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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훈 목사 1심 무죄…재구속 3개월만에 석방

이중목 기자 | 기사입력 2020/12/30 [19:31]
법원 "표현의 자유는 곧 민주 사회의 근간""

전광훈 목사 1심 무죄…재구속 3개월만에 석방

법원 "표현의 자유는 곧 민주 사회의 근간""

이중목 기자 | 입력 : 2020/12/30 [19:31]

 

▲ 공직선거법 위반과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30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유튜브 동영상 캡처  

  

이해하기 힘든 판결, 전 목사같은 사람들이 많이 나타날 것

이게 죄라면 대한민국은 공산주의 국가”....보혁진영 찬반논란

 

올해 4·15 총선을 앞두고 집회에서 사전 선거운동을 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전광훈(64)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허선아 부장판사)30일 전 목사의 공직선거법 위반과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 전부 무죄를 선고했다.

 

전 목사는 지난해 12월 초부터 올해 1월 사이 광화문 광장 기도회 등에서 여러 차례 "총선에서 자유 우파 정당을 지지해달라"고 발언해 사전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러나 재판부는 당시 총선 후보자가 결정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정당을 지지해달라고 호소한 것을 공직선거법에서 규정하는 선거운동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공직선거법상 선거운동에 해당하려면 후보의 존재가 필요하다고 보는 것이 적절하다""피고인이 발언할 당시 지지할 정당조차 특정되지 않았거나 후보자가 결정되지 않은 상태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유로운 의사 표현과 활발한 토론이 보장되지 않으면 민주주의가 존재할 수 없으므로 표현의 자유는 곧 민주 사회의 근간"이라며 "표현의 자유가 이른바 숨 쉴 공간을 둘 수 있도록 제한 법령을 엄격하게 적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 목사는 또 `대통령은 간첩', `대통령이 대한민국 공산화를 시도했다'는 등의 발언을 해 문재인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았으나, 이와 관련해서도 무죄 판단을 받았다. '간첩'이나 '공산화를 시도했다'는 표현이 사실을 드러내 보이는 표현이라기보다 정치 성향을 비판하는 비유 또는 과장에 불과하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나름대로 근거를 제시하며 피해자(문 대통령)의 정치적 행보나 태도에 비판적 의견을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사실을 적시한 경우라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해자가 현직 대통령이자 정치인인 공인으로서 공적인 존재의 정치적 이념에 대한 검증은 사상의 자유 시장에서 더욱 자유롭게 이뤄질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아온 전 목사는 이날 무죄가 선고됨에 따라 곧바로 풀려났다.

 

변호인은 판결 선고 직후 "이번 판결은 정치적인 비판에 대한 표현의 자유와 정치적인 자유를 명확히 한 의의가 있다"며 환영의 뜻을 드러냈다. 전 목사는 오는 31일 오전 사랑제일교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밝혔다.

 

수사 과정에서 구속됐던 전 목사는 재판 도중 보석으로 풀려났으나 보석 조건을 어겼다는 이유로 지난 97일 재차 구속됐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 속에 광복절 집회를 강행해 논란을 빚었고,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기도 했다.

 

검찰은 앞선 결심 공판에서 전 목사에게 징역 26개월을 구형했다.

 

무죄 판결에 보혁 진영의 찬반 논란 거세져...국민의힘은 극우 프레임에 선긋기

 

한편 전광훈 목사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가운데 판결을 내린 허선아 서울중앙지방법원 부장판사에 대한 갑론을박이 보혁 진영에서 벌어지고 있다.

 

전 목사의 무죄 선고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내는 누리꾼들은 허 판사의 지난 판결이 광화문 집회 강행을 불러왔다고 지적했다. 허 판사의 보석 석방으로 인해 전광훈 목사가 지난 8월 광화문집회를 열 수 있었다는 이유에서다. “코로나19 확산에 불지핀 전 목사에 대한 무죄 판결은 마땅치 않다고 주장하며 이번 무죄 판결로 전 목사같은 사람들이 많이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도 드러냈다.

 

반면 보수 진영 목회자 등은 재판부의 판단이 옳다며 이게 바로 민주주의라는 주장을 내놓았다. "전 목사는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외친 것 뿐이다. 이게 죄라면 대한민국은 공산주의 국가라는 것임을 스스로 인정하는 꼴이다" 등의 환영 입장을 보여주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사법부의 판단은 존중되어야 하지만 국민적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판결"이라고 서운함을 나타내는가 하면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는사필귀정이라는 사자성어를 쓰며 환영했다.

 

반면 국민의힘 측은 우리 당과 무슨 상관이냐며 선긋기에 나서 극우 프레임에 걸려들지 않겠다는 의도가 깔린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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