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파키스탄의 무슬림 군중, 100년 된 힌두교 사찰 파괴

김희성 기자 | 기사입력 2020/12/31 [20:36]
사찰 확대.보수 불만, 이슬람 성직자 지시에 1천여 명 소요

파키스탄의 무슬림 군중, 100년 된 힌두교 사찰 파괴

사찰 확대.보수 불만, 이슬람 성직자 지시에 1천여 명 소요

김희성 기자 | 입력 : 2020/12/31 [20:36]

사찰 확대.보수 불만, 이슬람 성직자 지시에 1천여 명 소요

 

힌두교도 인구 80% 인도에서는 이슬람 사원 파괴...정반대 양상

 

파키스탄의 무슬림 군중이 30일 파키스탄 북서부 카이버 파크툰콰주의 카라크 지구 내 외딴곳에 자리 잡은 마을의 100년 이상 된 힌두교 사찰을 부수고 불태웠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영상을 살펴보면 한 무리의 남성들은 망치와 돌 등으로 힌두교 사찰의 벽과 문을 부쉈다. 군중은 사찰 내 집기 등을 불태웠고 곳곳에서 화염이 일었다.

▲ 힌두교 사찰을 부수고 불태우는 파키스탄 무슬림. 연합뉴스    


현지 경찰은 소요에 1천 명 이상이 가담한 것으로 파악하고 20여 명을 입건하는 등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이들이 현지 무슬림 성직자의 지시에 따라 소요를 일으켰다고 밝혔다. 이들 무슬림은 이 사찰이 지난 몇 년간 규모를 넓히고 보수 작업을 한 데에 불만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언론 돈(DAWN)에 따르면 이 사찰은 1920년 이전에 지어졌다. 파키스탄이 이슬람교를 기반으로 1947년 영국에서 독립한 후 힌두교도들은 떠났고 1997년 지역 무슬림이 이곳을 차지했다.

 

이후 파키스탄 대법원이 2015년 이 사찰을 힌두교도에게 돌려주라고 판결하면서 힌두교 사원으로 복원되고 있었다.

 

현지 힌두교 공동체 지도자인 하룬 사르브디알은 이번 사건에 대해 "소수 집단이 야만적인 방식으로 취급받았다"며 우리는 충격을 받았고 상처도 입었다고 말했다.

 

파키스탄에서는 무슬림 비중이 97%에 달할 정도로 압도적으로 많아 힌두교나 기독교 등 소수 종교인에 대한 탄압이 자주 발생한다.

 

반면 힌두교도가 인구의 80%가량을 차지하는 이웃 나라 인도에서는 이와 정반대 양상이 벌어진다. 199212월 급진 힌두교도들은 아요디아의 수백 년 된 이슬람 바브리사원을 파괴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2천여 명이 사망해 당시 충돌은 인도 종교 역사상 최악의 유혈사태로 기록됐다.

 

나렌드라 모디 정부가 이끄는 인도국민당(BJP)2014년 집권한 후 보수 힌두교도의 목소리는 더욱 거세졌다. 모디 정부는 시민권법 개정, 잠무-카슈미르 특별지위 박탈 등을 통해 무슬림 탄압을 강화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시민권법에는 무슬림 차별적 요소가 담겼고, 잠무-카슈미르는 무슬림 주민이 다수인 지역으로 모디 정부의 조치에 따라 주민들은 취업, 부동산 취득 등에서 누리던 혜택을 잃었다.

 

이 밖에 종교가 다른 이들끼리 결혼한 커플도 극우 힌두교도들로부터 협박과 폭력에 시달리기도 한다. 30일에는 BJP가 집권한 동북부 아삼주가 주립 이슬람 종교학교(마드라사) 700여 개를 폐쇄하는 법안을 통과시키기도 했다.

  • 도배방지 이미지

모바일 상단 구글 배너