은 할랄 인증 받을 필요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만약 백신이 할랄 인증을 받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아직 그런 상황이 아니다. 우리는 비할랄 약도 등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신 할랄 인증 문제는 조만간 국왕의 동의를 얻어 발표할 예정이다. 할랄 인증을 받지 않아도 이슬람이 백신을 접종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종교 전문가 머프티 모히드 아시눌 아비딘은 지난주 NCC 회의 참석 후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할랄 성분으로 만든 백신이 최선이고 일차적 선택이 되겠지만, 백신에 이슬람 율법이 허용하지 않는 성분이 있더라도 화학적 변환 과정을 통해 깨끗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줄키플리 모하맛 알 바크리 말레이시아 종교부 장관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현지 제약사 파르마니아는 내후년까지 세계 최초의 할랄 백신 시설을 건설할 계획이다.

 

한편, 말레이시아는 지난달 말 이후 2주 넘게 하루 평균 1100명의 환자가 보고되는 등 코로나19 사태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달 24일에는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2188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하기도 했다. 누적 확진자는 76265, 사망자는 393명이다. 인구는 한국의 60% 정도지만 확진자는 두 배 가까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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