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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랑카 코로나 사망자 화장에 무슬림 반발

김희성 기자 | 기사입력 2020/12/15 [20:40]
지하수 오염 등 우려에 매장 대신 화장하자 “종교신념 어긋나”

스리랑카 코로나 사망자 화장에 무슬림 반발

지하수 오염 등 우려에 매장 대신 화장하자 “종교신념 어긋나”

김희성 기자 | 입력 : 2020/12/15 [20:40]

지하수 오염 등 우려에 매장 대신 화장하자 종교신념 어긋나” 

 

스리랑카 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희생자의 시신을 강제로 화장하게 하면서 현지 무슬림과 이슬람권 국가들이 반발하고 있다.

 

15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코로나19 발발 이후 스리랑카에서는 지금까지 15명 이상의 무슬림 코로나19 사망자가 화장됐다. 현지 무슬림들은 화장이 가족의 거부에도 강제로 이뤄졌다고 주장한다.

 

무슬림들은 종교적인 신념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화장을 피하며, 시신의 머리를 성지 메카로 향하도록 한 채 매장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스리랑카 정부는 코로나19가 확산하던 지난 4월 감염 사망자 화장령을 내렸다. 불교 승려들이 시신을 매장하면 지하수가 오염돼 바이러스가 퍼질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다. 인구 2100만 명의 스리랑카에서는 불교도 비중이 약 70%로 압도적으로 크며, 이어 힌두교도(13%), 무슬림(10%) 순이다. 이후 무슬림 희생자 19명의 가족이 화장을 거부하자 법무부 당국이 이달 초 강제 집행을 지시했다. 특히 화장된 사망자 중 생후 20일 된 신생아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졌다. 당국은 신생아 부모의 간청에도 불구하고 화장을 강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무슬림과 네티즌들은 이 신생아의 이름(샤이크)과 잠든 사진 등을 SNS에 올리며 항의했다. 네티즌 하룬 리시는 트위터에 부모가 음성 판정을 받았는데 어떻게 20일 된 아기가 감염될 수 있다는 말인가라며 무슬림에 대한 강제 화장 조치를 강력히 비난한다고 썼다. 일부는 당국에 대한 항의 표시로 화장장 출입문에 흰 손수건과 리본 수천 장을 묶기도 했다.

 

이슬람권 국가들도 스리랑카 내 무슬림이 처한 상황에 대해 우려를 드러냈다. 이슬람권 최대 국제기구인 이슬람협력기구(OIC)는 성명을 통해 스리랑카 내 무슬림이 종교적 신념에 따라 가족을 매장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무슬림 인구가 다수인 인도양의 섬나라 몰디브는 스리랑카 무슬림에게 자국 내 이슬람 묘지를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리랑카는 남아시아 국가 중에서 방역을 잘한 나라로 꼽혔으나 지난 10월부터 확진자가 급증했다. 89월 내내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50명을 넘지 않았지만 지난 2일에는 하루 동안 878명이나 새 감염자가 보고돼 최고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스리랑카의 누적 확진자 수는 33478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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